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의료혜택 공짜 아냐…건보재정 미래 청구서는?

발행날짜: 2023-01-16 05:30:00

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지인의 일이다. 살짝 쿵 하는 정도의 단순 접촉 사고가 일어났지만 피해자(?)는 뒷목을 잡았다. 차량엔 흠집도 남지 않았다. 경미한 사고였지만 대인 보험을 접수한 그날로 피해자는 병원에 드러누웠다. 억울한 마음에 마디모 검증까지 진행했지만 진단서의 위력 앞에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사이드미러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입원한다던 풍문들이 실제 현실로 다가온 것.

다른 지인의 일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지인의 딸이 과속의 트럭을 피하다 비접촉 사고(찰과상)를 당했다. 교통사고를 전문으로 진료한다던 근처 한의원에선 플러스 알파를 제안했다. "따님이 아토피가 있으시네요." 보험 사고 환자에 한약 끼워팔기로 불필요한 진료를 유발했다는 것. 비용은 고스란히 보험사, 아니 보험료를 지불하는 다른 사람들의 공동 몫으로 떠넘겨졌다.

본인이 겪은 일이다. 작년 차량 사고로 3일간 입원했을 때 지인들의 여러 무용담을 들을 수 있었다. 1년간의 물리치료 끝에 수 백만원의 합의금을 뜯어낸 사람부터 합의금을 올려 받는 팁까지 다양했다. 직접 경험해 보니 한국의 사회적 신뢰 지수가 바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고 실감했다. 세계 각국과의 비교에서 한국의 신뢰도 지수가 바닥을 기는 것을 결코 우연으로 치부할 순 없다는 뜻이다.

최근 연금부터 건강보험까지 지속 가능성 이슈가 계속 부각되고 있다.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실제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부추겼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연간 출생아 수 30만명이 무너진 현 시점에서 누가 늘어난 지출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지, 그 지출의 감당이 가능한지는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료 혜택은 공짜가 아니다. 돈 걱정말고 찍었던 MRI에 대한 청구서는 결국 누군가의 몫으로 남겨진다. 그 청구서를 받아든 후세대가 비용을 쾌척할 의향이 있는지, 아니 그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한국인의 속성상 '극한'을 경험하지 않고선 먼저 변화될 것 같진 않다. 건강보험은 작년 흑자를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적자 적환, 4년 후 적립금이 반토막이 난다는 예상이 불안한 이유다.

사회적 신뢰는 무형이 아닌, 실제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필요한 곳에 자원이 집중되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자본'에 속한다. 그런 까닭에 신뢰의 붕괴는 곧 자본의 부도로 이어진다. 신뢰도 바닥인 사회에서 백지수표를 남발하던 건강보험은 과연 어떤 청구서를 받아들까. 확실한 건 하나다. 고통을 분담할 미래라는 할부기간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