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정부가 전국 단위의 직역별 의료 AI 교육을 추진하면서 학계와 현장에서도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이러한 교육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실무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수가 등 보상 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는 모습이다.
2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의료 AI 교육에 대해 학계와 의료계 모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 발표한 의료분야 인공지능 활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교육 문제가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 의사 중 의료 AI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관련 솔루션에 대한 정보 부족을 꼽은 비율이 54.4%에 달했다. 또 의료 AI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48.2%로 조사돼, 정보와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도적 지원 체계도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의료기관 내에 의료 AI 활용과 관련된 지침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의료 현장에서 AI 기술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내부 기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는 의미다.
교육 시스템 역시 부재했는데, 의료 AI 활용과 관련한 교육을 경험한 비율은 24.1%에 불과했다. 반면, 향후 관련 교육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7.5%로 높게 나타나 현장 의료 인력들의 교육 수요는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극 3특 기반의 브랜치 확산 모델을 구축, 의료 AI 도입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검증된 AI 도입 교육 모델을 전국 권역 거점으로 확산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은 사업 관리 기관으로서 의료 AI 직무 교육의 표준 콘텐츠를 개발하고 품질 관리를 수행한다. 수도권 중심 선도 기관은 축적된 교육 및 프로젝트 운영 노하우를 권역 거점 기관에 전수하며, 거점 기관은 지역 의료 기관의 AI 도입과 활용을 촉진하는 실무 주체 역할을 담당한다.
정책의 핵심은 직군별 맞춤형 교육과 문제 해결 기반의 컨설팅에 있다. 표준 교육 과정과 현장 피드백을 결합해 교육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의료 AI 모델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PoC(Proof of Concept)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실무 중심의 투자를 강화한다.
또 권역 의료기관 간 연결과 협력 생태계를 강화해 네트워크 확산을 추진한다. 산학연 협력 지표를 마련해 생태계 강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관리하며, 우수 사례를 공유해 의료 AI의 실제 적용이 가속화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도 이런 정부의 교육 확대 기조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교육을 통한 AI 문해력 향상이 의료 현장의 혁신을 이끄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교육 범위를 수도권에서 지방 거점 병원으로 넓히고, 교육 대상을 행정직과 의료기사 등 전체 직군으로 확장하는 것은 고무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의료 AI 교육이 현장에 안착할 경우,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관련 솔루션이 진단 보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오진율을 낮추는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업무 효율화 측면에서도 환자와 의료진의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텍스트화하는 앰비언트 AI 확산등 등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단순 교육을 넘어선 실무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함께 나온다. 기업마다 상이한 솔루션의 작동 방식과 플랫폼 표준화 문제를 교육 과정에서 어떻게 녹여낼지가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실무 교육 시 현장감 있는 전달을 위해 각 지역 의료기관이 사용하는 솔루션과의 연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AI 서비스의 장단점을 통합적으로 다뤄 사용자들이 이를 실제 현장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의료 AI 솔루션의 임상적 유용성 검증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정한 인공지능 모델이 진료의 질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지 객관적으로 입증돼야 교육의 가치도 증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의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 마련 및 의료 인력들이 AI 도입에 메리트를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법적 책임 소재와 보상 체계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박창민 회장은 "정부의 교육 모델이 지역 거점 병원과 다양한 직군으로 확대되는 것은 공간적·계층적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며 "다만 교육이 단순히 당위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실제 사용하는 솔루션과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기술의 임상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진이 AI 기술 도입에 실질적인 동기를 느낄 수 있도록 수가 등 지불 체계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돼야 한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시나리오 기반의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며 "교육과 함께 검증, 보상, 제도 정비가 균형 있게 추진돼야 의료 AI가 올바르게 진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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