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화이자 업존(Upjohn) 사업부와 마일란(Mylan)이 결합해 출범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비아트리스' 그룹.
한국법인인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출범 5년차를 맞은 현재 국내 매출 1위 품목인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을 필두로 회사의 강점인 만성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바탕 삼아 국내 임상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기존에 보유했던 오리지널 치료제 의존도가 높아 신약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숙제도 분명하다.
10일 한국법인 수장으로 비아트리스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빌 슈스터(Bill Schuster) 대표이사를 만나 취임 후 이뤄낸 성과와 글로벌 전략과 연계된 한국 내 성장 방향성을 들어봤다.
안정적 성장 속 중요해진 '위기 대응'
사실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출범된 지 5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품목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가령, ▲리피토는 이상지질혈증 단일제 시장에서 1위를, ▲복합제인 리피토 플러스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노바스크는 고혈압 치료제 중 CCB(칼슘채널차단제) 계열에서, ▲카듀엣은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리리카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가운데 1위를, ▲쎄레브렉스는 NSAIDs 시장에서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위기가 없던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한 해 동안 계속됐던 의정갈등이다.
빌 슈스터 대표도 '본사에 사실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며 지난 2024년을 '위기 대응의 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직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정 갈등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계기로 우리는 조직 구조를 재정비했는데, 가장 큰 변화는 '고투마켓(Go-to-Market, GTM)' 모델의 전환이었다"며 "병원과 의원 채널의 중복적인 영업 구조를 해소하고, 비아트리스는 병원 채널에, 파트너사는 의원 채널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명확하게 분리했다"고 말했다.
빌 슈스터 대표는 "제일약품과는 심혈관질환 치료제 영역, SK케미칼과는 통증질환 치료제 영역에서 각각 협업을 강화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병원 채널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주요 병원 및 유통 채널을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키 어카운트 매니지먼트(KAM, Key Account Management)' 체계를 구축하고, '세일즈 어카운트 매니지먼트(SAM, Sales Account Management)' 체계를 통해 중소병원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등 현장 중심 기능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조직 재정비와 함께 빌 슈스터 대표는 국내 의료현장 특성에 맞는 맞춤 전략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 치료제 매출 성장을 넘어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정책적 제도 개선에도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빌 슈스터 대표는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고위험 질환으로는 분류되지 않아 진단 이후 치료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지난해 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가 개정되면서, 이상지질혈증이 고위험 질환으로 공식 분류되고 별도 질환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로 인해 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한 후속 진료와 치료 접근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치료 접근성 확대, 장기적으로는 질환 인식 제고 및 치료율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가워했다.
블록버스터 성장 둔화? 신약 모멘텀 확보 기대
비아트리스는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가 지닌 강점도 분명한 만큼 새로운 신약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숙제로 여겨진다.
빌 슈스터 대표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삼을 신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터.
이에 따라 본사 차원에서 기존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비아트리스는 ▲중등도-중증 급성 통증 치료제(MR-107A-02) ▲피임용 저용량 주1회 부착 패치(XULANE LO) 등 새로운 포트폴리오 확대에 저력을 기울이고 있다.
빌 슈스터 대표 주도로 지난해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한 'GTM' 모델 전환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파이프라인 관련 내용은 조직의 정책상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최근 발표된 일부 3상 임상 결과는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비아트리스가 기존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빌 슈스터 대표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도입 관련해서 현재 후기 3상 자산들이 다수 개발 중이다. 기존 치료 영역은 물론 새로운 영역 진출도 준비 중"이라며 "이를 위해 조직 구조를 병원 중심으로 재편하고, 키 어카운트 매니지먼트(KAM), 세일즈 어카운트 매니지먼트(SAM) 등 핵심 기능을 강화해 신약 도입의 기반도 함께 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빌 슈스터 대표는 AI의 도입을 통해 성과 예측, 자원 배분, 고객과의 소통 전략을 정교화 하려는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임상현장 니즈에 맞는 비아트리스 코리아만의 맞춤 소통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빌 슈스터 대표는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디지털 기반 소통을 선호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대면 중심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러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우리는 AI 기반 세 가지 파일럿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AI 등 디지털 기반의 조직 효율화와 고객 맞춤형 접근 전략을 더욱 정교화 할 예정"이라며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의 효과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성과 분석 모델과 고객별 소통 방식에 맞춘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외에도 메디컬, 규제 부서 등에서 AI 적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 중이며,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생산성과 조직 민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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