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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양병원 특화가 생존전략 …의료+복지 복합체 시급"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방역 강화가 지속되는 전국 1300여개 요양병원의 경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감염병 취약시설로 규정되면서 신규 입원환자 감소와 퇴원 환자 증가 등 경영 압박에 시달리는 요양병원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희연병원 전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 특화만이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감염에 취약한 노인환자가 집중된 요양병원은 보건당국의 감염관리 수시 확인과 종사자 PCR 검사 상시화, 입원환자 대면 면회 축소 등 고강도 압박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김 회장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요양병원 병상 가동률이 5~10% 이상 감소되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으로 노인들을 가정에서 부양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요양병원 경영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팬데믹에 따른 요양병원계 변화를 진단했다.그는 "요양병원을 바라보는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노인 의료비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요양병원을 정비하려는 보건복지부의 요양병원 압박정책이 감염병 사태로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판단했다.한국 요양병원계 산역사로 불리는 그는 '의료와 복지 복합체'를 제언했다.■병원과 재가서비스 역할 분절 "의료복지 복합체 명문화해야 의료비 절감"김 회장은 "지금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요양원), 주간보호, 방문간호 등 의료와 복지 서비스 모두 별도의 법으로 규정되어 개설과 역할이 분절되어 있다"면서 "고령사회에서 재가서비스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과 같이 의료복지 복합체 운영을 명문화해야 노인 의료비 절감과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복지부는 현재 암 등 일부 중증환자로 제한해 의사와 간호사 등이 방문 치료하는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그는 "정부에서 사회적 입원으로 부르는 의료급여 중심의 선택입원군 환자에 대한 현장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회적 입원을 왜 하게 됐는지, 맞벌이 형태에 따른 부모 부양의 어려움 등 정확힌 진단이 필요하다. 노인환자에 대한 주간보호, 방문간호 등 재가서비스를 의료기관으로 확대해야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요양병원 생존전략으로 뚜렷한 칼라를 주문했다.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 생존전략으로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언했다.김 회장은 "환자를 기다리면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환자 중심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는다. 환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뚜렷한 칼라는 갖고 오롯이 환자 중심의 특화 전략으로 가야 요양병원이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요양병원 입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그는 일례로, 장기입원 노인환자 치료에서 중요한 욕창 관리와 신체억제 폐지 등 요양병원별 특성을 감안한 필살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욕창 발생 제로화와 신체구속 폐지 등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일부 요양병원의 진료비 할인 등 스스로를 옥죄는 편법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며 "소비자 중심 시대에서 환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요양병원은 결국 퇴출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환자 기다리며 돈 버는 시대 옛말 "치료·재활 가정복귀로 요양병원 인식 바꿔야"요양병원 의료진의 명확한 역할과 존재 이유도 경영자가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욕창 발생 제로화를 위해서는 환자의 체위변경이 동반돼야 가능하다. 그동안 환자의 체위변경을 간병인에게 맡기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 간호 술기의 한 영역으로 간호사가 2시간마다 입원환자 자세를 바꿔주면서 욕창 발생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모든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비전과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이어 "인간은 자신이 살던 고향에서 일생을 마무리 하고 싶은 회귀 본능이 있다. 요양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고 재활을 유도해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가족 같은 요양병원이 아닌 환자를 잘 치료하고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요양병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는 끝으로 노인환자 중심 고령사회에서 보건정책의 중요성도 개진했다.김덕진 회장은 "급성기병원과 재활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재가서비스 등 노인환자들의 치료와 관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에스컬레이터 역할의 보건의료 정책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적정수가를 마련한다면 건강보험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창했다.
2022-09-01 05:30:00병·의원
기획

"365일 기상부터 취침까지 재활관리...의료진 밀착 대동"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기획|초고령사회 일본 요양재활병원 변화해야 생존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2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요양재활병원 3곳을 방문해 선진화된 의료의 성장 동력과 개선과제 등 일본 의료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이번 일본 취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희연요양병원 이사장) 주최 전국 요양병원 관계자 34명이 참석한 제75차 일본병원 현지연수 동행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욕창제로 환자중심 1인 병실화 아리요시병원 [2]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재활 특화한 코후엔병원 [3]365일, 24시간 멈추지 않은 재활 고쿠라재활병원 "환자가 기상해서 취침까지 365일, 24시간 병동 생활 속 재활을 실천한다."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 위치한 고쿠라재활병원의 핵심 이념이다. 일본 최고 재활을 자랑하는 고쿠라재활병원은 내부 구조부터 일반 병원과 달랐다. 탁 트인 병원 로비는 편안한 느낌을 줬으며, 행정실과 약제실 등 전 직원의 모든 업무를 투명 창으로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고쿠라재활병원 하마무라 명예원장과 배석한 간부진이 한국 방문단 질의에 답하는 모습. 하마무라 아키노리 명예원장은 "병원 같지 않은 병원,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재활의학 권위자로 그의 인간존엄 정신이 투영된 고쿠라재활병원의 병동도 남달랐다. 병동 넓은 복도에는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휠체어나 비품 등 어느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 방문단 견학을 안내한 고쿠라재활병원 행정 간부는 "필요한 비품은 복도 벽 안쪽에 비치했다. 병실 일상생활 속 재활을 위해 넓은 복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재활의 실천은 세심함과 과감한 투자로 이어졌다. 행정과 약제실 등 모든 업무를 투명창으로 공개하는 고쿠라재활병원 모습. 병동마다 별도 식당을 비치했다. 병실 내 생활을 지양하고 환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조기 재택복귀까지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한 셈이다. 물론, 환자들의 모든 동선에는 의료진이 밀착해 대동한다. 병실 구조 역시 환자 중심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했다. 4인실 구조를 보면, 환자별 생활을 보호하는 칸막이 개인장과 1인실 못지않은 넓은 병실 공간과 안정감을 주는 조명 그리고 공동 사용하는 화장실을 중간에 배치해 환자들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198병상(회복기 병상+재활치료시설)인 코쿠라재활병원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11명과 110명에 달하는 간호인력 거기에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만 175명이다. 환자 1명을 맨투맨으로 재활시키고도 남은 의료인력을 보유한 셈이다. 환자의 개인 생활을 존중한 병실(위)과 입욕에 익숙한 일본 정서를 감안한 욕실(아래) 모습. 한국 요양재활병원의 딜레마인 신체구속 억제와 욕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입욕 문화가 발달한 일본 정서를 반영해 노인환자들을 위한 일반 욕실과 거동 불편환자를 위한 기계식 욕실 등 환자 중심 배려가 곳곳에 배여 있었다. 2018년 한 해 동안 회복기 재활병동(158병상) 평균 재원일수 86.8일, 자택 복귀율 78.9%, 재택 복귀 84.9% 등 일본 최고 재활병원다운 성과를 도출했다. 고쿠라재활병원의 설립한 노인홈(한국의 요양원)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포괄케어 실천 차원에서 특별양호노인홈인 '고쿠라노 사토'(80병상)를 운영 중이다. 한국 방문단 견학한 노인홈은 생활기와 말기 고령 노인들의 고향에 돌아왔다는 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만성기의료협회 주최 한국 방문단에게 설명 중인 간부 모습. 방문 당시 독감 유행으로 한국 방문단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국과 유사한 시골집 분위기를 위해 마주보는 병실구조를 탈피해 지그재그 형식으로 병실을 배치해 고향 길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 환자 10명을 한 유닛으로 병동마다 의료진을 배치했다. 노인홈 역시 재활 강화 시설과 공간을 별도 마련해 고쿠라재활병원 정신인 생활 속 재활을 실천하고 있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시골집 분위기를 연상해 노인홈 병실을 설계했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를 소중히 여기는 배려"라면서 인간존엄 소신을 피력했다. 고쿠라재활병원이 건립 운영 중인 노임홈 병실 구조는 고향길을 연상해 설계했다. 재활 최강인 고쿠라재활병원 역시 초고령사회 병원 간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일본 각 지역에는 고가의 유료 노인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호인력난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재활에 필요한 젊은 인력이 줄고 있다. 재활을 기피하는 젊은 간호인력이 늘어나고, 병원과 노인홈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호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활 거장인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직원들을 위한 흥미로운 연구회를 결성했다. 자칭 '인생연구회'. 고쿠라재활병원은 입원환자 재활 생활화로 84% 재택 복귀 성과를 도출했다. 환자들의 생활 속 재활을 지탱하는 힘인 직원들의 인생 상담자로 나선 것이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인생연구회에는 의료진과 직원 등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업무가 아닌 인생을 자유롭게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연구회를 통해 직원들의 말 못할 고민을 알게 됐다. 직원들의 고민은 자기 발전의 걸림돌로 격이 없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최강 재활병원 아성을 세운 고쿠라재활병원의 정신적 리더인 70대 하마무라 아키노리 명예원장의 인간존엄은 환자를 뛰어넘어 전 직원들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2019-12-18 05:45:55병·의원
기획

일본 최고 평가 요양병원…그 뒤엔 간호사가 있었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기획|초고령사회 일본 요양재활병원 변화해야 생존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2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요양재활병원 3곳을 방문해 선진화된 의료의 성장 동력과 개선과제 등 일본 의료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이번 일본 취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희연요양병원 이사장) 주최 전국 요양병원 관계자 34명이 참석한 제75차 일본병원 현지연수 동행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욕창제로 환자중심 1인 병실화 아리요시병원 [2]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재활 특화한 코후엔병원 일본 후쿠오카 코후엔병원은 요양재활 특화로 전국 요양병원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1940년대 코후엔 요양원으로 출발해 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지역사회를 넘어 일본 최고 요양재활로 거듭나고 있는 코후엔병원의 비기는 무엇일까. 한국 방문단을 위해 코후엔병원 발전과정을 발표한 키노시타 병원장은 40대 젊은 의사다. 아버지 키노시타 이사장에 이어 3대째 병원을 가업으로 이어가는 코후엔병원. 왼쪽부터 코후엔병원 나카오 총괄간호부장, 키노시타 이사장 그리고 그의 아들 키노시타 병원장. 놀랍게도 코후엔병원 발전과 도약은 한 간호사로부터 시작됐다. 30년 전 20대 젊은 간호사는 요양병원인 코후엔병원에 입사한다. 병실 안에 변기통이 있고 노인환자들은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치매를 지닌 환자는 신체구속 상태에서 현재 한국의 일반 요양병원과 다르지 않았다. 시골에 위치한 코후엔병원은 인구 고령화로 주민들도, 의료 인력도 대도시로 빠져나가며 경영악화를 거듭한다. 20대 젊은 간호사의 눈에 비친 코후엔병원은 변화가 필요했다. 탈신체억제를 시작으로 와상 상태 환자들을 일으켜 세워 걸어가도록 했으며, 병실 밖 화장실로 배변을 유도했다. 코후엔병원은 전 병동 의료진 사진을 배열해 환자들의 신뢰감을 높였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한국 방문단 모습. 그의 노력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반발을 불러왔다. 의사도 아닌 신입 간호사가 그동안의 암묵적 관례를 무시하고, 치매환자의 신체구속을 해제하고 환자를 일으켜 세워 걷게 하는 재활의료 영역에 침범한 셈이다. 환자를 묶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의료진 경고를 무시한 채 묵묵히 파격적인 간호업무를 시행했다. 시간이 흘러 젊은 간호사의 노력은 탈신체구속 억제와 재원기간 단축, 재택복귀 제고 등 환자들의 미소로 이어졌으며 경영적 성과로 도출됐다. 그 주인공은 코후엔병원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이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전 의료진이 병동 스테이션에서 근무하는 모습. 50대인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의료진은 환자를 묶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나는 무엇이 노인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학습하고 고민했고 이를 실천했다"면서 "환자들을 걷게 하면서 병실 내 배변을 없애고 화장실로 유도했다. 의료진이 아닌 환자 입장에서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코후엔병원의 급격한 변화는 의료진 이탈로 이어졌다.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은 "병원 의료진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 때 저는 '나갈 사람은 나가라'라며 환자 중심 간호를 지속했다. 현 이사장이자 당시 병원장이 저를 믿고 응원했기에 가능했다"며 "탈신체구속 억제와 와상 상태 환자를 걷게 하는 재활은 실적으로 이어졌고, 그 이후부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모두 아무 말 못했다"고 강조했다. 젊은 간호사의 추진력에는 당시 병원장인 키노시타 현 이사장의 두터운 신뢰감이 내재되어 있다. 키노시타 이사장은 한국 방문단 질문에 "(나카오 간호사 활동을)그냥 묵묵히 지켜봤다"면서 "코끝에 간지러운 환자들은 신체구속으로 얼마나 괴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생활 속 재활을 위한 입원환자들과 함께하는 의료진들. 코후엔병원은 이를 계기로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병원 이념도 새롭게 정립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한다'는 이념 아래 변화하는 재활의료와 재택의료 등 시대흐름을 선도했다. 365일 생활 속 재활에 초점을 맞춰 식사와 배설, 목욕, 보행 그리고 지역 병의원과 연계 강화 등 일본 특성에 부합하는 일상생활 속 재활로 변모시켰다. 이로 인해 급성기병원에서 전원된 입원환자의 복귀율은 70%에 달했으며, 지역 의원의 전원율도 25%를 상회했다. 환자의 눈높이에서 보행 중인 입원환자를 뒤따라 가며 재활 중인 의료진. 코후엔병원의 핵심 키워드는 종합진료와 재활 그리고 재택 네트워크이다. 요양병원 재활치료도 수가 가산이 반영된 일본 개호보험 특성상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의 노력과 실천은 지역사회 신뢰로 이어졌다. 와병 상태 전원된 중증환자가 코후엔병원에서 한 달 사이 앉아서 신문을 보는 일반 환자로 탈바꿈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코후엔병원 부단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가 모여 매일 매일 바뀌는 환자별 상태에 따른 최적의 진료방법을 협의해 실천한다. 경영팀은 주간과 월간 진료실적과 경영실적 보고서를 작성해 전 직원이 볼 수 있게 공개한다. 코후엔병원은 입원환자 성명 옆에 노란색과 주황색, 빨간색 등 색깔로 환자 중증도를 표시한다. 여기에는 급여기준을 넘어서 삭감된 사례까지 포함해 의료진 전체가 코후엔병원 현 상황을 진단하고, 진료과별, 병동별 미흡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는 능동적인 대처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월차 보고서에는 입원환자의 재택 복귀율과 간호인력 피로도, 환자의 입퇴원 전원 출처와 방문간호 건수 등 환자와 의료진을 배려한 디테일한 기록도 수록되어 있다. 코후엔병원 병실을 방문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입원환자 이름 옆에 노란색과 주황색, 빨간색 표시가 되어 있다. 365일 재활과 생활 속 재활로 평범한 요양병원이 일본 최고 명성 요양재활병원으로 거듭났다. 물리치료실 모습. 환자의 중증도를 표시한 것으로 24시간 돌아가는 병원 특성상 의료진 인수인계 과정 속에서 묻힐 수 있는 환자 상태를 주지시키고 환자에게 한번 다가서는 보이지 않은 룰을 정한 것이다. 키노시타 이사장은 "코후엔병원 의료진은 모두 평범하다. 40년 전 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요양재활 특화 병원으로 거듭하기까지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을 비롯한 모든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부단한 노력과 헌신을 했다"고 말했다. 코후엔병원의 경영 노하우는 환자 중심에서 모든 실적을 공개하면서 전 직원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성장 동력을 부여하는 그들만의 평범함으로 압축된다.
2019-12-17 05:45:55병·의원
현장

"탈신체억제 낙상사고 우려보다 인간존엄이 먼저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의료변화 요인 핵심은 고령화와 치매다. 한국의 2019년은 일본의 1990년대 수준으로 약 25년 전 모습이다. 신체가 자유롭기 못한 고령자가 증가해 재활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고쿠라재활병원 하마무라 아키노리 명예원장(72, 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지난 6일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창원 희연요양병원 이사장) 주최 일본병원 현지연수 특강을 통해 일본 요양재활병원 40년 발전과정을 2시간 동안 진솔하게 발표했다. 일본 재활의학계 거장인 하마무라 명예병원장은 지난 6일 일본 고쿠라재활병원에서 만성기의료협회 주최 일본 연수단을 위해 특강을 했다. 그는 한국 연수단을 감안해 모든 발표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배려를 보였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1980년대 신체구속과 기능회복에 머문 일본의 재활케어 개념을 '생활 속 재활'과 '지역 사회 재활' 등 획기적으로 바꾼 일본 재활의학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주최 일본병원 현지연수를 동행 취재한 메디칼타임즈는 하마무라 명예원장 특강 중 한국 의료계에 시사하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그는 일본의 고령화를 전제로 한국의 25년 후 모습을 전망했다. 앞으로 75세 이상 고령자가 급증하고, 고령화 진행에 따른 치매(인지증) 환자, 65세 이상 독거 및 부부가구 그리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및 국민연금 부담재정 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마무리 원장의 화두는 분명했다. 고령사회 의료계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1980년대 간이화장실을 병실에 놓은 일본 병원들 모습. 1980~1990년대 일본 요양병원 수는 증가했고, 입원한 노인환자 신체구속과 와상, 욕창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당시 재활의학과 하마무라 전문의는 '재활=기능회복훈련'이라는 인식을 탈피해 '재활은 다시 생활을 되찾는 것', '일어나서 평범하게 생활하는 재활', '지역에서 지원하는 재활' 등으로 인식을 바꿔 실천했다. 데이케어 프로그램과 방문간호, 데이케어 체조, 데이케어 여행 및 지역재활 활동 등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를 활동하는 환자로 인식을 전환하며 일본 의료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가 인식을 바뀐 계기는 1980년대 수 십 차례 유럽 여러 국가 병원 시찰을 통한 체험이다.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스위스와 영국은 입원 환자복이 아닌 넥타이를 한 고령 환자 재활과 주간은 앉아서 생활하는 재활병동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하마무라 병원장이 1980년대 유럽 출장으로 선진화된 재활 모습을 보고 충격받은 사진들. 치매환자를 위한 영국 데이케어와 덴마크 Activity 센터는 동네 어디서나 있고, 의료진(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이 ‘맨 투 맨’으로 환자를 대동했다. 특히 치매 노인환자를 어린아이 취급하며 소꿉놀이를 한 일본 치료프로그램과 달리, 그림 그리기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는 생활 속 재활, 한발 더 나아가 장애인 주택과 지역케어까지 실행했다. 한국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시작한 보건의료와 복지를 연계한 커뮤니티케어(지역돌봄) 시범사업이 40년 이전 유럽에서, 이를 벤치마킹한 일본은 30년 이전 시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매김한 셈이다. 하마무라 원장은 고쿠라병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인간존엄'을 모터로 병실에 있던 간이 화장실을 없애고 다닥다닥 붙어있던 병실을 다용도실과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배려한 재활체계 입각한 환자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고쿠라병원 전 직원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의료진을 설득한 내용. 한국 의료계가 주목할 사례는 또 있다. 의료진을 포함한 전 직원 무기명 설문조사를 통해 '본인의 부모에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료 패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노인환자 신체구속과 학대, 인격을 경시한 언행, 눕혀놓고 앉혀놓은 목적 없는 훈련 등이 포함됐다. 하마무라 원장은 "기억을 잃어버려도, 인생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인간존엄을 토대로 반발하는 의료진과 직원들을 설득했다. 150병상에 불과한 고쿠라재활병원이 일본의 대표 재활병원으로 거듭나기까지 오너인 하마무라 원장의 인간존엄을 전제한 퇴원 전과 퇴원 후까지 생활 속 환자재활이 무서울 만큼 세심하게 깊이 배어 있다. 재활은 기능 회복이 아닌 생활 속 재활를 실천하는 고쿠라재활병원의 퇴원 전후 지원 활동 모습. 하마무라 원장은 신체구속 탈억제 극복 과정을 묻는 한국 방문단 질의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노인환자의 신체억제는 안한다는 사고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느냐. 탈억제에 따른 낙상사고 걱정보다 인간존엄이 먼저다." 명예원장인 그의 소확행은 일 년에 한번 치매환자 등과 여행이다. 물론 이들과 여행에는 의료진이 ‘맨투맨’으로 동행하는 고쿠라재활병원의 노력이 숨어있다.
2019-12-10 05:45:56병·의원

의료계 첫 국가품질명장 탄생…희연병원 김덕진의 저력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희연병원 김덕진 이사장의 명예명장 수훈 모습. 의료계 첫 대통령이 수여하는 국가품질명장을 탄생했다. 창원 희연병원 김덕진 이사장(66)은 6일 오후 창원 리베라 컨벤션에서 ‘국가품질 명예명장 수훈기념 소연'을 개최했다. 이날 수훈기념 행사에는 의사협회 이필수 부회장(전남의사회장)과 아동병원협회 박양동 회장, 건국의대 이건세 교수, 연세의대 이규식 명예교수, 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 병원협회 박현 본부장, 한국만성기의료협회 부산지역 곽현 회장, 전북지역 박종안 이사장, 황찬호 총무이사 및 일본 고쿠라 리하빌리테이션병원 시설협회 하마무라 회장 등 국내외 보건의료계 저명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김덕진 이사장의 수훈을 축하했다. 앞서 한국품질명장협회는 노인의료 요양과 재활을 선도한 희연병원 김덕진 이사장의 공로를 인정해 국가품질명장에 선정했다. 국가품질명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한국품질명장협회가 10년 이상 산업 현장에 근무하고 품질분임조 활동경력이 5년 이상인 사람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해 대통령이 직접 증서를 수여하는 제도이다. 명예명장을 수상한 김덕진 이사장은 1952년 경남 창녕 출생으로 동아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2년 창원 한서병원 이사장인 형의 권유로 의료계에 입문해 노인요양병원협회 회장과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원회 위원,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현)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92년 국내 1호 노인전문병원을 개설해 실패한 후 재기를 통해 지난 37년간 한국 노인의료 요양 및 재활치료에 한 획을 그으며 요양병원계 거물로 성장했다. 김덕진 이사장의 인사말 모습. 김덕진 이사장이 운영하는 희연병원은 신체억제 제로와 욕창 제로 선언을 시작으로 365일 재활 등 요양병원 역사와 기록을 갱신하며 매년 1400여명의 국내외 의료복지 전문가와 의료기관,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이 견학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옳은 일은 항상 옳다'는 울림 있는 철학으로 고령환자와 재활환자에게 희망을 주면서 우리나라 요양병원계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연병원(원장 김양수, 재활의학과 전문의)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의료진 160여명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환자의 손과 발을 묶는 신체구속을 하지 않으며 노인환자 존엄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국내외 보건의료 분야 저명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김덕진 이사장의 수훈을 축하했다. 또한 입원환자 매 끼니 32가지 식단을 통해 영양 상태를 개선시키고 원내 방송을 통한 정확한 시간, 정확한 체위 변경, 수시 라운딩으로 욕창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 김덕진 이사장의 신념과 노력은 재활치료 입원환자 재택복귀율 84.7%, 평균 재원일수 57일로 국내 요양병원들의 부러움을 사는 명품병원을 구현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한국 3개국이 가맹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 한국지부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를 창립하고 3개국 순회 학술대회를 공동 주최하며 변화하는 세계 속에 한국 노인의료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희연병원 김덕진 이사장은 명예명장 수훈 영광을 모든 의료진들에게 돌렸다. 희연병원 160여명의 의료진 단체사진. 김덕진 이사장은 "희연의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 해 준 의사와 간호사, 치료사 등 의료진 모두에게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도 노인의료 질 향상을 위해 국가품질 명예명장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양질의 만성기의료가 조성되지 않으면 한국의료가 성립되지 않은 시기에 도달했다"면서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의료와 복지 연계체계 확립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덕진 이사장은 “병원 고객은 환자다. 모든 시스템 환자 중심으로 바꿨다. 의료진 힘이 든다. 하지만 가야할 방향이다. 옳은 방향으로 타협하지 않고 걸어왔다”고 전하고 “환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자는 신념과 철학으로 오늘 같은 영광이 있다. 지금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19-09-07 06:00:06병·의원
현장

"지역사회와 결합한 요양병원의 표준을 만들어가겠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노인들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집과 주변 지역사회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고령화에 대비해 복지와 보건의료를 결합한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시범사업)을 야심차게 추진 중인 가운데 이미 20년 전 지역사회 노인들을 위한 방문의료 등 커뮤니티케어를 실천하는 요양병원이 있어 주목된다. 창원 희연병원은 희연재가 커뮤니티케어센터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희연병원이 별도 법인설립으로 운영 중인 커뮤니티케어센터와 센터내 부착된 희연 직원들의 각오. 희연재가 커뮤니티케어센터는 2008년 7월 사회복지법인 설립에 따른 장기요양기관 지정을 통해 지역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희연병원의 인간존엄 실천을 위해 마련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입각해 1등급부터 인지지원 등급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간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택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사회 노인 75명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41명의 전문인력으로부터 원하는 시간에 건강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주간보호센터에서 건강체조를 즐기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노인들 모습. 주간보호센터는 건강체조와 레크레이션, 물리치료, 미술요법, 음악교실, 요리교실, 네일아트 등 신체활동과 인지활동, 사회적응 활동 그리고 식사 제공 등 노인들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문간호 서비스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인력이 노인들의 가정을 방문해 상처관리와 유치도뇨관 관리 등 진료보조와 요양 상담을 진행한다. 희연주간보호센터와 방문요양 이용 노인들을 위한 희연병원의 차량 서비스. 요양보호사의 경우, 1일 3~4시간 가정을 방문해 기억력 향상 활동과 외출 동행, 장보기, 의사 소통, 이동형 목욕차량을 활용한 목욕 서비스 등 밀착형 일상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희연재가 커뮤니티케어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케어매니저 운영이다. 간호사 출신 케어매니저를 전면 배치해 요양병원 퇴원부터 장기요양등급, 커뮤니티케어 프로그램까지 개인별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인들의 만족도를 향상시켰다는 평가이다. 케어매니저를 운영 중인 희연재가커뮤니티케어센터는 방문요양과 방문간호,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정경 센터장은 "주간보호와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서비스를 통합 운영해 지역사회 노인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어르신은 동일 건물에 있는 희연병원을 통해 언제든지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숙 이사장은 "케어매니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양병원 퇴원 계획 수립 전문인력의 수가 신설은 고마운 일이나 퇴원 이후 장기요양보험 노인들을 위한 방문요양와 재가서비스 계획 수립도 중요하다"며 장기요양 등급 어르신을 위한 정책적 배려를 주문했다. 최정경 센터장(가운데)과 박희숙 이사장(오른쪽)은 지역사회 어르신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난 20년 간의 노력을 설명했다. 희연재가 커뮤니티케어센터의 고민도 적지 않다. 박희숙 이사장은 "어르신들을 위해 재택방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간호인력과 요양보호사의 감정 노동으로 중도에 그만 두는 사례가 빈번하다.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정책의 안착을 위해 이들 전문인력에 대한 적정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국내 요양병원 중 신체구속 제로를 첫 선언한 희연병원은 희연재가 커뮤니티케어센터를 통해 인간 존엄성에 근거해 어르신들의 밝은 미소와 마지막 남은 잔존능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오늘도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9-06-14 06:00:55병·의원

72시간내 응급입원 가능한 '한국형 사법입원' 모델 찾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국내 의료환경에 맞는 한국형 사법입원제 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그 모형은 사법적 테두리 내에서 응급 정신질환자의 입원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행정적 기능을 하는 전담팀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는 사법입원제 도입을 두고 각계 전문가들이 격론을 벌인 결과다. 는 지난 3일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 대한정신건강의학과봉직의협의회 유지혜 특임이사,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배준익 변호사, 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회장을 본사 스튜디오에 초청해 긴급 좌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중증정신질환자의 반복적인 사건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법입원제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 먼저 권준수 이사장은 "최근 정춘숙 의원이 발의한 외래치료지원제는 핵심을 벗어나 있다"며 "법안의 내용은 치료비를 지원해주겠다는 것인데 의료현장의 문제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는게 핵심이다. 환자가 치료를 받으러 안오는데 비용 지원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강제입원은 인신구속과 치료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치료는 의사가 책임지지만 인신구속 결정은 사법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현재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이하 입적심)에서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가족이 입원 여부를 결정, 이를 행정적 기구로 인정하고 있는데 자칫 향후 환자로부터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부 환자는 입적심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인 안전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불안한 제도"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사법입원제'라는 명칭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있다면 명칭은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고 봤다. 대한정신과봉직의협의회 유지혜 특임이사 유지혜 특임이사는 '사법입원제' 대신 '사법입원치료'로 명칭을 바꿔 칭할 것을 제안하며 법적인 테두리로 포함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의정부 정신과 봉직의 집단 압수수색 사건의 핵심은 의사에게 정신질환자 신체구속 권한을 왜 남용했느냐 하는 점"이라며 "이를 다시 국가로 역할을 되돌리는 게 사법입원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청이 심각한 환자도 보호관찰 처분을 받으면 꾸준히 보호관찰소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며 "사법적 테두리에서는 철저하게 지키던 환자들이 정신건강복지법 내 외래치료명령제로 넘어오면 지키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 특임이사는 중증정신질환자가 폭력적인 상황에서는 격리나 강박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송 과정에서 경찰 이외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판단, 법적 테두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법무법인 LK파트너스 배준익 변호사 이에 대해 배준익 변호사는 "법조계는 환자의 입원은 의학적 판단에 의한 것인데 왜 판사 혹은 변호사가 이를 맡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법제처에선 삼권분립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고 말했다. 정신보건법의 주관부처는 복지부인데 여기에 사법부가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법제처의 판단. 그는 "변호사협회 등 법조계는 사법입원제와 관련 환자의 인권보호, 신체보호 침해 입장에서 억울한 범죄자가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이라며 "실제로 인신보호법에 따른 구체청구 사례도 즐고 있는 등 일각에서 강제입원이 남용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법입원'이라 함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데 이를 법원의 영장 혹은 그에 준하는 절차를 두는 것도 모순이라는 게 법조계 일각의 입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형사적 요소'를 배제한 준사법적 테두리 내에서 행정기관의 개입을 최소화한 제3의 기관이 역할을 맡는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권준수 이사장은 실질적인 대안으로 72시간 이내에 응급입원을 판단하는 실무적인 팀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팀 구성원은 정신과 전문의, 법조인, 환자인권보호자, 시민단체 등으로 환자입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이면 충분하다고 봤다. 권 이사장은 "팀 구성은 향후 논의하면 된다. 객관적인 성격을 갖춘 일종의 입원심판원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응급 중증정신질환자의 입원을 판단하는 기간을 14일로 두는 것은 신체자유 측면에서도 과도하게 길다고 본다"며 "일률적으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응급입원인 경우는 72시간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동의했다. 그는 "정신과 전문의는 물론 환자 가족입장에서도 중증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은 강력하게 원하는 바라고 본다"며 "그런 측면에서는 법조계에서도 신체자유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진행 및 정리 = 이지현, 황병우 기자
2019-05-08 06:00:58병·의원

의료용 첫 피트니스센터 "제도가 의료현장을 만든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희연병원이 국내 첫 의료형 피트니스인 파워 리하빌리테이션 센터(Rehabiltation Center)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희연병원은 1992년 국내 첫 노인전문병원 설립한 이래 신체구속 제로와 욕창발생 제로, 퇴원 환자 주택 개보수, 재활로봇, 뇌졸중 재활전용 병동, 가상현실 훈련실까지 이미 독보적인 서비스로 유명한데 이번에 의료용 피트니트센터를 개소해 또한번 차별화에 나서는 것. 메디칼타임즈 현장 취재결과, 재활센터는 150평 규모로 운동처방사와 물리치료사가 상근하며 러닝 존과 GX(Group Exercise) 존, 웨이트 존, 라커 존 등에 26종 30대의 최고급 헬스장비와 체지방 분석기, 슬관절 엘리트 전동 운동기를 배치했다. 지난 26일 희연병원 센터 개관식에는 김희상 재활의학회장을 비롯한 요양 및 재활의료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개관식 테이프 커팅 모습. 입원환자의 최단기간 내 퇴원을 목표로 환자 스스로 각종 헬스기구를 이용해 기능 회복과 근력 강화를 위한 자율적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유수 피트니스 센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수 억 원에 달하는 최고급 헬스 장비를 구입한 희연병원. 최신 헬스기구를 배치해 재활환자 조속한 사회복귀를 유도하는 희연병원. 김덕진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고령사회에 대비해 복지와 의료를 결합한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요양병원 정책도 재원 기간 최소화와 환자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희연병원은 입원환자 스스로 자율적 운동을 통해 조기 복귀를 유도하겠다"며 운동 재활센터 개관 취지를 설명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의료인들의 궁금증은 센터 유지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고령사회 일본의 경우, 급성기와 아급성기, 회복기 등을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 중 200여곳에서 운동 재활센터를 운영 중이다. 일본 의료기관 내 운동 재활센터는 입원환자 대상 본인부담과 수가로, 지역주민 대상 전액 본인부담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사와 물리치료사가 입원환자의 재활을 돕는 맞춤형 운동을 제공한다. 반면, 희연병원은 오롯이 환자를 위한 투자임을 분명히 했다. 김덕진 회장은 "운동 재활센터는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준비했다. 의료수가는 없고, 비급여도 아니다"라고 전하고 "환자를 위해 옳은 일, 환자를 돌보고 사회와 가정 복귀를 위한 일은 희연병원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중추신경과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면서 재활치료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젊은 층 환자가 늘어나면서 정든 가정 복귀에서 직장생활 복귀를 위한 의료기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희연병원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인 것은 환자의 안전사고 예방이다. 희연병원이 수억원을 투입한 운동 재활센터는 의료수가도 없고 비급여도 아닌 관리운영 비용 전액 병원이 담당한다. 운동 재활센터는 환자 자율성이 명시된 이용신청서를 통해 가능하며, 운동처방사와 물리치료사가 대동해 맞춤형 운동을 제공한다. 개관식 참석한 재활의료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올해 하반기 시행 예정인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제도 본 사업을 앞둔 상태에서 희연병원의 운동 재활센터는 "제도가 현장을 이끄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의 의료형 피트니스 이용 환자 127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6개월에서 5년 사이 혈압과 중성지방, 혈당 평균 수치가 크게 낮아지고 고혈압은 약 40%, 고지혈증은 약 60%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희연병원 김양수 병원장(가운데)이 일본 재활의료 대가인 리하빌리테이션협회 하마무리 전 회장(맨 우측)에게 센터를 설명하는 모습. 김양수 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근골격계 질환 뿐 아니라 뇌졸중으로 인해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높은 수준의 기능적 회복을 돕고 일상생활 복귀와 사회적 활동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파워 리하빌리테이션 센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전국 1500곳에 달하는 요양병원 상당 수는 입원환자 사회와 가정 복귀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김덕진 회장(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은 "전체 요양병원 중 일부는 문제가 있으나 70% 이상은 환자 치료와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선의와 열정을 가진 요양병원들이 없다면 수많은 노인환자를 국가가 책임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의 애정 어린 관심을 주문했다.
2019-04-29 12:00:58병·의원

'신체구속=요양병원' 주홍글씨 인증제로 지울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요양병원을 향한 정부의 규제 강도가 고조되는 가운데 요양병원 스스로 교육과 인증 등 내실 강화를 천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신임 회장(사진, 이손요양병원 원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 등과 만나 "급변화하는 노인의료 정책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요양병원 교육과 인증 제도를 새롭게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덕현 회장은 입원환자 신체구속 금지와 의료 질 관리 등을 실천하며 울산 이손요양병원을 지역사회 노인의료 최고 의료기관으로 성장시켰다. 손 회장은 "임기 동안 노인인권에 기반한 존엄케어 실천을 위해 요양병원 가이드라인 제공과 교육 확대 등을 시행해 나가겠다"면서 "국민의 마음에 다가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노인의료 전문가로 인정받는 요양병원을 구현할 것"이라고 포부를 피력했다. 그는 요양병원 권익 보호를 위해 교육센터 활성화를 일순위로 꼽았다. 손덕현 회장은 "협회에서 2009년 신체구속 억제 선언 이후 후속조치가 미진했다. 무엇보다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제도와 정책 변화에 따른 교육 영상을 준비 중에 있다"면서 "5월부터 전국 시도 순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쳐 교육센터 설립 등 회원병원 교육에 내실화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근거중심 정책 제언과 국민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하고 "재활위원회와 암재활위원회, 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 등을 신설해 요양병원 정책 변화를 적극 대처하겠다. 사무장병원 등 불법행위 신고센터 개설과 윤리위원회 활성화 등 자정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 인증제 신설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손덕현 회장은 "현재 요양병원 대상 정부의 인증제도는 있으나 급성기병원 중심 기준이다. 협회 자체 인증기준을 마련해 요양병원 스스로 자체 개선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라면서 "협회 인증제는 강제 사항은 아니나, 요양병원 운영에 필요한 사례 중심의 최소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활의료 본 사업 참여도 요양병원들의 최대 현안이다. 손 회장은 "요양병원은 만성기와 아급성기(회복기) 의료를 책임지는 만큼 유지기 재활 뿐 아니라 병동제 방식으로 회복기 재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덕현 회장은 "요양병원은 커뮤니티케어에서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방문재활, 지역연계시스템에서 의료복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노인의료 관련 의료전달체계도 중요하다, 복지부가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04-15 06:00:50병·의원

요양병원 선신고 후급여 후폭풍 거세...반대입장 전달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복지부가 요양병원의 입원 환자에 대해 건강보험공단 신고 후 급여 지급 방안을 발표하면서 병원과 정부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요양병원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고시안 중 '요양병원 입원 시 건강보험공단 신고 후 요양급여 실시' 내용을 유래없는 과도한 규제로 판단하고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5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요양병원의 불필요한 장기입원 또는 사회적 입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입원 시 건강보험공단에 신고 후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복지부는 다만, 정신의료기관과 재활의료기관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요양급여 수가를 적용받기 위해선 건강보험공단에 전산 등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복지부는 5월 15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요양병원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장기입원과 사회적 입원을 잡기 위해 입원 즉시 건강보험공단 전산에 신고(등록)해야 입원 수가를 지급한다는 발상 자체가 현장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 사고라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요양병원 입원환자 관리 강화 내용. 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이손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들과 구체적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고시 개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복지부 입법예고 후 전국 요양병원들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체구속 폐지와 재활 치료 강화 등 선진국형 노인치료를 선도하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덕진 회장(희연병원 이사장)은 "협회 자문 변호사들과 고시안의 문제점을 준비하고 있다. 고령사회 의료시스템을 구축한 일본에도 없는 초법적인 규제"라고 전제하고 "커뮤니티케어 구현을 위해 사회적 입원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요양병원을 향한 정부의 옥죄기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요양병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요양병원들은 이번 고시안을 과도한 규제로 보고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요양병협 이사진들이 복지부 규제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 모습.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건강보험공단 전산망에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록을 의미하는 것으로 입원체감제와 환자 돌려막기 등을 막지 위한 것"이라면서 "요양병원들과 일정부분 협의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복지부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사회적 입원 개선방안을 보고한 적은 있으나, 건보공단을 경유하지 않으면 입원환자 수가를 주지 않겠다는 식의 고시는 금시초문"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고시안은 요양병원 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와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요양병원들의 반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04-12 06:00:58병·의원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삶을 구속하는 것이죠"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5]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 인간 우선주의 이념·철학 실천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환자의 삶을 구속하는 것입니다." 희연병원은 국내 최고의 노인 전문병원으로 꼽힌다. 2~6층까지 직원만 600명에 달하는 규모. 노인 케어 선진국 일본에서조차 벤치마킹을 하러 방문하는 곳. 지금의 희연병원을 만든 건 규모가 아닌 바로 '인간 존엄성'에 대한 철학이었다. 굳이 희연병원으로 시작한 건,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최초로 신체구속 폐지 선언을 한 희연의 철학을 도입해 이곳도 '신체구속 제로'를 실천했다. "우리들의 실행 목표는 인간 존엄성 확립입니다." 밀양역에서 내려 차로 30분을 더 달렸다. 건물들이 사라지고 한적해 지더니 산이 나오고 들이 나왔다. 한적한 시골 동네가 나오는 지점에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이 자리잡고 있다. 요양원은 1~3층 신관, 구관을 합쳐 일대 부지 4196㎡ 규모. 건강증진 및 물리치료실, 목욕탕, 식당, 대강당을 갖추고 100명의 입소 정원, 60명의 직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학현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장 요양원하면 줄곧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런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요양원 정면에 배치된 산책로를 따라 현관으로 들어서자 밝은 채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복도를 따라 선선한 공기도 불어왔다. 방마다 환기가 되고 있다는 게 눈으로 그려질 정도. 신관 중앙 복도에 위치한 접수실 위 플래카드가 눈을 잡아끌었다. 큼지막한 글씨로 '삶에 대한 존경'과 '인간 존엄성 확립'라는 문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학현 원장은 "본 요양원의 특징을 하나로 설명하자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이해"라며 "그 일환으로 치매 여부와 상관없이 신체 구속 제로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부임한 이후 여러 변화가 이어졌다"며 "처음 인수 받고 희연병원을 벤치마킹해 철학과 이념만큼은 똑같이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은 사회복지법인 희연(이사장 박희숙)이 수탁, 운영 중인 곳으로 규모에 따른 하드웨어는 다를 지 몰라도 소프트웨어는 희연병원을 쏙 빼닮았다는 게 이학현 원장의 설명. 이 원장은 "치매에 걸리신 분들이 실내에서 배회하면 많은 요양원들이 신체를 묶는 방식으로 구속을 한다"며 "하지만 본원은 요양보호사가 따라다니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할 뿐 묶거나 강제력을 발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전 입소자는 정원 10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0여 명 수준. 변화의 기점은 2014년 희연이 수탁, 운영하면서 신체 구속 폐지와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입소자는 2년 만에 정원을 꽉 채웠다. 입소문의 힘이었다. "직원이 힘들어야 어르신이 편합니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직원들의 불만이 가장 먼저 터져나왔다. 수면제 등 약물 투입, 구속력없이 신체 구속 제로를 실천하기란 곧 인력의 무한 투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귀 사무국장은 "요양원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아 약물을 쉽게 못쓴다"며 "신체 구속을 폐지한 초기에는 요양보호사들이 밤에 돌아다니는 입소자들을 감당하지 못해 불만이나 퇴직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요양원 차원에서 직원들의 의식 구조 변화를 위해 매일 교육을 시켰다"며 "이제는 인간 존엄성 최우선주의에 동의하는 직원들만 남아있고, 시스템도 그 철학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정교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학현 원장은 "처음 부임 당시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탈의한 상태로 목욕탕에 줄을 세워놓고 씻기는 장면을 봤다"며 "줄을 세워놓고 직원이 한눈을 팔면 바로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에게 어르신 한분 당 맨투맨으로 탈의와 목욕을 전담케 했더니 낙상사고가 없어졌다"며 "기존 관행을 어르신 위주로 바꾼 이유는 직원들이 힘들어야 입소자가 편하다는 단순한 철학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직원의 의식 교육 후에는 입소자 설득에도 열을 올렸다. 건강 회복을 위해선 신체 기능을 활용해야만 한다는 것. 각 방의 TV를 식당이나 강당으로 옮긴 것도 그 일환이다. TV를 보거나 식사를 위해 거동을 하는 과정 자체가 건강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이학현 원장은 "일본에서는 주로 어르신의 신체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방이 아닌 홀에서의 식사 방식을 활용한다"며 "본인 역시 당시 44명의 입소자를 대상으로 일대일로 설득해 홀에서 나와 드시게 했다"고 강조했다. 전 직원이 매일 모든 입소자와 산책길로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학현 원장은 "치매에 걸리신 분들도 비인격적인 태도, 말투를 감각적으로 느끼고 반응한다"며 "반대로 말하자면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친절하게 다가가면 그에 따른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매주 화요일 민원 내용과 칭찬 사례 공유 등을 통한 인성 교육은 현재 진행형. 실제로 요양원을 둘러보는 내내 마주치는 직원들마다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복되는 교육, 직원들의 교체와 맞물려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은 2016년부터 말 그대로 대기표가 없으면 입소가 어려운 곳으로 탈바꿈했다. 변화의 원인은 간단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못하는 철학. 시설과 같은 하드웨어는 다들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만큼 좋은 돌봄은 없다"는 게 이학현 원장의 설명이다.
2019-03-30 06:00:50병·의원

인권침해 질타받는 요양병원, 노인환자 인권을 말하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감옥에 있는 기분이었다. 새장에 갇힌 새 같고 짐 끄는 노새와 같았다. 내 손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수도 없었고 마치 미친사람 같았다. 불이 났을 때를 생각했다. 언제 어떤 사람이 나를 구해줄 것인가. 두려웠다. 나는 밤새 울었고 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호대는 나를 조여왔고 내 몸뚱아리는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이는 요양병원에서 보호대를 경험한 환자의 인터뷰 중 일부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26일 백범김구기념과에서 '노인의료복지, 인권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2019 춘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노인인권 신장을 위한 존엄케어 선포식에서는 실제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환자와 의료진, 간호사가 직접 자리해 '요양병원 노인 권리 선언문'을 낭독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환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권리의 침해를 받아서는 안되며 국가와 병원은 노인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적 욕구에 상응하는 질 높은 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 입원 중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에서 정보를 접근하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권리 등 8가지 기본권리를 선언문에 담았다. 존엄케어 선포식에서 손덕현 이손 요양병원장은 "선언문 채택이 역사적인 날이 되길 희망한다"며 "노인 인권 신장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필순 노인요양병원협회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요양병원의 필요한 정책과 제도를 토론해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만들기 위함"이라며 "노인인구 비율을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으로 이를 대비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손 병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자신의 저서의 저서로 4무 2탈(냄새발생 무, 욕창발생 무, 낙상발생 무, 신체구속 무, 탈 기저귀, 탈 침대)운동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 요양병원 화재사건에서 병실에 결박당하고 있는 환자 실태가 드러났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체억제는 하지 않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뇨는 존엄케어의 필수적인 행위로 노인환자에게 기저귀를 채우게되면 재활의지를 꺾고 삶에 대한 상실감을 준다"며 "실금과 실변은 노인에게 마지막 남은 수치심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지부 오창현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지난 96년도 노인요양병원이 처음 등장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2014년 장성화재사건으로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다"며 "오늘 존엄케어 선포식을 통해 노인인권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이필순 회장, 손덕현 신임 회장 한편,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 이어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제9대 신임회장으로 손덕현 이손요양병원장을 임명했다. 손덕현 병원장은 신임회장 취임식에서 "여러가지 현안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며 "지금까지 요양병원은 정부의 규제 속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거셌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10대 정책 방향을 마련했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요양병원, 커뮤니티케어 중추적역할, 노인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협회 회무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요양병원은 적폐로 내몰릴 정도로 부정적 견해가 압도적이다. 내부 자정활동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협회가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필순 회장은 "이제 우리 협회는 양적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할 때"라며 "무엇보다 자정노력 및 대국민 이미지 제고가 중요하다"고 이임사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협회가 정부의 정책협상 파트너로서 견고한 입지를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지지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9-03-26 12:58:56병·의원
기획

"요양병원 생존법 변화와 개선…노인의료+복지 불가피"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기획] 초고령사회 일본 요양병원에서 답을 찾는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급성기병원 등을 방문해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일본 의료계 변화를 현장 취재했다. 이번 일본 취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희연병원 이사장) 주최 전국 요양병원 관계자 38명이 참석한 제72차 일본 병원 현지연수 동행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 전 병실 1인실 등 환자중심 아리요시병원 [2] 40년간 재활 집중 세이아이 리하빌리테이션병원 [3] 급성기부터 노인홈까지 변신하는 사가기념병원 [4] 생존 기로에 선 한국 요양병원의 자성과 기대감 "내가 환자라면 소변을 본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 어떻겠느냐. 여기부터 요양병원 개선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창원 희연병원 이사장)은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서 진행된 제72차 일본병원 현지연수 결과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 넘게 일본 지역 수많은 요양병원을 현장 방문해 재활치료와 재택치료 그리고 노인홈의 변화와 발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희연병원을 통해 실현시키고 있는 요양병원 분야 전문가이자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재활 중심 세이아이 재활병원을 방문해 다양한 재활치료 도구를 보고 있는 한국 연수단. 만성기의료협회 주최 3박 4일간 일본 현지연수는 매일 4~5시간 병원 방문과 임원진 간담회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참석자들의 소회 발표 등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덕진 회장이 한국 요양병원 관계자들과 왜 일본병원 현지연수를 72차례나 지속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쉽게 풀렸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초과한 초고령사회 일본 병원계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요양병원의 미래를 반추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이다. 첫날 방문한 아리요시병원에서 노인환자 기저귀 착용법과 관리방안을 설명 중인 간호부장(가운데)과 이를 통역 중인 희연병원 김수홍 이사(맨 왼쪽). 참석자들도 전 병실 1인실 도입과 신체억제 폐지, 욕창제로 아리요시병원을 시작으로 재활치료 선도 기관인 세이아이 재활병원 그리고 의료와 복지 복합체인 사가기념병원을 잇따라 방문하며 호기심 어린 눈빛에서 진지한 고민이 담긴 표정으로 변화됐다. 김덕진 회장은 "아리요시병원은 후쿠오카 선언으로 불리는 신체구속 폐지로 후생성(한국의 보건복지부) 관료들이 방문해 정책을 입안하는 데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본 방문병원 임원진들이 설명하고 답변한 내용 속에는 한국 병원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활치료 중심인 세이아이 재활병원은 내년도 한국의 재활병원 제도화 전환 시 미래 모습이다. 그리고 한국 요양병원도 일본처럼 요양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인의료와 재가시설을 결합하지 않으면 요양병원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스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요양병원 견학을 위해 일본을 100차례 이상 방문한 김덕진 회장은 일본 병원의 새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열정을 보였다. 김덕진 회장은 "의료와 복지 복합체인 사가기념병원의 경우, 이사장은 방문할 때마다 곧 병원이 적자를 보고 있어 곧 망할 것처럼 말하지만 매년 건물 하나 씩 늘려가고 있다"면서 "이들 3개 일본 병원의 모습을 통해 한국 요양병원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병원 방문을 마친 참석자들도 자성과 함께 기대감을 피력했다. 대구 한솔요양병원 이예지 사회복지사는 "원장님이 항상 병원 앞에 늑대가 와 있다고 걱정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일본 병원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일본 병원을 바로 따라가긴 힘들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환자가 뭐가 불편한지, 왜 짜증을 내는지 다시 한번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세이아시 재활병원의 환자 중심 치료시간 운영 방식을 설명 중인 의료진과 이를 귀담아 듣고 있는 한국 연수단. 동아대병원 보험팀에서 파견된 학교법인 동아학숙 이도연 팀장은 "일본 요양병원은 급성기부터 요양과 재활치료, 재택까지 잘 구축되어 있었다. 한국이 진행 중인 재활병원 시범사업의 제도화에 일본의 장점이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며 달라질 의료정책을 희망했다. 울산 길메리요양병원 이희수 물리치료사는 "재활치료 중심 세이아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료사를 바꿔가며 치료하는 재활 시스템이 놀라웠다"면서 "물어보니 환자 1명을 위해 물리치료사와 재활의학과 의사 모두가 매일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일본 병원 연수에 3차례 연속 참석한 고도일병원 노태린 행정원장은 "일본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크고 작은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넓은 공간의 재활치료실이 너무 부럽다. 한국 대도시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경영 적자에도 불구하고 매년 건물을 증축하는 사가기념병원 이사장(가운데)은 김덕진 회장(왼쪽)과 오랜 인연을 중시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노인환자 중심의 일본 수가체계도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김덕진 회장은 "잘나가는 일본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에는 물리치료사와 재활치료사 등이 150명 넘게 있다. 인력기준에 맞춰 운영하는 한국 병원과 비교하면 어느 병원 환자가 집에 일찍 가겠느냐"고 반문하고 "답은 뻔하다"며 재택복귀를 위한 환자 중심의 일본 의료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수가는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재활환자를 위해 20분 단위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각 3단위씩 3시간 치료한다"고 전하고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 요양병원은 노인환자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치료법을 쓴다. 의사가 환자 상황을 보고 물리치료보다 작업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이를 인정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주최 지난 9월 진행된 제72차 일본병원 현지연수에 참석한 한국 요양병원 관계자 38명의 아리요시병원 방문 기념촬영 모습. 이어 "한국처럼 심평의학으로 불리는 수가기준에 맞춰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지 않는다. 의사의 판단과 전문성을 존중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진 회장은 끝으로 "노인환자 치료와 간호 모두 환자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료진이 환자 개별적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같이 한국도 환자 중심의 의료정책과 수가정책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10-01 05:40:58병·의원

"요양병원 생존 위한 변화 필요…회원병원 자격제 도입"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민간 의료기관 단체가 엄격한 기준에 입각한 요양병원 자격제 도입을 공표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는 28일 "요양병원의 질적 차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와 옥죄기식 정책개선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회원병원 자격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의 엄격한 질 관리를 위해 회원병원 자격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덕진 회장은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요양병원 수는 2003년 68개소에서 2016년 1428개로 급증했으나 의료서비스 질적 차이와 사무장병원 그리고 환자안전관리료와 본인부담 상한제 차별 적용 등으로 전체 요양병원이 선의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지역 요양병원 간 본인부담 감면 경쟁으로 의료 질 관리 의지가 취약한 게 현실"이라며 자격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협회가 만든 자격제 입회자격은 엄격하다.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적정성평가 2등급 이상, 임상검사실 설치, 방사선 장치 설치, 의사 1등급 이상, 간호 1등급 이상, 신체구속 제로 도전 동참, 욕창발생 제도 도전 동참, 야간 행정 책임자 배치, 협회 현장확인 수용 등 10개 항목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중 적정성평가 2등급 이상 요양병원은 전체의 44%, 임상검사실 설치 요양병원도 50%에 불과하다. 김덕진 회장은 "입회자격을 충족할 수 있는 요양병원은 400여개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질 관리를 하고 나서 정부에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게 맞다. 내부자정 없이 수가 인상만 요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격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덕진 회장은 창원 의료법인 희연병원 이사장으로 1999년 노인의료복지복합체협회 발족 이후 명칭을 만성기의료협회로 바꾸고 일본만성기의료협회와 지속적인 방문 교류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만성기의료협회는 10개 조건을 모두 충족한 회원병원에 대한 인증패 수여와 청구경향 분석 및 대안제시로 경쟁력 향상, 서비스 차별화 전략 제공, 간호와 재활, 영양 등 전문강사 파견교육 그리고 각종 연수 및 교육 우선권 부여 등 내부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김덕진 회장은 "의료 질 관리를 통한 요양병원다운 병원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전제하고 "요양병원 자체 자정 이후 복지부와 제도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요양병원이 이제 달라져야 한다"며 요양병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2018-03-29 06:00:58병·의원

|국감| "요양병원 11곳 신체억제대 오남용"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요양병원 11곳이 신체억제대 사용절차를 위반하며 노인환자에게 사용해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30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신체억제대 사용절차 지침을 위반해 시정명령을 받은 요양병원이 11곳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 의료법 시행규칙(제36조, 요양병원 운영)에 따르면, 요양병원 개설자는 환자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신체를 묶는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되 2시간을 넘지 않아야 하며,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환자의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경우 환자 보호자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적발된 요양병원 11곳은 의사 처방도 없었고, 환자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신체억제대를 사용하다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접수된 요양병원 민원에서도 신체억제대 문제가 제기됐다. 민원에 따르면, 저녁에 환자를 묶어두거나, 무분별한 신체억제대 사용으로 입원 중인 환자가 피멍이 들었다는 피해가 접수됐으며 환자를 테이프로 감아 이동시키는가 하면, 신체억제대를 사용해 환자를 방치한 결과 욕창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정 의원은 요양병원 경우 신체구속 사유와 절차 등이 마련된 반면, 노인의료복지시설은 처벌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용역으로 2016년 실시한 노인의료복지시설 점검결과, 신체억제대를 사용하지 않은 시설은 1곳에 불과했고, 대부분 신체억제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전국 5163개 노인의료복지시설에 신체억제대 사용 관련 '장기요양기관 시설급여 제공 메뉴얼'만 배포한 상태이다. 정춘숙 의원은 "법적처벌 근거가 있는 요양병원조차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발되는 상황에서 노인의료복지시설도 법적 근거만 마련하면 될 것이라는 복지부 정책은 설득력을 잃은 탁상행정"이라면서 "돌봄종사자의 열악한 처우개선과 가이드라인 정기적 모니터링을 통해 신체구속을 근절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6월말 현재 전국 요양병원은 1516개소이며, 노인의료복지시설은 5163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7-10-30 12:00:55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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