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마드리드 박상준 기자]근침습성 방광암(MIBC) 환자에게 수술 전후로 강력한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재발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발표된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시험 결과들은 이러한 질문에 냉정한 결과를 내놓았다. 수술 전 표준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재발 및 생존 지표가 통계적으로 개선시키는데는 실패했다.
23일 공개된 핵심 3상 연구인 'KEYNOTE-866'과 'ENERGIZE'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시스플라틴 화학요법이 가능한 근침습성 방광암 환자 9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KEYNOTE-866 임상에서, 수술 전 화학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 전 과정에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을 투여한 환자군과 위약 투여군을 5년(중앙값 60.9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무사건생존기간(EFS)에서 펨브롤리주맙 병용군은 재발 및 사망 위험을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위험비 0.88, p=0.1366). 전체생존기간(OS) 역시 위험비 1.00으로 두 군 간의 차이가 전혀 없었다.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을 평가한 ENERGIZE 3상(환자 653명) 역시 결과는 동일했다. 선행 화학요법에 니볼루맙을 수술 전후로 병용한 환자군과 화학요법 단독군을 54.5개월간 추적했으나, 공동 1차 평가지표인 EF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위험비 0.94, p=0.6697).
연구 발표를 맡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의 옌스 베트케 박사는 "시스플라틴 투여가 가능한 근침습성 방광암 환자에게 기존 표준 화학요법 외에 수술 전후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는 전략은 임상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현장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비록 실패했지만 '약제의 숫자를 늘려 치료 강도를 높이는 것(Treatment Intensification)'이 항상 비례하는 치료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임상학적 진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핵심은 환자의 유전적·면역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병용(One-size-fits-all)'의 한계로 봤다.
실제 혈액 내 미세 잔존 암세포를 추적하는 순환 종양 DNA(ctDNA) 분석에 따르면, 수술과 화학요법만으로 이미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환자에게는 면역치료가 불필요한 독성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 반대로 암세포가 체내에 여전히 미세하게 남아있는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면역치료가 강력한 방어막이 될 수 있다.
옌스 박사는 "절제 가능한 방광암 환자에게 시스플라틴 기반 선행화학요법과 방광절제술은 이미 수십 년간 생존율 개선이 입증된 치료법으로서 신약 면역항암제를 무조건 더하는 것이 당장 최선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른 수술과 화학치료 일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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