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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초진' 비대면 허용 여론전에 의료계 "왜곡 말라"

발행날짜: 2023-04-19 18:32:12

산업계, 대국민 서명운동·국회토론회 등 여론전 활발
의료계 "G7 국가도 제한적으로만 비대면진료 시행"

산업계의 초진 비대면 진료 제도화 요구가 본격화하면서 의료계가 반박에 나섰다. 초진 비대면 진료는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해외에서 이를 허용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19일 대한내과의사회 원격의료 TF는 입장문을 내고 진료에서 신속·편리함 추구로만 생각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의 주장은 위험천만하다고 비판했다.

산업계 초진 비대면 진료 제도화 요구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비대면진료 입법을 위한 긴급토론회' 현장

이는 전날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이 개최한 '비대면진료 입법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겨냥한 성명이다. 산업계는 이 토론회서 비대면 진료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며 해외 선진국에서 이를 초진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산업계가 14일부터 진행한 '비대면 진료 지키기 서명운동'이 곧 종료되는 등 여론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의료계가 반박에 나선 모습이다.

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가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이를 감안하면 전날 토론회에서 있었던 "비대면 진료는 시간적 제약을 받는 환자들의 이용률이 높았다"는 산업계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대면 진료는 공간적 제약을 더 우선하는데도, 제도화 필요성으로 시간적 제약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

또 비대면 진료는 기기나 매체 이용에 미숙한 일부 고령층은 진료에서 소외되어 국민의 보편적 건강 추구권을 제한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계가 해외 사례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미국에서 관련 위험성이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4000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추적 조사연구 결과, 급성기 질환 원격진료는 대면 진료보다 응급실 입원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결국, 비대면 진료를 통한 초진 진료나 추적관찰 모두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것.

비대면 진료를 통한 진료 편의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오히려 플랫폼이 난립하며 생긴 과당경쟁으로 여러 불법행위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계 법질서를 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한 사례도 많았다는 설명이다.

해외 선진국에서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7개국(G7)의 초진 비대면 진료 허용하고 있다는 산업계 주장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정연은 G7 국가들의 초진 비대면 진료 허용 상황을 코로나19 이전·기간·현재로 나눠 기간별로 재검했는데, 실제 초진으로 허용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마저도 국가도 주치의 또는 단골 의사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이와 관련 의정연 우봉식 소장은 "보건의료정책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돼야만 한다. 특히 그 정책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정책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며 "이미 비대면 진료 대원칙을 합의한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사실관계를 왜곡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 큰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내과의사회 역시 "이런 상황에도 플랫폼에 대한 관리를 등한시하며 오히려 플랫폼 살리기에 일조를 하는 정부와 국회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원칙을 세워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짧은 기간 동안 눈앞에 보이는 결과만을 보고 섣부르게 도입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갈 것이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는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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