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백재승 의학역사문화원장(비뇨기과)이 최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치료한 세브란스병원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백 원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열리는 제중원 설립 13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제중원 뿌리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을 언급하던 중 최근 세브란스병원 측의 지나친 홍보에 유감을 표했다.
좌: 백재승 원장, 우: 김상태 교수
특히 세브란스병원 측이 언론에 리퍼트 대사 치료 경과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이 제중원이라는 돌발 발언을 지적했다.
앞서 브리핑에 나선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의료원장은 세브란스와 미국과의 오래된 인연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미국 선교사로 온 알렌 박사의 요청에 의해 제중원이 설립됐으며 이것이 세브란스로 이어졌다"고 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대사의 치료 경과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에 언론에 세브란스병원의 뿌리가 제중원임을 공인하는 순간이었다.
제중원 설립 직전인 1884년, 의료선교사 알렌 박사가 갑신정변 때 큰 부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당시의 상황과 미묘하게 겹쳐졌다.
백 원장은 "미국 대사를 치료한 것을 두고 병원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때 마침, 올해는 제중원 130주년 되는 해로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기념 행사를 준비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제중원 뿌리 논란이 있던 상황.
민감한 타이밍에 굳이 제중원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었느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리퍼트 대사가 인근에 서울대병원을 두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에 대해서도 씁쓸함을 내비쳤다.
그는 "한 국가의 대사가 중상을 입은 것은 국가적 안보 사안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인데 국가중앙병원이 아닌 민간 의료기관에서 치료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게다가 이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한 모습에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측이 제중원을 상표등록 한 것을 두고도 "지나친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백 원장은 "제중원은 국가적 자산인데 이를 상표등록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김상태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측은 알렌이 제중원을 설립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선교사들이 주고 받은 다수의 편지와 여러 문서에서 이 같은 정황은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제중원이 국립병원으로 설립된 사실은 뒤집을 수 없는 사실로 중간에 알렌이 운영위탁을 맡은 것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내달 3일 기념식 및 학술강좌에 이어 6일 기념 음악회, 7일 진료봉사, 8일 역사 화보집 출판기념회 및 역사 사진전 개막식 등 13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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