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덕에 새 삶 얻은 '그 분', 의사 반대정책 추진"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홍종문 의장은 이날 정총에서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료계 중진 인사가 박근혜 정부의 의료 압박책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충북의사회 홍종문 의장은 18일 라마다 청주호텔에서 열린 제63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사들 덕분에 새 삶을 얻었다는 분이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는 의사 반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를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날 홍종문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의사들에게 의료상황은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런 후보가 계셨다. 저희가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가 바라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어느 분의 말씀인지 알아 보십시오"라고 운을 띄웠다.
홍 의장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겠다. 지난번 테러사건 때 의사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얻었다. 그 고마움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어릴 때 부친께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의식주 외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바로 의료다 라고 말씀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빗대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값싸게 받는 것은 전적으로 의사들 덕분이다. 앞으로 의사들이 환자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좋은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말씀했다"고 전했다.
홍종문 의장은 "의사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었다는 이분께서는 그전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는 의사들이 반대하는 수많은 의료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보다 경제논리를 앞세우는 정책과 이해관계 및 일시적인 여론에 밀려 만들어지는 많은 악법에 시달리느라 환자진료에만 전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원일 회장(맨 왼쪽)은 개원 30년 이상된 원로회원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홍 의장은 "저수가 문제와 의료전달체계, 노인정액제, 불분명한 기준에 따른 무차별한 삭감, 자동차보험 뿐 아니라 고가 복제약 문제를 의사들 문제로 뒤집어 씌워 리베이트 쌍벌제로 변했다"고 전하고 "도가니법이 의사들에게 진료위축과 사형선고로 변하고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이 통과된다면 소송에 시달리느라 진료를 포기해야 할 지 모른다. 원격의료도 도서산간 지역, 군부대, 교도소 등 제한적 허용은 의사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종문 의장은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에 해가 되는 정책에 눈감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가만히 있는 것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로서 책임방기"라면서 "정부와 충분히 대화로 해결을 해 나가야 겠지만 도의사회 비대위를 중심으로 하나된 강력한 투쟁력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의장은 다만, "강력한 투쟁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방법도 같이 모색해야 한다. 국민건강을 위해 투쟁하는데도 항상 이익단체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고 국민의 외면을 받아왔다"고 전제하고 "의사협회 행동도 공만 쫓아다니는 동네축구, 수비축구에서 공격축구, 생각하는 축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충북의사회 조원일 회장도 정부 정책에 우려감을 표했다.
조원일 회장은 "건강보험 제도가 1977년 도입된 이후 원가 70% 의료보험 수가보전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지급하지 않고 있는 12조원 건강보험 지원금과 노인정액제, 법적 기준에도 불구하고 갈팡질팡하는 현대의료기시 문제, 규제위에 규제를 덮어 씌우는 규제 철폐 제도 등 산적한 현안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수흠 의장 "절체절명 시기, 추무진 집행부 너무 소극적"
이와 별도로 내빈으로 참석한 의사협회 임수흠 의장은 추무진 집행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추무진 회장은 의료현안 관련 원론적 입장을 피력했다.
임수흠 의장은 "절체절명의 시기에 의협 집행부는 알리고 소통하면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너무 소극적인 모습에 실망하고 내부 분란만 지속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임 의장은 "복지부 협상 얘기가 나온다. 말과 생각만으로 안 된다. 힘이 있어야 한다. 추무진 집행부가 단합된 모습으로 어려움을 타파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의협 질질 끌려 다닌다"-추무진 회장 "총선 적극 참여하자"
의협 추무진 회장은 현안 설명에 이어 "최근 의사면허관리 개선방안 논란이 있다. 의협 입장은 분명하다. 정부 주도 타율적 규제와 관리가 아닌 의료계 자율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선을 긋고 "20대 총선을 맞아 의료계를 이해하고 국회의원 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이다. 총선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의안 심의에서도 의사협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충북의사회 대의원들은 다나의원 사태로 여론과 복지부에 끌려가는 의사협회를 지적했다. 의사윤리 선언 모습.
한 대의원은 "다나의원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 의협이 무조건 고개를 숙이는 것은 문제있다. 해당 회원을 만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자살한 원주시 원장님도 어디가서 얘기할 때가 없었다고 했다"면서 "여론과 복지부에 따라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질질 끌려 다니면서 연수교육 강화와 출석 체크 등 회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인 면허신고에 따른 회비 70% 증가를 기대한 도의사회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다른 대의원은 "회비와 면허신고는 연계가 안 된다. 회원들 모두 알고 있다. 똑똑한 회원들은 이미 빠져 나갈 방법을 알고 있다. 회비 납부율을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충북의사회는 이날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억 2060만원(2015년 2억 1974만원)의 올해 예산안을 비롯해 수가현실화, 실손보험 청구대행 및 비급여 조사 반대. 지역병원 환자 의뢰, 노인정액제 상한선 상향 조정, 원격의료 및 원격모터링 반대, 의료일원화 반대, 의사보조인력(PA) 제도화 반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 쌍벌제 폐지 및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 및 아청법 폐지 등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