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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사 출신 복지부장관 1년 달라진 게 없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6-08-22 05:00:59

원격의료 집중, 저수가·처분 여전 "순진엽으로 기억될 것인가"

[초점]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 1년 평가

"직접 현장을 나가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직접 경험해야 한다. 국민들과 관련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민께서 마음으로 느끼고 동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야 한다."

정진엽 장관이 2015년 8월 27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2대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메르스 사태 긴급 소방수로 등장한 정 장관이 이번 주 임기 1년을 맞는다.

정진엽 장관은 오는 27일 임기 1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국정감사 선서 모습.(사진:복지부)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을 거쳐 복지부 장관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있는 정진엽 장관.

메르스 사태 후속조치인 감염병 예방책은 환자와 의료기관 입장에서 과도할 정도로 추진됐고, 현 정부의 중점과제인 암 등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개선 역시 안정적 궤도 속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임기 1년 정 장관을 바라보는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의료계는 의사 출신 장관으로서의 기대감은 일찌감치 버렸고, 성장 동력을 앞세운 의료생태계 난개발에 우려감을 표하는 상황이다.

국회 역시 경제부처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 기조에 손사래 치며 연이은 낙하산 인사에 복지부 기본 원칙이 훼손됐다는 반응이다.

보건복지부 안에서도 정 장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메르스 사태로 복지부를 향한 여론의 집중 포화가 연일 지속한 가운데 청와대는 의외 개각을 단행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했다는 것.

보건의료계와 국회, 복지부조차 '정진엽 장관 내정자' 발표에 어리둥절했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사로 평가됐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돌연 대통령 주치의가 바뀐 가운데 정진엽 원장의 장관 기용 그리고 서창석 대통령 주치의 서울대병원 원장 임명과 경북의대 출신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등극 등 모든 일이 그렇듯 진행된 후 퍼즐은 맞춰진다.

깜짝 발탁된 정진엽 장관 "감성행정 문화, 권위주의 탈피" 다짐

정 장관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시절 동력인 감성경영을 감성행정으로 이름을 바꿔 공무원 사회에 새바람을 예고했다.

정진엽 장관은 취임사에서 "소통과 배려 감성행정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보건복지부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회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 의사 결정 방식을 효율적 민주적으로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현 복지부 공무원 중 정 장관 취임사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역으로, 지난 1년 동안 정진엽 장관이 약속하고 추진 의사를 밝힌 사안 중 일부는 진행 중이나 상당부분은 시나브로 사라졌다는 의미다.

정 장관이 지난 3월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혁신 출범식 행사를 개최했을 당시 공무원들의 기대감은 컸다.

권위주의와 폐쇄적 관료주의 문화를 개선해 감성행정, 소통행정 그리고 투명한 인사를 공표했다.

올해 복지부 정기인사가 두 차례 단행됐으나, 상하반기 인사 시기와 평가 방법 등 상투적인 예고제 빼곤 무엇이 달라졌고 어떻게 투명해졌는지 공무원들조차 의아해하는 게 현실이다.

정 장관은 공무원들에게 현장 소통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정 장관 취임 후 6개 보건의약단체장 회동 모습.(사진:복지부)
학연과 지연 인사가 사라졌다고 하나, 고시 중심의 내 식구 챙기기와 만년 사무관인 비고시 설움, 국내외 파견직 고시 독점 그리고 경제부처 국장급 낙하산 인사 등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고위공무원인 실국장은 인사권을 쥔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과장과 팀장은 차관에게, 서기관과 사무관은 고시 선배에게, 주무관은 나 홀로 살아남기 등 비정상적 생태계가 지속 중이라는 관측이다.

복지부 극과 극 "권위주의 개선 노력-공정인사와 외풍 차단 답보 상태"

복지부 한 공무원은 "정 장관 취임 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공무원과 소통하고 권위주의 문화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장행보로 지칠 수 있지만 항상 웃으면서 젊은 공무원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공무원은 "장관에게 바라는 것은 두 가지다. 고시와 비고시 구분 없이 능력에 입각한 공정한 인사와 외부의 바람을 막아달라는 것이다"라고 전하고 "임기 1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 정 장관 스스로 자문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청 식구인 의료계 평가는 야박할 만큼 냉정하다.

정진엽 장관 감성행정 시발점인 올해 3월 조직문화 혁신 줄범식 모습.(사진:복지부)
현 정부 역점과제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 빼고 동일하다는 평가이다.

다만, 한 가지 박근혜 정부 숙원사업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국회 법안 제출과 함께 전화상담 수가를 포함한 비대면 관리 만성질환 시범사업이라는 양공작전으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의료계 숙원사항인 노인외래 정액제 개선은 차일피일 미룬 채 내년도 대선 정국과 맞물릴 전망이고, 외과계 수가인상과 검사과 수가인하를 골자로 한 상대가치점수 개편 역시 여권 최대 기대효과에 맞춰 시기를 조율 중인 형국이다.

이주병 부회장 "복지부·공단·심평원 수장 모두 의사…의사 사회 각계격파 역할"

개원가 야인으로 통하는 충남의사회 이주병 부회장은 "의사 출신 정진엽 장관이 취임해 현 정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 의료계가 의사 장관을 요구했으나 지금은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모두 의사 출신으로 의사 사회 각개격파와 의사 설득용 역할로만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이주병 부회장은 "복지부 정책은 차관이 하고, 장관은 원격의료 현장방문을 통해 웃는 사진 찍기에 그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린다"고 전하고 "메르스 사태로 병원협회는 현 정부와 유대관계가 더욱 강화됐고, 의사협회와 괴리감은 더욱 커졌다. 정진엽 장관께 바라는 점은 의료계를 위해 사퇴해달라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정 장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국회와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원격의료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대병원 해양 원격의료 시연회 참석한 정 장관 모습.(사진:복지부)
그와 졸업동기인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허대석 내과 교수는 "정진엽 장관이 원가 이하 수가와 의료 양적 팽창, 아날로그 식 의료정책 등 최소한 이들 세 가지는 개선해야 한다"면서 "언제까지 정부 독점아래 저수가 방식으로 의료기관과 의료인 문제 발생 시 처벌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특별법과 환자안전법 등은 의료의 양적 팽창을 끝내고 질적 시대를 알리는 메시지다. 의료 질은 근거중심으로 고시 출신 공무원에서 의료전문가로 정책 결정이 이동한다는 점에서 정 장관의 과감한 정책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교통카드 한 장으로 버스와 지하철 이용하는 시대에 건강보험증은 아직도 종이인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허대석 교수 "의사 업무 간섭과 처벌만 지속…새로운 의료질서 만들어야"

허대석 교수는 "복지부가 각종 고시와 법 개정으로 의료 전문가 업무에 간섭하고 리베이트 행정처분만 지속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건강보험 예산 50조 시대, 수가인하 등 탁상행정을 지양하고 의료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역시 정진엽 장관의 변화를 주문했다.

지난해 8월 복지부 장관 임명장 받은 후 김현숙 수석 배석 하에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는 정진엽 장관 모습.(사진:복지부)
야당 관계자는 "그동안 정진엽 장관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보여준 답변은 확답보다 검토 중심으로 보건의료 전문가다운 모습이 없었다. 청와대와 기재부 중심 권력구조에 따른 어려움은 이해하나 최소한 국민건강과 보건복지 정책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 자칫 임기만 채운 '순진엽(현 정부 임기와 같이 간다는 순장 의미) 장관'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계와 복지부 일각에서는 정진엽 장관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항생제 내성 예방대책과 장관실 직속 정책팀 신설 등에 주목하면서 향후 달라질 장관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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