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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대증원, 더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전에 재검토 수용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줄줄이 폐쇄되고 있기 때문이다.처우는 열악한, 반면 환자의 위험도는 높은데 수가도 받쳐주지 못하니 병원 입장에서도 이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나마 버티고 있던 의사들도 번 아웃이 오거나 송사에 얽혀 떠나는 실정인데, 지난해 말에 들어선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80%에서 소아 응급진료가 제한될 정도다.소아응급센터에 근무했던 의사들은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난파선의 키를 잡는 것과 다름없다고들 한다. 함께 가라앉거나 그 전에 탈출하거나 둘중 하나다.메디칼타임즈가 만난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교수로 근무하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메디칼타임즈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이주영 당선인을 만나봤다.■사라지는 소아응급실…7명이던 팀원이 2명으로 줄어들기까지그는 처음에 7명이었던 팀이 2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이와 관련 이 당선인은 "팀원 7명 다 소아응급센터에서 일하는 것을 즐거워하던 사람들이었다"며 "하지만 야간에 거의 가망이 없던 한 환자를 받은 일이 있었는데 중환자실을 돌릴 수 없어 우리 병원에선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전원하려던 병원도 이 정도 환자를 데려오면 어떻게 하냐고 했고 보호자들도 왜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냐고 성화였다"며 "당시 이 모든 상황을 동료 한 명이 감당했는데 돌아오니 이 일에 애정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고 회상했다.이 같은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머지 팀원들 모두가 각자 돌아가면서 비슷한 일을 당했고 모두 이 일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언제든 소송이 걸릴 수 있다고 말이다.처음엔 7명 중 3명이 사직했고 남은 4명 중 2명은 병가로 쉬게 됐다. 의사는 줄어들었지만,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주변 소아응급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오히려 환자들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으로 몰려들었다.의사 2명이 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축소해서라도 운영하려고 했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환자의 민원이었다.하루 문을 닫아 진료가 늦어져 아이의 상태가 더 나빠진 것 같다거나 왜 대학병원인데 진료가 안 되냐고 항의하는 식이었다. 개중엔 욕설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이런 민원은 가면 갈수록 많아졌는데 마지막엔 마치 이 모든 문제를 한 시점에서 보는듯한 기분이었다고.이 당선인은 "처음 그만두길 결심했을 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우리가 그만두면 의료현장이 비겠구나'했다. 하지만 마지막엔 여기를 떠나지 않으면 이 문제가 절대로 해결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증 환자는 너무 많고 중환자는 갈 곳이 없고 병원에선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니 너희 둘이 어떻게 야간·주말을 커버할 수 없냐고 요구하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이어 "보호자의 불편·민원도 커지니 종국엔 '나는 이걸 해결할 역량이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결국 '아 시스템은 유지될 수 없구나'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의사가 없으니 간호부도 입장이 곤란해졌는데, 결국 다들 협박에 밀려나고 위험에 밀려나 아쉬워하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이 같은 소아응급센터의 문제가 소위 필수의료라고 불리는 '핵심의료'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고 지적했다.현재의 수가체계는 각 병원이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하면서 관련 과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병원은 충분 수의 의사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개개인 의사에겐 의료 행위에 대한 과도한 민·형사적 책임이 지워지고 있다는 우려다.그는 "이런 문제들은 의사 개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공포다. 감기는 물론이고 소아 심폐소생술을 해도 수가가 일 인당 1만 원 정도다"라며 "반면 이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액은 굉장하게 높다"고 설명했다.이어 "본인이 평생을 벌어야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되기도 하는데, 이걸 계속하기엔 가정의 경제적·사회적 리스크가 크다"며 "이 부분을 손대지 않고는 새로운 인력을 유인하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은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이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같은 문제 겪는 핵심의료 "정부 필수의료 분류는 잘못된 전제"이 당선인은 2022년부터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이 같은 상황을 호소해봤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가 국회 입성을 결심하게 된 계기다.이 당선인은 "사실상 팀이 깨져 사직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 일을 그만뒀을 때 그동안의 20년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이 있었다"며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상황은 바뀌기 어렵고 여기서 더 의술을 하기엔 너무 위험했다. 이미 감정을 다친 상황이어서 쉽지 않기도 했다"고 회상했다.이어 "뜻하지 않은 상황이고 이후 계획도 없어 쉬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내가 대한민국 소아 의료에서 더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절망감에 괴로웠다"며 "다만 '어떻게 해야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로 계속해서 나의 필요를 사회에서 증명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이 정계 진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전했다.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필두로 한 정부 의료정책엔 쓴 소리를 냈다. 애초에 필수의료라는 명칭부터가 의료에 대한 정부의 얕은 이해도를 방증한다는 지적이다.모든 진료 영역엔 그 과를 막론하고 핵심이 되는 부분과 이를 보완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가 말하는 대표적 필수의료인 소아청소년과에도 생명과 직결되지 않은 보완적인 성격의 치료가 있다. 반면 비필수의료로 분류되는 피부과에서 피부암 등 생명과 직결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의료의 특성을 무시한 채 특정 과만을 필수의료라고 칭하고 있다는 것. 핸들이 고장 난 트럭의 페달을 밟는 것처럼, 전제가 잘못된 정책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이 당선인은 정부 정책이 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전에, 의료계의 원점 재검토 요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모습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정부가 현장 이야기를 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했으면 좋겠다. 국민 여러분도 현 상황을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지 말고 각 전문 영역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며 "의료계 역시 전문가의 사회적 책무를 고민하고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잘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어 "핵심의료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돌아와도 내년에 지원하는 의대생은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굉장히 적을 것이고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10년 전 수련받을 때 가능했던 많은 치료가 지금은 불가능해졌고 10년이 더 지나면 명맥이 끊긴다. 이런 거대한 후퇴가 얼마나 슬픈 일인지는 환자 본인이 아니면 모른다"고 우려했다.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현장 상황과 정확한 정보로 국회 설득 "의료 목소리 멈추지 않아"이 당선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임위원회로 보건복지위원회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만약 다른 상임위로 가게 된다고 해도 의료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가장 우선해서 추진할 정책으론 저평가된 수가, 과도한 의료인 법적 책임 등의 악법 개선을 꼽았다. 이와 함께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의료 및 중증 환자 이송 체계를 다시 세우는 정책을 설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만약 기피과 전문의들이 돌아올 정도로 현장이 정상화된다면, 별다른 지원이 없어도 인력이 유입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와도 일맥상통한다.그는 "의사가 기득권이어서 자유를 제한해도 된다면 그 다음으로 자유가 제한될 직업이 무엇일지, 또 그 직업이 나의 직업이어도 괜찮을지 물음표가 찍힌다"며 "이는 앞으로 모든 영역에 비슷하게 갈 것이다. 어떤 직업이 기득권인지의 여부나 공적인 역할이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 국가가 양성하는 인력이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를 함부로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사직 전공의들에게 원래 너희의 자리가 여기니 돌아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일례로 반도체처럼 호황인 산업은 굳이 정부가 지원하지 않아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며 "의료 역시 원래 하고 싶던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굳이 정부가 지원하지 않아도 하고 싶다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개혁신당도 이 같은 이 당선인의 행보를 지지하고 있다. 적어도 의료와 관련해선 이 당선인의 입장과 당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다만 그는 의료계 입장을 대변하는 유일한 당선인으로 평가받는 만큼, 다른 선배·동료 의원들과의 입장 차가 우려된다. 이와 관련 이 당선인은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정확한 데이터로 국회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그동안 의사 사회 주장이 국민에게 호소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출구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불통이라면,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진단이다.이 당선인은 "의사들이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환자들과 만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물론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적 한계가 존재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를 칼처럼 잘라버리기보다 파스텔 그림을 문질러 그라데이션을 만드는 것처럼 설득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도 의대 증원엔 찬성할지라도, 해외 의사 등 근거 없는 정책엔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지금의 여론은 판단력이 없는 게 아니라 현재 의료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 불편함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이 충분히 합리적인 안을 낼 있다고 본다"며 "향후 의료 시스템 전반에 제시될 새로운 표준에 대해 우리 의원실과 당이 좋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2024-05-18 05:30:00병·의원
초점

의정 갈등 절정 속 '수가협상' 스타트…역대급 난항 예고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 장기화로 병원들이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맞은 가운데, 2025년도 수가협상이 첫발을 뗀다.수가협상은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공급단체장 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수가 계약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5월 31일 이전에 체결되고, 결렬된다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6월 말까지 유형별 수가를 정한다.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두 달 이상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올해는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내년도 수가협상을 두고 의료 전문가들은 '역대급'으로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 전망한 가운데, 메디칼타임즈가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필수의료 '10조원' 투자…"진료비 지출변화 등 고려해 환산지수 결정"2025년도 수가협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필수의료를 집중인상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하겠다는 것.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2028년까지 5년간 건보재정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2025년도 수가협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필수의료를 집중인상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하겠다는 것.또한 최근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2024년 시행계획(안)을 심의하면서, 행위별로 환산지수 인상률을 '차등 적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모든 행위 일괄 인상 등 환산지수 계약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보상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수술, 처치 등)의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 연계 조정'을 검토한다는 것이다.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행위별 원가 보상률은 ▲기본진료 85.1% ▲수술 81.5% ▲검체 135.7% ▲영상 117.3% 등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복지부는 지난해 수가협상 후, 2024년 의원급 환산지수를 1.6% 인상하되 검체‧기능‧영상 환산지수는 동결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려고 시도했으나 의사협회의 강력한 반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하지만 올해는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부터 건보종합계획까지 꾸준히 의료개혁을 통한 필수의료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피해 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복지부는 내년도 환산지수 산출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도발전협의체, 가입자와 공급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환산지수 세분화를 추진할 계획으로, 올 하반기에 2025년도 환산지수 적용을 위한 관련 고시 등 개정을 추진한다.복지부 관계자는 "경제적, 사회적 여건과 진료비 지출변화, 보험재정 현황, 보상체계 개선 등을 종합 반영해 2025년도에 적용할 환산지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또한 정부는 필수의료 수가 강화와 함께 건보재정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묶음형 지불제도 확대를 위한 신포괄수가제 도입을 확대한다.불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재원일수 증가 등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포괄수가제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한편, 지난해 5월 진행된 2024년도 수가 협상결과 평균인상률 1.98%로 ▲병원 1.9% ▲치과 3.2% ▲한의 3.6% ▲조산원 4.5% ▲보건기관 2.7%로, 5개 유형은 타결됐지만 ▲의원 ▲약국 유형은 결렬된 바 있다.■ 위기감 고조되는 '의원급'…"환산지수 차등적용은 조삼모사 정책"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정부가 환산지수를 차등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률을 적용받은 분야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특히 필수의료 집중 인상을 예고하면서, 비필수 분야의 평균인상률이 낮게 책정될 우려가 크다.의사협회에서는 상임이사회 의결에 따라 2025년도 환산지수 계약을 위한 수가협상단장으로 최성호 의협 부회장을 선임했다.이외에도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 대한내과의사회 강창원 보험부회장,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등이 참여한다.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정부가 환산지수를 차등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률을 적용받은 분야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 2021년과 2022년 수가협상단장을 맡았던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올해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김동석 회장은 "두 차례 수가협상에 참여하고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느껴 (참여를) 거부했다"며 "현재 수가협상은 미국에서도 불합리적이라는 이유로 폐기한 모형을 적용하고, 매번 보완해 새로운 모형을 만든다고 얘기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정부가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이어 "지금 방법의 수가협상은 잘못됐다"며 "정부가 제시한 숫자를 의료계가 거부하면 의료계만 불리해지는 구조"라며 "협상 결렬으로 건정심으로 가면 의료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참여 후 거부의사를 표명하기보다 처음부터 불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환산지수를 차등적용해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 또한 '조삼모사'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김 회장은 "올해 역시 수가협상 결과는 의료계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가를 원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현재 정부는 그나마 정상화된 수가 마저 낮춰 필수의료에 투자한다는 계획에 불과핟. 모두 원가 이상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공급자단체가 모두 확실히 의지를 갖고 결단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금까지 수가협상은 의료계가 밤을 새워 아무리 당위성을 강조해도 정부 의지대로 흘러갔다. 올해는 이미 의대증원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틀어질 대로 틀어진 상태라 역대급으로 협상이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경영악화 장기화되지만…"수가협상 반영 기대 안 해"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병원의 경영악화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다.지난 2월부터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적으로 병원을 이탈하며, 전공의 의존도가 높던 대학병원 상당수는 막대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대한병원협회가 전국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을 대상으로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병원당 의료수입은 평균 84억7670만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의료수입은 전년 대비 19.7% 줄었다.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병원의 경영악화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다.특히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지방에서는 일부 병원이 조만간 폐업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 신음하는 상황.하지만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이번 수가협상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국립대병원 기조실장 A씨는 "대학병원이 수련이 주가 돼야 하는 전공의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이유는 고질적으로 장기간 지속된 저수가에 따른 부작용"이라며 "정부가 지금과 같이 과격하게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배경 또한 만성저수가로 인해 나타나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겉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결국 정부가 바라는대로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려면 원가 이하인 저수가를 충분히 높여야 한다"며 "하지만 매년 수가협상에서 정부의 일방적 통보로 의료계 관계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상황이 일상인 상황 속 올해 역시 크게 다를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2024-05-03 05:30:00정책

공공정책수가의 한계점

메디칼타임즈=미래의료포럼 상임위원 조병욱 지난 시간엔 지불제도 개혁, 현행 건강보험 보상체계 문제점의 근본 원인, 대안적 지불제도 등을 알아봤다. 이중 지불제도 개혁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1) 수가 결정 구조 개편 2) 보완형 공공정책수가 3) 대안적 지불제도다.[1] 수가 결정 구조 개편필수의료 등에 대한  집중인상 기전 마련수가 결정 구조 개편은 현재의 환산지수 계약에 의해 획일적 인상이 되는 구조를 개편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즉, 필수의료 분야의 집중 인상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상대가치점수제를 운영하고 있는 현재 수가 구조에서는 한쪽을 올리게 되면 어느 한쪽은 내려야 하는 재정 중립 원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 대상이 되는 관련 분야 공급자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따라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상대가치가격제'이다.상대가치가격제기존의 제도에서는 상대가치점수에 곱하는 환산지수의 인상률을 협상하여 수가인상률이 결정되어왔다. 이 제도는 상대가치점수를 삭제하고 환산지수를 미리 적용하여 상대가치가격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총가격인상률이라고 이름을 바꾼 것이다. 똑같은 것을 말만 바꾸어 전환이라고 했을 리가 없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겠다.상대가치가격제 예시예를 들어 A와 B라는 행위가 있고 각각의 상대가치 점수는 50점과 25점이다. 환산지수는 4점이며, 수가 인상은 5%라고 하자. A는 200원, B는 100원의 수가를 받고 있으며 인상 후에는 210원, 105원이 된다. 총 15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똑같다. 만약 상대가치가격제라고 하더라도 총가격인상률을 5%로 설정하면 결괏값은 같다.보건복지부가 개입하고자 하는 것은 5~7년마다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하여 수가를 조정하는 것을 저평가된 영역을 집중 인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B라는 행위가 필수의료와 관련이 있어 인상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기존의 경우라면 A의 상대가치점수를 깎아 B의 점수를 올려주어야 한다. A와 B를 45점, 30점으로 조정한뒤 환산지수를 적용하면 180원, 120원이 된다. 이때 수가인상 5%를 적용하면 189원, 126원이 되고, 총액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A의 수가도 깎았지만 인상되는 효과를 누렸다. 보건복지부는 이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그래서 상대가치가격제로 전환하여 적용하는 방법은 200원과 100원의 상대가치가격에서 A의 가격을 200원으로 그냥 두고 B의 수가를 115원으로 올린다. 그리고 상대가치가격에 이미 반영이 수가인상분이 반영이 되었으니 총가격인상률을 0%로 묶여버린다.상대가치가격제 전후 비교이렇게 하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과 같은 보험자 측면에서는 총액의 유동성은 같지만 가입자(국민)에게 집중 선별 인상을 했다고 홍보 할 수 있다. 그리고 의료를 제공하는 공급자 입장에서 볼 때 보험자에 의한 공급 행태 변화를 유도하는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또한 건강보험공단은 상대가치점수 조정으로 인한 공급자로부터의 개별적 불만이나 항의를 받지 않으면서 재정중립이라는 기조 아래 건보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  적절한 재정 범위(밴딩) 안에서 공급자나 보건복지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의 영역만 인상해주고 남으면 총가격인상률로 반영하고, 남지 않으면 동결하는 방식은 보험자 입장에서는 매우 관리하기 용이한 제도이다.개념적으로 보기위해 A와 B라는 적은 변수로 설명했지만, 실제 건강보험에 등재되어 있는 행위는 매우 많다. 그리고 여기에서 간과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행위량이다.상대가치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위에 언급되어있는 중증의료(응급, 정신), 소아, 감염병의 경우는 그 빈도가 그렇게 많지 않은 영역을 높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행위량이 많지만 선별 인상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은 수가가 동결되어버린다.전체 건보재정에서 보면 행위량이 적은 분야의 상대가치가격만 선별적으로 인상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재정규모 증가가 억제되는 것이다.[2] 보완형 공공정책수가정책수가 운영방식 및 지불제도 개혁에 따른 필수의료 공백의 보완 구조공공정책수가는 기존의 행위별수가에서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앞서 나온 수가 인상과는 다르게 가변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수가 정책이다.그림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지만, 제시된 자료 설명에 나와 있듯이 운영기한이 정해져 있고, 정책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조정 또는 폐지될 수 있는 수가이다.즉, 명칭은 '수가'라고 되어 있지만 한시적 지원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공정책수가가 한시적인 이유는 재원 마련 및 지급과 관련된 규정이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으로는 불가능하며, '시범사업'을 시행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이는 보상을 해야하는 보험자나 정부 측에서는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을 수 있겠으나, 지급을 받아야 하는 의료공급자에게는 매우 불안정안 지불방식이다. 지원금이라고 하지 않고 '수가'라고 하는 이유는 재원 마련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공공정책수가 재원공공정책수가의 재원은 국고+건보 매칭 또는 건보 재정 만으로 되어 국고가 일부 들어갈 수는 있지만, 지급방식을 수가라고 하여 건보 재정 쪽에 무게를 두고 국고 지원을 적게 하면서도 생색내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한시적으로 시범사업에 의해 축소 또는 폐지가 가능한 수가다. 건강보험 재정의 소모가 예측보다 심해진다거나 예상 수입보다 적은 경우, 그리고 정부 지원 재정이 부족할 경우 일방적으로 없어질 수 있는 지불 제도이다.(3편)에서 계속참고자료1)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20240202, 보건복지부2) 지역, 필수의료강화 등을 위한 건강보험 지불제도 혁신방향, 20230706, 제3차 혁신포럼3)2024년 보건복지분야 정책 전망, 202401, 보건복지포럼
2024-04-11 05:36:28오피니언

한미 임종윤·임종훈 형제 압승…리더십 재편·통합도 불투명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약 두달여간 진행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이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안한 안건만 통과되며, 형제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이들은 한미그룹의 기존 임원을 다시 모으고, OCI 그룹과의 통합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만큼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 진행하던 정책들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28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한미 창업주 일가의 임종윤(좌), 임종훈(우)형제가 제안한 안건만 통과되며,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28일 오전 한미사이언스는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리조트 신텍스관에서 제 51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이날 이뤄진 주주총회는 앞서 한미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주총서 이사회 구성…경영권 향방 가려져특히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하는 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이 사실상 이번 총회에 달려있었다.이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후보 6인과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후보 5인의 선임 안건이 다뤄졌기 때문.우선 이사회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상 사내이사 후보)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기타비상무이사 후보) ▲박경진 명지대 교수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이사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이상 사외이사 후보) 등을 추천했다.반면 주주제안으로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이상 사내이사 후보)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배보경 고려대 교수(이상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이상 사외이사 후보) 등 후보 5인이 제안됐다.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상 이사는 최대 10인이다. 현재 4인의 이사가 존재하는 만큼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최대 6인이 선임 될 수 있다.이에 기존 이사회 추천한 이사들이 모두 찬성될 경우,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해 기존에 추진하던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반면 주주제안 5인이 이사로 선임될 경우 기존 이사들을 포함해도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함에 따라 통합에 대한 반대를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결국 이날 주총에서 양측이 제안한 이사회 구성에 따라 그룹 통합의 진행여부와 향후 경영권 등이 결정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이처럼 향후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날 주총은 이미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의결권 확인부터, 표결까지 장기간이 소요됐다.특히 이날 주총의 경우 의결권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돼 당초 공고된 시간에서 3시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됐다.한미사이언스 측은 새벽 5시부터 총회 출석 주주의 주식수 집계 등을 진행했으나, 위임장 확인 등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설명했다.이어진 총회에는 위임을 포함해 총 2160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의결 가능 주식은 5962만4506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에 88.0%에 해당하는 주식이 확인된 가운데 시작됐다.특히 본격적인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이사 선임의 경우 투표에 앞서서부터 다시 의결권을 확인하면서 소란이 일었다.이는 이미 의결권 확인이 끝난만큼 빠른 투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물론 의장을 대리한 신성재 전무의 적법성 여부 등에 대한 날선 의견 등이 제시됐다.결국 최종적인 표결은 기존 총회 성립 당시의 의결권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진행됐다.여기에 표결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실제로 표결 결과 1차 확인이 완료돼 다시 총회를 진행키로 했으나, 다시 이를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시 정회를 선언하는 등 결과 확인 역시 장시간이 소요됐다.이 과정에서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냐는 질의와 함께, 지체되는 과정에 대한 주주의 불만 제기 등이 이어지며 약 2시간의 시간이 걸렸다.임종윤, 임종훈 형제 주도의 이사회가 꾸려짐에 따라 한미-OCI그룹의 통합은 사실상 진행이 어려워졌다. ■주주제안만 요건 충족…형제 제안이 완승이런 과정 끝에 나온 최종적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에는 주주가 제안한 5인의 압승으로 결과가 나왔다.앞선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들은 모두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41%에서 42% 수준으로 보통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또한 3호 안건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역시 앞선 2호 안건에 따라 이사회 추천안은 자동 폐기됐다.반면 임종윤 후보는 52.2%, 임종훈 후보는 51.8% 등의 찬성 표를 얻어냈고, 이처럼 주주제안은 모두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면서 5인이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다.이에따라 이번 이사회에 들어가게 된 한미그룹 오너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차남인 임종훈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권이 재편될 전망이다.이들은 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해서 반대해왔던 만큼 기존에 추진되던 유상증자를 포함한 안이 철회될 가능성이 커졌다.아울러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 역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통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무산 될 가능성이 크다.특히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경영권 분쟁 가운데서 최근 한미그룹을 떠났던 임원들을 다시 모으겠다고 밝힌 만큼 전체적인 회사의 방향성 역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올해 1월부터 약 두달여간 진행됐던 한미그룹-OCI그룹의 통합은 사실상 무산됐으며, 한동안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두 형제 중심의 새 리더십이 이뤄지게 됐다.
2024-03-28 15:37:16제약·바이오

의대증원 사태 효과? 의협회장 선거 첫날 투표율 46% 돌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시작부터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역대급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투쟁으로 선거 운동이 조용히 치러졌던 것과 달리 회원 관심도 자체는 여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다.오후 6시 20분 기준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투표율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이날 오후 6시 20분 기준 46.66%의 참여율을 보이며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 유권자는 총 5만8027명으로 확정됐으며 이중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이 확인된 선거인은 5만 681명이다.앞서 제38대 의협 회장 선거 당시 유권자는 3만5083명이었으며, 이 중 1만 449명이 투표에 참여해 28.96%의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39대엔 유권자 수 4만 4414명 중 1만 3780명이 참여해 31.0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40대 선거에선 유권자 5만 2510명 중 2만 1547명(41.03%)이 투표에 참여했다. 직전인 41대 선거에선 유권자 5만 6371명의 52.68%인 2만 579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첫날부터 직전 선거 투표율에 근접한 기록이 나오면서 의료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의대 증원 투쟁 국면에 이뤄져 이렇다 할 선거 운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선거에 대한 회원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또 정부가 의료계 반발에 초강경 행보를 이어가면서 온 관심이 전공의, 의대 교수에 쏠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배정안을 확정하면서 의사 회원들의 해법 모색이 차기 의협 회장에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라면 이번 의협 회장 선거는 70%대 투표율을 기록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폭발적인 투표율은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의사를 옥죄는 정부와 정권에 대한 강력한 불만의 표출로 해석된다"며 "차기 집행부는 이런 에너지를 어떻게 한데 모을지 깊이 고민해야 할 숙제를 안고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0 20:07:53병·의원

의대증원 반응 극과 극…의료계 '격분' vs 지자체·국회 '환영'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확정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늘어난 의대생들을 수용할 교육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정치권은 이 같은 증원 배분안을 환영하며 추가적인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20일 정부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비수도권에 1639명의 신규 정원으로 배정됐으며 경기·인천엔 361명이 추가된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신규 정원을 배정받지 못했다.정부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선 정부에 대한 규탄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나선 것은 의대 교수들이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은 의대증원 발표 이후, 즉각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2000명 의대 증원배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이들은 의대 교육생의 67%를 1년 만에 증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별 배분을 결정하는 거긴 역시 몇 주 정도로 짧은데, 이 같은 졸속 정책 대한민국 현대의학 기반을 송두리째 와해시킬 것이라는 우려다.현재 사직서나 휴학계를 제출한 전공의·의대생이 1만5000명에 달하는 상황도 조명했다. 이들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대 증원은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비수도권에 증원분의 82%를 몰아넣는 것은 교육 여건을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이들 교수는 "의대 증원은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의학교육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다. 권역 중심 의료기능 강화를 위해서라는 주장은 허구"라며 "이후 의학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참담한 혼란 상황과 이로 인한 국민건강위협을 초래하게 될 독선적 결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정부가 20일 발표한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안 이어 "총선을 앞둔 시점에 폭발적인 의대생 증원을 제시하고 올해 9월 수시 전형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은 교육 생태계를 교란하는 근시안적인 정치적 카드에 불과하다"며 "우리 연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증원배정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음을 선언하며 올바른 의사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한의학회는 26개 전문과목학회와 함께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은 정책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근거로 삼은 연구의 연구자들 역시 부적절한 인용이었다고 지적했다는 설명이다. 정부 수요조사 역시 가장 큰 피해를 볼 현 의대생을 빼고 이뤄졌다는 것.이로 인한 의료계 반발에 정부가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의료계 대표들을 고발해 수일간 장시간의 조사하고, 집회 연설을 근거로 전공의들에게 집단행동 교사 명목으로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설명이다.의학회는 이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 여파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응급실을 제외한 대부분 진료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가 마비돼 의대 임상 교육이 파탄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의사가 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는 결과적으로 필수·지역의료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까지 마비시킨다는 것. 이와 함께 상당수의 의대생이 사병으로 지원하면서 군의관·공중보건의사 지원율이 격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관련 의학회는 "정부는 그간의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합리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 진료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겪을 고통의 책임은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그들과 함께하며 지원할 것을 선언한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의료계는 물론 사회 각계와 협력해 의료체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는 그간의 모든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현장의 파탄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대한응급의학회는 별도로 성명서를 내고 많은 수의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도 전공의 인력이 없거나 부족한 응급실이 많은데 이제 신규 응급의학과 전문의 배출 역시 격감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응급의학회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응급의료의 어려움과 불편으로 인한 국민 애로와 불만을 충분히 공감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적인 응급의료체계는 필수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향후에도 야간과 휴일 없이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역량을 집중해 마지막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다만 부족한 인력으로 버텨온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한계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며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정하고 법적·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반드시 해 주길 바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응급의료의 현장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지자체·정치권에서 의대 증원 배분안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왼쪽), 국민의힘 강기윤 창원 성산구 후보반면 지자체·정치권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아예 지역의대를 신설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이날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의대 증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필수의료 분야 혁신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공공의료가 보강되면서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 상황에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와 관련해선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의료계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환자를 위해 의료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이와 관련 박형준 시장은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며 의료인력을 비롯해 의료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민은 원정 치료에 나서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부산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만성질환 관리 등 지역 의사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필수 의료 공백을 막고 지역의료 체계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부산시는 정부와 함께 지역의료 혁신에 나설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지역 의료계의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국민의힘 창원 성산구 국회의원 후보는 의대 정원 배정안에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에 따른 창원의대 신설을 촉구했다.강기윤 후보는 "단순히 늘어난 인원만을 보면 충북대에 이어 경상국립대의 증원 인원이 두 번째로 많지만, 이는 경남 전체에 기 배정된 74명의 인원을 보강한 것에 불과하다.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선 창원의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약 이번 총선에 당선된다면 확대된 정원이 창원의대 신설과 인원 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4-03-20 16:56:31병·의원
[백진기의 의료인 리더십 칼럼]

[백진기 칼럼]"서로 놀라지 말아야 한다?"(79편)

메디칼타임즈=백진기 한독 대표 연말이면 리더들은 긴장한다.본인도 평가를 받고 팀원들 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12월말, 이듬해 1월초면 평가결과가 나온다.공정한 평가를 위해 애쓰지 않은 회사는 없다.공정한 평가를 위해 애쓰지 않은 고과자도 없다. 그런데 피평가자들로 부터 '올해 평가가 잘됐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왜 그럴까? 이런 가정을 해본다.1) 성과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지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2) 목표설정이 잘 되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3)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주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4) 평가면담을 잘 하면 평가에 대한 불만이 줄어든다?1) 성과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지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대부분의 회사의 성과관리시스템이 평준화 되었다. 여러명의 평가자가 있어 보다 객관화되었고 이의제기가 가능하게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이부분을 보완한다고 평가의 불만이 줄어들기는 힘들다.2) 목표설정이 잘 되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SMART rule에 의거 잘 setting된 Goals은 계약이고 합의이다.그리고 목표설정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때이다. 아주 부담스러운 성장을 요구하지 않으면 대부분 합의한다.그리고 본인이 먼저 goal setting하고 고과자가 승인하는 형태이기에 평가결과에 대한 불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오히려 시장이 요동치기에 년초에 setting한 Goal을 연말까지 고집하는 것보다 중간 중간 up date하는 것이 불만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3)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주면 평가의 불만이 줄어든다?팀원이 Goal setting한 것을 수행할때 관리자가 피드백을 줘서 반영하는 과정이다.이 과정없이 연말에 평가를 하면 불만일 수 밖에 없다.아무리 Gal setting을 잘 했다 하더라도 달성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상호 다르기 때문이다.피드백을 주고 받아야 평가결과의 수용가능성이 높아진다.만약 피드백이 제때에 제공되지 않았다면 평가결과에 대해 서로 surprise한다.4) 평가면담을 잘 하면 평가에 대한 불만이 줄어든다? 마지막 평가면담을 하고 나면 서로 씩씩대고 면담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매일 같이 일해야 하는 팀원들인데 '꼴 보기 싫은 사이'가 된다.이런 팀에서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인사부서와 상위 리더들도 혹시 '리더들의 면담스킬'이 부족해서 이런 경우가 생기지 않나?하고 연말쯤 '평가면담스킬과정'을 신설하여 교육하는 회사가 많다.'성과관리관련책'을 쓴 작가들이 '강의'로 가장 바쁜 달이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린 후 떠난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격이다. 평가면담을 잘 하면 평가에 대한 불만이 줄어든다?택도 없는 얘기다.개인적으로 나는 3) 번을 지지한다.회사가 거창한 성과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이에 다른 모든 인사시스템(승진,승급,급여인상,보직,상여금지급,핵심인재선발...)을 연결시키는 것은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고 성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따라서 즉시즉시 피드백을 줘야 한다. 이를 real time feedback이라고 한다.이제는 업무수행 history관리가 가능한 프로그램이 대세다.KPI가 수행될때 하나 하나 주고 받은 피드백의 history가 관리된다면 연말평가라고 해도 놀랄 일이 없다.리더가 목표설정에도 관여하는 것도, 마지막 면담도 중요하지만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성과목표달성]이다.그 팀원을 [평가]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그 팀원이 [성과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평가의 목표는 "No Surprise"다.서로 놀라지 않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 
2024-03-18 05:00:00병·의원

PA제도화·비급여 통제가 유인책? 오히려 전공의 개원만 부추긴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전공의들이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개원시장에 뛰어들어 선점효과를 노리겠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사에게 국한됐던 영역을 타 직역으로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더해 의사들이 타 직역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면서, 전공의들의 필수의료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정치권·의료계에서 정부의 의료 시장 개방 기조가 전공의들의 필수의료 이탈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다. 오는 11월 최종 연구 보고서를 만들고, 그 결과를 반영해 문신사 국가시험 시행 관련 세부 규정과 문신사 위생·안전관리 교육 등의 정책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의사의 영역이었던 문신 시술을 비의료인에게 개방하는 것.이어 복지부는 지난 7일 간호사가 합법적으로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발표했다. 이를 시작으로 PA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대통령실이 간호법 제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료 대란으로 인한 국민 불만도 이 같은 정부 정책에 힘을 싣는 상황이다.정치권은 이 같은 정부 행보의 목적이 비급여 진료 가격 조절이라고 보고 있다. 관련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리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필수의료로 의사가 유입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를 위해 우선 간호사의 피부·미용 시술을 허용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비의료인에게까지 허용하려고 한다는 판단이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급여·비급여 혼합진료를 금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와 관련 의료계에 정통한 국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어디까지 제한을 완화할지 모르겠지만, 비의료인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종적으로 비의료인까지 완화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간호사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여기엔 기존 업자와 산업적 이해관계가 투영돼있다고 보는데, 간호법 거부로 돌아선 간호사 표심을 돌리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정부 정책이 전공의 사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감정적으로만 행동하는 게 아니라 이해타산적으로도 움직이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 후 10년이 지나면 경쟁자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올 것인데 병원에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전공의들은 차라리 지금 개원가로 나가 미리 터를 닦아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전공의 사직은 의대 증원에 대한 저항감이나 반감도 일정 부분 있겠지만, 이런 현실적인 인식도 뿌리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의료계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함께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1차 의료기관에서 전문의 수입이 일반의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졌다는 것. 이는 행위별 수가제를 기존 '진료 양' 기반에서 '진료 성과'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경증 질환 위주인 의원은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을 수밖에 없다.이는 봉직의도 마찬가지인데, 정부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병원급 의료기관 역시 전문의를 고용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이와 관련 바른의료연구소 조병욱 연구위원은 "10년 뒤에 의료 시장을 예측해보면 전문의가 되고 나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며 "대안적 지불체계로 개원가에서 전문의 진료가 별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 됐고 그렇다고 해서 병원급 수가를 높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전문의를 고용할 여력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시간을 버리고 고생해서 전문의를 따느니 빨리 피부·미용을 배워 빨리 자리를 잡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며 "공급이 많아진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데 이미 빽빽하게 들어찬 곳에 또 들어오려고 하진 못할 것 아니냐. 전공의들의 사직 이유엔 필수의료 패키지가 가장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024-03-14 05:30:00병·의원

허대석 교수, 정부 행태 일침 "역사상 강압적 탄압 없었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료계 원로교수인 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폭압적인 행태를 지적했다.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허 교수는 '전공의는 한국 의료의 미래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공의라는 신분은 개인의 경력을 개발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국가차원에서 한국의 미래의료를 책임질 인재로 적극적으로 양성해야하는 과정이라고 봤다.미국, 영국 등 OECD선진국이 그러하듯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양성하고 육성해야하는 피교육자인데 정부는 대형병원의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허 교수는 정부의 행태를 "마치 집단농장에서 일하다 탈출한 노예를 붙잡아오기 위해 정부와 언론이 한마음으로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게다가 군의관과 공보의까지 차출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것을 마치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하는 치적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했다.허 교수는 정부가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고 수천명의 전공의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행정절차를 밟는 행보에 미래세대를 단체로 범죄집단으로 낙인찍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그는 "역사상 이렇게 강압적인 방법으로 국가가 젊은이들을 탄압하는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행태를 거듭 지적했다.현재 상황에 불만을 품고 외국 의사시험 준비하는 등 해외로 나가더라도 불이익을 받게 기록을 남기겠다며 고위공직자가 공개석상에서 전공의들의 미래까지도 짓밟겠다고 발언하는 것에 강한 우려를 표한 것.그는 "사회의 '지도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미래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사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며 "어른으로서의 품격은 찾아보기 어렵고,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이 사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4-03-12 13:06:32병·의원

현지조사 늘었다는 개원가…의대증원 반대 보복성?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개원가가 지난달부터 갑자기 늘어난 현지조사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매년 초는 원래 현지조사가 많은 시기이긴 하지만, 예년보다 정도가 심해 의과대학 증원 반대하는 것에 대한 보복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11일 개원가에서 올해 현지조사·환수 및 리베이트·세무조사 등이 어느 때보다 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사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보복성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예년보다 심한 현지조사에 개원가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것에 대한 보복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 교사·방조 혐의로 경찰 소환조사 대상이 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임원 A씨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A씨가 여러 가지 조사를 광범위하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청이나 보건소에서도 나와 간판 등 세세한 것까지 모두 확인했다고 한다"며 "보복성으로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행정력을 동원해 괴롭히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이 밖에도 최근 개원가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조사가 부쩍 늘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심평원·공단 직원이 나오던 조사를 보건복지부 직원이 직접 나오거나, 예고 없이 조사팀이 들이닥치고 있다는 것.실제 한 의사 커뮤니티에 지난달부터 현지조사 건수가 늘었다는 게시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지난해 중순 지역 공단에서 환자들 명단을 주면서 여러 자료를 제출하라고 해서 제출했는데 그동안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이번 주 현지조사를 나온다고 알려왔다"며 "항상 바르게 진료한다고 생각해 도대체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특히 한 지역의사회 조사대응팀 간부는 한주 만에 4건의 현지조사 관련 민원이 들어왔다며, 전공의 파업에 대한 보복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이중엔 복지부 직원들이 사실확인서 서명을 요구했던 민원 내용도 담겼다. 이 의사가 서명을 거부하자 복지부 직원들은 조사 방해 행위로 1년간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의사회에서 나서 연대 서명으로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다만 의사단체들은 이 같은 의혹에 중립적인 입장이다. 매년 1분기는 현지조사가 많은 시기여서 정부의 보복성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확답하기 어렵다는 것.실제 심평원은 기준에 따라 이상이 있을 때 정례적으로 현지조사에 나가고 있을 뿐 의대 증원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역시 이 같은 이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의협 전·현직 임원 A씨에 대한 현지조사에선 보복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조사는 대상을 결정해 실제 직원을 파견하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데, A씨는 투쟁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와 관련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회장은 "계절적으로 현지조사는 겨울에 주춤했다가 봄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 이는 복지부가 심평원·공단에 위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지부 직원이 나온다고 해서 보복성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현 상황에선 현지조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겠지만, 보복성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이어 "다만 의협 전·현직 임원에 대한 현지조사는 시기적으로 이상하다. 그동안 여러 의사단체에서 보험 관련 회무를 해왔는데 며칠 만에 현지조사를 나올 수 없다. 청구 내용에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심평원이나 공단에 의뢰해 몇 달은 걸리는 프로세스"라며 "의료계 투쟁이 시작되고 한 달 만인데 현지조사가 이뤄진 것인데 이는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복지부 관계자는 "현지 조사는 의료계도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를 통해 몇 달 전부터 결정되는 것이다. 보복성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횟수 역시 늘어난 바 없다"며 "의협 전·현직 임원에 대한 현지 조사도 이뤄진 바 없고 이달까지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 지자체 차원에서 방문했을 수는 있지만 이는 현지 조사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2024-03-12 05:30:00병·의원
인터뷰

'공보의=값싼 해결책?'…허탈감 쌓이는 공보의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공보의 파견이라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저렴하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 인식이 문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공중보건의 처우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이성환 회장은 11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전공의 빈자리에 군의관 및 공보의를 투입한 정부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이성환 대공협 회장은 "정부의 공보의 및 군의관 발령은 매우 급박하게 진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공보의들과 협의는커녕 최소한의 정보공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지난 11일부터 4주간 병원 20곳에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 등 총 158명을 투입한다.전문의는 이미 파견 갈 병원까지 배치가 완료돼 공지가 내려왔으며, 일반의는 3지망까지 선호지역을 신청받아 배치했다.대공협 이성환 회장은 정부가 의료공백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공보의를 투입하기까지 대공협과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진행하지 않았던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이성환 회장은 "정부의 공보의 및 군의관 발령은 매우 급박하게 진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공보의들과 협의는커녕 최소한의 정보공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어 "인력운영지침이나 면책범위 등 실무와 관련된 부분은 파견 발표 전에 알렸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대공협과 논의했을 때도 이와 관련해서는 한 차례도 언급이 없었다"고 덧붙였다.정부는 공보의 등이 공식 근무를 시작하는 13일 이전 구체적 근무지침을 각 수련병원에 배포할 예정이다.이 같은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공보의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이성환 회장은 "공보의가 일하는 당사자라면 이와 관련된 정보공유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정부의 일방적 지시에 공보의들은 그냥 시키면 그대로 해야 하는 부품 같은 존재인가 하는 허탈한 분위기가 있다"며 "신분적인 한계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불만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저렴하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 인식이 문제"라며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공보의 처우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의 대다수인데 고작 이틀 교육...면책범위도 불분명"대형병원에 근무한 경험이 전무한 공보의도 파견 대상에 포함돼, 공보의 파견이 오히려 병원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대학병원에 파견되는 공보의 총 138명 중 전문의는 4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2명은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반의다.정부는 파견된 공보의들을 대상으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교육을 진행하고, 오는 13일부터 정식 근무에 투입한다.이성환 회장은 "일반의는 내과 당직 기준으로 주 80시간 근무하게 되는데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상태에서 투입되는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서는 필수의료나 응급실 등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하기 때문에 (공보의 파견이)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응급실에 경증 환자가 크게 감소한 점 도 공보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그는 "의사뿐 아닌 어떠한 직종도 충분한 교육 후 투입돼야 하는데 파견된 공보의들은 이틀의 교육을 끝으로 바로 실무로 투입돼야 한다"며 "공보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직무가 한 번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데 명확한 면책범위조차 발표되지 않아 우려가 많다"고 강조했다.공보의가 빠진 지역은 이미 보건소 업무가 중단되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충남 계룡시에 위치한 보건소는 공보의 파견으로 인력이 없어 모든 업무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지방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공보의가 수도권으로 파견 가며, 지방의료에 큰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공보의가 빠진 지역은 이미 보건소 업무가 중단되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실제 충남 계룡시에 위치한 보건소는 공보의 파견으로 인력이 없어 모든 업무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이 회장은 "평창군 또한 응급실에 타과 전문의가 들어왔다"며 "각 지역 보건의료원 응급실은 지역 내 의료종착지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선배치해야 한다. 타과 전문의나 일반의가 CPR 등 응급환자가 왔을 때 책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이어 "보건의료원도 문제지만 지소는 그야말로 구멍이 난 상황으로 지방의 모(某) 지소는 근무하던 공보의 3명이 차출되면서 아예 의사인력에 공백이 생겼다"며 "산청군 또한 군 내에 유일했던 소청과 전문의가 차출되면서 필수의료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지원율 반토막…"올해 최저 기록 전망"이성환 회장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보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특히, 그는 올해 공보의 지원율이 최저수치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실제 공보의는 장기간의 복무와 낮은 처우 등으로 지원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 기준 공보의 수(의과)는 1432명으로, 10년 전보다 979명 줄었으며 같은 기간 신규 공보의도 851명에서 절반이 넘는 402명으로 감소했다.이 회장은 "현역으로 18개월 군복무를 할 수 있음에도 36개월의 공보의를 택하는 것은 개인에게 큰 결심으로, 지역의료에 뜻이 있거나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누가 공보의를 선택할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대생의 현역 선호도가 굉장한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 속 정부의 이러한 일방적 모습은 공보의 지원율 감소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섬이나 교정시설 등은 의료 취약지 중의 취약지인데 공보의 없이 어떻게 수습하려 하는지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끝으로 대공협은 공보의 수련병원 파견 기간 동안 이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회원 보호에 힘쓸 전망이다.이 회장은 "대공협은 협회 차원에서 지역에서 발생하는 의료공백 사례를 수집할 것"이라며 "또한 현장에 파견간 공보의들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한 달 동안 권익침해사례 등을 신고받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2024-03-12 05:30:00정책

한국 의료정책의 한계

메디칼타임즈=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 1977년 의료보험 도입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와 의사 간 유지되어 오던 사회적 계약에 정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거의 50년간 의료정책은 공급자 일변도의 규제로 일관되었다. 그 결과물인 OECD 통계지표를 보면, 한국인 1인당 외래진료횟수 (평균대비 2.5배, 세계 1위), 입원환자의 병원재원일수 (평균대비 2.3배, 세계 2위) 등 지표에서 소비자들이 과잉으로 의료를 이용하고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는 저수가 정책과 무제한적인 의료선택권이 결합된 결과로 추정된다. 의료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있을 때마다 공급자인 의료인을 압박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해지자 의대 입학 정원을 대폭 증가시켜 문제를 풀겠다고 나섰다.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쟁점 사안을 중심으로 검토해 보자. 1.필수 의료응급실에 빈 병상이 없어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우리나라는 총 병원 병상수는 OECD 평균의 3배(세계 1위)이고 급성기병원 병상수도 세계 1위이다. 응급실이나 중환자 병상도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응급환자가 도착했을 때 비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일까? 경증 환자들이 이미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영국의 경우, 응급환자를 항상 수용하기 위해서, 병상의 15%를 비워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의료인은 일정 간격으로 기존의 입원환자를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재평가하여 하급 의료기관으로 전원 시킬 권한을 가지며, 환자들은 의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환자는 퇴원을 거부할 수 있지만, 거부이후에는 보험지원이 중단되고 자비로 입원비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 입원 병상은 오래전부터 공급과잉 상태이다. 필요한 것은 그 병상을 유지하는 기본 원칙이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응급환자가 들어갈 병상이 없다. 2. 지방 의료KTX를 타고 대구에서 서울의 대형병원에 방사선치료를 받기 위해 매일 서울로 2달간 출퇴근하는 환자를 본 적이 있다. 대구에도 같은 기종의 방사선치료기가 있고, 유능한 의료진이 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지방 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크게 늘리고 지역별로 대형 병원을 건립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수억원의 연봉을 제공해도 지방의료원에 의사가 없다고 언론에서 반복해서 다루고 있다. 저출산과 노령화로 지방소멸이 가시화되는 사회적 환경에서, 의료기관을 유지하기에는 환자가 부족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또, 함께 일할 의료진이 구성되지 못하면, 기존의 의료기관조차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권역별로 의료제도를 운영하는 영국이 지역의료를 관리하는 원칙을 소개하면, 지방인 사우스햄프턴 지역에서 폐암으로 처음 진단된 경우, 주치의는 권역내 병원 중 폐암 수술이 가능한 병원 3곳을 소개해 주고 환자가 선택하게 한다. 그런데, 환자가 런던에 있는 특정대학병원에서 수술 받기를 원한다면, 의뢰서는 작성해 주지만 보험에서 비용은 더이상 지원해주지 않는다. 자비로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권역내의 어느 병원에서 수술을 받더라도 성과는 동일할 수 있도록, 의료의 질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3. 의료비 증가의료비의 지속적인 증가는 모든 나라의 고민이다.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가 공제액  (deductible) 제도이다. 공제액 이하의 진료비가 발생하는 경증환자는 본인 부담으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경증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을 줄여, 재정을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우리나라는 공급자를 통제해서 더 이상 새로운 의료대책이 나올 것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들 중 다수는 소비자의 의료기관 이용 원칙을 바로잡음으로써 단기간 내에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에서 다수의 표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 우리나라에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대신 소수집단인 의료인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다. 단기간의 지지율에 영합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2024-03-06 17:00:16오피니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뜯어보기(5회)

메디칼타임즈=미래의료포럼 조병욱 상임위원 ■ 비급여 관리체계 확립 근본적으로 비급여를 관리하겠다는 발상부터 위헌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보건복지부의 기조는 의사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두 차례 있었던 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 위헌소송에서 기각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건강보험이 당연지정제로 인한 획일적 의료행위가 강요되는 의료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비급여를 통한 의료행위의 자율성 보장 때문이었다.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비급여 관리체계 적립하지만,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하여 그 횟수, 가격, 내용 등을 모두 보고하게 하고 이를 의무화한 것뿐만 아니라 그 자료를 토대로 관리를 하겠다는 것은 제도하에서 그 자율성을 박탈했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이번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에서 가장 큰 논란과 반발을 일으키는 부분이 바로 이 비급여관리체계 확립과 관련된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의 관점이 다를 수 있고 해석이 다를 수 있다.필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기본적인 관점은 이 정책은 잘못되었다는 데 총론적으로 공감한다면, 각론에서 다른 의견이라고 서로 비난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이 점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1) 관리 강화 혼합진료 금지는 이번 패키지 발표의 꽃이다. 급여진료와 비급여진료를 혼합하여 진료 보는 것을 막는 것인데, 예를 들면 급여 진료에 비급여 검사나 치료를 함께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개념적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정책이다.예를 들어 발열 증상으로 외래진료를 온 환자에게 급여가 아닌 비급여 독감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고 나서 확인되었을 때 타미플루 급여 처방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월 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비급여 진료가 들어가는 경우 급여 처방을 막는 방법으로 금지하겠다고 하였다.다시 말하면, 전부 비급여로 환자가 본인부담금 100% 진료를 보는 것은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급여진료가 가능한 검사나 처방 항목을 환자가 원한다거나 급여 적응증이 되지 않아 임의로 비급여로 전환하여 시행하는 행위가 현재 의료법상 임의비급여로 분류되어 전액 환수 조치 또는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다는 것이다.어떤 항목은 100/100으로 인정되기도 하고, 어떤 항목은 임의비급여로 규정되어 금지되어 있다. 즉,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비급여진료에 대한 현재의 기준으로는 혼합진료 금지 자체를 적용하기에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오늘 브리핑 자리에서 기자가 질문한 혼합진료 금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다른 분들이 제기하시는 급여진료 후 다른 날 비급여진료 시행에 대한 부분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당일 급여진료 접수, 비급여진료 접수 2개를 통해 관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더 나아가, 급여진료용 차트번호와 비급여진료용 차트번호를 이중으로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그리한다면, 사실상 혼합진료는 사라지게 되고 분리진료가 되는 것이다. 비급여진료는 건강보험공단에 청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혼합진료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심평원에서는 없다. 그리고 오늘 보건복지부의 브리핑자료에서 나온 인포그래픽에서 확인된 것을 보면, 혼합진료는 금지지만 본인부담금 100%로 전환하여 급여진료 항목을 비급여로 진행은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실손보험회사 청구도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실손보험 세대에 따라 다름)일각에서는 혼합진료 금지정책이 실손보험회사를 위한 정책이 아닌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혼합진료를 비급여진료의 하나로 간주하고 아예 해당진료 전체를 건보 재정에서 이탈시켜 건보 재정을 아끼는데 좀 더 주안점으로 둔 것이 아닌가 싶다.물론 그를 통해 의료 이용을 줄인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실손보험을 통해 건보 이용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이점이 더 크다. 보건복지부가 혼합진료를 금지한 것일 뿐 실손보험을 통한 비급여진료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따라서 혼합진료 금지 정책에서 의료계가 확인해야 할 중요한 기준점은 바로, 환자가 원할 경우 (비급여진료 혼합진료를 원하는 경우) 급여진료 항목을 비급여로 전환하여 현재의 임의비급여처럼 진료를 해도 되는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불법이 아닌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이다. (말이 바뀌면 안 되니까 문서상 명시가 필요하다)이것만 보장된다면 혼합진료가 금지가 되든 말든 의료공급자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료소비자는 두 번 결제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고, 실손보험회사는 오히려 더 많은 손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반대로, 그것마저 불법으로 금지가 된다면 의료공급자의 매출은 극도로 줄어들게 되겠지만, 의료소비자는 비급여가 있음에도 의료선택권을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고 실손보험회사는 보험료는 받았는데 지급금은 없어지게 된다.국가가 민간회사에게 큰 이익을 안겨주고 국민에게는 엄청난 손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과연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인가? 의사들이 반발하기 전에 더 큰 저항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따라서 필자는 혼합진료 금지 문제는 유권해석을 먼저 명확하게 문서화하고, 이후 의료소비자인 국민에게 맡기는 편이 어느 쪽이든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굳이 의사들이 나서서 욕먹을 이유는 없다.2) 실손보험 개선실손보험은 국민인 민간 업체와 사적 계약을 통해 이용하는 사보험이다. 국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손보험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을 구실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체계로 실손보험회사가 설계한 것으로 본인부담금의 감소가 가져올 도덕적 해이와 의료이용률 급상승은 전혀 감안하지 않은 사기업의 잘못된 상품이다.사기업이 잘못된 상품을 팔았는데 그것을 국가가 나서서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국민들에게는 의료 소비 제한을, 의료기관에는 의료 공급 제한하는 도대체 누구를 위하는지 알 수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국가가 나서서 실손보험을 챙기는 이유는 바로 경상의료비 때문인데, 실손보험 보급이 보편화 되면서 건강보험 이용의 억제책이었던 본인부담금이라는 장벽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에 의료이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가 경상의료비가 함께 급상승하였다.문제는 경상의료비의 상승과 함께 공적 의료비의 상승도 동반되어야 하는데 OECD 통계를 보면 OECD 평균에 비해 공적 의료비의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이지만 경상 의료비가 상승하는데도 공적 의료비의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정부는 이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민간위주의 의료비상승은 결국 공적 의료비 비중, 국가가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의료비의 규모가 적다는 것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이것을 억제하려면 실손보험을 관리해야하는 것이다.결론적으로 정부가 그동안 공공부문 의료비 지출을 건강보험 뒤에 숨어 매우 적게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실손보험 주도로 나타나는 민간부문 의료비 지출위주의 경상의료비 규모의 증가가 달갑지 않은 것이다.3) 미용 의료 개선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피부미용성형 의료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급여진료 부분의 수가로 인해 비급여로만 진료해야 하는 분야가 피부미용성형 의료분야였기 때문이다. 충분한 비용을 지출하고 그만큼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인력이 유입되고 그만큼 더 많은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었다.'의료적 필요성이 낮고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이라는 표현으로 보아 미용 의료시술에 대하여 의사면허가 아닌 자격으로 가능하도록 하여 공급자를 늘려 해당 시장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피부미용성형 시술시장은 이미 의사에 의해 공급이 되어 그 수준이 매우 높은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를 공급하는 이들이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능하게 되어 가격이 내려간다 하여도,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고부가가치의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더 나은 공급자를 찾게 되지 않을까?  쉽게 말해 의사가 공급하는 시술과 일반인이 공급하는 시술을 같다고 생각할 소비자는 없다는 것이다.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 계획■추진계획 / 총평단기 과제는 딱 하나 2개월 안에 발표할 의대정원 증원이다. (이미 2월 7일 확정발표 하였음). 아직 숫자는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내용에 10년간 1.5만 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2월 7일 2000명 증원을 발표하였다.)지금까지 보건복지부가 발표했던 의료관련 정책에서 지원, 보상, 인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정책들은 중장기 과제로 분류되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대로, 제한, 규제, 금지와 같은 정책들은 모두 단기 과제로 1년 내 입법 예고, 또는 행정 예고가 이루어졌다.앞서 10차례에 걸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추진'이라고 뒤에 붙어 있지 않은 지원, 보상, 인상 정책은 모두 현재도 있는 정책이며, 그 외에는 대부분 '추진' 또는 '도입', '마련'이라고 되어 있다. 아니면, 정책가산이다. 기대효과는 의약분업 당시와 마찬가지로 반짝 2년 정도 주는 척하다 사라질 재정들로 보인다.■필수의료 패키지가 미칠 영향1) 의료소비자(국민, 환자)혼합진료 금지로 인해 급여진료와 비급여진료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고, 그동안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인식이 없던 검사나 치료에 대한 인지가 늘게 될 것이다.필자가 예상하는 바는 그동안 의사에게 비난해 왔던 과잉 검사나 치료에 대하여, 의외로 비급여가 적었음에 놀라게 될 것이고, 반대로 의료 소비자가 원했던 것들은 대부분 비급여였다는 것에 또 한번 놀라게 될 것이다.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확대 생산된 과잉 검사나 치료가 비급여 진료에 보이지 않는다면 어디까지 환자를 위한 것이었고 어디까지 의사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인식이 생길지도 모른다.정돈되지 않은 혼란 속의 정보는 선택적으로 의사들에 대한 비난의 도구로 쓰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예 급여진료 항목을 비급여진료에서조차 못하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환자들의 불편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자신들이 원하는 치료나 검사를 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필요한 진료마저 못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에 대한 항의는 1차적으로는 의료기관에 하게 되겠지만, 어차피 의료기관은 법적으로 금지된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없다. 이는 결국엔 보건소 및 정부로 향하게 될 것이며, 굳이 의사들이 나서지 않아도 사회적 불만으로 인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적응이라는 기전으로 인해 그러한 반향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 수와 그 금액의 규모를 볼 때 급여진료 항목의 비급여진료 금지가 가져올 실손보험회사의 이득과 가입자의 손해는 적응으로 해소되기에는 너무 크다.2) 의료진개원 면허제도의 도입은 기존의 의료진들에게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이미 충분한 임상 경험 기간이 증빙되어 있으며, 면허권에 대한 소급적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늘어나는 의사 수로 인해 상대적 선점의 이유로 개원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특히 필수의료 관련 분야에 대한 보호나 보상이 상급 의료기관에 치중되어 있으나 그 보상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피부미용성형분야로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필수의료가 아닌 비필수의료 분야로 종사하는 의사의 수가 늘게 될 가능성이 높다.또한 사법적 보호대책이 매우 미흡하기 때문에, 아무리 지원책이나 보상책을 마련한다고 하여도 Vital 관련 의료는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현재의 필수의료 악순환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즉, 정부가 원하는 중증질환 중심의 필수의료 종사자의 증가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어쩔 수 없이 필수의료 관련과를 전공하였다 하여도 중증질환 진료에 종사는 기피하는 것은 유지되거나 심화되어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공동화 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응급의료 또한 적절한 보상의 정도가 사법적 보호대책의 미흡으로 인해 더욱 요구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인원에 소요되는 인건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이 필수의료 패키지는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이 보여준 대로 문제를 개선시키는 정책이 아닌 악화시키는 정책이다.3) 의대생, 전공의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관계로 의업 이외에 다른 업종으로의 협업 또는 겸업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IT나 다른 인문 관련 업종 등과 연계하거나 그동안 의료계에서 등한시했던 보건계통 업종에 진출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필수의료로의 낙수효과는 당연히 있을 리 없고, 의학을 배우면 배울수록 질병의 악화와 환자의 합병증, 사망은 의사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설사 의대 입학 당시 의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면허를 취득할 때쯤이면 당연히 깨우치게 된다.지원과 전망은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개원 면허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인턴수련까지는 하더라도 레지던트 수련은 받지 않는 전문의 포기 인원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는 빅5병원으로의 인턴지원이 집중되었던 것에 반해 인턴수련 시 업무 강도가 덜한 2차병원이나 지방병원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전문의 취득을 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업무강도가 덜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결국 의대 정원 증원으로 각급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TO를 매우 늘리겠지만 인턴을 제외하고는 그 정원을 채우기는 일부 인기과를 제외하고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낙수효과는 없다. 요즘 MZ세대는 똑똑하다.4) 병의원있으나 마나 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개혁을 하지 않는 이상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지역 환자들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달려가고, 의원의 환자들은 진료의뢰서를 받으면 돌아오지 않는다. 회송사업을 한다고 하여도 환자가 돌아가지 않는 것을 어찌할 방법은 없다.상급종합병원의 교수들은 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는 줄어들고 그 줄어든 인건비를 만회하기 위해 R&D를 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만큼 연구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 결국 업무 강도는 똑같이 높다. 교수들은 많아졌지만 환자는 더 많아지고, 살기 위해 해야 할 연구는 더 많아졌고, 가르쳐야 할 학생도 2배로 늘었다.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종합병원과 병원은 필수의료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매우 애매모호한 위치에 놓인다. Vital을 다루며 상급종병에 보내지 않고 모두 커버하기에는 민형사적 부담이 너무 크고, 봉직하는 의사들이 그걸 감당해주지 않는다.그렇다고 그 환자들을 모두 상급종합병원으로 보내면 병원 운영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이 딜레마 속에서 지금보다 더 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어디까지 혼합진료를 허용해 줄 것인가가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존폐가 달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의원은 사실 지금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개선의 여지가 없다. 지금까지는 진료시간을 늘리고, 휴일근무, 야간진료 등을 통해 매출을 창출해 왔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인건비 상승 및 비용 증가 요인이 더 우세해질 것으로 보인다.차라리 규모를 축소하고 의업 단 하나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부업을 가지거나 아예 주업을 따로 가지고 부업으로 의원을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정부가 의원급 의료기관에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의료의 수준이 경증 질환 진료 그리고 상급기관으로의 전달만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전문의료 진료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마지막으로 이번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에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추진될 정책들을 되짚어 보자.1) 인턴제 개선 2) 병원 내 의료 인력 업무범위 개선 3) 의사면허관리 제도 4) 2차병원 전문병원 제도 개편 5) 지역필수의사제 6) 지역의료 재정투자 – 지역의료발전기금 7) 의료인 형사처벌시 과실치사상죄 형의 감면 8) 의료기관안전공제회 (의료사고배상공제조합) 9) 혼합진료 금지 10) 실손보험 개선 11) 미용의료 시술자격 개선위에 제시된 총 11개 정책을 모두 1년 안에 특위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복안이다. 이중 대통령령 개정으로 가능한 정책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법을 개정하거나 신설해야 하는 정책들인데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할 동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5년 전 문재인 케어 발표 당시에는 최소한 어느 정도의 정책 실현가능성과 추진 준비가 되어 있는 정책을 들고 나와 갑론을박이 가능했으나, 이번 정책 패키지는 정책에 대한 영향을 전혀 예측조차 하지 않고 제시되었다. 그래서 같은 정책을 두고도 의사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환자단체, 시민단체 모두가 반대하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명제 P->Q를 보자. 이 정책 패키지는 의대정원 증원을 참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구색을 맞추어 넣은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으로 거짓을 참이라고 속이려니 무리수가 따른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의대정원 증원이 필요합니다" 그 말을 못 해 아예 대한민국 필수의료를 없애 버렸다. 필자는 필수의료 패키지를 의료멸망 패키지라고 명명하기로 하였다.
2024-03-04 05:30:00오피니언
현장

피켓들고 모인 민초의사들…"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저지하기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 주최 측 추산 4만명(경찰 추산  약 1만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개원의·봉직의·교수 외에도 의대생과 그의 가족들이 모여 정부와의 대화를 촉구했다.3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강행을 규탄했다.이날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현장엔 수십 대의 경찰 버스와 대규모 경찰 인력이 배치됐으며, 서울경찰청 조지호 청장(왼쪽 아래 사진)이 직접 자리했다.이날 총궐기대회는 지난해 간호법 때와는 현장의 긴장감도, 의사 참여도도 달랐다. 수십 대의 경찰 버스가 총궐기대회장 인근에 배치돼 있었으며 경찰 인력도 10여 명씩 팀을 이뤄 곳곳에 대기하고 있었다.녹색정의당은 의사 총궐기대회에 앞서 여의도공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단체들이 불법 행동을 선동·지원하고 있다며 이들의 몽니에 굴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를 향해 압수수색과 법적 대응에만 골몰할 뿐 정작 중요한 필수·지역·공공의료 강화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이날 현장엔 이례적으로 서울경찰청 조지호 청장이 직접 자리해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를 강요한 부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법적 책임 물을 것이라는 경고다. 이는 최근 인터넷에 일부 의료인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에게 집회 참석을 강요했다는 글이 올라온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현장 곳곳에서 민초의사들의 피켓 시위가 이뤄졌다.이에 의협 비대위도 총궐기대회 시작에 앞서 브리핑을 열고 비대위나 의사단체 차원에선 제약사 직원들을 동원하려는 시도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일반 회원들의 일탈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이 같은 경찰 인력 배치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한 의사는 "우리가 범죄자 취급당하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 노조가 집회할 때도 이렇게 많은 경찰을 배치했는지 의문"이라며 "주최 측에서 집회신고도 잘했고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사들이 저항 세력이라는 정부 발언이 실감난다"고 지적했다.한 아이가 의대 증원 반대 피켓을 경찰에게 보여주고 있다.이런 상황을 인지한 듯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우리는 범죄자들이 아니다(WE ARE NOT CRIMINALS)라고 적인 플랜카드를 들고 있었다. 또 행사에 앞서 주최 측은 의사들의 발언이 국민의 구설수에 오르는 상황을 우려해 과격한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고, 지난해 간호법 총궐기대회를 뛰어넘는 3만여 명의 의사들이 모였다. 주최 측이 신고한 2만여 명의 집회 장소가 가득 차 의사들이 여의도공원까지 점령한 모습이었다. 전공의·의대생도 많았지만, 개원의·봉직의·교수 비중이 더 커 2020년 투쟁 당시와도 차이가 있었다.특히 일가족으로 모두 데리고 참가한 의사들이 많았는데 한 아이가 '9.4 의정합의 정부는 이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경찰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한 의사가 영부인 명품백 논란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현 상황이 너무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함께 뛰쳐나왔다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있었다. 그는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배포한 현상 수배(WANTED)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여기엔 구속·처벌 위험 속에서 근무하는 놓인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어려움이 담겨 있었다.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언제나 소송과 고발당할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게 너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필수의료 패키지를 보니 그냥 병원에서 일하지 말고 비급여 진료하라는 얘기나 다름없었다. 이를 견딜 수 없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여의사들도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더 많은 동료 여의사들이 나오고 싶어 했는데 아이를 봐야 해서 우리만 나왔다"며 "특히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여의사는 0.5인분' 발언에 충격을 받은 동료들이 많다. 어떻게 정부가 이런 성차별적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이날 총궐기대회에선 유독 민초의사들의 피켓시위가 많이 이뤄지기도 했다. 자신을 외과 전문의하고 소개한 한 젊은 의사는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탄압·인권유린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었다.전국 총궐기대회 곳곳에서 외신 기자들의 인터뷰가 이뤄졌다.필수의료를 망친 것은 실손보험사와 기업병원, 정부라는 지적이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중계기관이 대통령 측근이 원장으로 있는 보험개발원으로 선정됐고, 복지부 전 장관은 삼성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는 것. 지역의료를 붕괴시키는 것은 6600병상의 수도권 분원을 허가한 정부라는 지적이다.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 자체에 의사들이 너무나 분노하고 있다"며 "그래서 다 같이 길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엔 3만 여명의 의사와 그 친지들이 참석했다.이 밖에 정부의 의사 탄압이 영부인 명품백 수수 의혹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전공의 사직은 불법이라고 처벌하면서 공직자 뇌물 수수는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 브이로 분장한 의사도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는 바이탈 의사들을 쫓아내고 있다. 그 누구도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KOREA Government EJECTVITAL DOCTORS NO ONE WILL EVER, EVER COME BACK)"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었다.이 의사는 "세계의사회에서도 우리나라가 의사를 과도하게 탄압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외신의 관심이 큰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상황을 외신에 알리고 싶어 이렇게 나왔다. 이날 많은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는데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참여자들을 압박하려는 것 같다. 이런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공연과 현수막 퍼포펀스 모습.  그의 말처럼 이날 총궐기대회 현장 곳곳에서 외신 기자들의 취재가 이뤄지고 있었다. 한 의사 집단은 '우리의 싸움은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다(OUR FIGHT IS FOR YOUR HEALTH)'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10여 장의 피켓을 총궐기대회장 인근에 배치해 외신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총궐기대회의 피날레는 영화 레미제라블 주제곡 '민중의노래'와 '상록수' 노래 공연과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의 현수막 퍼포먼스였다. 이 현수막엔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필수의료 패키지를 철폐하라는 문구와 함께, 의료진에 대한 위헌적인 명령과 고발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2024-03-03 19:18:46병·의원

의사·환자 모두 아쉬운 '의료사고특례법'…공청회서 '고성'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일환으로 추진하는 의료사고특례법과 관련해 의료계와 환자단체 모두에서 불만족스럽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 추진 관련 전문가·국민 의견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다.이날 공청회에서는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추진을 위해 황급히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며 고성이 오갔다.조규홍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의료사고특례법을 제정해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료인에 관한 형사처벌 등의 특례를 정해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함을 목적으로 한다.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조규홍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의료사고특례법을 제정해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일환으로 추진하는 의료사고특례법과 관련해 의료계와 환자단체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의료행위는 결과 아닌 과정 중요...'사망'도 특례 포함돼야"의료계에서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이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의료계 요구가 담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한 걸음 나아간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법안 제정으로 환자는 안심하고 의료진도 방어적이 아닌 적극적 진료에 나설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어 "하지만 의료계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이 특례에 포함되지 않은 점이 첫 번째 지적사항이다.송재찬 부회장은 "의료행위는 최선을 다해도 돌발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아닌 과정에 중점을 두고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며 "의료사고가 의사 고의인지 과실인지 등을 따져봐야지 결과가 사망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례에서 제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이어 "사망을 특례에서 배제한다면 중증질환 수술을 담당하는 필수의료 진료인력은 적극적으로 수술하기 어렵다"며 결국 법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송 부회장은 "보험료 산정 기준이 개인인지 의료기관인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필수의료 의료진은 의료사고 위험 부담이 높은데 사고가 많은 개인에게 고액의 보험료를 부과한다면 필수의료에 더욱 큰 부담이 돼 국가 재정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계에서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은 고무적이지만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대한중소병원협회 박진식 부회장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을 두고 '최소한의 단계'라고 평가했다.박진식 부회장은 "심장내과전문의로서 20년 동안 최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진료 현장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최근 들어오는 후배들은 최선을 다해도 잘못된 결과로 수년간 의료분쟁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중증환자 치료를 포기해 버리는 분위기가 크다"고 지적했다.박 부회장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리절차가 달라지면서 결과도 바뀐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중증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진에게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은 의료계에서 완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법안이 아닌 최소한의 단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용·성형의료 특례 포함...필수의료 개선 취지와 맞지 않아"반면, 환자단체 등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재정이 환자 안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특히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필수의료를 포함한 미용·성형의료까지 포함해 특례를 적용한다는 점을 지적했다.환자단체 등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재정이 환자 안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필수의료를 포함한 미용·성형의료까지 포함해 특례를 적용한다는 점을 지적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시작한 만큼 그 대상자는 필수의료 의사로 범위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며 "생명에 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서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만이 특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사고 원인에 대한 설명 없이 공제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소 제기 자체를 금지하거나 형사처벌을 감경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제도"라며 "환자 안전사고 방지 인식과 노력에 느슨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또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벤치마킹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위헌 결정을 받은 점을 지적했다.이은영 이사는 "2009년 헌법재판소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조항이 피해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받았다"며 "필수의료와 관련해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재판 절차 준수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 전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소비자단체협의회 이정수 사무총장은 "의료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분야"라며 "이런 상황 속 사법적 부담 완화를 논하는 법은 소비자에게 굉장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또한 그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입법례로 그 범위를 두고 국민과 의료인 사이에 많은 다툼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너무 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좀 더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공감대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법적 부담만을 경감하는 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 업무상 과실에 따른 처벌 면책을 의료분야만 적용하는 것이 법의 형평성상 적정한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특히, 패널 토론 이후 플로어에서는 환자 측 참석자가 "의료사고특례법을 왜 이렇게 황급히 추진하려 하느냐. 의대증원을 위한 졸속 법안이 아니냐"고 주장하며 강력히 항의했다.이에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번 공청회를 끝으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해당 법안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료계 및 환자단체와 논의한 끝에 추진하는 것으로 졸속 법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이어 "오늘 나온 의견이 법안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02-29 19:16:00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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