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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노트|골절 수술에서 코를 높이는 수술로

박성우
발행날짜: 2017-11-15 12:17:26

우리가 몰랐던 성형외과의 세계…박성우의 '성형외과노트'[7]

골절 수술에서 코를 높이는 수술로

종합병원에서도 소위 '쌍꺼풀 수술' 혹은 '코 높이는 수술'을 하는지 질문받을 때가 있다. 답은 '한다'이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다.

순수한 미용 목적의 수술은 환자들이 상업적인 광고를 보고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종합병원까지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다. 이보다는 다른 문제로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부차적으로 미용 수술을 하는 경우가 더 잦다.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 환자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면서 응급실로 내원했다. 다행히 까진 상처 외에는 코뼈 골절만 관찰되어서 골절 수술(비개방정복술) 을 하기로 했다.

보통 코뼈 골절의 경우 손상이 심하지 않으면 콧구멍에 집게 모양의 기구를 넣어서 교정한다. 뼈를 맞추는 것과 다름없지만 그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대개 전신마취를 한다. 또한 주저앉은 뼈를 다시 끌어올리기 때문에 예전보다 코가 높아져 보일 수도 있다.

종종 이런 설명 뒤에는 이번 기회에 다른 ' 업그레이드' 도 함께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코뼈가 골절된 상태에서 위에 실리콘이나 조직을 이식해서 높이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될 수 있다. 코뼈 위에 층을 쌓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골절된 상태처럼 바닥이 단단하게 지지하지 못하면 오히려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코뼈 골절이 잘 아물고 나서 몇 개월 뒤 이차적인 교정 수술을 한다. 코뼈 골절의 경우 철심이나 플레이트로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아무는 과정에서 비대칭하거나 휘어진 모양이 남을 수 있다. 이런 이차적인 변형 때문에 골절 수술 이후 이차적인 코 수술을 계획하기도 한다.

이 환자의 경우 때마침 구직 중이어서 코뼈가 부러진 김에 코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평상시 인상이 너무 밋밋한 것이 불만이라는 것이다. 우선 골절된 부위가 잘 아무는 것이 중요해 골절 수술부터 진행했다.

만약 골절 부위가 삐뚤어진 상태로 아물면 나중에 교정하기도 힘들고 그 상태에서 실리콘 같은 보형물을 얹으면 오히려 비대칭한 모양이 두드러져 보인다. 내 또래였던 환자는 코뼈 골절보다 '업그레이드' 에 관심이 있던 탓에 골절 수술 후에도 외래에 잘 찾아왔다.

다행히 골절은 잘 아물어서 이차적으로 확대 코 성형술만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는 너무 수술한 티가 나지 않으면서 남성적인 인상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보통 확대 코 성형술의 경우 실리콘 보형물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런 남자 환자에게는 진피조직을 종종 이용한다.

환자 역시 콧대가 날카롭게 도드라지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우면서 콧대가 높은 것을 원해 진피조직을 이용하기로 했다. 코뼈 골절과 달리 코 미용 수술은 부분 마취로 진행해 훨씬 수월하다.

우선 엎드린 상태에서 꼬리뼈가 있는 부위에서 검지손가락 크기만큼 조직을 채취해 목각인형을 깎듯이 모양을 잘 다듬는다. 그리고 코 피판을 들고 진피조직을 삽입하고 봉합 한 뒤 부목을 이용하여 드레싱한다. 수술 시간은 1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환자 역시 당일로 수술하고 퇴원했다.

후에 외래에서 다시 만난 환자는 결과에 만족했다. 혹시 주변에서 코가 높아진 것을 알아보지 않았는지 물어보았는데, 골절 수술한 것이 비뚤어 다시 재수술했다고 적당히 둘러댔다고 했다.

아직까지 남자들이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하기에는 사회적인 눈치가 보이는 것 같다.

※본문에 나오는 의학 용어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에이티피컬 병원에서 사용되는 외래어 발음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박성우 의사의 동의를 통해 그의 저서 '성형외과 노트'에서 발췌했으며 해당 도서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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