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전체
  • 일반뉴스
  • 오피니언
  • 메타TV
[백진기의 의료인 리더십 칼럼]

[백진기 칼럼 ]"피드백을 구한다?"(53편)

메디칼타임즈=백진기 한독 대표 오래전, 박사 코스웍을 할 때였다. 그놈에 깨알같은 작은 글씨를 읽다가 눈을 망쳤다. 그래도 얻은 것이 하나있다.'피드백 구하는 행동feedback seeking behavior'이다.피드백을 구한다?  참 어려운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남에게 돈 빌려달라고 손 벌리는 것보다 더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라떼는 말야'하면서 남에게 충고하는 것은 더 쉬어진다. 지금 뒤돌아 보자. 리더인 나는 누군가에게 충고할 꺼리가 많은지. 아니면 피드백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 많은지.명확한 것은 피드백을 받았으면 하는 분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분이고 피드백꺼리를 많은 분은 자신을 돌볼 시간이 부족한 분이다.피드백을 구하는 분은 주도적proactive한 분이고 피드백을 주려고 하는 분은 '자동뻥'이다. 팀원들과 자식들과 젊은 분들을 보면 피드백꺼리가 차고 넘치기 떄문이다. 충고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충,탐,해,판의 반복이다.  리더가 말끝마다 충고질,  "어떻게 일이 그렇게 됐어?"하고 꼬치꼬치 수사하는 탐색질, 리더 자기나름대로 " 이건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등의 해석질,  그리고 "김대리가 잘못했네"하는 판단질하는 것이 일과이면 그 리더가 '꼰대의 지존'이다.리더가 자기를 빼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하수’다. 리더가 자기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중수’다. 리더가 자기발전을 위해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상수’다.피드백을 주는 것이 직업인 전설적 농구감독 존 우든도 “나는 코치 일로 생계를 유지했지만 멘토링을 하고, 멘토링을 받으면서 살았다.” 라고 술회했다.승리한 리더들 뒤에는 코치, 멘토, 카운셀러, 자문위원, 롤모델 등으로 명칭은 다르지만 리더가 답답할 때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다수가 존재한 것이 공통점이다.'피드백 구하는 행동feedback seeking behavior'을 구글링해봤다. 검색결과 0.33초만에 약 113,000,000개 자료가 나왔다. 이것을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지금 피드백을 구할 사람이 주변에 있는가? 있으면 오늘은 무엇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볼까?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일을 해야 하니까 ‘리더’다. 
2023-11-27 05:00:00병·의원
[백진기의 의료인 리더십 칼럼]

[백진기 칼럼] "MZ세대와 같이 근무하기 어렵다?"(5편)

메디칼타임즈=백진기 한독 대표 "MZ세대와 같이 근무하기 어렵다?"어디서나 "MZ세대는 우리랑 많이 다르다"란 얘기를 듣는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틀어 지칭하는 [대한민국의 신조어]이다(위키백과참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만 심각하게 떠들고 있는 용어라는 얘기다. 그래도 이들이 1)우리 산업계 인력구조의 다수이고 중심이며, 2)주된 소비자고 또한 3)직업을 갖고 있거나 지원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정체성(identity)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학자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트랜드연구가들은 MZ세대와 그 기성성세대는 많이 다른 사고와 행동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너무도 다르다는 주장이 많고 동조자가 많아 ‘진짜 달라?’라고 의문도 품기전에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다’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에 기업들은 각종 광고, 마켓팅 활동을 통해 ‘다르다’는 것으로 돈을 벌고 있다. 매스컴도 한몫하고 트랜드를 요약해서 파는 교수님들도 거든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MZ세대도 남들이 하도 떠들어대니 "내가 MZ세대이니 그렇게 행동해야되나?하고 강요당할 지경이다. 진짜 기성세대와 MZ세대가 그렇게 다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그렇게 기성세대와의 차이를 부각시키면 무슨 실익이 있을까? 기존에 구분하던 '신세대와 기성세대'에서 신세대와 MZ세대는 뭐가 다른가? 트랜드연구자들이나 마켓팅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배를 채우는 단어가 아닌가? MZ세대는 무슨 이익을 볼까? "MZ세대는 이렇다"주장들이 너무 많아 리더들이 조심스럽게 관리하게 되어 반사적이익을 누리는 것일까?MZ세대에 대한 특성 및 인력운영방안 도출에 있어 새로운 관점과 접근을 시도하는 학자들, 컨설팅업체들, 기업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꼼꼼히 읽어보면 다 옳다. 그런데 다 나열형이고 그 양도 엄청나다. 어디선 MZ세대를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데 선 저렇게 관리하라고 한다. 색깔없는 CEO는 확성기로 관리자들에게 외친다. MZ세대에 관한 뚜꺼운 책과 신문기사를 들고 혼돈속에 있는 일선리더(firstline manager)에게 "MZ세대 관리 똑바로 하라우".“팀장 못해먹겠다”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MZ세대와 같이 근무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MZ세대는 이러니 이렇게 인사관리해야 한다”를 다 실행할 수 있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조직의 주력인 MZ세대의 성향을 무시할 수도 없다. 무시하면 바로 "꼰대"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이럴때 나는 세가지 접근을 한다. 한가지는 ‘나의 시계’를 MZ시기로 되돌려보는 방법이다. 나도 그 나이 땐 버릇없고, 기성세대는 "꼰대"였고 술자리의 “안주”였다. 둘째로는 자라온 환경이 아주 다르다. 나는 1인당 100$세대에서 자랐고 이들은 적어도 자가용타고 자랐다. 세째로는 “MZ는 이렇고 이렇다”에 함몰되지 말고 MZ든 기성세대든 인간이기 때문에 똑 같은 “본능”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2023-05-29 21:44:46오피니언

'현재' 슬기롭게 버티고 '미래' 고민하는 의대생들의 이야기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의대생들의 관심은 살인적인 학업량에 파묻힌 '현재'를 슬기롭게 버텨나가는 것과 앞으로 진료에 대한 '미래'였다. 이를 글이 아닌 영상,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의대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메디칼타임즈는 25일 오후 송파구 문정동 사옥에서 '2022 제2회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공모전은 생명공학 제약기업 암젠코리아 협찬,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후원으로 진행됐다. 대상 1팀과 최우수상 3팀, 우수상 5팀, 장려상 6팀 등 총 15팀에게 상패와 1700만원 상당의 상금이 전달됐다. 상금은 대상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 50만원이다.메디칼타임즈 이정석 대표(왼쪽)와 KAMC 장태창 위원이 콘텐츠 공모전에 대한 인사말과 강평을 하고 있다.심사를 맡은 KAMC 학생위원회 전문위원 장태창 교수(대구가톨릭의대)는 "일상적인 내용보다는 주제를 갖고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작품을 선정했다. 이들 작품의 기획성과 완성도도 고려했다"라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의대의 활력도 많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공모전이다. 의대생들이 공부를 떠나 창의성, 발전가능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평했다.시상식에는 총 15팀의 수상자 중 11개 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대상 서유찬 학생과 이정석 대표영예의 대상은 서유찬 학생(한양의대)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콘텐츠 '야! 너두 의대생활 잘할 수 있어'에 돌아갔다. 의대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는 꿀팁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영상이다. 시상은 이정석 대표가 진행했다.최우수상 신혜지·문서호 학생과 장태창 위원박상윤·박청경·전찬웅 학생과 장태창 위원이은서 학생과 장태창 위원최우수상은 3팀에게 돌아갔다. ▲문서호 학생(가톨릭관동의대)·신혜지 학생(단국의대)이 만든 영상 '나의 꿈, 생명의 불씨를 살리는 것' ▲김현·박상윤·박청경·전찬웅 학생(연세대 원주의대)이 만든 영상 'MMM: Moving Medicine with Metaverse' ▲이은서 학생(이화의대)이 만든 웹툰 '건강꼰대'가 선정됐다. 시상은 장태창 교수가 맡았다.이승현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박준호·김은진·이진하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우수상 수상자 5팀 중에서는 2팀만이 참석했다. 두 팀은 ▲이승현 학생(가천의대)이 만든 영상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박준호·김은진·이진하 학생이 만든 웹툰 '고민식당'의 작품을 출품했다.장려상 이소희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장려상 정우림·양예지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장려상 김문수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장려상 손현기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장려상 유기문·이승연 학생과 박상준 본부장장려상 수상자 6팀 중에서는 5팀이 시상식에 참여했다. ▲송원준·윤예린·이소희·조재형 학생(차의대)의 '의사는 거짓말쟁이' ▲양예지·오세림·정우림 학생(경희의대)의 '본4 의대생들의 미국 선택실습 브이로그' ▲김문수 학생(한양의대)의 '의사, 그 무게에 대하여' ▲손현기 학생(건양의대)의 '유급하고 할만한 것들 3가지' ▲이승연·유기문 학생(한양의대)의 '알아두면 쓸모 있는 슬기로운 팀플 생활'이 주인공이다. 장려상과 우수상 시상은 메디칼타임즈 박상준 취재보도본부장이 했다.메디칼타임즈는 지난 3일 오전 송파구 문정동 사옥에서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이정석 메디칼타임즈 대표는 "의대생의 숨은 재능을 볼 수 있어서 매우 흐뭇한 시간이었다"라며 "졸업 후 훌륭한 의사로 성장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시작한 의대생 공모전은 매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메디칼타임즈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은 미래의 전문의가 될 의대생에게 의사로 산다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맞춰 변화하는 의대생 문화를 짚어보기 위해 기획했다. 15편의 수상작은 별도의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바로보기)
2022-10-26 05:30:00병·의원

"아프면 꼭 병원가세요" 건강불감증 깨우는 의대생의 일침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긴갈색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에 착지한다. '만두'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건강불감증의 '공포'를 그림으로 풀어낸다. 만두는 사회에 만연한 '뇌졸중, 디스크, 당뇨' 예방법을 알려준다. "여러분 아프면 꼭 병원가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이은서 학생(20, 이화의대 예과 2학년)은 이같은 내용을 담아 질병 및 건강 인식도 제고,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담은 웹툰을 제작해 제2회 메디칼타임즈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에 출품했다. 그는 상금 200만원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건강꼰대'라는 제목의 웹툰 전반부는 괜찮겠지 하면서 병원 가길 미루다 결국 악화되는 상황에 놓인 이 씨의 경험담이 주를 이룬다. 학교 축제에 참여하다 "아직 살만하다"는 마음으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 몸살과 장염을 얻은 에피소드, 스노보드를 타다 삐끗한 손목을 방치해 금이 가는 상황까지 간 에피소드를 그림으로 풀었다.이은서 학생건강불감증으로 병을 키우는 사람들을 '꼰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프면 스스로에게 꼰대가 되고 고통에도 무심한 편"이라며 "이는 건강에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반성했다. 몸에서 오는 신호를 무시하면 나중에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더했다.웹툰에서는 뇌졸중과 디스크, 당뇨병에 대한 증상과 예방법을 풀었다.이 씨는 그림 그리기 채색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렸다. 만두라는 예명은 평소 자신의 별명을 반영했다. 친구들의 출연 요청 민원을 반영해 스키장 에피소드에 비교적 공을 들였다.그는 "그림으로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시간을 갈아넣으면 되지만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아직 예과생이라서 주제를 고르는데 제한이 있었다"라며 "건강해지는 방법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게 현실이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사회에 만연한 질병의 증상과 예방법을 제시하는 게 경각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괜찮겠지"라며 가볍게 넘기며 건강을 뒤로 하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씨는 "건강염려증이 심한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병울 묵히다고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나 또한 그러하다. 건강불감증의 사람들에게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은서 학생의 웹툰 '건강꼰대' 일부이 씨에게는 이번 공모전 참여 과정이 새로운 흥미를 발견하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그는 "의대에 다니고 겪으면서 든 생각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다"라며 "거창하게 웹툰을 그려보겠다까지는 아니고 블로그에 그림을 몇 개 삽입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블로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가 주요 관심사다"고 말했다.한편, 메디칼타임즈는 전체 참가작품 심사를 거쳐 총 15팀의 수상작을 선정, 오는 25일 오후 3시 본사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진행한다. 심사에는 KAMC 장태창 학술위원(대구가톨릭의대)과 대한의사협회 안상준 공보이사(가톨릭관동대)가 참여했다.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확인 바로가기(클릭)
2022-10-18 12:02:18병·의원

제2회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성료…대상에 한양대 서유찬군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제2회 메디칼타임즈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대상의 영광은 한양대 서유찬 학생에게 돌아갔다.메디칼타임즈는 전체 참가작품 심사를 거쳐 총 15팀의 수상작을 선정, 10월 25일 오후 3시 본사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진행한다.수상작 심사에는 KAMC 장태창 학술위원(대구가톨릭대)와 대한의사협회 안상준 공보이사(가톨릭관동대)가 참여했으며 상금은 대상 300명, 최우수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 5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대상작은 한양대 서유찬 학생의 '야! 너두 의대생활 잘할 수 있어(부제: 나만 알고 싶은 슬기로운 의대생활)' 작품이 선정됐다.메디칼타임즈 제2회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대상은 한양대 서유찬 학생이 수상했다. 서씨는 의과대학 공부법부터 자기관리 노하우, 선후배 관계까지 의대 생활을 하면서 챙겨야 할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풀어내 높은 점수를 받았다.최우수상은 총 3팀에게 돌아갔다. 첫번째로 '나의 꿈, 생명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가톨릭관동대 문서호, 단국대 신혜지 학생의 공동 작품이 수상했다. 해당 영상은 응급실에서부터 수술장에서의 실제 의료현장을 영상으로 담아 긴박함을 잘 잘렸다는 평가다.두번째 최우수상 수상작은 'MMM(Moving Medicine with Metaverse)' 제목으로 원주의대 김현, 박상윤, 박청경, 전찬웅 학생이 참여했다. 이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의대생이 꿈꾸는 의료제도를 영상으로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마지막 최우수상은 '건강꼰대'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이화의대 이은서 학생에게 돌아갔다. 이는 건강은 자신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웹툰 형식으로 재미 요소를 더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이밖에도 우수상에 건양대 이주희 학생이 제출한 'Street Stupid', 가천대 이승현 학생의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연세대 박준호, 김은진, 이진하 학생의 '고민식당', 고려대 팽진서 학생의 '의사 시뮬레이터', 강원대 김혜령 '우리는 무한히 꿈꿀 수 있다'가 각각 수상했다.장려상에는 차의과대 송원준, 윤예린, 이소희, 조재형 학생의 '의사는 거짓말쟁이'가 부산대 서주원, 이수영 학생이 제출한 '내과vs외과 -PK생활 이야기'가 선정됐다.이어 경희대 양예지, 오세림, 정우림 학생의 '본4 의대생들의 미국 선택실습 vlog', 한양대 김문수 학생의 '의사, 그 무게에 대하여', 건양대 손현기 학생의 '유급하고 할만한 것을 3가지', 한양대 이승연, 유기문 학생의 '알아두면 쓸모있는 슬기로운 팀플생활'에도 각각 장려상을 수상했다.한편, 메디칼타임즈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제3회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번 공모전은 암젠(AMGEN)이 협찬하고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KAMC 후원으로 참여했다. 
2022-10-13 12:15:20병·의원

성년 앞둔 분당서울대병원, 괴물은 되지 말자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분당서울대병원이 내년 10월 개원 20주년을 맞는다.지난 2003년 서울대병원 첫 분원으로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병원으로 성장했다.분당서울대병원 개원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국립대병원 맏형인 서울대병원의 분원 설립을 놓고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당시 서울대병원은 고령사회 대비한 노인병 특화 병원을 내세우며 국회와 정부를 설득했다.현재 분당서울대병원 모습은 어떤가.개원 초기 대표주자인 노인병센터는 노인의료센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암센터, 심뇌혈관센터, 척추센터, 소화기센터 등 사립 대학병원과 유사한 형태로 변모했다.건강보험 요양급여비 기준, 전국 6위를 견인하며 빅5 병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진은 5위 병원과 연 매출 격차가 500억원 내외로 순위 변동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한 가지 의문이 든다. 분당서울대병원이 빅5 병원에 진입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현재보다 병원 위상과 높아지고, 교직원 처우가 좋아질까.다시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려보자.연건동 서울대병원 전임교수의 꿈을 지닌 전임의와 진료교수, 기금교수 등 30~40대 젊은 의사 수 십 명이 분당서울대병원 발령으로 척박한 생활을 시작했다.불과 20년 전만 해도 분당서울대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분원 발령을 '귀양'으로 받아들여 진료과별 의국은 적잖은 홍역을 앓았다.분당서울대병원 진료과장으로 발령된 일부 전임교수들조차 쓴 소주를 마시며 신세를 한탄했다는 후문이다.분당서울대병원이 빠르게 성장한 이면에는 젊은 의사들의 패기와 독 오른 열정에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언젠가 서울대병원 본원을 뛰어 넘겠다, 실력을 키워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이들의 각오가 전국 6위 병원을 일군 셈이다.무엇보다 서울대병원 본원 교수들의 권위적인, 폐쇄적인 모습과 다른 삶을 살겠다는 젊은 교수들도 적지 않았다.성년을 앞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초심은 그대로일까.병원장 10명을 거치면서 젊은 교수들은 이제 50~60대 중년 교수가 됐다.보직 교수들은 기재부와 교육부, 복지부, 경기도, 국회 그리고 서울대 관악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오늘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젊은 시절 비판했던 서울대병원과 현 분당서울대병원 모습이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도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심포지엄과 좌담회, 20년사 발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20년 전 분당 지역 산 중턱에 세워진 분당서울대병원의 역사는 젊은 의사들과 직원들의 "할 수 있다"는 함께하는 어울림 속에서 시작됐다.성년을 앞둔 분당서울대병원이 꼰대와 괴물이 아닌 서울대병원보다 성숙한 국립대병원 리더가 되기를 희망한다.분당서울대병원 미션은 '세계 최고의 교육과 연구, 진료를 통해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이다.2022년 현재, 경영수익을 위해 진료를 우선하고 교육과 연구가 후순위로 밀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이다.분당서울대병원 전공의와 전임의, 계약직 진료교수 그리고 행정직원 모두 과거 연건동과 닮아가는 교수들을 바라는 이는 없기 때문이다.
2022-07-08 05:30:00오피니언
기획

소청·흉부 정원 채운 수련병원들 디테일이 달랐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기획|전공의 없는 흉부외과·소청과 최악의 위기 2022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 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 들어야 했다. 4년이라는 수련기간 동안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병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흉부외과와 소청과 수련병원의 현실을 살펴보고, 심폐소생 가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 대가 끊겼다 추락 속 정원을 채운 수련병원의 비밀은? 필수과인 소아청소년과와 흉부외과가 역대 최저 전공의 지원율을 기록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최근 마감된 '2022년도 전국 수련병원 전문과목 레지던트 1년차 지원 현황'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는 지원율 23.5%(전년도 30.8%), 흉부외과는 지원율 39.6%(전년도 54.2%)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도 정원 미달 사태를 보였으며, 수도권과 지방 대다수 대학병원은 정원 미달과 지원자 '0명' 행진을 이어갔다. 건양대병원 소청과 교수들과 전공의들 간 간담회 모습. 다행인 점은 일부 수련병원이 악조건에서 전공의 정원을 채워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병원의 비기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수련과정 '디테일'에서 명암이 갈렸다. 인건비 파격적 지원 등 금전적 문제가 아니라 지도전문의 교수들의 세심한 숨은 노력이 젊은 의사들의 마음을 잡은 셈이다. ■건양대 소청과, 내시경·초음파 수련 추가 "이해와 배려 성장 원동력"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최근 10년간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으나 2022년도 2명 모집에 1명 지원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쓴 잔을 마셨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 전제 지원율 23.5%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최대 강점은 전공의에 대한 교수들의 세심한 배려. 수련병원 내부의 불문율인 '전공의는 값싼 노동력', '일꾼'이라는 과거의 관행을 탈피해 피교육자이고 동료 의사라는 수평적 관계로 전환했다. 건양대병원 소청과는 전공의를 배려한 수련환경을 시행하며 지난 10년간 정원 달성을 했다. 전공의들 생일 축하 모습. 수련 내용도 개원과 봉직에 대비한 실전 중심으로 개편했다. 병실에 내시경과 초음파 장비를 마련해 단순한 입원환자 관리 당직 개념에서 벗어나 수련기간 4년을 마치면 소아 내시경과 초음파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일차의료 의사로 성장시켰다. 또한 2년 전부터 개원한 동문 선배들을 초빙해 환자 진료와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케이스를 학습하는 웹 세미나를 매달 마련해 개원과 봉직에 대한 전공의들의 불안감을 상쇄시켰다. 건양대병원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수련과정 주된 스트레스인 컨퍼런스 준비와 타과 당직, 회진 시스템을 개선했다. 매일 아침 컨퍼런스를 전공의가 아닌 발표 교수가 직접 준비하고, 응급실 당직 전문의를 별도 채용해 전공의들의 타과 당직과 야간 온콜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또한 교수들 입원환자 회진 시 전공의 동행 관례를 깨고 수련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수 스스로 환자 차트를 확인하고 회진하도록 바꿨다. 여기에는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천은정 과장을 비롯한 8명 교수의 배려와 노력이 있었다. 천은정 과장은 "전공의들이 가장 필요한 하는 것은 개원과 봉직에 필요한 실전용 수련이다. 지난 10년간의 정원 달성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전공의법 시행 이후 주 80시간 수련과 연차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과 아랫사람이 아니라 소아청소년 건강을 책임지는 동료 의사"라며 "2022년도 정원을 절반 밖에 못 채워 아쉽지만 전공의와 교수 간 이해와 배려가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노력도 남달랐다. ■충북대병원 소청과, 3명 정원 모두 채워 "교수들 당직 자처" 2021년도 3명 정원에 0명에서 2022년도 정원 3명을 모두 채우는 이변을 기록했다.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2명으로 전공의 4년차를 합친 수보다 많다. 전공의 미달을 오랜 기간 경험한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분명한 원칙을 정했다. 전공의 연차별 당직 일수를 정하고, 이를 초과할 수 없게 했다. 지난해부터 전공의 미달로 부족한 당직 일수는 교수들이 맡아 전공의들의 당직 부담도 줄였다. 또한 신생아 중환자실 업무와 응급실 당직의 경우, 간호사와 전문의 채용을 통해 전공의 노동 강도를 대폭 경감했다. 충북대병원 소청과는 중증부터 경증까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경험이 장점이다. 교수들와 전공의들 컨퍼런스 모습.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강점은 세부전문의 교수 포진에 따른 다양한 진료 케이스 경험이다. 미숙아와 소아 암환자 등 중증질환부터 경증질환까지 경험할 수 있어 개원과 봉직에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 3회 아침 컨퍼런스는 교수들이 준비하고, 전공의들이 경청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고, 논문 작성을 원할 경우 교수를 선택해 주저자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교수들이 의국실에서 전공의 기다리고 대화를 나누는 등 친숙한 의국 분위기 조성에 세심한 노력과 당직이 아닌 전공의는 오후 5시 30분 칼 퇴근 문화도 전공의 지원에 한 몫 했다. 소아청소년과 이지혁 교수(충북의대 교육부학장)는 "전공의에 대한 교수들의 인식은 과거와 다르다. 전공의 미달로 상위연차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을 교수들이 자진해 당직을 서며 개선했다"면서 "2022년 지원은 운이 좋아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흉부외과 전공의 확보를 위한 수련병원들의 정성은 지극했다. ■부산대 흉부외과, 전공의 우선 불변의 수련스케줄 "의국 회식 폐지" 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2명 정원에 1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흉부외과는 외과계 중 가장 낮은 지원율(39.6%)을 보여 전공의 1명이 귀한 존재이다. 부산대병원은 중증질환 중심 흉부외과 수련과정을 일차의료 중심으로 쇄신했다. 심장과 폐, 에크모 등의 수련 비중을 낮추고 말초혈관질환을 담당하는 정맥류 시술을 수련과정에 추가했다. 흉부외과 수련 4년 후 써 먹을 게 없다는 젊은 의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개원에 필요한 실제 술기로 특화시킨 셈이다. 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개원 대비 혈관질환 시술 등을 수련과정에 추가했다. 교수들과 전공의들 수술 시뮬레이션 모습. 전공의 지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젊은 MZ세대의 워라벨에서 극대화됐다. 많은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15일 연차를 2주 사용한다면, 부산대병원은 주말을 제외시킨 3주 사용으로 개선해 원하는 시기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흥미로운 점은 불변의 수련 스케줄이다. 연차별 수련 스케줄이 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이 예측 가능하고 해당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전공의 병가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심장과 폐, 말초혈관 등의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계획대로 유지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교수들이 전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문의 시험을 준비 중인 4년차 전공의는 "지난 4년간 부산대병원 흉부외과 수련은 교수님들의 배려 덕분에 편했다. 전문의 취득 후 개원과 봉직은 야생인데 수련기간보다 힘들어질 것 같다"며 교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의국 내 회식 문화를 폐지했다. 전공의들을 위한 자리라고 하지만 교수들과 회식은 전공의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11명의 모든 교수들이 의국 회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 흉부외과 이호석 과장은 "전공의들에게 심장과 폐 등 중증질환 수술은 수련과정일 뿐이고 실제 필요한 것은 개원과 봉직에 필요한 말초혈관 질환"이라며 "전공의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워라 벨에 입각한 수련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 논의와 설득 작업을 거쳐 기존 관행과 관례를 개선해 전공의를 위한 의국 문화로 바꿨다"면서 "현 전공의 4명 모두 여자 전공의인데 이번에 지원한 전공의는 남자 전공의이다. 남자 전공의를 위한 별도 당직실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전남대병원 흉부외과, 5년째 정원 확보 "관례 타파, 전공의 존중" 전남대병원 흉부외과는 전공의 전담 교수를 두고 전공의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5년째 정원 1명을 모두 채웠다. 전남대병원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전공의 정원 '0명' 행진을 이어간 수련병원. 교수들은 수련교육에 선택과 집중을 위해 2018년부터 전공의 정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전공의 지원율 제고를 위해 전공의법 주 80시간 규정보다 엄격한 주 70시간으로 내부 룰을 정했다. 수련할 때 빡세게 일하고, 쉴 때 확실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련시간 축소에 따른 술기 부족은 시스템으로 해소했다. 전공의들은 모든 수술에 참여해야 한다는 관례를 타파하고, 일주일에 참여하는 수술 시간을 조정해 술기의 집중력을 높였다. 전남대병원 흉부외과는 선택과 집중으로 1명의 전공의 정원을 이어갔다. 교수 지도 하에 전공의 수술 모습. 당직은 한 달에 10회를 넘지 않도록 하고, 연차 휴가는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당직 스케줄을 조정했다. 이와 함께 흉부외과 수가가산에 따른 복지부의 권고안을 초과한 전공의 급여비 지급과 전문서적 구입비, 학회 참석 모두 의국에서 지원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해외학회 참여를 4년 수련기간 중 1~2회로 확대해 항공료와 숙박비를 전액 지원하며 전공의들의 학술적 욕구를 충족시켰다. 전남대병원 역시 전공의들의 미래 불안감을 반영해 개원과 봉직에 대비한 시술을 수련과정에 반영했다. 전남대병원은 심장수술과 중환자 에크모 수련에, 화순전남대병원은 일반 흉부외과 질환에 집중 수련하는 방식을 취했다. 흉부외과 전공의들은 1년에 8개월은 전남대병원에서, 4개월은 화순전남대병원에서 다양한 수술과 시술 과정을 경험하도록 한 셈이다. 10년 전부터 8명의 흉부외과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필요할까. 흉부외과 김도완 교수(의무장)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사라지면 흉부외과의 존재 이유가 없다. 전남대병원 교수들이 당직 불구하고 연 심장수술 350례, 폐 수술 300례, 에크모 100례를 이어가고 있다. 환자를 위한 흉부외과 의사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 전공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도완 교수는 "전공의는 교수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동료 의사로 교수들의 인식은 오래 전에 바뀌었다"면서 "젊은 의사들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꼰대이다. 전공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12-17 05:45:59병·의원

[창간칼럼]전공의 파업 1년, 어떻게 볼 것인가?

메디칼타임즈=박종훈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 2020년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 대한의사협회는 '독단적인 의료 4대악 철폐를 위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기치로 전 의료인들이 동참하는 파업 사태를 촉구한 바 있다. 실질적인 파업의 주축은 의대생과 전공의였으며 막강한 파급 효과는 전공의 파업에서 비롯됐다. 대학병원은 파업 전후로 약 3주 정도 엄청난 진료 공백이 생겼으며 이로 인해 암환자 수술, 응급외상환자 수술 등에서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일이 벌어졌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종료된 후 파업 사태를 야기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 그리고 후속 조치가 일체 없었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 한 일이라 하겠다. 마치 폭풍우와 비바람이 몰아친 뒤 맑은 날씨에 방금 전 날씨가 기억이 안 나는 것처럼 그랬다. 전공의 파업의 주요 이슈는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이슈는 어떻게 되었을까? 영원히 덮인 것일까? 아니면 잠시 묻어둔 것일까? 공공의대 설립은 무엇이 문제고 의대 정원 증설은 왜 반대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런 결론도 없다. 그냥 논의하지 않기로만 한 것이다. 이런 결과 치고는 파업의 대가는 심각하다. 우선 의대생들의 경우 졸업반은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2021년에 무사히 의사가 될 수 있었다. 전공의들이 병원 복귀를 하면서 낙동강 오리알처럼 방치된 결과다. 병원의 타격도 매우 심각했다. 경제적인 손실만 해도 엄청났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냥 마치 그런 일이 있었나? 하는 정도로 지나갔다. 국민도 의료계도 정부도 그냥 아무렇지 않은가보다. 대한민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 수는 적정한가? 아니면 부족하거나 과할까? 의사단체의 의대 정원 증원 반대 주장을 본다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인데, 실상 병원 계는 의사 인력이 부족해서 아우성이다. 지방은 더욱더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보상을 하면 병원계가 필요로 하는 의사 인력 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저 수가 하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실상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도 그렇다. 누구 말이 옳을까? 이 문제를 고민하기에 앞 서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우리 의료 시스템이 적정한가의 문제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의료 시스템은 적절하다는 전제 아래 인력의 적절성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단연코 한 마디로 엉망이다. 다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OECD 평균의 두 배가 훨씬 넘는 병상수와 재원 기간을 갖고 있다. 만일 OECD 평균과 비슷한 병상 수와 재원 기간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현재의 의사 수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대형병원의 병상 수가 절반씩 줄어든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현재의 의사, 간호사 인력이면 문제없이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론적으로는 그런데 실제는 OECD 평균의 두 배의 병상수를 유지해야 하니, 게다가 전공의 근무 시간은 느닷없이 주 72시간으로 기존의 근무시간 대비 반 토막이 났으니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다. 아이가 용돈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면 용돈을 적절하게 쓰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아이가 돈을 함부로 쓰고 있다고 하면 교육을 시킬 문제지 씀씀이에 맞춰서 용돈을 주지는 않지 않는가? 있기나 한 것인지 싶은 무용지물의 의료 전달체계(?) 덕분에 수도권 집중과 과도한 재원 기간 등을 안고 있는 대형병원 이용률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이 상황에 맞춰서 의료 인력의 수급을 논의하고 있으니 이게 상식적이냐 이 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될 것이다. 한편 잘못된 정책에 대한 대응책으로 의료기관을 마비시키는 방식, 그것도 전공의 파업에 의존하는 이러한 방식은 그야말로 최후의 최후에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닐까? 배움의 과정에 있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투쟁 방식, 과연 올바른 방식일까? '그래도 의사는 환자 곁을 지켜야지'라고 주장하는 꼰대 같은 주장을 하는 원로 의사도 없다. 아니 원로들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서 파업 투쟁에 동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물론 당시에도 필수 분야는 잔류했었고 전공의들 또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도 쉽게 전공의 파업이 결정되고 독려되었다는 것이다. 누구에 의해? 선배들에 의해. 왜 교육 과정의 후배들에게 이 모든 짐을 지우는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선배들이 나서야 할 일 아니던가? 개원가가 파업하면 파급 효과가 적다고? 그러니 파급 효과가 강한 전공의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석연치 않다.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국시를 봐야하는 졸업반 학생들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보면 알 수 있다. 엄청난 혼란과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치뤘던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향후에는 어찌할지에 대한 담론이 없다. 그저 또 그렇게 지나갔다. 대한민국 의료는 정상인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2021-06-28 05:45:50오피니언

경남도 대의원 줄사퇴…의협 집행부 탄핵 불발 후폭풍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부터 일부 임원진까지 탄핵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대의원들이 사퇴의사를 표시하는가 하면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임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젊은의사들은 회의장 밖에서 최대집 회장 사퇴 등을 외쳤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 9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대의원직을 내려놨다. 이정근, 정인석, 최장락, 최은석, 박상준 대의원은 2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 이후 사퇴 의사를 표시했다. 최대집 회장 및 방상혁 상근부회장, 상임이사 6명에 대한 불신임을 비롯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이 안건이었지만 모두 부결된데 따른 결정이다. 이정근 대의원은 이번 임총을 즐거운 장례식장을 뜻하는 '호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의사번호 4만번대로 선배보다 후배가 많지만 경력과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중앙대의원 자리에 있다"라며 "그렇다면 당연히 다수의 회원 뜻을 반영해 관철시킬 의무가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꼰대일 수 밖에 없다. 최대집 회장 불신임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대수 회원에 대한 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압군으로 출정했는데 결론은 반란군으로 퇴각하게 됐다"라며 "오늘 동선하로임을 인지했고 더이상 중앙대의원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토로했다. 동선하로(冬扇夏爐)는 겨울의 '부채'와 여름의 '화로'라는 것으로 때에 맞지 않아 쓸모가 없어진 사물을 뜻한다. 이정근 대의원은 후배 의사들에게 당부의 말도 더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대의정치"라며 "선거에 임할 때 지연과 학연을 초월한 투표를 통해 젊은의사 뜻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대의원도 개인 SNS를 통해 "오만과 독선, 변화하지 않는 그들만의 대의원회가 회원의 뜻을 꺾고 어린 학생에게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오직 양심과 회원을 위해 행사해야 할 권한을 아무 죄책감 없이 행사하는 과정에서 의협의 존재가치는 사형을 선고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그마한 권력에 도취된 회원과 학생의 뜻을 저버린 85명의 대의원(최대집 회장 탄핵 반대표)을 반드시 기억하자"라며 "분열을 막자더니 아예 협회를 깨뜨리고 있다.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새싹을 띄우기까지에는 큰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석 대의원 역시 임총장 밖에서 최대집 탄핵을 외치는 20여명의 젊은의사 편에 서있었다. 정 대의원은 "부끄러워서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라며 "대의원회를 해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의원 이탈 움직임은 경남뿐이 아니다. 대구, 서울, 의학회 등 소속 대의원 일부도 단체 대회방을 탈퇴하기도 했다. 임총 당일 현장을 찾은 젊은의사도 결과를 보고 허탈감을 쏟아냈다. 대의원이 아님에도 임총장을 방문했던 서울 한 개원의는 "그동안 의료계 내부 현안에 너무 무지했다. 반성한다"라며 "회장 불신임안부터 비대위 구성안까지 그냥 답이 정해진 회의였다. 그동안 대의원 지원도 하지 않고 총회도 한 번 와보지 않은 내 책임"이라고 토로했다.
2020-09-28 11:50:11병·의원

|이경권칼럼|전문직의 품위 이대로 좋을까?

메디칼타임즈=이경권 변호사/의사 이경권 변호사/의사 공무원을 징계할 때 가장 많이 적용되는 항목이 품위의무위반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서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는 영리 업무 및 겸직금지 또는 정치운동의 금지와 같은 개별 의무에 위반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 적용되는 것으로 음주운전이나 성희롱과 같은 사안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품위유지의무는 전문직의 경우에도 거의 동일하게 법령이나 자치법규에 규정되어 있다.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면서 대표적 전문직인 의사나 변호사가 화면에 보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나 의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문영역인 법률이나 의료영역을 벗어나 시사, 정치는 물론 예능에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매체환경의 변화에 따라 현재 방송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그 영향력이 기존의 매체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팟캐스트, 유튜브 등의 등장으로 활동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즉 출연할 수 있는 미디어의 종류가 크게 늘어나고, 오히려 자신이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다 보니 많은 전문직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들의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거나, 영업의 자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출연을 막거나 제한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까지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이 옳을까? 변호사가 스포츠방송에 출연하고, 의사가 신변잡기를 다루는 예능방송에서 활동하는 것을 무제한으로 허용해야 할까? 전문직이나 지식인의 엄숙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의료인이나 법조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환자나 의뢰인들을 상대로 성실히 진료하고 변론하여 쌓아놓은 전체 집단에 대한 신뢰를 일부 의사나 변호사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꼰대마인드일까? 자신의 개인 인지도를 높이거나 정치권에 입문하려 하거나 개인사업에 대한 홍보를 위해 활동하는 미디어 친화적 전문인들을 종종 보아왔다. 그들은 이미 우리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인이 아니라 사실상 방송인으로 활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미디어에서 자기를 ‘방송인’으로 소개한다면 아무런 불만도 없다. 낮은 초기 인지도를 극복하고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전문직 자격을 내세운 것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대중의 그들에 대한 신뢰는 그들 자신만이 획득한 것이 아닌(자격은 개인이 획득하였을지라도) 해당 전문가 집단 전체가 오랜 세월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쌓아온 것인 만큼 그러한 신뢰에 흠집을 낼 수 있는 활동은 알아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과 같이 징계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본 칼럼은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뉴스레터 및 LK 보건의료정보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lkhealthcare.co.kr
2019-10-07 08:10:47오피니언

시대가 변했다…꼰대문화도 변할까?

메디칼타임즈=김진현모 보험회사의 광고가 화재다. 배경은 회사 휴게실로 추정되는 곳. 중년의 선배 직원이 "라떼는 말이야"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말이야"라고 자문자답하며 아재 개그를 선보이더니 젊은 후배 직원이 1초 뒤 이해한 듯 웃음을 보인다. 이후로는 '취직은 했냐며 핀잔을 하려 하자 유튜버로서 일한다는 조카', '회사 밥이 집밥 보다 낫다며 시어머니가 연 냉장고를 닫는 며느리', '야식으로 뭘 시켜줄까 하는 팀장에게 '퇴근시켜주세요'라고 화면에 띄우는 사원'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후 '시대가 변했다. 보험도 변했다'라는 카피가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최근 시대상을 잘 반영한 만큼 시청자의 공감과 웃음을 끌어낸 점이 인상 깊다. 포털 사이트 용어사전에 '꼰대'를 검색해보면, 이는 학생들의 은어로써 '선생', '늙은이' 등을 의미한다고 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꼰대'는 훨씬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인다. 선후배나 나이로 강하게 서열 정리를 하는 사람, 본인의 업적에 심하게 취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 팀워크를 끌어올린다며 회식이나 야근 및 주말 출근을 압박하는 사람, 융통성 없이 자기주장만 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본인의 답을 강요하는 사람 등을 비꼴 때 쓰는 단어이다. "나도 고생했는데 너희들도 해야지", "내가 해봐서 아는데…", "다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라는 변명이 들리지만, 젊은 층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꼰대 문화는 전염성이 있는 것 같다. 인사를 안 했다며 후배들을 집합시켜 혼낸다거나, 테이블 수저 준비가 안 되었다며 꾸짖거나, 스스로 해야 할 잡일을 아랫사람에게 시키는 등 '젊은 꼰대'의 위세도 만만치 않다. 역시나 이는 윗사람에겐 향하지 않고 언제나 아래로만 향하며, 누구라도 꼰대가 될 수 있다는 '꼰대의 평범성'을 주장할 수 있을 만큼 만연하다. 꼰대 문화는 사회생활을 하며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예의와 단체 생활을 하며 필요한 단합, 협력과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사적 영역까지 간섭하는 언행은 선한 권유나 조언조차 꼰대 행동으로 평가될 만하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료계는 그 특성만큼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보이며, 우리나라의 인재들이 모이는 만큼 자기애적이고 강박적인 특성이 나타나는 곳이다. 물론 이런 특성 덕분에 든든하게 치료를 받지만, 한편으론 꼰대 문화의 번식에 알맞은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주 평균 80시간 근무 등을 다루는 소위 ‘전공의법’을 향한 수많은 불만과 회유는 그 위력을 가늠케 하며, 전공의들이 호소하는 꼰대 행동은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전공의가 꼰대 문화의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다. 전공의인 필자 또한 과거의 행적을 돌아보면 부끄럽다. 업무 중 발생하는 수많은 사무적 잡일은 저년차 또는 학생의 몫이며, 고년차의 빨래나 프린터 수리, 여행 전 환전 등의 개인적인 잡일까지 시키는 모습도 비일비재하다.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환자-의사 관계와 치료 과정에 있어서 강압적이고 고집스러운 꼰대 문화가 스며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환자나 보호자, 타 직종에 내는 짜증이 단순히 피곤함 때문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치고 고단한 환경 속에서 전공의는 의료계의 잘못된 행동과 사고방식을 비판 없이 따르는 영혼 없는 의사가 되어가고 있다. '전공의법'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로 우리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전공의법’이 개선되고 정착될수록 조금은 심리적 여유가 생길 것이며 환자 건강에서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변화가 보일 것이다. '전공의법'이 외적 변화를 끌어낼수록 내적인 부분도 발맞추어 변해야 할 것이다. 귀찮게 여겨지는 사무적인 일부터 기록과 처방, 의학적 처치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고된 수련환경 속의 한 톱니바퀴로 무기력하게 '꼰대 문화'에 끌려가는 게 아닌, '꼰대 문화'를 행하는 우리의 능동성이 보이기 시작한 점은 '전공의법'의 또 다른 긍정적이면서도 아픈 영향이 될 것이다.
2019-05-27 19:30:02오피니언
기획

영업왕·강소제약사의 비결…"노오력 대신 휴식을 허하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대표되는 일중독 사회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반성 때문일까. 1990년대 일본 소설에 등장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그리고 1970년 대 말 영국에서 등장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까지, 해묵은 단어가 2018년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된 건 우연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6년 기준 2069 시간에 달한다.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독일에 비해 연간 706 시간을, OECD 회원국 평균 보다 305 시간을 더 일한다. 노동생산성은 반대다. 노동시간은 길지만 생산성은 꼴찌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노동시간이 길어야 생산력이 높아진다는 믿음 자체가 허구는 아닐까.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못했던 '저녁 있는 삶'이 회자되고 있다. 저녁을 찾아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산성의 비밀을 들었다. ▲영업왕의 비밀은 휴식…"휴식이 곧 생산성" 2013년 모범상, 사내 KPI 평가 전국 1등, 최연소 과장 특진. 입사 7년만에 전국 매출 1등에 오른 제약 영업왕의 비결은 뭘까. "노오력이 부족하다"는 꼰대들이 들으면 의아할지 모른다. 손재현 라온파마 대표 그 비결은 그를 뛰게 만들고, 성장하게 했다. 회사 눈치를 보지 않게 된 지금에서야 고백한다는 그 비결은 '휴식'이다. 손재현 라온파마 대표는 "한국에는 휴식을 생산력 저하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독일 같은 선진국을 보면 근로시간이 짧아도 생산력은 월등하다"며 "기계적으로 근로시간과 생산력을 동일시하는 건 오류"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제약사는 영업사원에게 하루 20곳의 거래처 방문을 강요하는 곳이 있다"며 "거래처 방문을 많이 한다고 해서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것은 그저 관리를 위한 구실"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손 대표의 경우 영업사원 시절 쉴틈없이 돌아다니기 보다는 동종 업계 영업사원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등 휴식을 중요시 했고 이런 휴식이 장기 근속과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차원의 거래처 방문 강요와 같은 수단이 실적으로 이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영업사원의 퇴직 원인의 1순위가 실적 압박인 만큼 동반 성장을 위해서는 휴식의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손재현 대표는 "실적만 요구하면 오히려 실적 좋은 직원은 워라밸이 좋은 곳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이 된다"며 "이제 관점을 바꿔 휴식이 곧 생산력이라는 인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업계의 연봉 수준이 평준화되면서 이직의 주요 척도가 회사의 분위기, 워라밸 등 근무 환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생이나 신입들의 직장 선택 요소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직원이 즐거워야 회사 성장" 지금까지 대부분의 제약사들의 성장 모델은 양적 팽창이었다. 자사 품목 개발보다는 제네릭과 오리지널 제약사의 도입 품목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매출이 성장의 척도가 되면서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은 소모품처럼 대체돼 왔다. 직원들과 동반 성장하는 대신 기업들만 성장했던 셈이다. 채찍질만 하면 오히려 실적이 떨어진다는 역설을 깨달은 손재현 대표는 영업직 경험을 살려 제약(도매)사 창업을 준비중이다. 순우리말로 즐거움을 뜻하는 '라온'을 사명으로 정했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존재 목적이 된 한국 사회에서 즐거움을 경영 이념으로 내민 건 특별하다 못해 특이하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손재현 대표는 "양적 팽창 모델은 한계가 있고, 젊은 세대들의 기업을 바라보는 기준은 확실히 바뀌었다"며 "이제 제약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그 과정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직원들끼리 승진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제약사에서의 정년 보장이나 퇴근 후에 삶 보장 여부를 먼저 따진다"며 "워라밸이 좋은 곳에 유능한 인재들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쉴 때 쉬고 즐기면서 일했을 때 성과가 좋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사명을 라온으로 결정한 것이다"며 "경영 이념 역시 우수한 의약품으로 환우에게 즐거운 삶 제공, 고객에게 즐겁게 다가가는 기업, 직원들이 즐겁게 다니는 기업으로, 즐거움을 키워드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강소제약사 되겠다" 더유의 실험 김민구 더유 대표 워라밸을 강조하는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휴식과 복지의 강화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적어도 제약사 더유 사례에서는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2013년 설립된 더유는 학자금 지원과 건강검진, 해외여행, 사내동호회 활동 지원, 골프 레슨 등 자기개발비 지원, 조식 제공, 무조건 출산 휴가, 콘도 지원 등 대형 제약사 못지 않은 복지 혜택으로 눈길을 끌었다. 영업사원 출신인 김민구 더유 대표는 "우리의 비전에는 우수한 의약품 제공뿐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의 행복이 명시돼 있다"며 "그 비전을 공유하면서 피부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시장을 특화해 독보적인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서 추구하는 건 직원들과의 동반 성장이고, 직원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여러 복지 혜택도 그런 철학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더유는 동반 성장을 목표로 경력보다는 신입을 선호한다. 팀장급의 경력직을 제외하면 사원의 95%는 신입으로 채워졌다. 김민구 대표는 "스펙과 학점, 자격증보다는 인성과 개성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며 "오래 함께 해야 할 사람을 뽑기 위해 이력서 한장에 5분 이상을 볼 정도로 고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4세 정도로 직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동반 성장하고 있다"며 "작년 말 기준 적성으로 인한 수습 기간 퇴사자를 빼고 3년간 퇴사자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더유는 구성원들의 행복을 회사 비전으로 내세웠다. 더유의 직원 행복 우선주의 철학은 현재까지 합격점. 2013년 직원 17명, 매출액 25억원으로 시작한 더유는 2016년 피부과 처방 1위 의약품 5품목을 보유하고 전국 9개 지점으로 영업망을 확대한 바 있다. 2017년 260억원 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올해 cGMP 공장 완공과 매출 360억원을 목표로 빠르게 성장중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더유를 모델로 복리후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연봉이 높지 않더라도 인재들이 더유에 몰리는 것을 보았고,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더유가 한국형 강소제약사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8-07-04 06:00:59제약·바이오

막오른 주52시간 시대, 의료계 리더들의 소확행은?

메디칼타임즈=메디칼타임즈 |창간기획|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최근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각자 자신만의 소확행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는 보건의료계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리더 7명을 선정해 그들의 소확행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하루, 한시간을 쪼개어 쓸 정도로 바쁜 이들의 '작지만 확실한 그들만의 행복'은 무엇인지 들어보자. "일요일 새벽 5시 관악산, 오롯이 나만의 시간"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복지부에서 가장 바쁜 간부 공무원 중 한 명이다. 의사와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제약업체 등 사실상 보건의료 정책을 책임지는 야전 사령관인 셈이다. 그에게 관악산 등반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수 십년간 매주 등반한 그가 지난해 결심한 내용도 관악산 등반이다. 앞으로 20년 간 일요일 새벽 5시 관악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업무로 쌓은 스트레스를 산행을 통해 날리고 자신을 십기 일전하게 만드는 그만의 소확행. 이기일 정책관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나만의 시간인 일요일 새벽 관악산 등반은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5살부터 시작된 '축구'사랑…지금도 나의 소확행 "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제39대 대한병원협회장이자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맡고 있는 임영진 회장은 요즘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좀처럼 시간이 날 것 같지 않은 그에게도 소확행이 있었으니… 바로 축구. 그의 축구 사랑은 5살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그는 초중고를 거치면서 늘 아마추어 축구계에서는 선두그룹이라고 자신한다고.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도 풀타임으로 축구경기를 뛰고 있다. 최근 병협회장 일정으로 주말에 축구를 건너 띄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면서도 언제라도 풀타임 경기를 하기 위해 밤 11시가 넘었더라도 동네 한바퀴를 돌고 나서야 잠을 청한단다. 그의 축구사랑은 의료계에 알만한 사람은 이미 아는 사실. 지난 2013년도에는 대한축구협회 KFA 의무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던 게 지금도 소중한 추억이라고. 나이가 들어도 축구 풀타임은 포기할 수 없다는 그의 소확행은 두말할 필요 없이 축구다. "의협이라는 사역이 끝나는 날 캔버스 앞에 서고 싶다"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으로 눈코뜰새 없이 분초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 방상혁 부회장. 그의 요즘 고민은 바로 과로사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이렇게 힘든 시간이 없었다고 토로하는 그의 소확행은 바로 그림이다. 고교시절 미대를 갈까 의대를 갈까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다는 그는 10대때부터 스케치부터 유화까지 아우르는 작품들을 그려온 준 프로다. 그림 그리는 시간만큼은 세상 그 어느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는 그이지만 지금은 화폭 앞에 다가갈 시간조차 없는 현실에 한숨을 쉰다. 언젠가 의협이라는 사역생활이 끝나는 날 다시 캔버스 앞에 서고 싶다고 전하는 그. 그런 그의 소박한 바람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쇼핑하고 남산 둘레길 산책이 나만의 소소한 즐거움" 서울의대 김윤 교수(의료관리학 교실) 지난해부터 문재인 케어와 관련 보건의료분야 토론회 발제자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윤 교수.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그만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그만의 행복'은 쇼핑이라고. 흔히 중년 남성은 쇼핑에 무관심하지만 그에게 쇼핑은 답답한 일상 속 기분전환 포인트다. 어쩌면 그가 최근 '꽃중년' '신중년'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인지도 모르겠다. 쇼핑으로도 풀리지 않는 답답함은 주말에 부인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날려 버린다. 마음 같아서는 등산을 즐기고 싶지만 무릎이 안좋은 아내와 함께 하기 위해 남산 둘레길을 즐겨 찾는다고. 도심 속 자연을 느끼며 한참 걷고 나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단다. "하루에 두시간 춤출때 만큼은 20개 명함이 사라지죠" 서초구의사회 고도일 회장 서초구의사회장, 신경통증학회 회장, 대한병원협회 이사. 명함만 20개에 달할 만큼 동분서주하고 있는 고도일 원장은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GYM을 찾는다. 저녁 시간에만도 2~3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에게 진료를 마치고 저녁 스케줄 전까지 주어지는 이 두시간은 유일한 힐링의 시간이다. 너무나 쌓여가는 스트레스에 요가부터 필라테스까지 안해본 운동이 없지만 정적인 것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그렇게 수차례 시도와 포기를 거듭하던 끝에 그에게 다가온 것이 바로 줌바댄스와 필록싱. 귀가 터질듯한 음암과 함께 두시간여를 쉴새없이 뛰고 나면 병원 관리부터 협회, 학회 업무까지 머리를 가득 채웠던 수많은 일들이 말끔하게 정리가 된다고. 특히나 최신 음악에 맞춰 20~30대와 함께 뛰다보니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꼰대'이미지를 탈피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보고 있다며 웃음 짓는다. "전공의 시절 시작한 SNS, 내 삶의 활력소"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내과 입원전담전문의)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의 소확행은 온라인 SNS. 이를 통해 소통을 하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풀린단다. 그가 SNS를 시작한 것은 전공의 시절. 병원 외부로 나갈 수 없어 눈팅하며 답답함을 달래던 게 어느새 글쓰기 책도 읽어가며 SNS 게재할 글을 다듬을 정도로 발전시켰다. SNS를 통해 게시물을 통해 정보도 공유하다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까지 높아진다고. 이와 더불어 아침마다 보건의료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도 그의 소소한 행복이다. 요즘 부쩍 SNS 활동이 늘면서 오프라인 행사에서 "SNS를 통해 잘 보고 있다"며 말을 걸어오는 낮선 이와의 만남 또한 그의 바쁜 일상 속 희열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란다. "스트레스 탈출구는 미니 전자제품 구입"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비뇨기과 전공의) 전공의법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전공의의 생활에서 특히 외과계 전공의 생활에서 '여유'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대전협 안치현 회장. 그에게 소소한 작은 행복이 있다면 작은 전자제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는 것이다. 작은 전자제품 중에서도 블루투스(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로 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작은 전자제품에 특히 관심이 많다. 블루투스 스피커, 이어폰 등이 있겠다. 바쁜 일상에서 보다 편리한 것을 찾으려 하다보니 관심과 흥미로, 나아가 일상의 행복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런 그가 최근 구입한 제품은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난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2018-07-03 06:00:59병·의원

"의대생, 가장 순수한 목소리 낼 수 있는 집단"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의대생은 각종 현안에 대해 가장 순수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대협은 의료계와 국민의 중간자적 위치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단체입니다." 1만6000명의 의대생을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류환 회장(26, 한림의대 의학과 4학년)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의대협의 정체성을 이같이 정의했다. 류환 회장 아직 의사가 아닌 의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각종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의대협은 그동안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여를 하면서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 로드맵에는 전면적으로 공감하지 않는다"며 의료계 현실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문항 공개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대한의사협회를 향해서도 '유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의대생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현실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실기시험 점수 공개가 앞으로도 공론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류환 회장은 본인이 국시를 쳐야 하는 당일에도 시험장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시험을 치러 들어갔다. 의대생들이 바라는 것은 실기시험 문항과 정답을 공개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왜 불합격했는지 점수라도 알려달라는 것이다. 류 회장은 "보통 11월에 실기시험을 다 치는데 합격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필기시험을 봐야 한다"며 "결과를 미리 알려주면 28만원이 넘는 필기시험 비용을 낭비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실기시험 결과는 12개 중 10개가 맞았다고 나온다. 2개는 어디에서 틀렸는지 모른다"라며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는 적어도 알아야 하지 않겠나. 구체적인 점수만이라도 알려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생은 아직 학생이고, 의대협은 학생단체이기 때문에 그들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분명히 다르고, 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류 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의대생은 아직 의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의료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의학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문조사를 해보면 의료계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며 "문재인케어에 대해서도 대다수의 학생들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은 하지만 생각하는 해결 방법이 달랐다"고 했다. 이어 "의대협은 학생단체다"라며 "의료계와 국민은 단절돼 있는데 의대생은 그 사이에서 중간자적 위치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사국시 합격 통보를 받은 류 회장은 이제 예비의사에서 '예비'라는 딱지를 떼게 됐다. 의사 선배가 되는 그는 '꼰대'가 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류 회장은 "학생들이 뭘 몰라서 하는 소리다, 학생들을 계몽해야 한다는 등 의대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시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이 순수하고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야기를 듣지 않는 선배 의사는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의대협 회장으로서 약 1년의 임기를 곧 끝내고 그는 곧 모교 수련병원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류 회장은 "의사라는 직업을 업으로 갖게 됐고 의사로서 공동체에 도움이 되려면 전문직으로서의 역량이 있어야 한다"며 "나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인턴생활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의대생들이 시험도 많고 힘들어서 개인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후배들이 정체성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2018-02-03 06:00:44병·의원
  • 1
기간별 검색 부터 까지
섹션별 검색
기자 검색
선택 초기화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