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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직능 전문성 강화 전문약사제도 안착 시키겠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지난 한 해, 약국을 비롯해 제약산업, 의료기관, 공직 및 학계 등 다양한 약사 직역현장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회원분께 새해에도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새해에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으로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그동안 인류는 기존 체계와 질서에서 만들어진 가치와 기준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가치와 기준이 새로운 체계와 질서로의 전환을 추동해가고 있으며,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동시대를 사는 인류 전체가 함께 겪고 있는 이러한 전환기적 상황에서 그에 부합하는 사고와 준비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이 중요한 시기를 고민과 대책마련 없이 방임한다면 후배 약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자 우리 사회 속 약사직능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계묘년 새해는 약사가 약사다움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에 충실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현재 국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공공심야약국 법제화에 진력해 나갈 것입니다. 의약품을 단지 이익 수단으로만 인식하여 편의점약 문제와 약자판기와 같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의약품을 공산품화 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근본적으로 막아내는 방편이기 때문입니다.늦은 밤까지 한정된 공간을 영위해야 하는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하는 회원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원칙이 사는 세상을 통해 약사가 약사로서 제대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이와 함께 비대면으로 명명되는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약국에서 약사에 의해 의약품이 안전하고 유효하게 수여되어야 한다'라는 약사법상의 기본 명제가 훼손되지 않도록 견지할 방침입니다.약사직능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전문약사제도 안착, 사이버연수원 강화를 통한 연수교육 내실화, 초고령화 사회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방문약료 제도화 등을 추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또한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자살예방 및 가정폭력 예방 사업 등을 통해 약사직능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문화도 확산시켜 가겠습니다.이와 함께 감염병 상황에서 약사와 약국이 방역 일선에서 활동해 경험과 변화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직역활동에 대해서도 개척하고 준비하겠습니다.회원 여러분!약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멀리 보고 깊게 생각하는 자세로 소통하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목적과 함께 공동체의 목적도 함께 실현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함께 하는 합리적 공동체를 만드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립니다.이를 통해 올해는 약사 사회에서 쌓이는 믿음과 배려 속에서 하나 되는 약사공동체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존경하는 회원님!우리는 그동안 서로 믿고 격려하면서 수많은 어려운 일들을 극복해 왔습니다. 그렇게 내재해 온 우리의 역량을 통해 계묘년 새해는 회원권익이 정당하게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인식개선을 위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함께 희망과 자부심을 품고 새해를 힘차게 나아갑시다.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023. 1. 1대한약사회 회장 최광훈
2022-12-27 11:52:53병·의원

성분명처방 광고에 의료계 '발끈'…의·약갈등 2차전 예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약사계가 성분명처방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면서 의료계가 강력대응을 예고했다.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약사회는 이달부터 3개월 간 '내가 먹는 약 성분명 알기' 라디오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성분명처방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캠페인은 40초 분량의 광고로 TBS라디오 8시 아침종합뉴스 직전 3분 간 전파를 탄다.의료계가 약사계 성분명처방 광고에 반발하고 있다.광고는 성분이 같아도 다른 제약사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사례를 들며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성분명처방이 도입된다면 국민이 의약품의 성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내용이다.이와 관련 서울시약 권영희 회장은 "이번 라디오 캠페인을 통해 성분명처방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서울시약사회에서는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이어 "길고 험난한 여정이 되겠지만 그 시작을 회원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성분명처방이 제도화 돼야 진정한 의약분업이며 국민과 모두를 위한 사명으로 여기고 회원들을 믿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의료계는 약사계의 성분명처방 도입 시도가 계속된다면 의료기관 앞 자동 약 포장기 법제화를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이를 통해 성분병처방의 당위성인 높은 불용의약품 폐기율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약국에서 너무 많은 약을 보관해 때문에 불용약이 생긴다는 것이 약사계 주장인데, 그렇다면 병원 앞에 자판기를 설치하고 도매상을 통해 계속 채우면 된다"며 "사람이 약을 포장하는 것보다 기계가 포장하는 것이 정밀도가 높고 관리료가 들지 않아 국민건강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환자가 약을 먹고 문제가 생기면 항의하는 곳은 병원인데 성분명처방이 도입된다고 해서 복약지도가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더욱이 성분명처방을 도입한다면 복제약 문제가 불거질 텐데, 약사들이 약 선택권을 주장하는 것은 과욕이고 국민에게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약분업으로 국민의 국민건강보험 부담이 커진 상황을 강조했다. 의약분업 이후 관리료 명목으로 약국에 들어간 비용이 100조 원이 넘는다는 지적이다. 약사계 성분명처방 도입 시도가 계속된다면 의약분업 폐기와 선택분업을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정부는 의약분업으로 국민 부담이 줄고 약가가 인하될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국민 부담만 늘어났다. 의약분업이 잘못됐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라며 "성분명처방도 문제가 밝혀진 상황인데 이를 계속 도입하려는 저의가 의문이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상생할 생각은 않고 의·약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국민의 피로감만 가중하는 일이다"라고 규탄했다.
2022-12-02 12:08:42병·의원
2022 국정감사

닥터나우·경보제약 국감 증인 채택…플랫폼·리베이트 정조준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비대면진료 앱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올해는 증인으로 국감대에 선다. 또 최근 400억원 규모의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종근당홀딩스 겸 경보제약에 대해서도 김태영 대표가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총 25명의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확정짓고 출석을 요구키로 결정했다.복지위는 국감 증인으로 닥터나우 경보제약 대표를 각각 증인으로 요청했다. 지난해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한데 이어 이번에는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장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을 요청했다.강 의원은 최근 비대면진료 앱, 약 자판기 등 약사계 정책 현안에 주목, 이번 국감에서 닥터나우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또한 강기윤 의원(국민의힘)과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관련해 종근당홀딩스 겸 경보제약 김태영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요청했다.경보제약은 종근당홀딩스 계열사. 내부 고발자가 9년치 내부 문건을 검찰에 제출, 400억원 규모의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강 의원과 서 의원은 이번 리베이트 사태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베이트에 연루된 병·의원이 수백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그 여파가 의료계까지 상당할 전망이다.이밖에도 신현영 의원은 무허가 자가진단키트 유통 관련해 쿠팡을 증인으로 요쳥했다.한편, 참고인으로는 코로나19 백신피해 보상 관련해 코로나19 백신해협의회 김두경 회장, 코로나19백신피해가족협의회 이남훈 제주지부장, 코로나 백신 피해 유가족 등이 나설 예정이다.이와 더불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 질의와 관련해 손해보험협회 서영종 기획관리본부장이 참고인으로 나선다. 
2022-09-27 11:18:02정책

뿌린대로 거두는 보건의료계

메디칼타임즈=강윤희 위원 최근 약 자판기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풀리자 대한약사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란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댓글들을 보면(NAVER, Daum에서 관련 뉴스에 대한 댓글들을 살펴봄), 이미 약국이 달라는 대로 주는 자판기인데 무슨 차이가 있냐는 것이다. 즉, 국민들은 약국을 약 자판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약사는 조제비와 복약지도비를 보험공단에서 지급받고 있는데 실제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는 경우를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필자도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고혈압, 당뇨로 약을 처방받고, 10개 이상의 약국을 다녀봤지만(복약지도를 하는 약사가 있기는 한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다른 약국을 찾아가기도 함), 단 한 번도 복약지도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냥 약봉투에 약 주고 '혈압, 당뇨약 드시고 계시네요?' 하고 끝이었다. 부작용에 대한 안내는 말할 것도 없이 들은 바가 없다.한 번은 필자가 당뇨치료제로 SGLT2 억제제가 추가된 적이 있었는데, 1주일 정도 복용 후 질염이 발생했다. 질염이 발생할 만한 상황이 없었으므로 혹시 약물부작용인가 찾아보니 SGLT2 억제제의 질염은 임상시험에서 약 5% 정도로 상당히 높은 부작용이었다. 이렇게 흔한 부작용은 반드시 환자에게 설명됐어야 하는 것이다(물론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의사도 잘못했다). 필자는 약물부작용을 의심했기 때문에, 주치의와 의논해 처방약을 변경했지만 약물부작용을 의심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다른 진료과를 찾아 진료를 받고 고생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만약 약사들이 평상시 환자들에게 충분한 대면 복약지도를 하고 있었다면 국민들은 약사들의 얘기에 귀 기울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자판기 수준의 약무를 하고 있으면서, 자판기를 반대하니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간호사들은 어떠한가?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와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간호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그런데 처음에는 진료의 경계가 모호한 문구로 인해 대한의사협회가 반대했는데, 지금은 13개 범보건의료단체들, 사실상 간호사 단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보건의료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간호사들이 이 간호법으로 말미암아 피해를 볼 수 있는 다른 보건의료인들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만약 간호법이 다른 보건의료직군의 입장까지 헤아린 법안이었으면 간호법에 찬성하는 직군이 있었을 것이고, 간호법 통과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왜 간호법은 다른 보건의료직군을 헤아리지 않았을까? 필자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 진료를 한 임상 경험은 인턴 시절 약 1년으로 매우 짧지만 그 때 참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았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함께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간호사는 간호사들끼리, 간호조무사는 간호조무사들끼리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인데 그들 사이에 벽이 느껴졌다.간호사들 사이에는 태움이라는 잘못된 문화가 있고, 이로 인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한다. 이는 다른 보건의료직군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간호사가 간호조무사보다 우월한가? 의사가 간호사보다 우월한가? 필자는 임상병리사 선생들과 함께 일을 하는데, 솔직히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1~2주 없어도 병원 돌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지만 임상병리사들이 없으면 병원은 단 하루도 돌아가지 않는다.모든 보건의료직군은 각자의 위치에서 환자를 위한 본연의 업무가 있다. 그 모든 업무가 잘 이루어져야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보장되는 것이다. 간호사들은 간호법에 대해 거의 모든 보건의료직군이 반대하는 상황 앞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간호 면허의 반 정도가 장롱에 있는 것이 과연 간호사에 대한 처우 문제만 있는지, 간호사들 사이의 태움 문화와 같은 잘못된 문화의 원인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들도 뿌린 대로 거두고 있다.의사들은 어떠한가? 가장 할말하앓이다. 대표적으로 수술장 CCTV는 의사단체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된지 5년도 채 안돼 통과됐다. 과거 어린이집 CCTV의 경우 약 15년만에 통과된 것에 비해 신속하게 통과된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의사들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우리나라는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로 모든 국민이 부담 없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나라다. 필자가 알기로는 전국민의료보험의 모체가 된 청십자보험을 장기려 선생님이 만들 때 인건비를 계산하지 않아서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가가 책정됐다. 올해 수가 협상에서 기본 진료비가 약 200~300원 정도 올랐다고 하니, 이런 비정상적인 수가 속에서 의사들의 진료가 비정상적으로 변질되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점도 있다.그러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게 있다. 대리수술을 하고, 출혈 있는 환자를 방치하고, 마취 상태의 환자를 성추행하고.. 어느 집단이나 이상하고 나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의사들의 행태에 대한 의사단체의 태도이다. 수술장 CCTV에 대해서는 강력반발하면서 이런 의사들의 범죄에 대해서 의사단체는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또 가장 국가 의료서비스 시스템에 모범을 보여야 할 상급종합병원이 분원 경쟁을 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는 그야말로 대혼돈의 메타버스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의사단체들이 국민의 건강이라는 대의에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의사직군의 이익, 자기 병원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국민들은 계속해서 외면할 것이다. 그들도 뿌린 대로 거두고 있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2-06-27 05:30:00오피니언

비대면 약자판기 도입에 약사회 "제도 전면 거부" 선언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약사회는 1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전국 약사 궐기대회를 열고 약 자판기 도입 반대를 외쳤다.정부가 '일반약 자판기' 도입을 결정하자 약사 사회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 1인시위부터 시작해 궐기대회 및 삭발투쟁, 나아가 제도 전면 거부까지 선언하고 나섰다.대한약사회는 "단 하나의 약국에도 약 자판기가 시범설치되지 않도록 하는 등 어떤 조건부 실증특례 사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 대응 약·정협 전면 중단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약사 말살 정책에 대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21일 밝혔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제22차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반약 스마트 화상 판매기(이하 일반약 자판기) 등을 포함한 11건의 규제특례 과제를 승인했다. 일반약 자판기는 약국 앞에 설치된 자판기를 통해 약사와 화상통화로 상담 및 복약지도 후 일반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자판기다.약사회를 이를 막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회의 하루 전에는 서울 대통령 집무실 인근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전국 약사 궐기대회'를 열고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바라보는 기업 논리만 강조되는 약 자판기 논의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외쳤다. 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삭발까지 하며 반대 의지를 표출했다.약사회는 ▲대면원칙 훼손 ▲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성 부족 ▲소비자 선택권 역규제 ▲의약품 오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증가 ▲개인 민감정보 유출 ▲신청기업 중심의 영리화 사업모델 ▲지역약국 시스템 붕괴 유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약사회는 "약 자판기 실증특례 사업이 갖고 있는 자판기 판매약 품목과 가격, 유통담합, 의약품 유통질서 훼손행위 등 위법성을 끝까지 추전해 고발하고 기업의 영리화 시도를 반드시 저지해 약 자판기가 약사법에 오르는 것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06-21 10:41:46병·의원

일반약 자판기 도입 발등에 불 약사회, 릴레이 1인시위 돌입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서울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화상투약기 결사반대 1인 시위를 진행했다.일반약 자판기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위해 약사 사회가 '1인시위'에 나섰다.대한약사회는 최광훈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화상투약기 결사반대를 외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고 같은날 밝혔다.약사회는 일반약 자판기 도입을 비롯해 비대면 진료에 따른 의약품 배송 활성화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리고 전사적으로 나선 상황.약사회는 오는 20일 정부가 화상투약기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심의위원회 개최 앞서 대통령실을 비롯해 세종정부청사 앞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세종시에서는 권형희 서울지부장이 첫번째 주자로 나선다.1인시위와 함께 회의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에는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약사궐기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최광훈 회장은 "약 자판기와 편의점 판매약은 국민의 의약품 구입불편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억지로 운영하는 제도"라며 "근본적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이어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심야약국 운영을 확대해야 한다"고 근원적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2022-06-15 15:13:18병·의원
인터뷰

“공직의사를 계속하는 원동력은 ‘사회치료’ 효과죠”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을 시작으로 질병관리청, 보건소를 거쳐 감사원까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정부 기관에서만 몸을 담고 있는 '의사'가 있다. 권용욱 전 감사관(40, 전남의대)이 그 주인공. 그는 약 5년 동안 일했던 감사원을 나와 3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평가위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공의 수련, 질병관리청에서 공중보건의 근무 기간을 제외하면 심평원이 그의 세 번째 직장이 됐다. 권용욱 신임 평가위원은 5년간 일했던 감사원을 뒤로하고 심평원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련을 받고 신경과 전문의 자격까지 땄지만 결국에는 임상이 아닌 공공기관 근무를 택한 권용욱 평가위원. 질병관리청에서 역학조사관으로 3년 동안 공중보건의 생활을 했다. 관악구 보건지소장으로 1년을 있다가 감사원 감사관으로 본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공직 의사로서 이력을 쌓고 있는 그의 결심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의 경험이 한몫했다. 국립중앙의료원 특성상 민간 병원에서 잘 보려고 하지 않는 노숙자 환자가 많다. 겨울에는 동사한 노숙자, 여름에는 살아있는 몸에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노숙자가 응급실로 실려왔다.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적나라한 아픔을 목격하는 일은 그의 마음을 울렁이게 했다. 노숙자, 미혼모, 외국인 노동자 등 단순히 말로만 듣던 소외계층도 결국엔 나와 다르지 않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 것. "인턴 때 욕창이 심한 노숙자 환자에게 매일 소독을 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난 후 그 환자를 서울역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나를 알아보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후 자판기로 뛰어가 커피 한 잔을 뽑아왔다. 자신을 치료해 준 의사라는 이유에서다. 누군가는 이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임상이 아닌 정책하는 의사,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감사원의 유일한 '의사' 감사관 임상보다 정책 분야로 나가기로 마음먹은 후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장은 감사원. 국가공무원 5급 채용 전형 중 민간경력자 채용 전형으로 합격해 감사원에서 유일한 '의사' 감사관으로 활동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질병관리청 등 공공조직 근무 경험에다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탓에 공무원 조직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의사 출신이라는 특성을 살려 보건의료전문감사관으로 근무한 권 위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감사로 2017년 '응급의료관리실태 감사'를 꼽았다. 감사원은 2016년 2세 소아환자 교통사고 사망사건 이후 '응급의료센터 구축 및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감사를 직접 하고 보고서까지 작성한 장본인이 권용욱 평가위원인 것. "당시 보건복지부는 전원이 쉽지 않은 응급의료시스템의 문제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감사를 하면서 응급실 콜을 받고도 담당 의사가 응급실로 달려와 환자를 치료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전원도 전원이지만 병원 의료진이 환자 치료를 제때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 이 밖에도 권 평가위원은 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금 상한액 환급 업무와 희귀난치성 질환자 장기요양 보험료 경감 업무에 대한 감사를 했다. 서울대병원 MRI, CT 등 영상검사 급여 청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부작용 보고 체계 관리 등 권 위원이 5년 동안 실시한 감사는 총 30건이다. 권용욱 평가위원은 임상이 아닌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이에 대한 경력을 쌓고 있다. 감사원에서 심평원으로 "합리적이고 전문적 조직" 권용욱 평가위원은 감사관의 눈으로 다양한 보건의료 관련 정부 기관을 간접 경험했다. 그가 본 심평원은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조직이었고 이런 조직에서 '정책하는 의사'의 꿈을 실현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심평원에는 보건의료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감사원 감사 업무를 위해 일부 직원을 차출할 정도다. 심평원에 대한 감사는 왜 관련 규정을 지치지 않았나 하는 1차원적 감사가 아니다. 정책 중 합리적이지 않은 정책을 찾아내 제도를 바꾸는 방향의 지적을 해야 할 정도로 감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기관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심평원이 본연의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권용욱 평가위원은 감사원에서 일하며 얻은 교훈을 진료심사평가위에서도 그대로 반영할 예정이다. "감사관은 감사로 발생한 정책 변화 후 결과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정책을 설정하고 집행하는 정책 결정자에게도 해당한다. 심평원에서 일하면서 정책 수정을 건의하게 될 경우 최종 정책 수혜자에 대한 입장에서 실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불편한 상황일 발생할 수 있더라도 정확하게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이는 사회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소외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2021-05-03 05:45:50병·의원

과거와 미래의 의료혁명

메디칼타임즈=김요섭 록펠러와 석유산업이 일으킨 1차 의료혁명 |연세의대 본과2학년 김요섭|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현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세브란스씨의 후원으로, CMB와 미8군의 지원으로, 이제는 우리의 힘으로…" 세브란스씨는 왜 제중원에 투자를 했고, CMB는 대체 어떤 단체일지 궁금해서 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충격이었다. 세브란스씨는 바로 석유왕 록펠러의 절친으로 스탠다드 오일의 공동창업자였고, CMB는 China Medical Board로 록펠러가 직접 설립한 중국 최초의 근대 의료 협회였던 것이다. 한국에는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돕고, 중국에는 중국 최초의 의료 협회인 CMB와 의료기관인 협화(Xiehe)의과대학 (현 칭화대학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후원한 것이다. 같은 시기, 미국 내에서 록펠러의 1차 의료혁명은 카네기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된 Flexner’s Report (1910)와 Evidence Based Medicine의 실현을 통해 꽃을 피운다. Flexner’s Report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 155개의 의과대학 중 31개만 남기고 모두 문을 닫는다. 둘, 의과대학 입학 자격 요건을 강화한다. 셋, 의사에게 과학적 사고를 가르친다. 넷, 의과대학이 병원에서의 임상교육을 담당한다. 다섯, 의사면허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한다. Flexner’s Report는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을 근거 기반 의학의 롤모델로 선포했고 다른 의과대학들에게도 교육과정의 혁신을 촉구했다. 근거기반의학은 화학적 제제를 처방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제약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록펠러와 석유 재벌들은 석유의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의료혁명을 지지했을 것이다. Google/Apple/Amazon/Samsung 등 IT업계가 이끌어가는 2차 의료혁명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 페이스북, NVDIA 등 수많은 IT 기업들이 의료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근래에 스마트/헬스케어워치 회사인 핏빗, 생명공학회사인 칼리코, 생명과학/헬스케어 회사인 베릴리, 의료인공지능을 만드는 딥마인드, 벤처캐피탈인 구글벤처스 등을 인수하여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했다. 그리고 알파벳의 업종/업태, 즉 제품과 서비스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기술과 의료를 포괄하고 있다. 이 뿐인가, 구글에 인수된 칼리코의 창업자 Arthur D. Levinson은 현재 애플의 회장직을 맡게 되었으며 스탠포드 대학병원 흉부외과 출신 Dr. Sumbul이 애플워치 디렉터직을 맡게 되는 등 IT업계에 의료, 생명공학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다. 삼성이 삼성헬스와 C랩 운영을 통해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의 투자를 받아 헬스케어 ICT합작법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하였고 2020년도 연세의료원장 최연소 후보였던 나군호 교수는 돌연 교수직을 내려놓고 네이버 임원으로 이직하였다. 이렇게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국내 IT업체들도 스마트 의료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2차 의료혁명에 관심을 보이는 건 비단 IT업체만이 아니다. 중국 3대 보험회사인 PingAn 보험회사도 싱가포르 헬스케어 회사인 Good Doctor를 인수하고, 24시간 약 자판기와 원격의료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우리나라 보험회사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과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머지않아 디지털 치료제, 의료인공지능 등에 대한 과목이 의대생 필수 교과목으로 떠오르고, 네이버 의료원, 카카오 의료원과 같은 신흥 의료기관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전문의 과정이 탄생하고, 진단과 치료의 방침이 상당히 바뀌리라고 본다. 1차 의료혁명이 록펠러와 석유산업이 주도한 evidence based medicine이었다면 2차 의료혁명은 IT업계들이 주도하는 digital healthcare based medicine이 되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초진을 보고 필요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의를 원격으로 연결해준다. 전문의는 모바일로 문진을 하고 환자는 병원에 와서 검진만 받고 모바일로 검사결과를 확인한 뒤 모바일 앱을 통해 복약지도와 생활습관 지도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생체 센서가 더 발전하여 온도, 혈압, 산소포화도, 뿐만 아니라 WBC, RBC, 혈당, 동맥혈가스 등 다양한 지표들을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환자의 24시간 365일 건강 상태를 주치의가 모니터링하는 미래가 조만간 펼쳐질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세계 최고 수준의 두뇌와 전문성을 지닌 우리나라 의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전문성을 발휘할 미래가 기대된다.
2020-12-28 05:45:50오피니언

이영 의원 "보훈병원, 상조회와 수의계약 수익금 사용"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중앙보훈병원이 직원 상조회와 식당·자판기 등 수익시설을 수의계약해 운영하며 발생한 수익금으로 퇴직자들에게 고액의 기념품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 의원. 국민의힘 이영 의원(정무위)이 14일 보훈복지의료공단 자료 분석결과 중앙보훈병원은 1992년부터 병원 내 식당과 매점, 자판기 등 수익시설을 직원 상조회와 수의계약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 상조회는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 대상이 아님에도 중앙보훈병원은 보훈단체 등과의 갈등을 우려해 불가피하게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조회의 최근 5년간 수익·지출 현황을 살펴보면 상조회가 식당과 매점, 자판기를 운영해 발생한 수익 중 연평균 1억 5000만원 이상이 직원 복리후생에 사용됐다. 이들 중 일부는 퇴직자에 대한 고액의 기념품(순금 행운의 열쇠 10돈) 및 상조회 임직원의 재직 기념 선물(순금 행운의 열쇠 또는 금반지 7돈~1돈)을 위해 연간 수 천 만원이 지출됐다. 이영 의원은 "정부가 제공하는 보훈의료서비스의 혜택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국가유공자, 참전유공자를 비롯한 국민들이 사용하는 식당과 자판기에서 얻은 수익금이 중앙보훈병원 직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상조회의 당기순이익은 5864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상조회 임원과 병원 직원들의 설, 추석 근로자의 날, 창립기념일 선물과 정년 및 명예퇴직자에 대한 기념품을 비롯한 직원 복리후생에는 2억 2221만원이 사용됐다. 같은 해 상조회의 보훈단체 지원은 직원 복리후생의 10% 수준인 2400만원에 불과했다. 이영 의원은 "상조회는 단어 그대로 서로 돕는 모임인데 중앙보훈병원 상조회의 모습은 병원을 방문해 식당과 자판기를 이용하는 보훈대상자들이 병원 임직원을 도와주는 형태"라면서 "국가보훈처와 보훈공단은 중앙보훈병원의 수익시설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10-14 12:05:03정책
기획

“의료환경 비전없다”...해외로 떠나는 젊은의사들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기획|해외로 빠져나가는 젊은의사들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정책을 겪은 젊은의사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여파로 최근 해외 의사면허취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상태. 메디칼타임즈는 젊은의사들이 한국을 떠나려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상)의료 총파업 겪은 젊은의사, 좌절감에 해외면허 급증 (하)젊은의사 해외행 '돈' 아닌 '나'를 위한 선택 젊은의사들의 해외의사면허 취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의사 못하겠다'는 지나가는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 8월 의사 총파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해외의사면허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을 만나 최근 젊은의사들이 바라본 해외의사면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준비 중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울진군)와 JMLE(JAP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을 준비 중인 임윤택 공보의(상주시)가 함께했다.(이하 이름 생략) 젊은의사들은 지난 8월 의사 총파업 이후 해외면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왼쪽부터) 임유택 공보의, 대공협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 총파업 겪은 의사 해외면허 고민→실천…"일부 이야기 아냐" 올해 의료계를 관통한 최대 이슈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따른 의사 총파업.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이와 맞닿아있다. 일련의 상황을 겪으면서 한국에서 의사로 위치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을 느꼈다는 게 그 이유. 특히, 이들은 많은 젊은의사들이 단순히 해외면허취득을 고려해보는 정도가 아니라 진지하게 준비하는 인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조금씩 가지고 있었던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생각을 수면위로 올리게 된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김태영 공보의(이하 김)= 항상 해외면허취득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의사파업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생각 많이 하게 됐다. 물론 이에 대해 젊은의사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전부터 해외면허에 대한 씨앗이 마음에 있었다면 이번 정부정책을 계기로 그 싹이 튼 것 같다. 김형갑 회장(이하 김 회장)= 젊은의사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 중 하나는 정부의 공공재 발언이다. 공공재라는 단어는 재화나 서비스에 붙이는 단어인데 인격에 붙이는 게 너무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었다. 심지어 그 발언이 나올 때도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고 있던 입장에서는 솔직히 자괴감이 들었다. 김= 진료를 보면서 느낀 것은 기계로 찍어대듯 반복적인 진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소나 보건지소의 경우 진료비가 공짜인 환자가 많다보니 자판기 대듯이 "네가 약을 안줘도 나 다른 병원갈 수 있다 그냥 저렴해서 온 거다 내가 해달라는 해줘"라는 식이다. 임윤택 공보의(이하 임)= 누가 알아주라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식이 안좋다보니 사기가 꺾이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 의사를 하기 어렵다, 쉽지 않다는 고민이 계속 생기는 상황이 생기다보니 마음에서 나오는 분노가 있었던 것 같다. 김= 앞서 언급된 공공재라는 단어가 자꾸 생각나게 되는데 현재 진료환경에서 평생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 내가 노력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겨우 이것을 하려고 의사를 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책이나 환경이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소홀해지고 악순환의 반복이라는 인식이 있다. Q.최근의 상황들이 심경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는데 실제 체감정도는 어떠한가. 김 회장= 매년 대공협에서 해외면허 자격 취득하는 과정에 대한 요청이 있었는데 지금은 가장 관심이 높았던 미국 외에도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등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방법에 대해 조사를 하고 포럼을 열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임= JMLE 즉, 일본행이라는 선택지가 젊은의사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지만 파업 전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 일본면허를 준비하는 카페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한 곳 있는데 카페 회원 수가 몇 년을 모아서 2500명을 내외였는데 최근 3달 만에 약1000명이 늘었다. 불과 3개월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는데 정부 정책 등의 영향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김= 보통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 중 해외면허 취득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까지 주변에 그런 인원이 없었다가 파업 이후 동기 5명 중 3명이 해외면허 취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수치다. 김 회장= 의대생부터 해외면허취득을 준비했는데 당시 동기 100명 중 2명이 해외면허취득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100명 중 10명이 관심을 가지고 준비과정이나 자격요건 등에 대해 물어보는 분위기다. 그 중에는 이미 수련을 받고 있는 인원도 있었다. 임= 맞다. 일본행도 후배, 선배, 동기 통틀어서 유일했는데 최근에는 종종 연락이 온다. 일본시험은 서류접수가 길고 복잡한 과정이 있어 선배들이 물어보기도 하고 준비하면서 알게 된 행정실 직원에게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총파업 이후 서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히 관심에 높아지는 데 그치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김 회장= 오늘 좌담회에 공보의가 자리하다보니 공보의만 준비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해외면허 SNS에 스터디 메신저방을 보면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보의나 군의관이 상대적 시간이 있어서 하는 것으로 절대 일부 그룹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다. 김= 수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해외에 나가지 않겠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수련을 그만두고 일반의로 전환해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올해 중간에 수련을 그만둔 인원이 꽤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 숫자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젊은의사의 해외행 인재유출 우려…"환경 개선은 필수적"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에 대한 관심은 궁극적으로 인재의 유출이라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개선해야하지만 젊은의사들은 현 상태로서는 결심을 뒤집을 만한 요소는 없다고 진단했다. 임= 인재유출은 당연히 문제고 이는 의사직군에 한정된 것이 아닌 다른 국가, 다른 직역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인재유출이 의사나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해외면허에 대한 관심 증가가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젊은의사의 해외면허 취득으로 인한 인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진료 환경 개선이 동반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 실제로 인재유출이 가장 심한 곳이 이공계인데 공대출신 친구들이 미국에서 박사를 하고 나면 돌아오지 않는 케이스가 많다. 국내에서 전문과의 세부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인데 그런 문제가 우리 의료계에도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전에는 국내에서 버티면서까지 할 이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메리트가 사라져 문화적 장벽을 해쳐서라도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김= 단순히 페이(급여)의 문제로 해외면허를 선택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의 꿈이나 더 나은 삶의 질이라는 기조가 있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무서운 점은 한번 크게 드러나 문제의식이 생기면 모르겠지만 조금씩 유출돼 나중에 돌이킬 수 없을 때는 늦을 것으로 본다.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감은 있다. 임= 결국 젊은의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두 가지다. 전공의 근무환경에 대한 문제가 있고 두 번째로 비인기과를 하고 나서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보니 비인기과를 하지 않겠다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 전공의법 등으로 어떻게든 규제하면 되지만 두 번째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인다. 김 회장= 개인적으로는 전공의 근무환경도 법률로만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병원의 경영자나 조직이 자연스럽게 착취를 하지 않고 조직이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사회적 문제가 된 부분을 법으로만 했다가는 구조를 더 왜곡 시킬 수 있다. 지금의 병영경영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개선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임= 하지만 어느 정도 법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100시간 착취가 있었지만 노동기능법이 생기면서 100시간 근무 전공의에게 추가 수당 지금을 하라고 해서 병원이 수백억 원을 전공의에게 지급한 사건이 있었고 이후 극적으로 나아졌다. 물론 앞선 사례가 지속가능하진 않고 일본은 진료를 보는 것으로 흑자가 나고 의사를 고용해 체질 개선이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 현 수가 구조상으로는 수술, 진료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고 그래서 비인기과의 문제가 생긴다. 병원이 고용해주면 되는데 고용이 아닌 전공의나 PA로 때우고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는데 결국 수가 전체를 뜯어 고쳐야한다. 도돌이표가 되는 셈이다. 김= 결국 젊은의사의 해외면허 취득 결심은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 환경이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나아질 수 없는 부분이 명백하고 정책을 떠나서 많은 젊은의사들이 회의감으로 해외행을 선택하는 것 같다.
2020-10-12 05:45:59병·의원

"한국 사회 비만 극복, 정부 주도 재정정책 필요"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국내 비만 극복과 예방을 위해 정부 주도 대규모 재정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비만 예방과 퇴치를 위한 환경 조성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국가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 아시아 소아∙청소년 비만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가운데,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주도 비만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비만 정책 전문가들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이사장 유순집,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는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비만을 막기 위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학회는 지난 6일, 2018년 국제학술대회(ICOMES 2018)를 맞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제 비만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비만 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국가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에 보다 강력한 정책과 규제가 고려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먼저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보건복지부 등 9개 유관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은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범정부 차원의 비만 예방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사회보건 문제로서 비만 규제의 필요성과 시의성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합의가 도출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국민 건강증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비만 문제 해결에 나선 정부의 첫 단추로 평가했다. 부처 합동 대책 마련과 목표 설정 고무적… 직접적 효과 낼 수 있는 식품 규제 방안 필요 이와 관련 국제 비만정책 전문가들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와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비만의 원인을 40~50년 전부터 계속돼온 식품 제조와 유통 시스템의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식품 제조 및 유통 체계의 변화로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하던 시장은 소규모 매점이나 편의점, 대형 마트로 대체되고 있으며, 여기서는 대부분 고도로 가공된 음식(ultra-processed food)을 판매한다. 실제 멕시코의 경우 한해 섭취하는 열량의 58%가, 중국은 29%가 가공식품에서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리 팝킨 교수. 현재 미국을 비롯한 8개 국가의 비만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베리 팝킨(Barry Popkin) 교수는 "한국의 비만 종합대책은 신체활동 증진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성인들의 근로시간, 대중교통 이용시간, 신체활동 시간 등 소모하는 에너지량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섭취하는 에너지량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음료뿐만 아니라 식품 전체에서 설탕 함유량이 늘고 있고, 실제 판매되는 전체 식품의 약 75%에 단순당이 함유되어 있다"며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품의 3분의 2 이상이 완제품(간편식)으로, 동물성 식품과 정제탄수화물과 같은 고열량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이 걷고 뛰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신체활동만으로 비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직접 건강에 좋은 식품 선택하도록 소비 환경 조성" 베리 팝킨 교수는 가장 성공적인 비만정책 사례로 칠레를 꼽았다. 칠레는 2014년 가당음료 과세제도를 도입 후, 점차적으로 강화하며 다방면의 중재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칠레는 전체 식음료를 대상으로 위해성분 전면 경고 표시 제도(Front of package warning, FOP)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제품 전면에 패키지 면적의 10% 이상 크기의 위해성분 함유에 대한 경고 마크를 부착하도록 하고 해당 식음료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규제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규제가 실제 소아청소년들이 건강 식품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대목이다. 칠레는 1인당 가당음료 섭취량이 세계 1위인 국가였지만, FOP 도입 6개월만에 6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리 팝킨 교수는 "칠레에서는 이 정책이 실행됨에 따라 블랙 라벨(위해성분 경고 마크)에 대한 대중의 사회적 규범(social norms)이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부모에게 아이들이 먼저 '엄마, 검은색 라벨이 붙어있는 것은 먹으면 안돼요'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엄청난 변화이고,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변화"라고 전했다. 전세계 29개국 이상 자치정부, 비만 예방 위한 재정정책(fiscal policy) 도입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비만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중재 방안으로 이와 같은 정부의 식품 규제를 꼽았다. WHO의 비전염성 질병예방국 전략담당관인 주안나 윌럼슨(Juana Willumsen) 박사는 "WHO는 2014년 비만과 같은 비전염성 질병의 관리과 예방을 위해 총 88개의 중재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중 비만과 관련해서는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공공 캠페인, 식품 기업의 산업용 트랜스지방 사용 금지법 시행, 가당 음료 과세를 통한 설탕 소비 감소를 비용효과적인 중재방안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WHO는 지난 2002년, 비만을 '전세계에 만연한 전염병'으로 지목한 이후, 2015년 비만 문제의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 국가 단위의 재정정책(fiscal policy)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17년 12월 기준으로 29개 국가 및 자치주에서 이와 같은 대규모 재정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팝킨 교수는 "가당음료와 같이 반건강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의 구매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지만, 공급자에게 보다 친건강의 식음료를 생산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며 "실제로 가당음료 과세정책이 발표되고 유예기간이 주어지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조정된 과세율에 맞춘 제품을 재설계한다. 공급자들이 성분함량을 조절한 식음료를 생산하게 되면 이것은 공급되는 식품 전체의 영양 재설계를 견인한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율 감소에 초점,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중재 방안 마련 또한 국제 비만정책 전문가들은 성인비만을 야기하는 소아∙청소년의 비만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 예방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기에 낮은 자아존중감을 형성시키고 학업 성취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부분 비만인 성인으로 자라나면서 2형 당뇨병이나 조기 심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유순집 이사장. 지난 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75년 1100만이었던 전세계 비만아동 수는 2016년 1억 2천 890만명으로 40년 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즉, 전세계 5명 중 1명의 어린이가 과체중 또는 비만인 셈이다. 따라서 소아청소년들의 비만 예방을 위해 생애 초반부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의 주안나 윌럼슨 박사는 "비만 환자가 살고 있는 환경 전반을 생각해야 한다.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영양사에게 좋은 식습관 상담까지 받은 후 문 밖을 나섰지만, 탄산음료 자판기나 패스트 푸드를 파는 곳이 대부분인 환경 하에서는 비만을 유발하는 행동의 교정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환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국립 싱헬스 듀크병원의 광웨이 탐 박사는 "싱가포르는 굉장히 빠르게 도시화를 겪은 국가로 비만과 당뇨병이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당뇨병 유병률 감소를 위해 비만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2016년부터 국가 차원의 체중 관리 전략이 시행되고 있으며 총리가 주도적으로 이 정책을 발표할 정도로 비전염성 질병 예방은 국가적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건강검진을 국가에서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염려해 관계부처인 건강증진부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 마련되어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정책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많은 해외 사례를 검토해보면, 세금과 같은 강력한 정책이 없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비만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난다. 가당음료 등에서 걷힌 세금을 비만예방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도록 강제하면 된다"면서 "비만 극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도입이 논의될 수 있는 사회적 흐름이 만들어지도록 학계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 시민단체, 그리고 정책 및 정부 담당자들이 연대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전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이라고 정의하고 각국 정부에 비만의 위협을 경고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가 왜 비만 퇴치를 위해 각국 정부에게 강력한 규제정책을 권고하고 나섰는지, 전 세계 30여 국가가 왜 국가 차원의 재정정책을 도입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이 마련되어 비만 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지금 대한비만학회도 정부를 비롯한 관련 단체 및 전문가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하고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정책 학회로서의 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8-09-13 12:55:46정책

|칼럼|'문재인 케어'의 역습…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진다

메디칼타임즈=메디칼타임즈 2018년 1분기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진료비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니 41% 증가했다. 의원 (8%), 병원 (9%), 종합병원(14%)과 비교하여 증가율이 3-5배 수준이다. 문재인 케어 시행 이전에도 의료기관 이용 행태는 선진국에 비해 기형적으로 상급종합병원에 편중되어 있었다. 불요불급한 상급종합병원 이용을 억제하는데 일부 역할을 해왔던 선택진료제도까지 폐지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7월부터는 실시되는 2·3인실 급여화는 중소병원에는 적용되지 않아, 대학병원의 2인실이 동네 병원 2인실보다 본인부담이 낮아져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세금으로 의료재원을 충당하기에 ‘무상의료’라고 국내에 소개된 영국의 경우, 본인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런던 대학병원으로 몰릴 것으로 상상할지 모르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영국 대학병원을 방문해보면 전체 병상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정 비율의 빈 병실을 유지하고 있다. 언제 응급환자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병상의 공실률을 10-15% 유지한다고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첫째, 영국에서는 환자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선택할 권한이 없다. 거주지 주치의가 정해주는 의료기관을 가야 한다. 한국처럼 형식적인 진료의뢰서가 아니다. 주치의가 정해주는 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을 선택할 경우, 의료비의 대부분은 본인부담이다. 둘째, 의료진이 대학병원에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다고 판정하고 지역병원이나 호스피스기관 등으로 전원을 결정하면 바로 집행된다. 한국처럼 환자나 보호자가 퇴원을 거부하고 버티면 몇 년씩 대학병원 병상에서 머물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의료자원 배분은 의학적 중증도를 의사가 판단하여 결정한다. 수가통제와 의료선택권은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명제이다. 국가가 의료수가를 통제하는 영국과 같은 제도에서는 의료서비스는 국가가 배급을 하는 것이지,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있는 미국의 경우, 동일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는 천차만별이다. 보험료를 많이 지불하는 고가보험에 가입할수록 의료기관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시장논리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조절한다. 커피 한잔의 가격을 자판기든, 커피전문점이든 특급호텔 커피숍이든 동일하게 받도록 규제하면 많은 사람들이 특급호텔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줄지어 기다릴 것이다. 중이염 수술비가 동네 의원이나 수도권 대학병원이 비슷하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의료진과 고가 장비가 있는 대형병원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감기, 타박상 환자까지 대학병원에 와도 진료를 거부할 수 없고, 의료기관 종별로 수가에 약간의 차등을 두지만, 실질적 본인부담금은 차이가 거의 없다. 대학병원에서 하루에 300명이상의 외래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가 있는가 하면, 암 환자나 정신과 환자도 의사 1인이 하루에 150명이상 진료하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대형병원 의사들은 경증 외래환자를 보는데 지쳐, 입원중인 중환자 진료에 소홀해지는 것도 안전사고의 한 원인이다. 또, 일단 입원하면 퇴원하지 않으려 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으니, 수도권 대학병원 병실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응급수술 환자가 와도 입원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모님이 아프시다고 하면 아주 경증 질환이 아니면 대학병원에 보낼 것이다. 이를 강제할 근거를 만들면 환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라고 현 정부의 의료정책 입안자가 건강보험보장성 토론회에서 발언했다고 한다. 현 정부의 의료정책은 ‘병원비 걱정하지 말고 상급종합병원을 원하는 대로 이용하세요’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이 균형되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결정자들의 입장에서 저비용으로 고급의료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려 하니,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논의만 오랫동안 반복될 뿐 기본원칙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의 질이 더 낮아지고,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그 병원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순간에 이용할 수 없다면 의료선택권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의료수가는 국가가 강제 통제하면서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우리보다 몇 배 잘사는 선진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의료정책을 현 정부는 할 수 있다고 한다. 중장기적 제도 확립보다 단기적인 생색내기에 매달리는 의료복지 포퓰리즘,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궁금하다.
2018-07-02 12:00:58오피니언

허리나은병원, 자판기 수익금 지역 복지관 전달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지역 병원이 원내 자판기 수익금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눠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허리나은병원(원장 이재학, 김민성)은 최근 병원 내에 설치돼 있는 자판기의 수익금을 자발적으로 병원 인근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허리나은병원은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혜연 관장)에 200만원 상당의 라면과 구급함 등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하남시 지역 국회의원인 이현재 의원(자유한국당)도 자리를 같이 했다. 특히 2년전부터는 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중 긴급지원을 받은 환자가 생기면 병원의 홍성용 행정부장이 직접 찾아가 전해 주고 있어 주변의 미담으로 얘기되고 있다. 허리나은병원)은 2008년 개원이후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병원이 위치한 서울 강동구, 경기 남양주, 하남시 등의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온정을 베풀고 있다.
2018-02-12 09:15:33병·의원
기획

"비급여의 급여화, 환자쏠림 자명…철학 없는 문재인 정부"

메디칼타임즈=특별취재팀 기자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비급여도 문제지만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 의료전달개선협의체는 올해 안으로 논의의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가졌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없이는 비급여의 급여화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와 정부의 공통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1차, 2차, 3차로 나눠져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 손영래 팀장: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지불체계 개편이 없는 한 보장성 강화는 없다. 허대석 교수: 영국은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하다가 위암 진단이 나오면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을 3개 정도 환자에게 준다. 환자가 이 3개 병원을 거부하고 수도에 있는 큰 병원을 가고 싶다고 하면 보험을 안 해준다. 정부가 배급을 하려면 어느 병원을 가도 의료수준이 같다는 것을 확신시켜주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야 한다. 질이 낮은 곳은 폐쇄까지 시켜버린다. 이처럼 보장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철학이) 없다. 커피를 자판기에서 먹나 호텔에서 먹나 같은 조건이니 제주도에서 수술 받아도 되는 걸 서울까지 오는 것이다. 철학이 없다. 본인부담률이 줄면 당연히 환자 쏠림은 늘어날 것이다. 분명 지금 계산과는 맞지 않을 것이다. 순식간에 쏠림이 일어난다. 의료전달체계와 비급여의 급여화를 맞물려서 생각하지 않으면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환자가 안 움직인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순이다. 허대석 교수(왼쪽)와 김성원 고문 김성원 고문: 보장성 강화 대책은 대형병원으로 쏠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가를 올려줄지 모르겠지만 수가를 올려주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줄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은 어려워질 것이다. 손영래 팀장: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의원급 진찰료 인상, 병원 입원료 인상 같은 단순 논쟁이 아니다. 의원급에서 상담진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병원급에서 경증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체 진료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정영호 부회장: 개인의원과 지역 병원들이 모두 경쟁하고 있다. 옆으로 갈까 봐 무서우니까 아예 큰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한다. 지역에 있는 의료수요를 그 지역 안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김성원 고문: 일례로 요로결석 환자를 주변 비뇨기과 의원에 보내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정영호 부회장: 그런 게 원활하게 되도록 정부는 수가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이용과 패턴에 소비자도 있지만 공급자 의지도 중요하다. 지역 의료기관끼리 경쟁하는 것을 빨리 깨야 한다. 이 경쟁 구도를 어떻게 연합하고, 동맹해서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홍선 부회장(왼쪽)과 정영호 부회장 어홍선 부회장: 돈으로는 안 되고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 예전에는 진료의뢰서를 써줬을 때 해당 지역을 넘어가지 못했다. "전달체계 개선안 연내 발표, 70~80개 아이디어 담길 것" 손영래 팀장: 전달체계 개선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논쟁을 해보면 동네 병의원과 대형병원 기능 정립, 지역 안배성 추구 등으로 크게 정리된다. 손영래 팀장. 하지만 공급자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개선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개원가 내부에서도 합의가 안된다. 급진적인(radical) 변화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어홍선 부회장: 외과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 의료전달체계에서도 외과 파트에 대한 대책은 없다. 외과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전공의는 다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공급자부터 통일이 안 돼 있다. 결국 가치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다. 균형(balancing)이 어렵지만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손영래 팀장: 외과 파트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년 말부터 생겼다. 의료전달체계협의회에서도 여러 아젠다 중에서 포지셔닝 돼 있다. 의료 보장성 강화와 함께 전달체계 개편도 중요하다. 70~80가지 정도의 아이디어들이 담길 것 같다. *에필로그:메디칼타임즈 특별대담에 참석해 주신 허대석 교수와 정영호 부회장, 어홍선 부회장, 김성원 고문, 손영래 팀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2017-09-15 05:00:59병·의원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㉕

메디칼타임즈=이영민거룩한 잉카의 땅, 페루 4부 나즈카 편 생각지도 못했던 사막 투어가 정말 좋아서였을까? 다음 목적지인 나즈카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커진 상태로 이카를 출발하게 되었다. 나즈카를 방문하는 목적은 바로 나즈카 라인을 보기 위해서이다. 모 케이블 방송사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꽃보다 청춘 프로그램 ‘페루’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나즈카 라인을 보는 장면이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는데 바로 그 장소를 필자가 직접 가서 본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로울 따름이었다. 나즈카 라인은 나즈카 시내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나즈카 시내에서 별도로 나즈카 라인을 가는 관광용 버스가 있지만, 어차피 이카에서 나즈카 시내로 가는 대부분의 일반버스들이 중간에 나즈카 라인을 지상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서기 때문에 일반 버스를 타고 그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버스 기사의 말이, 중간에 내리는 사람이 없으면 그냥 휙 지나갈 수도 있으므로 졸지 말고 계속 내릴 곳을 확인하라고 해서, 필자가 그 곳에 도착할 때까지 끊임없이 눈을 뜨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앞에는 어느덧 황량한 들판이 나타나고 저 멀리 한 가운데 약 4층 높이의 전망대가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건물이라기보다도 얼핏 임시로 세워둔 보초대 같은 느낌의 건축물이 다가옴에 따라 저게 나즈카 라인을 관람하는 전망대가 맞나 싶었지만, 거의 다가옴에 따라 표지판에 ‘Lineas y geoglifos de Nasca'라는 표지판을 보고 나서야 보고 있던 것이 전망대가 맞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와 동시에 버스 기사가 필자보고 내리라는 손짓을 하여 허허벌판 한가운데 캐리어와 가방을 들고 내리게 되었다. 소정의 전망대 입장료를 내고 한 사람이 간신히 올라갈 법한 계단을 통해 전망대를 올라가니 넓은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를 둘러봐도 사전 조사 때 보던 그림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그림이고 어디가 그냥 들판인지 전혀 몰라서 허둥대고 있을 즈음, 옆에 관광객 무리와 가이드 한 사람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얼핏 봐도 단체 관광객들 같았는데 만일 가이드가 영어로 설명해주면 그 옆에서 같이 설명을 들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저 가이드가 영어를 쓰는 가이드이길 빌었다. 다행히 가이드는 영어로 설명을 진행했고 필자는 가이드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유심히 쳐다보며 나즈카 라인의 모습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리 높지 않은 지대에서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설명에 의하면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은 불과 두 세 종류밖에 안되며 전체적인 그림을 다 보기 위해서는 헬리콥터를 타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솔직히 그림이라는 것은 알아채겠는데 스케일이 생각보다 작은데다가 그냥 그림들을 계속 바라보니 과연 저걸 옛날 사람들이 그려놓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리기가 어려웠다. 여하튼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고 내려와 한참동안 전망대를 지나가는 일반버스를 기다린 끝에 나즈카 시내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나즈카 시내에선 따로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곧바로 쿠즈코(Cuzco)로 넘어가는 버스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리마보다야 가까웠지만, 여전히 나즈카에서도 쿠즈코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면 반나절 이상은 걸리는데다가 해발 4천 미터 지대로 올라가는 험난한 여정이기에 가급적이면 안전한 버스를 선택하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남미에는 장거리 버스의 경우 두 가지 자리가 있는데 의자가 거의 180도만큼 펴지는 Cama석(한국어로 침대칸이라 생각하면 편하다.)과 자리가 140도만큼 펴지는 Semi-Cama석으로 나뉜다. 필자는 Semi-Cama 석을 이용했는데 Cama석과 비교하여 특별히 불편한 점은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특이한 것은 버스 내에 무료 정수기와 커피자판기,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고 식사도 마치 비행기의 스튜어디스처럼 안내원들이 제공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점들을 잘 고려하여 마침내 야간버스로 쿠스코를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버스에서 처음 먹어 본 버스식이여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버스 내에서 제공한 기내식은 참 맛있었다. 그러나 음식으로 행복한 것도 잠시, 버스 안에서 자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숨이 막혀오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바로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소가 희박해졌기 때문이었다. 고산지대를 처음 가보는 필자로써는 쿠즈코에 도착할 때까지 산소 부족에 시달려야만 했다. 쿠즈코, 바로 험난한 여정을 예고라도 하듯이 말이다.
2016-10-14 23:08:34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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