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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실 없으면 기소 제한…'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윤곽

발행날짜: 2026-05-13 05:30:00

신현두 과장 "중과실·필수의료 범위, 연구용역 병행 구체화할 것"
이달 말 협의체 구성키로…의료진 사과 '증거 능력' 배제 명시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내년 5월 시행 예정인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안착을 위해 정부가 이달 말부터 의료계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가동하고 세부 시행안 마련에 나선다.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은 12일 복지부전문기자협의회를 통해 "법 시행 전까지 시행령, 시행규칙, 책임보험제도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10명 내외의 별도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협의체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관계자는 물론 환자·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할 전망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이 내년 5월부터 정식 가동될 예정인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이달 말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의 우려가 가장 큰 '필수의료'와 '중대 과실'의 범위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확정 짓는다.

신 과장은 "협의체 논의만으로는 전문성을 완벽히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학회 등과 별도의 연구용역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이중구조를 통해 5월 말까지 촘촘하게 기준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책임보험 의무화 및 국가 지원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개정안에 따라 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되, 배상 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는 "현재 의료기관 책임보험 가입률은 60% 수준인데, 보험이 있으면 의료사고 발생 시 원만하고 심플하게 사건이 해결될 수 있어 나머지 40%도 의무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고위험 필수의료의 경우 국가가 보험료를 직접 지원해 가입 기관을 늘리고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책임보험 가입은 곧 '형사처벌 특례' 강화와 맞물린다. 개정안은 반의사불벌 특례를 중상해까지 확대하고, 중과실이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는 손해배상 완료 시 기소를 제한하거나 형을 감면하도록 했다.

일각의 위헌 지적에 대해 신 과장은 "비례성 원칙을 충분히 검토했고 법률 전담 부처도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해외에서도 이러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일축했다.

기소 제한 특례의 문턱이 되는 '중대한 과실'은 12개 항목으로 구체화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설명·동의 없는 수술 ▲필수 모니터링 미실시 ▲체내 이물질 잔존 ▲전공의 감독 의무 미이행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신 과장은 "법률에 제한적으로 열거하되, 단순히 문구만으로 기계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구의 내재적 의미와 사고 당시의 실질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의 '설명 의무'를 둘러싼 방어 진료 우려에 대해서도 확실한 법적 보호막을 쳤다.

신 과장은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할 수 있지만, 그런 내용이 재판상 증언 능력을 갖지는 않는다"며 "환자가 대화 내용을 녹음해 재판부에 제출하더라도 유죄 판결의 근거로 사용될 수 없도록 해, 의료진이 부담 없이 사고를 설명하고 사과할 수 있게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주일 이내'라는 설명 기한에 대해서는 "의료계 일각에서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으나, 대만(5일 이내) 등의 사례와 시의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의료진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환자의 권익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 과장은 "기존에는 배상 여부나 중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에 나설 유인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의료진이 기소 제한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 수사 전 단계부터 적극적인 배상에 나설 것"이라며 "환자 측 역시 길고 지루한 형사 재판까지 기다리지 않고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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