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약가제도 개편과 관련해 제네릭 중심의 제약산업 구조 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약가 인하라는 수단을 통해 제약사들이 신약·혁신 분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되, 업계 의견을 반영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은 21일 복지부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약가 인하의 목적은 단순히 약제비 절감만이 아니라 제약산업 생태계를 혁신 중심으로 바꾸는 데 있다"며 "산업국과 건보국 모두 두 번째 목표 지점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제네릭 고평가 구조, 혁신 유인 되지 않아"
정 정책관은 제네릭 약가 인하 논의의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며 "현재의 약가 체계는 제약사들이 제네릭 시장에 안주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네릭 약가를 높게 유지한다고 해서 혁신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며 "혁신을 유도하려면 약가 외의 다른 기전, 예컨대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이나 R&D 지원 같은 정책 수단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약가제도 개편 이후에도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13~14년 전 약가제도 개편 당시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의 약가를 인정한 논리도 있었지만, 그 사이 충분한 구조 전환이 있었어야 했다"며 "일부 기업은 변화의 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혁신형 제약기업 중에서도 제네릭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이 일방적으로 고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실장은 "이미 발표된 개편안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제약산업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약가인하 폭이나 적용 기간 등은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관련해서도 정부 입장을 밝혔다. 정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는 하위 법령 제정이 이뤄져야 구체적인 안이 나온다"며 "시행 시점(12월) 이전에 현재 시범사업을 제도화된 내용에 맞춰 조기 적용할 수 있을지는 하위 법령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하위법령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약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이른바 '닥터나우 금지법' '제2의 타다 금지법'이라는 프레임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대면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제도화되면서 기존 약사법 체계에서 규제받던 영역에 공백이 생긴 것"이라며 "특정 플랫폼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플레이어들과 동일한 규제 틀 안에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성분명 처방 역시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의무화하는 것은 의료계·약계·국민이 적응해온 체계를 감안할 때 상당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급 불안정 의약품과 같은 영역은 별도 트랙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생산·수급 문제와 처방 단계의 조치를 어떻게 연계할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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