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최근 1~2년새 진료비 청구액 순위에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은 2015년도 요양급여 청구액은 1935억원으로 청구액 순위 11위에 머물렀지만, 2017년도 상반기 1189억원을 기록하며 9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고대안암병원도 2015년까지만 해도 1751억원으로 청구액 순위 16위에 그쳤지만 권역응급센터 지정 이후인 2016년도 13위까지 상승한 데 이어 2017년도 상반기 1078억원을 달성하며 12위를 기록했다.
이대목동병원도 2015년도에는 1486억원으로 청구액 순위는 26위에 그쳤지만 권역응급센터에 지정된 이후인 2016년도 21위로 껑충 뛰었으며 2017년도 상반기 913억원으로 20위까지 상승했다.
한양대병원 또한 2016년도 1504억원으로 청구액 36위에서 2017년도 상반기 776억원으로 31위까지 성장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권역응급센터 지정이 청구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까.
권역응급센터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청구액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권역응급센터 지정은 청구액 증가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봤다.
복지부가 권역응급센터를 확대, 적극적인 수가 가산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그 효과가 전체 청구액 증가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건정심을 통해 응급의료 수가 개선, 2016년부터 중증응급환자 응급의료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매년 1천억원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전용 중환자실을 두고 1/3예비병상을 두면 '응급전용 중환자실 관리료'를 산정해 비용을 보전해줬다.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당직수술팀을 가동, 신속하게 중증응급환자를 수술 및 시술한 것에 대해 50%를 가산(내원후 24시간 이내 수술 및 시술한 경우)해준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를 살펴보면 1년에 중증환자 수는 약 7만 5천명여명. 권역응급센터 지정 이전에도 환자 수는 비슷하지만, 센터 지정 이후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이 높아지면서 경증환자는 감소하고 대신 중증환자가 많아졌다.
중증환자가 늘어난 만큼 응급전용 중환자실 등 정부가 제시한 각종 수가 가산을 받을 기회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전체 진료비 청구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셈이다.
고대구로 및 안암병원과 한양대병원도 마찬가지다. 각 병원 관계자는 권역응급센터로 지정되면서 인근에서 중증환자 전원율이 높아졌고 중환자실 등 중증도 또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이대목동병원 한철 교수(성인응급실장)는 "센터 지정 이후 중증응급환자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면서 "중증도가 높아지는 만큼 높은 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서울시가 주관하는 '골든타임존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장기이식도 공격적으로 실시해 그에 따른 효과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권역센터 지정에 따른 수가 가산의 효과는 분명 상당 부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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