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추적 통해 12분 만에 자폐 진단…패러다임 전환 예고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초당 120회의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12분만에 자폐를 매우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이 나와 주목된다.자폐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던 지연 진단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임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과연 조기 진단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시청각 장치를 통해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12분만에 자폐를 진단하는 기술이 나왔다(사진=마커스 자폐증 센터 제공).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커스 자폐증 센터(Marcus Autism Center)가 개발한 최초의 바이오마커 기반 안구 추적 진단 기술 얼리포인트(EarliPoint)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기술은 16개월에서 30개월 사이의 소아 자폐를 진단하는 기술로 빠르게 환아의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 빅데이터를 분석해 자폐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자폐의 지연 진단 문제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24개월 미만의 소아는 말과 행동 발달이 느린 만큼 자폐를 의심할 만한 지표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또한 만약 부모다 일차 진료 의사들이 자폐를 의심해도 이를 명확히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해 진료 예약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진단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실제로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미국 소아 36명 중 1명이 자폐를 앓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문가 수의 부족과 접근의 어려움 등으로 평균 5세까지 진단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10.15585/mmwr.ss6503a1).마커스 자폐증 센터 의료진이 이에 대한 진단 도구와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전문가의 개입없이 자폐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초당 120회 환아의 안구 추적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 일반적인 발달 양상을 보이는 소아와 비교 분석을 진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어린이의 순간 행동을 수집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수천가지 지표를 비교 분석해 자폐를 진단하는 방식.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2분에 불과하다.그렇다면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얼리포인트는 과연 얼마나 자폐를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을까.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구가 현지시각으로 5일 미국의사협회지(JAMA)를 통해 공개됐다.이 연구는 16개월에서 30개월 자폐 의심 환아 1089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이중 맹검 대조 임상을 통해 얼리포인트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됐다.연구 결과 이 기술의 곡선 아래 면적(AUC)는 0.90에 달했다. 곡선 아래 면적이 1에 가까울 수록 더욱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통계적으로도 정확도는 우수했다. 민감도는 81.9%를 기록했으며 특이도는 89.9%였다. 또한 언어 능력과 비언어적 인지 능력에 대한 참조 표준 평가 차이는 95%에 달했다.적어도 10명 중 9명은 12분만에 자폐를 잡아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연구진은 이 기술이 자폐의 지연 진단으로 인한 의학적,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대처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구를 주도한 마커스 자폐증 센터 아미 클린(Ami Klin) 박사는 "자폐의 지연 진단 문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의 개입없이도 빠르게 자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문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그는 "특히 얼리포인트는 매우 작고 휴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며 "소아 자폐 진단과 조기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