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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의대 폐과되면 학생 정원은 당연히 우리 차지"

발행날짜: 2013-06-07 06:37:25

상당수 의대 동상이몽…복지부 공공의료인력 활용 가능성도 유력

최근 교육부가 서남의대 폐과 추진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서남의대 정원 분배를 두고 전국 의대들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서남의대 정원을 공공의료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정원 확충 기대가 하룻밤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남의대 정원은 우리 의과대학으로…"

한 의과대학 수업 중인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6일 다수의 의대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부가 서남의대 폐과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전국의 의대들이 서남의대 정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A국립의대 학장은 "반드시 우리 대학에 정원을 줘야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만약 정원을 재배정한다면 국립의대가 맡아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남의대 사태가 대학 부실로 인해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만큼 그래도 검증 받은 국립의대가 흡수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남의대가 위치한 전라권의 B의과대학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당초 의대는 지역별로 정원을 안배한 것인 만큼 서남의대 인근 의대에 정원을 주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서남의대를 설립한 배경에는 전라도에 의과대학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 지역안배를 고려한 것인 만큼 서남의대 정원은 인근 의과대학에 배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병원'을 기반으로 수련환경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의과대학들도 정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당 병원들은 병상 규모도 많고, 환경적으로도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이 다른 의대에 비해 적다보니 더욱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해당 의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시설이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앞서 가는 의대에 정원을 배치하는 게 학생들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C국립의대 학장은 "울산의대, 성균관의대 등은 병원이 의대를 세운 사례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설이 좋고 대우가 좋아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학생 교육도 대학 중심이기 보다는 병원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서남의대 정원, 의과대학 아닌 복지부가 취할 수 있다"

이처럼 서남의대 정원을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지만 정작 교육부와 복지부는 정원 배분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허윤정 교수
여기에 아주의대 허윤정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는 복지부가 공공의료인력으로 삼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서남의대 정원을 기대하던 의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교육부가 서남의대 폐과 결정을 내리면서 상당수 의대에서 서남의대 정원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동상이몽이 될 수도 있다"면서 "복지부가 공공의료 정원으로 두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가령, 정부가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의대에 교육과정을 위탁하면 정부가 의학교육에 참여 및 투자하는 모양새가 갖춰서 그 나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 복지부 위탁을 맡은 의과대학은 정부가 지정한 수련위탁기관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정부 또한 교육을 위탁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의사를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윈윈정책이라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전국 의과대학이 서남의대 정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특정 의대에 몰아주면 불만이 제기될 게 뻔한 상황"이라면서 "서남의대 정원을 공공의료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묘책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과부가 폐과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서남의대가 소송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아직 서남의대 정원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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