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률  
문진만으로 심장병에 금기약 처방한 의사 "3천만원 배상"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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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약·허혈성 제증상 개선제 등 먹던 환자에 금기 수액 처방
  • |법원, 의사 과실 40%로 제한 "청진, 촉진, 이학적 검사 없었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문진만으로 심장병 환자에게 금기약을 처방한 의사. 환자는 사망에 이르렀다. 법원은 의사의 행위가 환자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인천지방법원(판사 장재익)은 최근 만성 허혈성 심장병으로 치료를 받다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인천 A내과 원장과 봉직의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해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병원 측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병원 측이 배상해야 할 금액은 3188만원으로 했다.

환자 C씨는 2002년부터 A내과 원장에게 본태성 고혈압, 상세불명 만성 허혈성 심장병 등으로 15년 이상 치료받아왔다. 고혈압약와 허혈성 제증상 개선제, 혈전 생성 억제제 등을 꾸준히 복용해온 만성질환자였다.

사건은 2018년 4월에 발생했다. C씨는 요실금, 오심, 다리 떨림, 손발 차가움 등을 호소하며 A내과를 찾았다. 그를 진료한 의사는 원장이 아닌 봉직의 B씨.

의사 B씨는 문진만으로 C씨에 대해 상세불명 고혈압, 말초혈관질환, 만성허혈성 심장병, 요실금 진단을 내리고 수액 D를 처방했다. 수액 D는 심부전증 환자, 심근경색 및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를 금기시하고 있다. 부작용으로 심계항진, 빈맥, 혈압상승, 호흡곤란, 호흡정지, 쇼크 등이 있다.

수액 투여를 받던 C씨는 한 시간 후 의식을 잃었고, 큰 병원으로 옮겼지만 심정지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심장 동맥에서 석회화가 동반된 고도의 죽상경화증, 왼심실 비후, 심근섬유화가 관찰됐다. 부검의는 사인을 죽상경화성 및 고혈압성 심장병으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추정했다.

병원 측은 "문진 이외 추가적 검사 없이 수액을 처방한 것이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수액 투여 중 환자 상태를 관찰할 필요성이 없었고,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즉시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를 통해 상급병원으로 전원 했기 때문에 진료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환자의 사망과 의사의 행위에 일정 부분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는 만성허혈성 심장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문진 이외 청진, 촉진, 이학적 검사 없이 심부전증, 심근경색 및 그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가 금기시되는 수액을 처방했다"라며 "환자는 수액 투여과정에서 급성 심장사 기전으로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환자 C씨가 예전부터 고혈압, 모세혈관 질환 진단을 받고 고혈압약과 허혈성 제증상 개선제를 처방받아왔다는 등 환자가 만성 허혈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며 "환자의 사망과 B씨의 과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추정된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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