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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찾는 여정: 메타인지

울산의대 3학년 조우영
발행날짜: 2024-03-11 05:00:00

울산의대 3학년 조우영

여러분은 언제 처음 스스로가 실존한다고 느끼셨나요? 언제 자신이 살아있음을 감각하시나요?

부끄럽게도 저는 자아를 찾은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하고 있고, 실시간으로 느끼는 감정을 관조할 때, 저는 제가 살아있음을, 나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감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자의식에 관한 글을 쓰는 이유는, 청소년기에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형성되었을 자의식이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퇴색되어 자유라는 탈을 쓰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책을 읽으면서 흘러가는 사고와 감정을 느끼는 주체를 메타인지를 활용하여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결정해왔다고 여겼던 행동들과 가치관들이 알고 보니 자의식 없이 세상의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내재화하여, 마치 그것들이 저의 자유에 따른 선택과 가치관인 양 살아온 결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에 표류하는 텅 빈 배와 같았던 것이죠. 이를 조금 확대하여 해석해보면, 융의 말의 빌려 지금까지 자기가 아닌 자기가 만들어낸 자아로 살아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나의 영혼이 사고하고, 감각하는 것을 실제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외부의 가치관이나 스스로 만들어낸 습관, 고정관념에 따라 행동할 때가 많았던 것이죠.

이러한 자아는 오랫동안 외부 세계에 적응한 결과로 고착되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는 스스로(자기, 영혼) 진정 원하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무의식적 관성에 의해 세상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너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어? 왜 이렇게 말을 했어? 너는 무엇 때문에 공부해? 너의 삶의 원동력이 뭐야? 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감각하며, 솔직하게 자신의 선호와 선택에 따라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메타인지가 그 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이트와 융이 말한 무의식은 의식을 형성할 정도로 강력하기에 나의 무의식적 결과를 의식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무의식의 지배를 받아 살아갈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매 순간을 의식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여 내린 말과 행동으로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울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순간, 메타인지를 활용하면 적어도 타인이나 세상이 주입한 가치관이 아닌, 나의 뜻대로 살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질문을 품고 살아간다면, 스스로의 무의식적 결과에 거리를 두어 의식적인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방금 왜 이 말을 했지? 내가 방금 왜 이 행동을 했지? 왜 아까 이런 생각을 했지? 학기가 시작된다면 나는 왜 공부하고 있지? 등 우리가 항시 지나쳐온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 심지어 생각까지도 ‘왜’라는 질문을 던져 해체해보는 것입니다.

이 질문들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사건들과 그 감정을 느끼는 본질적 나에 대한 고민 없이 살다 보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내가 느끼는 진짜 감정에 무관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혹자는 왜 우리가 의식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삶도 썩 나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며, 자기가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은 항상 무겁게 느껴지고, 더 나아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메타인지가 주체적인 삶을 이끌어주고, 자기를 발견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도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아니더라도 나는 나의 편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한 의견, 내가 느꼈던 감정, 내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행동들에 자기만의 이유를 붙여줄 수 있는 방법이 메타인지입니다.

거창하게 스스로의 삶을 찾아 자아를 실현하는데 메타인지를 사용하지는 아니하실 지라도, 여러분이 여러분의 편이 되어주신다면, 외로움과 자기 증명의 압박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위로의 손길로 질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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