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병·의원.
  • 개원가

"해부실습 한 구에 의대생 20명…2029년 PK 대란 온다"

발행날짜: 2026-06-24 05:30:00

의대협 손연우 회장이 말하는 의대 교육 붕괴의 현실
복무형 지역의사제 대신 '계약형 인센티브' 정책 제안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정사태로 멈췄던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왔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5년 만에 새 집행부를 꾸렸다. 그러나 현장의 속사정은 녹록지 않다.

의대협 손연우 회장(고대의대)은 "복귀는 했지만 교육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해부실습 카데바 부족부터 임상실습 과포화 우려 등 그가 목격한 교육 붕괴의 민낯을 들어봤다.

비대위원장에서 회장으로…"미리 준비했더라면"

손 회장은 의정사태 당시 고려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학내 수습을 이끌었다. 이후 의대협 부회장을 거쳐 이번에 회장직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사전 준비'의 중요성이었다.

의대협 손연우 회장은 새 집행부 결성 이후 조직 정비에 주력했다.

새 집행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직 정비였다. 의정사태 복귀 과정에서 교육부 공문을 계기로 만들어진 '24' 25' 대표자 단체'를 집행부 TF로 흡수해 각 학교 대표와의 소통 창구를 공식화했다. 부회장과 사무처장이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직접 방문해 시설, 교육과정, 실습 현황을 점검해 보고서도 정리했다.

대외 소통도 넓혔다. 복지부·교육부 자문단 회의 등 학생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며 현장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손 회장은 "예전 집행부 때는 없던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자문단 회의에서 꽤 활발하게 논의가 됐다"면서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 선배 의사 단체와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손 회장은 "과거처럼 특정 단체가 학생 조직을 자신들의 정당성 확보에 활용하려는 방식이 아니라, 투명하고 대등한 소통이어야 한다"면서 "의대교수 단체와도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40개 대학 직접 돌았더니…"해부실습이 가장 심각"

손 회장이 직접 확인한 의과대학 교육 현장은 심각했다. 특히 해부실습은 위태위태한 수준이다.

그는 "예과 2학년 1학기 해부실습을 진행 중인 학교가 3곳인데 24학번, 25학번과 기존 학번이 합쳐져 카데바 한 구에 20명이 붙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카데바 한 구에 6명이 1조로 진행한다. 6명도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판에 무려 20명이 한 구를 나눠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손 회장은 "가령 A조는 오른쪽 다리, B조는 왼쪽 다리, C조는 구경만 하는 방식으로 부위를 쪼개어 실습을 하는 식"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메스를 잡아봐야 하는데, 다른 조가 이미 절개한 것을 눈으로만 보는 상황이다. 그게 해부실습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대안으로 나온 카데바 공유 방안에도 손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이렇다. 손 회장이 과거 기증자가 남기신 메시지를 보면, 대부분 '이 학교 의료진이 끝까지 잘 케어해줘서 이 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증한다'는 내용인데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에 대해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손 회장은 현재 의과대학 교육에서 해부실습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만약 다른 의대로 옮겨질 경우 유가족들도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며 "시신 기증 문화 자체를 훼손할 수 있는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해부실습보다 더 큰 폭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본과 3·4학년 임상실습, PK 실습이다.

"24학번, 25학번 학생들이 본과 3학년이 되는 시점이 2029년이다. 병상 수는 그대로인데 실습 학생이 2배로 늘면, EMR을 들여다보며 케이스를 공부하는 방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대안으로 거론한 지역의료원 파견은 이미 설문을 통해 한계가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교육 전담 교수가 없고, 중증 환자 사례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그런 교육과 중증 의료를 위해서라는 점에서 지역의료원을 PK 실습 대안으로 삼는 건 본질을 외면하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교육부에 각 대학 실태 점검을 직접 현장에서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는 "각 의대들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 꺼린다는 우려도 있지만, 의대 학장들이 본부로부터 예산을 끌어오는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오히려 환영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 설계가 문제다

손 회장은 이번 여름 방학 중 예방의학 전문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지역의사제 개선안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핵심 논리는 이렇다. 복무형 지역의사제는 10년 의무 복무 후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지역 의료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건강보험 재정만 소모한다. 따라서 계약형 인센티브를 실질적으로 강화해 자발적 지역 정착을 늘리고, 그만큼 복무형 규모를 줄이는 방향이 맞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복무형 자체를 전면 폐지할 수는 없더라도 역할을 명확히 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개원가가 없는 진짜 의료 공백 지역에만 복무형이 가야 합니다. 이미 개원가가 있는 지역에 들어오면 기존 의사들과 갈등이 생기고, 국민 입장에서도 있는 곳에 또 공급하는 셈"이라며 "미충족 수요만 채우는 구조여야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