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국의대 교수들 대우 상향평준화 기대한다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
노재성 (news@mgnews.co.kr)
기사입력 : 2021-05-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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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여 대학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학재단은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던 영안실이나 병원 내 상가를 재단이 직접 운영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대학에 지원하는 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재성 교수.
그러므로 대학병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운영 방식은 민간병원과 차이가 없이 의료 이익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의과대학의 교수 중 진료를 담당하는 임상교수는 의과대학 학생을 교육과 연구에 더해서 환자 진료가 주 업무이며 이 점은 교수가 아닌 대형병원의 의사가 근무하는 형태와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규모팽창과 매출 증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매출을 직접 일으키는 임상교수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대학병원에서 의대 교수는 기관의 정책결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다른 직능에 비하여 수월했다. 그래서 다른 직능의 구성원도 의대 임상교수를 경영진의 일부로 여겼으며 의대 교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병원의 경영의 목표가 이익 증대에 맞추어 지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의대 교수의 의견을 중히 여기지 않게 되었다. 이에 띠라 교수회나 교수협의회를 통한 의견 전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심지어는 교수들이 모임을 만드는 것조차 막으려는 대학병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진이 의무감을 가지고 대화를 하도록 강제하는 수단은 현행법으로는 노동조합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런 이유가 단초가 되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창립했다. 지난 2018년 12월 아주대병원 의사노동조합을 만들었으니 두 번 노동조합을 설립한 꼴이다.

2018년 인사문제로 우리병원에 갈등이 있었다. 내용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는 평범한 사건이고 이에 대하여 교수회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교수들에게 서명을 받고 항의를 했지만 운영진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하다가 규정을 바꾸어 버리는 일이 있었다.

묵묵부답은 당시 몇 년간 학교당국의 기본적인 대응책이기는 했지만 더해서 아예 규정을 바꾸어 버리는 일은 좀 더 나간 일이었다. 당시 동남권의학원에서 의사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소식이 있었고 이를 검토하여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였다. 인사문제가 단초가 되기는 했지만 점점 병원 수익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고 병원의 운영에 의견을 개진하기는 어려워져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진료 환경과 근무조건이 점점 열악해 지고 있는 임상교수의 피고용인으로서의 현실적 문제의식이 추가 되었다.

진료환경이 교수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위험해 지고 있으므로 진료환경과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체적 참여를 요구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교수가 조합원인 ‘Ajou Doctors& Union’을 설립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교원노동조합법으로는 대학교원은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었다. 물론 그 조항이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아서 법 개정이 예정되어 있었고 임상교수가 병원에서 근무하는 형태는 대학 교수라기보다 병원의 의사로서의 업무가 주이므로 교원노조법보다는 일반 노동법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고 약 10년에 걸쳐 대학병원에도 다양한 교수라는 명칭으로 법적 정의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채용되는 전문의가 많아지고 있어 취업의 안정성 마져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판정과 행정소송을 거치면서 의사로서 노동조합을 만들게 해달라고 주장은 거부되었고 의과대학 임상교수에게는 교원노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소송이 진행되던 2020년 교원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 대학교원도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3월 18일 의과대학 교수를 조합원으로 하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을 설립총회 통하여 창립하였고 4월 12일 노동조합 신고필증을 교부 받음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비전임 교원 전문의가 노동조합의 가입대상이 될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애석한 일이다.

교원 노동조합법 제 6조는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 경제적 사회적 지휘의 향상에 관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고 노동조합의 세 가지 권리 중 가장 중요한 권리가 단체교섭권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법학자들의 의견이다.

우리 조합은 단체교섭을 위하여 법적인 절차에 따라 재단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재단은 단체교섭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공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하였다는 것은 보면 교수회의 질문에 대하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태도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동조합법 혹은 노동조합 제도의 원래 목적은 본질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노-사 간 서로 협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률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너무 쉽게 법을 무시하는 현실에 매우 놀랐다. 대학을 설립 경영하는 주체가 법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더해서 교수조합을 만들었는데 결국은 일반 기업의 노동조합이 마주하는 동일한 대응에 직면한다는 것이 새롭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 조합은 절차에 따라 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교수노동조합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단체행동권이 유보되어 있기 때문에 노사자치에 의한 문제의 해결이 원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의과대학 임상교원은 이미 주장했던 것처럼 의사로서의 업무가 대부분이고 학습권과는 상관이 없는데도 일반 의료인의 노동조합에는 허용되어 있는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는 것은 평등권에 위배된다. 이에 대하여는 앞으로 헌법 소원 등을 통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4월 23일 전국의대교수노동조합 설립총회가 있었다. 그리고 5월 12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전국 단위의 의대 교수노조가 설립됨으로 의과대학 교수의 대우가 상향평준화 될 것을 예상한다.

그 동안은 각 의과대학이 어떻게 교수들의 지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단순 비교가 어려웠으나 이제 한 조합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되면 소속된 병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대학병원의 일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나서 근무 조건 및 후생복지의 변화 추이를 보면 예측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노동조합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관철하는 제도이다. 더구나 국가 사회적 요구와 의과대학 임상교수의 요구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공론화 하는 것이 상황을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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