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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팔고도 조사받는 이유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액시스)
발행날짜: 2026-05-18 05:00:00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액시스)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요즘 들어 우리 사무실에 부쩍 늘어난 상담 유형이 있다. "저는 작년에 의원을 넘겼는데 왜 저한테 조사가 나왔나요?" 의원 양수도를 마치고 새로운 곳에서 개원까지 한 의사가, 이미 남의 손에 넘긴 병원 때문에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양수도대금도 분할하여 꼬박꼬박 받고 있고, 계약서도 분명히 쓰여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필자의 법무법인에는 올 들어 이러한 양수도 의원 실태조사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6년 조사환경, 무엇이 달라졌나

보건복지부는 연평균 540개소, 월평균 45개소에 달하는 정기 현지조사를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2026년부터는 거짓·부당청구 기획조사를 별도로 확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과거의 조사가 개별 청구 오류를 잡아내는 '보정' 성격이었다면, 지금의 조사는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의 실질과 수익귀속 구조를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조사 경로도 넓어졌다. 심평원의 심사 과정에서 포착된 이상징후는 물론이고, 건강보험공단의 진료내역 안내와 관련자 신고, 민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기관 의뢰,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분야까지, 복지부가 열어 둔 조사 진입로는 사실상 전방위에 가깝다. 특히 2024년부터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실태조사 업무 일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되어 상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수도계약을 통해 개설자 명의를 변경한 의원들이 유독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개설명의는 바뀌었지만 계좌·인감·OTP 관리, 세무대리, 직원지휘 라인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고, 전 개설자와 신규 개설자 사이의 양수도대금 분할약정, 컨설팅·MSO 수수료 등 자금흐름이 서로 뒤엉켜 영업이익 배분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양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의원 양수도 후 조사에서 가장 먼저 제기하는 의문은 이것이다. "계약서가 있고 명의도 바꿨는데, 나는 이미 손을 뗀 것 아닌가?" 그러나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단순한 계약서 제목이나 개설신고 명의가 아니다.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1407 판결은 의원을 양도한 의사가 이후 다른 곳에 개원한 사안에서, 종전 개설자를 배제하고 시설·인력·의료업 시행·자금조달·운영성과 귀속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는지를 기준으로 중복 운영 여부를 판단했다. 그리고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3672 판결은 그 기준을 더 명확히 했다. 둘 이상의 기관에 대해 ① 존폐·이전 결정, ② 의료행위 시행 여부, ③ 자금 조달, ④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⑤ 운영성과의 귀속·배분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보유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했다면 중복 운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개설명의를 넘겼더라도 이 여러 지표 중 하나라도 양도인의 손에 남아 있으면 조사기관은 "실질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양도 이후에도 봉직의 채용을 직접 한 흔적이 있다던가, 계좌 접근 이력이 남아 있는 등의 흔적들이 모두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양수도 대금의 잔금 지급이 정당한 채무의 이행인가, 수익 배분인가

양수도 병원의 복수개설 의심 사건에서 법리적으로 가장 미묘한 지점은 잔금의 회수 방식이다. 양수도대금을 분할 약정하여 지급받는 것 자체가 곧바로 위법한 것은 아니다. 병원 양수도 역시 하나의 거래이고, 양도인은 확정된 매매대금 채권을 분할로 회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구조가 '정해진 원리금의 변제'가 아니라, 병원 영업성과에 대한 계속적 참여처럼 보이는 경우다.

예컨대 양도인이 매월 병원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거나, 병원 계좌를 일괄 관리하면서 비용을 공제한 뒤 잔액을 배분받거나, 주요 경영판단권과 결합된 이익 회수 구조를 유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 조사기관이나 법원은 이를 단순한 매매대금 채권의 변제가 아니라, 양도인이 여전히 병원 운영성과를 귀속받고 있다는 징표로 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의료기관 양수도나 개설자 변경과 관련된 계약 형식만으로 곧바로 특정 당사자를 실질 운영자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대법원은 의료기관의 실질 운영자 판단에서 형식적 계약관계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병원의 시설, 인력, 자금, 운영성과를 누가 주도적으로 지배·관리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즉, 핵심은 계약서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운영과 자금 흐름의 실질이다.

결국 실무상 중요한 것은 양수인이 병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양도인은 확정된 매매대금 채권자로서만 남는 구조를 얼마나 분명하게 소명할 수 있는지이다. 특히 양도인이 인근 지역에서 다른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거나, 양수도 이후에도 일정 기간 양수 병원과 경제적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른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처럼, 이 영역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외형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양도인이 양수 병원의 운영성과에 계속 관여하거나 병원 운영을 배후에서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계약관계와 자금 흐름을 평소보다 더 정교하게 설계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계에서 MSO의 합법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양수도 계약을 마친 양도인 입장에서 양수도대금을 정액 분할 방식으로만 회수하다 보면, 자신이 일궈온 병원의 수익과 완전히 단절된다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간극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MSO, 즉 경영지원회사다. 브랜드 사용료, 컨설팅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의 명목을 통해 MSO를 매개로 병원 수익에 지속적으로 접근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조사기관 역시 이 지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양수도 이후 MSO가 개입하는 순간, 조사관들은 양수도대금 회수 구조와 MSO 수수료 흐름을 별개로 보지 않는다. 두 자금을 합산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고정채권의 변제인지, 아니면 병원 영업이익에 대한 사실상의 계속적 참여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따라서 MSO를 활용할 때에는 몇 가지 원칙을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수수료는 실제 제공되는 서비스의 원가와 시장가격에 기반해 산정되어야 하며, 병원 매출이나 이익에 연동되는 구조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MSO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 수행 인력, 구체적인 산출물이 계약서에 명확히 특정되어 있어야 한다. 나아가 환자 유치, 의료행위에 대한 지시, 진료비 청구 결정, 인사권 행사, 병원 계좌 통제와 같은 영역은 MSO의 권한에서 명시적으로 배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금계산서 발행과 실제 업무 수행 내역이 수수료 지급과 일치하도록 증빙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병원들은 대체로 이러한 소명을 평소부터 준비해 온 곳들이었다. 계약서상 권한 배분이 명확했고, 자금 흐름이 설명 가능했으며, MSO가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남아 있었다.

조사가 시작됐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조사 대응의 출발점은 이 사건을 어떤 구조로 설명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는 데 있다. 특히 양수도 사건에서는 최소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서로 맞물려야 한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이 흐름을 정리하고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첫째, 양수도대금은 얼마로 정했고, 어떤 방식으로 변제하기로 했는가. 둘째, 어느 시점부터 누가 인사·구매·홍보·세무·계좌 관리를 실제로 결정했는가. 셋째, 돈은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나갔고, 그 흐름은 고정채권의 변제인가, 아니면 병원 수익의 배분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서로 뒤엉키거나 명확하지 않으면, 조사기관은 그 빈틈을 가장 불리한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이때 정리된 사실관계는 단순히 행정조사 단계에서만 사용되는 자료가 아니다. 이후 경찰 수사 단계, 검찰의 법리 검토 단계까지 이어지며 사건 전체의 프레임을 형성한다. 처음에 잘못 설명한 구조는 나중에 쉽게 되돌리기 어렵고, 반대로 초기에 일관된 구조를 제시하면 이후 절차에서도 방어의 기준점을 확보할 수 있다.

맺음말: 형식상 분리가 아닌 실질상 독립

지금의 집행환경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사이의 데이터와 조사 연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촘촘해졌다. 양수도 의원이나 MSO 구조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라면, 이제는 형식상 분리가 아니라 실질상 독립을 입증할 준비를 상시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조사 대응은 방어가 아니라 이미 뒤늦은 수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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