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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넘어 구조적 수익화로…코어라인 실험 성공하나

발행날짜: 2026-06-02 05:20:00

독일 국가 폐암 검진·미국 영상센터 네트워크 공략 주효
구독·PPU 중심 반복매출 구축…'검진 인프라형 AI' 전략 본격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계의 오랜 과제는 '수익화'다. 글로벌 인허가를 획득하고 해외 학술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는 기업은 늘고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은 여전히 많지 않다.

상당수 기업들이 병원 단위의 일회성 라이선스 판매에 의존하는 가운데, 코어라인소프트는 해외 시장에서 사용량 기반 과금(PPU)과 구독형 모델을 중심으로 한 반복 매출 구조를 구축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의료 AI가 특정 병변을 얼마나 정확히 검출하는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AI가 실제 의료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반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

검진·판독·추적관리·품질관리를 연결하는 운영 체계 안으로 들어가야 지속적인 가치와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를 코어라인소프트가 증명하고 있다.

■매출 크기보다 구성 변해…'반복 매출' 절반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매출 규모 자체보다 매출의 '구성 변화'다. 코어라인소프트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7% 성장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한 번 팔고 끝나는 영구 라이선스 매출 비중이 줄고, 매월 또는 분기마다 사용량에 따라 자동으로 인식되는 '기간 인식 매출'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 즉 시장이 더 주목한 건 숫자의 크기보다 매출의 구성이다.

반복 매출 비중은 약 49%로 전년 동기(38.9%)보다 10%p 올랐고, PPU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7% 급증했다. 구독(기간사용권) 매출도 86.9% 늘었다.

통상 SaaS 전환기 기업은 매출 인식 시점이 분산되면서 보고 매출이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이른바 'J커브의 골'을 겪는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 과정에서 외형 성장까지 동시에 달성하며 이 함정을 우회했다.

핵심은 이 회사가 강조하는 '검진 인프라형 AI' 전략에 있다. 폐암검진은 결절을 한 번 찾고 끝나는 영역이 아니다. 1차 판독, 2차 판독, 과거 영상 비교, 성장 평가, 추적검사, 품질관리(QA)까지 장기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영업이 매분기 새로 뛰어 매출을 만들어내는 구조에서, 한 번 깔린 시스템이 일하는 동안 회사가 다음 거점을 준비할 수 있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의료 AI가 특정 병변을 정확히 찾는 데 집중했다면, 검진 인프라형 AI는 판독·추적·품질관리·리포트 표준화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의미한다"며 "AI가 단순 CAD를 넘어 실제 검진 시스템을 운영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AVIEW LCS와 AVIEW HUB를 통해 다기관 판독, 구조화된 리포트, 추적관리 워크플로우를 지원하며 AI를 개별 기능이 아닌 검진 운영 인프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독일 국가검진 급여화 원년…'J커브 진입' 신호탄

이 전략이 가장 먼저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유럽, 그 중에서도 독일이다. 독일은 올해 4월부터 저선량 흉부 CT(LDCT) 폐암검진을 법정 건강보험(GKV) 급여 항목으로 시행했다. 단순 촬영·판독이 아닌 CAD 기반 이중판독(Double Reading)과 다기관 협업이 사실상 의무화됐고, 이에 따라 AI는 선택이 아닌 검진 운영의 전제 조건이 됐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제도 및 법령이 'CAD 기반 이중판독 + 운영 체계'를 전제로 재편됐기 때문에 수요가 구조적으로 바뀐 것"이라며 "이중판독의 핵심 요건인 다기관 독립 판독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면 클라우드 기반 운영 시스템이 필수"라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AVIEW HUB를 통해 이 다기관 판독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표준화하고 있다.

실적도 이를 반영한다. 회사는 1분기에만 유럽 최대·세계 7위로 평가받는 샤리떼(Charité) 대학병원을 포함해 독일 내 11개 주요 의료기관과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한 해 계약(10건)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선 숫자다.

다만 1분기 실적에 PPU 매출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독일 법정 급여화 이후 검진 건수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거점 병원 확대와 검진건수 증가가 가속화됨에 따라 매출 곡선은 2분기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는 독일에 그치지 않는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탈리아 국립암센터(RISP), 프랑스 국가폐암검진사업(IMPULSION)의 단독 공급사로 선정된 데 이어 영국 NHS 기반 'EDIN 프로젝트', 노르웨이 아커스후스대학병원(AHUS) 주도의 'TIDL 프로젝트'까지 유럽 전역 국가검진 사업의 레퍼런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북미 시장 '대학병원 검증' → '지역 의료 네트워크'로

북미에서도 같은 방향이다. 회사는 최근 미국 ImageCare Radiology와 AVIEW LCS Plu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ImageCare는 23개 외래 영상의학센터를 운영하는 지역 기반 의료 네트워크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대학병원 중심의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지역 의료서비스 현장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라며 "AI가 연구용 솔루션에서 벗어나 지역 환자 접근성과 의료기관 운영 효율성까지 연결되는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수의 외래 영상센터를 보유한 네트워크에 공급되는 만큼, 개별 병원 단위보다 넓은 사용량 기반 확장도 기대된다.

Temple Lung Center, UMass Memorial Medical Center, Baylor College of Medicine, Sol Radiology, 3DR Labs 등에서도 AVIEW 제품군이 임상 연구와 판독 워크플로우에 활용 중이다.

Temple Healthy Chest Initiative는 폐암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COPD, 폐기종, 심혈관 위험도 등을 통합 분석하는 대규모 디지털 코호트 프로젝트로, AVIEW 기반 자동 정량 분석이 대규모 데이터를 일관되고 재현 가능한 형태로 분석하는 데 쓰이고 있다.

현장 피드백도 전략을 뒷받침한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의료진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기보다 기존 PACS·RIS 환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AI 결과가 제공되기를 원한다"며 "AI의 가치는 개별 기능보다 기존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인피니트 북미법인(INA)과 협력해 기존 판독 환경에서 별도 조작 없이 AI 결과가 자동 제공되는 '제로 클릭(Zero-Click)' 워크플로우를 이미 구축했다.

AVIEW 제품군이 해외 주요국에서 임상 연구와 판독 워크플로우에 활용 중이다.

또 다른 축은 다질환 분석 플랫폼 전략이다. 글로벌 의료 AI 시장 대부분이 특정 질환을 겨냥한 단일 알고리즘 중심인 것과 달리, 이 회사는 한 번 촬영한 흉부 CT에서 폐암, COPD, 폐기종, 간질성폐질환(ILD), 관상동맥 석회화(CAC) 등 여러 임상 정보를 동시에 추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한 번 촬영된 CT에서 가능한 많은 임상 정보를 구조화하는 것이 회사의 방향"이라며 "추가 검사 없이 기존 CT 데이터만으로 새로운 임상 정보를 확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경제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26년부터 흉부 CT 기반으로 관상동맥 석회화(CAC)와 대동맥판막 석회화(AVC)를 검출·정량화하는 HCPCS 코드 G0680이 신설됐다. AI 기반 영상 분석이 보험·수가 체계 안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보험 청구 체계와 연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바로 대규모 매출로 이어진다기보다, AI 분석 행위가 의료 서비스로 정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G0680 코드 신설은 흉부 CT 기반 CAC·AVC 분석이 보험 체계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 초기 기반이며, 실제 청구는 FDA 승인 범위, 의학적 필요성, 지역별 Medicare 행정기관 판단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질환 전략은 신약 개발 임상 시장과도 연결된다. COPD·ILD 영역에서 신약 개발이 확대될 경우, 다기관 임상에서 치료 반응을 일관된 기준으로 추적하기 위한 영상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코어라인소프트는 제약사·임상 파트너와의 연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ung Metrics 솔루션은 촬영 조건 차이를 보정하는 정량 지표(cLAA/cHAA)를 기반으로 다국가·다장비 환경에서도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한다.

■국내 업체 인허가는 공통 과제, 실제 매출화 성적표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글로벌 인허가 확보 이후에도 수익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성과는 같은 시기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건수는 2023년 62건, 2024년 108건, 2025년 157건으로 3년 새 2.5배 늘었다. 그러나 허가 건수와 실제 매출화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국내 최대 의료 AI 기업인 루닛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97%로 글로벌 기반을 탄탄히 갖춘 모습이다. 다만 볼파라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211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야 했고, 흑자전환 목표는 2027년으로 설정돼 있다.

뷰노는 더 뼈아픈 상황을 맞았다. 뷰노 역시 2025년 연매출 34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력 제품인 딥카스의 미국 FDA 510(k) 심사에서 '동등성 증빙 불충분(NSE)' 판단을 받으며 미국 시장 진출 일정에 변수가 발생했다. 회사는 임상 및 성능 자료를 보완해 FDA 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절대 매출 규모만으로는 코어라인소프트가 루닛·뷰노와 직접 비교되기 어렵다. 그러나 매출의 '방향성'은 다르다. 코어라인소프트는 FDA 승인 AI 의료기기 9개 알고리즘으로 글로벌 TOP 20(국내 삼성에 이어 2위)에 진입했고, 19개국 250만 건 이상의 실사용 레퍼런스와 400편 이상의 관련 논문을 쌓았다.

단순 허가 취득을 넘어 운영 실적이 축적된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코어라인소프트가 절대 규모 확장보다 '사용량이 곧 매출이 되는 구조'를 먼저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수익성 개선 궤도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매출 성장과 함께 비용 통제도 이뤄지고 있다. 1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고, 영업손실은 37억원에서 31억원으로 약 6억원 감소했다. 순손실도 39.5억원에서 32.2억원으로 줄었다.

회사는 "매출은 약 50% 성장한 반면, 비용은 소폭 감소하도록 운영했다"며 "2분기와 하반기에도 비용과 인력을 잘 관리해 손실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독일 PPU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 반복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국가검진 도입 속도, 사용량 증가, 비용 집행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특정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반복 매출과 사용량 기반 매출이 누적될수록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지는 구조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특정 분기의 흑자 여부보다 반복 매출이 얼마나 누적되느냐"라며 "AI가 의료 시스템 안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정부 R&D 지원도 확보했다. '26년도 제1차 범부처 첨단의료기기 R&D 과제에 선정돼 3년간 22억원 지원을 받아 AVIEW IPN과 AVIEW Lung Metrics 2종의 미국 FDA 510(k) 인허가를 추진한다. 약 100만 달러 상당의 임상시험 비용을 정부 지원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향후 3~5년 경쟁 우위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국가검진과 외래 영상센터를 모두 아우르는 실사용 운영 경험이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호주 등 국가 단위 프로젝트와 미국 ImageCare 같은 지역 기반 외래 영상센터 네트워크는 단순 레퍼런스가 아니라 실제 검진·판독·추적관리 워크플로우를 축적하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는 단일 CT 기반 다질환 분석 역량, 셋째는 구독·유지보수·PPU·플랫폼 이용료·보험 청구 가능성을 연결해 AI가 실제로 반복 사용되고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글로벌 빅테크·장비기업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AI를 의료 시스템 안에서 오래 쓰이게 만들 수 있느냐"라고 잘라 말했다.

의료 AI 업계가 여전히 '기술력은 있지만 돈을 벌기 어렵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코어라인소프트는 해외 인허가 확보 이후의 단계, 즉 실제 의료 시스템 안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한 번 촬영된 CT에서 폐암, COPD,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 간질성 폐질환 등 확인 가능한 주요 질환 영역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그에 발맞춰 판매 모델을 다양화해 현재는 구독형 모델, 기간사용권, 유지보수, 사용량 기반 과금이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가검진 시장은 검진 건수에 연동되는 PPU 모델이 적합하다"며 "병원과 검진센터는 구독형·기간사용권 모델, 원격판독과 PACS 파트너 네트워크는 B2B 플랫폼 연동 모델이 적합할 수 있다"고 시장별 다변화 모델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ImageCare Radiology처럼 다수의 외래 영상센터를 보유한 네트워크에 AVIEW가 공급되는 경우에는, 개별 병원 단위보다 더 넓은 사용량 기반 확장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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