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의료계와 정부가 참여하는 의정협의체가 본격적인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하며 의료인 면허관리와 자율규제 체계 전반에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6년부터 시작된 협회 주도의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10년을 맞으면서 이제는 전문가에 의한 면허관리와 자율규제 제도 정착을 위한 '법적 근거'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
26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과 보건복지부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2차 의정협의체 회의를 열고 약 2시간 동안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의협회관에서 처음 열린 의정협의체 회의로 의협 측에서 박명하 상근부회장이, 보건복지부에서는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해 의료인 면허 재교부 절차, 자율징계권, 면허취소 기준, 보수교육 및 의료분쟁조정 제도 등을 아젠다로 올려 논의했다.
먼저 의협은 자율징계권 확보를 핵심 카드로 꺼내들었다. 자율징계권은 의료계가 내부적으로 비윤리적 행위나 부적절한 진료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으로, 의협은 이를 단순한 직역 이익이 아니라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자율규제 체계 확립'이라는 명분으로 꾸준히 요구해온 바 있다.

의협은 "2016년부터 전문가평가제를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인 스스로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면허관리와 전문가의 자율규제 제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시도의사회에서 전문가평가단을 운영하면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아직도 명확한 제도로 자리잡기에는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법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계가 명확하게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복지부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전문가평가단과 보건소의 협력으로 상호 보완기능을 향상시키고, 중앙윤리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등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자율징계 및 협회 주도의 면허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의협 측 판단.
전문가평가제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이를 통한 국민적 신뢰 증진 필요성에 대해 복지부는 10년을 지속한 본 전문가평가제를 좀 더 발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논의를 해나가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료인 면허 재교부 문제에서는 최근 수년간 재교부율이 급감한 현실에 대해 양측이 문제 인식을 공유했다.
의협은 현행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의 건수 증가와 방대한 자료로 인해 실질적인 검토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 기준 명확화, 불승인 사유 통지 의무화, 사례집 도입 등 구체적 개선안을 제시했으며, 복지부 역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합리적 결과 도출에 협력하기로 해 조만간 관련 개선책이 마련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대해서는 현행 규정이 과도하게 광범위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의협은 면허 관련 위반 행위나 중범죄에 대한 취소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현재 법률이 지나치게 확장적으로 적용될 여지가 있어 의료인력 운영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현재의 법에 규정된 범위는 너무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어 이에 대한 수정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을 정도"라며 "의료인에 대한 면허취소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의료인력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 세부적인 내용을 지속적으로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의정은 약사 대체조제 시 환자 알림 방식 구체화 방안 마련, 면허신고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의료인 정보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의정은 향후 의정협의체를 정례화해 현안 중심의 실무 논의를 지속하고,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도출하는 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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