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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일차예방 심뇌혈관질환 위험 평가 있어도 외면

발행날짜: 2019-03-29 06:00:56

보정 플레밍험, CMERC, Globorisk 등 세 가지 활용 가능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 "각종 지침에 활용해 확산 늘려야"

최근 국내외 심뇌혈관질환 예방 지침서가 잇따라 나오면서 위험도 평가 도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질환 일차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대한심뇌혈관예방학회가 심뇌혈관질환 지침서를 출간했고, 대한의학회도 1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등을 쏟아내면서 일차예방의 중요성도 담았다.

일차예방을 하려면 먼저 개인의 상태(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은 위험도 평가도구를 사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임상의들의 개인적 진단에 맞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평가 연구는 미국이 가장 활발하다. 미국은 프레밍험 위험도 평가(Framingham CHD), 프레밍험 글로벌 평가(Framingham Global CVD), 레이놀즈(Reynolds) 평가, 풀드 코호트 위험 평가(Pooled Cohort Equation) 등이 개발돼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풀드 코호트 위험 평가로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개발한 주요 만성질환 가이드라인에 적용되고 있을 만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와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심혈관질환 및 뇌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도구가 있지만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보정 플레밍험 위험도 평가(Recalibrated Framinham Risk Equation)와 CMERC가 그 주인공. 이중 보정 플레밍험 위험도 평가 도구는 미국이 쓰고 있는 프레밍험 위험 평가 도구를 아시아인에 맞게 보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은 매우 낮지만 뇌졸중 발생률은 높은 편이라서 미국에서 개발된 도구를 그대로 적용하면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는 과대 추정되고, 뇌졸중 위험도는 과소 추정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인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해 보정한 것이 ‘보정 플레밍험 평가 도구’다.

또 CMERC은 보건복지부 지정 심뇌혈관질환 원인연구센터에서 만든 것으로 관상동맥질환을 포함한 4가지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사용자는 극히 드물다.

이밖에도 유럽에서 개발된 Globorisk도 있다. 이 도구는 미국과 유럽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본 예측 공식을 만들고, 각 나라의 건강조사 자료를 반영해, 11개 국가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평가도구를 만든 것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182개 국가 코호트가 반영돼 각 국가별 버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세 가지 도구가 있지만 모두 잘 사용되지 않는다. 미국의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만 봐도 풀드 코호트 위험도에 따라 약물치료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는 평가 도구를 쓰라고 제시하는 곳도 없고 그렇다보니 도구에 따른 치료 기준을 제시하는 곳도 없다.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신뢰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다양한 환경에서 검증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견도 있으며,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의 발생률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로 만든 도구는 미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도구는 좋은데 각종 지침이 적극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최근 대한심뇌혈관예방학회가 선보인 심뇌혈관질환 지침에 언급한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는 "우수한 위험도 평가 도구가 있어야 이를 활용해 만성질환의 진료지침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서 "그런면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로 김 교수는 "위험도 평가도구가 있어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많이 쓰지 않다. 하지만 위험도 평가와 임상진료지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앞으로 많은 연구와 시도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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