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마침내 시장에 풀리는 위고비…개원가 비만약 처방 경쟁 본격화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전 세계적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마침내 국내 시장에 풀린다.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약물인 만큼 개원가에서는 사전 예약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비만 치료제'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다만, 제약사의 출고가가 사전에 공개되며 임상현장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경쟁약인 '마운자로'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마운자로 판매 국내 파트너 계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견마저 제시되고 있다.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출시하며 최근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사진은 최근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 모습이다.위고비 국내 출시…비급여 '비만 패키지' 주목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프리필드펜(세마글루타이드, 이하 위고비)'을 공식 출시한다.이에 따라 위고비 활용을 원하는 의료기관은 오늘부터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가 운영하는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통해 주문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제 형태로 하나당 약 용량이 0.25㎎, 0.5㎎, 1.0㎎, 1.7㎎, 2.4㎎ 등 5개로 나오는데, 공급 가격은 용량에 관계없이 37만 2025원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적은 양부터 투약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투여가 이뤄질 전망이다.문제는 제약사의 출고가와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가격은 다르다는 점.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제약사의 출고가에 더해 유통사 마진 및 구입에 따른 세금과 진료비까지 총 합쳐진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출고가가 먼저 알려져 비급여 가격에 대한 부담을 임상현장에 지우고 있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현재 임상현장의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금액은 한 달을 기준으로 8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우여곡절 끝에 위고비가 국내에도 출시되면서 임상현장에서는 다양한 비급여 '패키지'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지방분해 주사 등과 위고비를 묶어서 패키지 상품으로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의료계에서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시로 주사요법을 포함한 비급여 패키지 상품이 새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동시에 일부 의료기관은 환자 대상 위고비 사전 주문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의 한 가정의학과 의원 원장은 "원내에서 위고비를 활용하려면 세금이 30~40%가 붙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수익이 나기 위해서는 2배 이상은 비급여 가격을 책정해야지 기본 수익권"이라며 "출고가가 먼저 알려지면서 혼란이 적지 않았다. 출고가보다 두 배 많은 비급여 가격을 두고 의료진이 비판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단 인터넷으로 주문할 예정인데, 이를 활용해 비만 특화 의료기관은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쏟아낼 것 같다"며 "인터넷 주문 사이트를 통해 주문할 예정인데, 또 다른 주문 통로가 있다는 의견이 의료진 사이에서 돌고 있다. 위고비 출시 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마운자로 출시 초읽기? 국내 파트너 소문도위고비 출시 계기로 동일 시장 경쟁 치료제로 평가되는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한국릴리) 국내 출시시기로 관심이 옮겨 붙고 있다.앞서 한국릴리도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운자로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위고비와 동일한 적응증이다.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에 이어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추가 적응증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을 지낸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릴리 측 MSL 등에 출시 일정 등을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국내 출시 일정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출시는 됐지만 언제 제품이 국내에 공급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공장 실사 지연 문제 등이 원인인 것 같다"고 전했다.최근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에서 한국릴리가 마운자로를 참석한 의료진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의료기관에서는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 추가 허가를 기대하며 벌써부터 활용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릴리는 기존 허가받은 프리필드 '펜' 제형 이외 '바이알' 제형을 비롯한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운자로의 바이알 제형을 허가하면서 국내 추가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마운자로 출시에 따른 국내 영업‧마케팅 '파트너'에 더 주목하고 있다. 기존 국내 파트너인 보령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는 마운자로 국내 파트너 제약사를 두고서 비만 치료제 개발 및 판매 경험이 있는 대형 국내사인 H, J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특히 위고비가 먼저 출시되지만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될 경우 임상효과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장점까지 겸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뒤따르는 양상이다.대한비만연구의사회 회장인 좋은가정의원 이철진 원장은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 국내 허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위고비에 비교해 마운자로가 1년 금액으로 환산할 시 우리나라 금액으로 300만원 정도 저렴한데다 바이알 제형은 미국에서 50% 약가를 인하했다. 국내에도 허가 받아 도입된다면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 기대되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마운자로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는 "바이알 제형이 나온다면 펜 타입에 비해 의료진 입장에서 더 긍정적이다. 개원가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일주일 마다 바이알 형태로 투여한다면 최적의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마운자로 국내 공급을 위해 국내사들이 파트너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처방이 시작되면 병원간 경쟁으로 오남용 문제도 우려된다면서 비만인이 아닌 정상 일반인이 미용 목적으로 처방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