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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의대교수가 1인시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발행날짜: 2024-03-14 05:30:00

연세의대 한정우 교수, 7차까지 계획…매회차별 의료현안 문제점 지적
"소청과 오픈런 이용해 의대증원 몰아부치는 정부, 어떻게 신뢰하나"

신촌세브란스병원 13일 오전 11시경 로비 한켠에는 흰색 의사 가운을 입은 한 의대교수가 피켓을 들었다. 앞서 공개사직 의사와 더불어 비상진료지원금 거부 의사를 밝혔던 연세의대 한정우 교수(소아혈액종양)다.

그의 손에 들린 피켓에는 '어린이병원 적자보상정책? 애초에 왜 적자 보게 만드셨나요?'라고 적혀있었다.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 교수 뒤로는 '미래의료를 위한 바로잡기'라는 제목의 피켓이 외롭게 홀로 선 그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한정우 교수는 13일, 1인시위 4회차를 맞았다. 이날도 한 교수는 피켓을 들고 한시간동안 병원 로비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1인시위 4회차를 맞은 그는 대형 피켓을 제작했다. 그가 직접 만든 피켓에는 소청과 오픈런, 인턴 2년제, 필수의료 낙수과 등 의료현안별로 그가 의료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그대로 담았다.

피켓과는 별도로 제작한 유인물도 그의 뒤를 지켰다. 1인 시위 현장에 몰려든 환자 및 내원객들은 유심히 피켓을 지켜보다가 유인물을 가져가기도 했다. 한 교수는 회차별로 의료현안이 담긴 유인물을 하나씩 추가하고 있다.

그는 "당초 5회차까지 계획했지만 추가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7회차로 늘렸다"고 했다. 그는 외래 일정을 고려해 월, 수, 금요일 점심시간 직전에 1시간(11시~12시) 동안 병원 로비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다.

"독재정권인가? 개인 의견을 밝히기 어려워졌다"

그의 주변을 오가던 선후배 동료의사들은 그의 행보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동료 교수 중에는 옆에 서서 함께 하고 싶다는 사례도 있고 다른 교수를 대신해 1인 시위에 같이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인사도 받았다"고 전했다. 간혹 환자들의 응원도 받았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 중에는 "이런 행동을 해선 안된다"는 이들도 있다. 다행히 욕하는 환자는 없었다.

혼자 한시간 가량 홀로 1인시위를 하려면 외롭지만, 그의 뒤를 지켜주는 피켓이 있어 든든하다. 7회차에는 총 7개가 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든든하다.

한 교수가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선후배 동료 교수들은 그의 피켓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지나갔다.

간혹 동료 혹은 후배교수들이 옆에 함께 설 것을 제안했지만 고민 끝에 홀로 감수키로했다. 윤석열 정권에선 자신의 주장을 자칫 밝힐 수 없는 분위기 즉, 독재정권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한 교수가 나홀로 1인시위를 이어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동료 교수 중에는 함께 하겠다는 의료진도 있었지만 고민 끝에 홀로 책임지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보여주는 행보를 고려한 결정이다. 자칫 집단행동으로 몰려 곤혹을 치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그는 "홀로 1인시위를 하는 것과 달리 2명 이상이 되면 단체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렇게 되는 순간 곤란해질 수 있다"라며 "처음부터 혼자 결정한 것이었고, 마지막까지 혼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단체행동이 정부가 전공의 사직에 대해 사주 및 유도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경계했다.

"의대증원 추진, 소청과 오픈런이 왜 거기서 나와?"

지난 20여년간 환자진료에만 매진해온 한 교수가 돌연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는 '소청과 오픈런'이었다.

한 교수는 소청과 전문의이자 내과 전문의. 더블 보드 소유자로 내과 의사의 관점에서 소청과를 바라보더라도 현재 소청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체감한다고 했다.

저출산으로 박리다매 구조의 소청과 동네의원 운영이 어려워질던 찰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경영난이 극에 달해 급기야 폐업을 하기에 이르렀고 그나마 있던 소청과가 줄면서 오픈런으로 이어졌다. 분명 소청과 의사 수의 감소와 무관했다.

한 내원격이 한 교수가 직접 제작한 유인물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정부가 소청과 오픈런 현상을 개선하려면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소청과를 살릴 의지도 계획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정부가 소청과 오픈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만약 알고도 의대증원 명분으로 활용했다면 그 또한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돈을 벌려고 했다면 소아암 진료를 택했겠나. 소청과 전문의들은 소아환자 진료가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는데 이를 의대증원에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대증원을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과거 정부 정책에 대해선 무조건 신뢰했는데 이제는 과거 선배의사들이 왜 분노하고 답답해하는지 공감이 된다"면서 "빈약한 근거와 정책 개발로 거짓말로 여론을 호도하는 정부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세브란스 소청과의 이유있는 미달…왜 간과하나

한 교수가 1인시위를 나서기까지는 정부의 소청과 정책에 대해 켜켜이 싸하온 답답함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 소청과 수련담당 교수로 최근 3년간 소청과 전공의 미달 사태로 고민이 컸다. 매년 빅5병원 중 최악의 지원율을 기록해온 터.

소아 중증환자 진료 건수로 보나, 어린이병원 규모로 보나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병원임에도 최악의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을 기록한 것은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의 소청과 미달현상이 현재 한국 소청과의 의료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봤다.

내원객들은 그의 시위에 관심을 보이며 유인물을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국립대병원 혹은 대기업 재단을 둔 병원과는 달리 건강보험 체계에서 흑자 경영을 통해 생존해야한다. 이전까지는 값싼 인력인 전공의들의 업무강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흑자경영을 유지해왔다.

이과정에서 전공의들 사이에서 업무량이 많은 수련병원으로 낙인 찍혔고, 급기야 최악의 지원율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저임금 전공의가 뚝 끊기면서 빈자리를 교수, 입원전담전문의, 당직의, 간호사 등으로 채워야하는 상황이 되면서 인건비가 급증하면서 어린이병원의 적자 폭이 기하급수로 증가했다. 결국 값싼 전공의가 빠져나가면 버틸 수 없는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 것.

한 교수는 "정부가 소청과 정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이 같은 병원의 실상을 봐줬으면 했지만 의견수렴은 없었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정부에 민원도 넣었지만, 지난 9월 발표할 정책에 담겼으니 확인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는 "그렇게 자신있게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은 현재 추진중이거나 나왔던 내용을 반복한 수준일 뿐이었다"면서 거듭 소청과 정책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의대정원 2천명만 늘리면 필수의료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정책에서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믿겠나"고 되물었다.

한 교수는 인턴 당시 2000년 의약분업 의료계 총파업을 경험한 세대. 그렇기에 현재 전공의들의 심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있다고 했다. 그는 "필수과 그 중에서도 수입이 보장안 된 소청과를 택한 후배 전공의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면서 개인적인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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