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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급여, 다 죽은 산부인과 확인사살"

안창욱
발행날짜: 2007-01-22 12:27:59

산부인과학회 이근영 위원장 "공급자 문제도 배려해야"

“초음파를 급여화하려는 것은 다 죽은 산부인과에 확인사살 하는 것과 같다”

산부인과학회 이근영(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장) 보험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초음파, 산전검사 등을 보험급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강하게 비판했다.

이근영 보험위원장은 “분만장은 24시간 장비와 인력을 풀가동해야 하지만 다른 수술장과 달리 회전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저출산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여기에다 분만수가는 미국의 1/46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강남성심병원장에 취임한 직후 병원 각 진료과별 진료원가를 분석한 결과 분만실 적자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만수가가 왜곡돼 있고, 의료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저출산까지 심각해 모든 여건이 최악”이라면서 “시장원리를 놓고 본다면 산과는 없어져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건강보험정책이 의료수요자 뿐만 아니라 공급자 측면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수요자를 위해 초음파도 전액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보험재정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공급자의 진료수가를 낮추고, 그것도 안되면 삭감하는 식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공급자의 왜곡도 수요자의 이익과 함께 교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위원장은 정부가 내년부터 임신에서 출산까지 모든 필수의료서비스를 건강보험에서 무상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보건의료전략을 채택하면서 전문가단체와 전혀 협의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수요자와 공급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학회 등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야 하는데 일언반구 상의 없이 발표해 놓고 어떻게 수습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의료의 질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정부가 배려하지 않기 때문인데 적어도 전문가단체와의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응급환자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응급의료기관을 지원하는 것처럼 분만실을 시장원리에 내맡길 게 아니라 특별지원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적어도 경영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조산아가 전체 분만의 10%를 차지하지만 관련 치료재료나 치료행위 등이 수가에서 다 보존해주지 않고 삭감도 적지 않아 병원 입장에서 보면 적자만 내는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이라면서 “고생만 하고 보람도 없는데 누가 수련을 하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초음파를 급여로 전환하면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초음파가 급여화되면 다 죽은 산부인과에 확인사살하는 것과 같고, 분만실을 닫을 수도 있다”면서 “남아있는 대학병원이라도 진료할 수 있도록 여성, 시민단체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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