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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의 삶 실천한 의사로 남고 싶다"

발행날짜: 2014-02-17 06:00:49

서울대병원 성상철 교수

'일일일신(一日一新)'. 서울대병원 성상철 교수(정형외과)의 생활신조다.

은나라 탕왕이 매일 아침 세숫대야에 새겨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면 성 교수는 일일일신을 되새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한가지씩 달라지고 싶어서 탕왕의 좌우명을 자신에 맞게 바꾼 것이다.

"요즘말로 '이노베이션'이랄까. 매일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혁신적인 그의 생활신조 덕분일까.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병원계 한 획을 그었다.

"많은 사업 추진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따로 있다"

성 교수는 서울대병원장부터 대한병원협회장 등 굵직굵직한 보직을 두루 맡으며 많아왔지만 그에게 의미있는 사업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서울대병원의 역사를 확립한 것.

"사실 서울대병원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제대로 확립돼 있지 않았다. 병원의 출발점을 어디로 봐야할 지도 모호했다."

지난 2006년, 서울대병원장을 맡은 그는 역사를 재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역사문화센터를 설립하고 의사가 아닌 역사 전문가인 국사학 교수를 영입해 서울대병원의 역사 자료를 모았다.

그렇게 추진한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광혜원) 122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뿌리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디지털병원을 선도하고 병원계 IT, BT를 도입하는 등의 혁신적인 사업보다 역사를 재정립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단다.

그는 병원협회장을 맡으면서도 정책 이슈에 대한 성과보다는 의료계 전체의 화합을 위해 애썼던 게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병협회장이 되고 보니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의원급 의료기관과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랐다. 그것부터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의료계 전체의 화합을 강조했던 것 같다."

그는 대외적인 활동이 워낙 많다보니 학술활동이나 진료 분야에서는 덜 알려졌지만 사실 그는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명의로 통한다.

그의 주 전공은 인공관절치환술, 십자인대수술 등으로 그를 찾아오는 환자의 상당수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다. 재수술을 잘 하는 게 서울대병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보건의료계는 운명적인 관계"

그는 단순히 서울대병원 교수를 넘어 보건의료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단 3대째 내려오는 의사 집안이라는 점부터 그렇다.

성 교수의 선친은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외과의원을 개원한 서울의대 1회 졸업생. 아버지가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길을 의사로 정했고, 그의 아들도 그를 이어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그의 장인어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임기 당시 보건사회부(지금의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신현확 전 국무총리로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의료계 발목을 잡는 전국민 건강보험을 추진한 사람이 공교롭게 장인어른이라니 참 재미난 인연이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묘한 인연에 대해 잠시 언급하는가 싶더니 바로 병원계 수장다운 고민을 덧붙였다.

"당시 전 의료계가 나서 반대했지만 어차피 막을 수 없는 제도라면 적극 수용하면서 적정수가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잘못 꿰어진 첫 단추가 지금까지도 저수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건강 유지 비결은 낙천적 성격"

병원계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40년. 바쁜 와중에도 지금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일단 잠을 잘 잔다. 건강식이라고 챙겨 먹는 음식도 따로 없다. 흔한 현미밥도 안 먹지만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즐긴다. 무엇보다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내일로 미룬다. 낙천적인 성격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다양한 보직을 거치며 어깨가 무겁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내일 해야할 걱정은 내일로 미루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게 그의 건강 비결인 셈이다.

"정년은 또 다른 페이지를 넘기는 것에 불과"

내일 모레면 정년이지만 그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그에게 정년 퇴임은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넘기는 것에 불과하다.

정년 이후에 여행을 즐기며 여가생활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필요한 곳에서 주어진 역할을 이어가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을 오가며 진료를 하고 있으며 오는 3월부터는 분당으로 자리를 옮겨 진료를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 개원준비위원장에 이어 초대원장을 맡았던 터라 퇴임 후 다시 찾는 분당 병원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또한 그동안 서울대병원 경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서울대병원부터 분당서울대,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을 아우르는 경영자문 역할도 할 계획이다.

"물론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경영 및 법률 자문가까지 참여해 서울대병원 경영 전반에 대해 자문을 해주는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병원경영자문 위원회'가 적절하겠다."

사실 그는 환자와 마주한 시간보다 병원 경영에 치중한 시간이 많다. 지난 2007년도에는 대학병원장에게는 다소 낯선 CEO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만약 의사가 안됐다면 사업가로 성공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성 교수는 "의사가 안됐더라도 보건의료계의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의료계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정년 퇴임을 앞두고 인생의 새 페이지를 펼치고 있는 성 교수.

마지막으로 후배 의사들에게 어떤 선배로 기억되고 싶은 지 묻자, 그는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후진양성에 앞장섰던 의사이자 성실하게 의료인의 삶을 산 의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이를 지키기 위해 '일일일신'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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