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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폐암학회 9월 개최 앞두고 고민

글로벌 학술대회가 불러온 자본 '격차'…제약계 안방 화력전

발행날짜: 2026-07-28 05:30:00 업데이트: 2026-07-28 09:32:06

WCLC 2026 유치에 엇갈린 셈법…다국적사 후원 경쟁 주목
국내 학술대회와 차원 다른 비용 체계…국내사 '실속형 참여'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오는 9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를 앞두고 제약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007년 이후 19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폐암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인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알릴 기회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 규모에 제약사별 온도 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19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6) 본행사를 겨냥해 글로벌 빅파마들이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WCLC 2026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기업 후원 프로그램(Supporter Levels)의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Diamond)' 후원금은 55만 달러(USD)로 책정됐다. 최근 환율을 적용하면 순수 학회 후원금만 한화로 약 8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골드(45만 달러, 약 6억 6000만 원), 실버(35만 달러, 약 5억 1000만 원), 브론즈(25만 달러, 약 3억 6000만 원) 등 최저 등급조차 억대의 후원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질 예산은 이보다 훨씬 막대하다. 가령 다이아몬드 등급 기준 5만 5000달러(약 8000만 원) 상당의 부스 공간 크레딧이 제공되지만, 글로벌 빅파마 기준의 대형 부스 시공비와 영상·음향 장비 임대, 현장 이벤트 운영비, 높은 환율 영향까지 더해지면 실제 부스 설치 및 운영 예산은 1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요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WCLC 2026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전사 차원에서 마케팅과 세일즈(영업) 인력을 차출해 현장 부스를 지키고 전담 지원에 나서는 등 선제적 인력 배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막대한 후원금 등 전체적인 예산은 글로벌 본사(HQ)에서 지원하지만, 안방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현장 부스 기획부터 실질적인 운영 전반은 한국법인이 전적으로 맡아 진행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핵심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벌써부터 대거 참여를 예고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필두로 존슨앤드존슨(J&J), 다이이찌산쿄, MSD, 로슈, 비원메디슨, 암젠, BMS 등 주요 다국적 제약사 대부분이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폐암학회(WCLC 2026)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기업 후원 등급 및 혜택 안내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의 순수 후원금만 55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최고 등급 후원을 예고한 특정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이번 한국 개최 학회에 역대급 규모의 본사(HQ) 주요 임직원 및 연구진이 대거 방한·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법인 실무진은 현장 부스 운영뿐만 아니라 대규모 본사 인력 대응 업무까지 가중되며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WCLC는 폐암 단일 질환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정상급 학회로, 전 세계 종양학 석학들과 글로벌 HQ 주요 인사가 대거 집결하는 핵심 무대"라며 "부스 설치와 운영비 등을 모두 합치면 10억 원을 훨씬 넘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본사 예산 지원 아래 한국법인 세일즈·마케팅 인력이 전원 차출되어 부스 운영과 글로벌 임원진 대응을 밀착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이번 WCLC 2026의 문턱이 높기만 하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 학회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단일 학회 부스 참여에 수억 원에서 1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국내 학술대회의 경우 최고 등급 후원금이 수천만 원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학회의 비용 체계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실제로 폐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주요 국내 제약사조차 이번 학회에서 대형 부스를 운영하지 않거나 실속형 참여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폐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 학회가 국내에서 열려 파이프라인 홍보나 네트워크 구축 기회로 삼고 싶지만, 1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예산 규모를 보면 '언감생심'이라는 생각부터 든다"며 "글로벌 빅파마처럼 본사의 든든한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상, 부스 운영보다는 포스터 발표나 개별 미팅 형태로 참여 방식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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