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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 위기를 기회로 "욕창 제로·신체억제 폐지 첫 실현"

이창진
발행날짜: 2018-09-27 06:00:58

일본 아리요시병원, 코 줄 대신 먹는 메뉴 개발 "병실·식사·기저귀 성패 핵심"

[기획] 초고령사회 일본 요양병원에서 답을 찾는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급성기병원 등을 방문해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일본 의료계 변화를 현장 취재했다. 이번 일본 취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희연병원 이사장) 주최 전국 요양병원 관계자 38명이 참석한 제72차 일본 병원 현지연수 동행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 전 병실 1인실 등 환자중심 아리요시병원
일본 후쿠오카 동행 취재에서 첫 방문한 병원은 일본 요양병원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는 아리요시병원.

병원장 이름을 내건 아리요시병원은 과거 탄광촌 지역 결핵 치료 병원에서 폐광 이후 급감한 인구와 고령화에 대비해 요양병원으로 변신했다.

아리요시병원에 방문한 한국 연수단을 안내하는 아시요시 병원장.
산간 시골지역에 위치한 아리요시병원은 출입구부터 내부까지 따뜻하고 가정적 분위기로 차갑고 경직된 통상적인 병원 이미지와 달랐다.

평균 나이 86세인 입원환자를 배려해 백열등 느낌의 은은한 조명으로 편안함을 주고 있으며 병실 구조를 일본 전통가옥과 현대가옥을 접목시킨 형태로 노인환자의 편의성을 최우선했다.

김덕진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아리요시 원장은 한국 연수단을 반갑게 맞이하며 병원 간부진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마련하는 열의를 보였다.

아리요시 원장은 "과거 탄광촌 전성기 때 지역주민 6만명에서 지금은 3만명에 불과하다. 지난 40년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1%에서 30%로 급증했다"면서 "후쿠오카 등 지방의 인구 감소가 현저하다"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구 불균형을 이미 경험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인환자를 배려해 전통가옥과 현대가옥을 접목한 가정적 분위기인 1인실 모습.
그는 "과거 노인의료 비용을 무료로 하면서 병원들이 노인을 수입 수단으로 여기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악덕병원은 환자 1인당 월 70만엔을 청구했다. 당시 일반병원의 환자 1인당 월 청구액은 25만엔 수준이었다"며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되면서 노인의료단체가 결성됐고 적정치료와 질 중심인 노인정액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리요시병원은 의사 4명, 간호사 27명, 준 간호사(간호조무사) 21명, 복지사 31명, 약사 2명, 영양사 2명, 마사지사 1명, 방사선사 1명, 언어 청각사 2명, 어학요법사 4명 및 행정직 24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양병원으로 전환한 아리요시병원의 고민은 한국 요양병원과 대동소이했다.

노인환자 치료의 가장 큰 장애물은 욕창 발생.

아리요시병원은 노인환자를 배려해 전 병실 1인실을 설계한 학자를 기리는 기념비를 병원 내 설치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리요시 원장은 "의료진이 바쁘다는 이유로 노인환자 관심이 줄어들면서 욕창 발생이 증가했다. 당시 입원환자 150명 중 40명에서 욕창이 발생했다'면서 "욕창을 만들지 말자는 첫 번째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의료진이 체위 변경과 청결 유지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들의 업무 가중은 있었지만 2년 후 욕창이 급감해 전체 입원환자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병원 환자들의 전원이 지속됐다"며 "25년 전 일로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며 함께 노력한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

두 번째 전환점은 일본 요양병원 첫 신체억제 폐지와 전 병실 1인실화이다.

일명 '후쿠오카 선언'으로 불리는 아리요시병원의 선도적 노력은 입원환자 습관과 동선을 파악하는 세심함에서 출발했다.

병실 중간 위치한 간호사 공간도 편안한 분위기로 노인환자들과 친밀감을 높였다.
20년 전 입원환자 150명 중 120명이 기저귀를 착용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우주복으로 불리는 차림으로 생활했다.

아리요시 원장은 "과거 4인실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해 커튼을 치고 배설을 유도했으나 소리와 냄새를 배려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환자에게 기저귀보다 이동식 화장실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하고 "전 병실 1인실 이후 수면과 배설 모두 한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환자와 환자 가족 모두 안심했다"고 답했다.

아리요시병원의 평균 재원일수는 74일이며, 개호요양형은 686일이고 재택 복귀율은 64%이다.

병원장은 "배설 문제는 입원환자 습관과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의사와 간호사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기저귀 제로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노인환자들의 적절한 배설케어를 위해 의료진 노력과 시간이 동반된다"면서 "현재 전국 다른 요양병원과 후생성(한국의 보건복지부)에서도 견학차 방문하고 있다"며 아시요시병원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아리요시병원 영양팀이 개발한 돈가스 부드러운 식사로 코 줄 대신 입으로 식사를 유도하며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요양병원의 또 다른 고민은 노인환자들의 식사 문제이다.

일본 요양병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당 수 많은 입원환자가 치아와 소화기능 악화로 코 줄에 의지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아리요시병원은 영양팀 노력 끝에 노인환자를 위한 별도 메뉴를 개발했다.

아리요시 원장은 "코 줄에 의지한 식사를 입으로 하도록 했다. 일례로 돈가스 메뉴를 노인환자들이 입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소프트 식사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고기를 갈아서 맛과 영양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수가가산도 가능하다"며 "마지막 여생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먹는 기쁨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리요시병원 역시 개호보험에 입각한 케어하우스와 그룹 홈 등을 별도 운영 중이다.

케어하우스는 개호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케어하는 1인실로 입소인원은 50명이다.

아리요시 원장은 초고령사회 요양병원은 병실과 식사, 기저귀 문제가 핵심이라고 말하고 한국 의료도 동일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룹홈의 경우, 치매 환자들이 소규모 공간에서 살아가는 시설로 식사 준비와 청소, 세탁 등을 이용자와 직원이 공동으로 실시하며 가정적 분위기에서 인지증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리요시 원장은 "일본의 노인의료는 재택의료로 변화하고 있다. 주거를 제공한 재택 개념으로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 달러~3만 5천 달러 수준으로 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노인연금 지속성을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 노인의료를 둘러싼 빠른 변화를 전망했다.

아리요시병원의 케어 이념은 '생활의 편안한 느낌은 삶의 편안한 느낌으로 한다'이며, 간호 이념은 '헤아림과 안전한 간호를 제공한다'이다.

끝으로 아리요시 원장은 "노인 입원환자의 사고 다발생 시각은 오전 5시이다. 낙상 제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주일 간 환자들의 시간대별 동선과 습관을 관찰하고 기록해 의료진이 선제적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면서 "요양병원 성패의 핵심은 병실과 식사 그리고 기저귀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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