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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폐지 표류…생떼인가, 복지부 꼼수인가

발행날짜: 2013-05-15 06:59:36

입법예고 연기 책임공방 점입가경…쟁점 논의 공회전 지속

|초점=표류하는 인턴 폐지|

인턴 폐지안이 의대생과 보건복지부의 줄다리기 속에서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의대생들은 선결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2015년 시행은 무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복지부는 의대생들이 내세우는 선결과제는 보완과제일 뿐이라는 의견이라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선결과제 해결안됐다" "보완과제일 뿐이다"

의대생들이 2015년 인턴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아직 선결과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시기상조라는 입장인 것이다.

실제로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의회가 전국 14개 의과대학 본과 3, 4학년 10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가 넘는 632명이 2015년 시행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아직 인턴 폐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결국 의대생들의 우려를 얼마나 씻어낼 수 있는가에 입법예고의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TFT를 통해 충분히 인턴 폐지에 따른 제도 변화에 대해 고민했고 나머지 부분들은 상황에 맞춰 보완해 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계속해서 인턴 무용론을 제기했던 의료계, 특히 의대생들이 이에 맞춰 개선되는 제도를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진로탐색 기능 어떻게 할거냐" "실습 강화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각차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의대생들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사안들은 무엇일까.

현재 의대생들이 주장하는 선결과제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인턴의 순기능인 진로탐색 과정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의대협 조원일 회장은 "인턴 과정이 없어지면 의대생들은 곧바로 전공의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학생 실습 강화 등을 통해 충분히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TFT내에서 이미 의대-의전원 학장 협의회 등과도 협의가 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현재 연세의대 등은 인턴 폐지 시점에 맞춘 교과과정 개편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연세의대는 이미 학생인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본과 3년부터 4년까지 이어지는 인턴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세의대 본과 3년생은 입원환자 중심으로 직접 당직을 서고 모의 처방을 내며 직접 환자를 면대하는 실습을 받게 된다.

또한 본과 4년생은 입원, 외래기록지를 작성하게 되며 경과, 협진 기록지와 모의처방을 직접 작성한다. 사실상 학생 신분으로 인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 인턴 이라는 신분의 한계는 풀어야할 숙제다. 제도로 이를 보장하지 않으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환자의 거부감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련병원 경험할 기회 없다" "시스템 만들겠다"

의대생들이 인턴 폐지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해당 수련병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정보가 없이 전공과 수련병원을 선택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가 내놓은 대안은 수련병원 정보 시스템이다.

전국 수련병원별 전공의 연봉과 보장되는 연차 등을 종합해 수련환경에 대한 주요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논란의 소지는 분명하다. 우선 해당 수련병원들이 이러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복지부와 병협이 얼마나 수련병원의 정보를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지방대 출신 차별받을 것" "논의할 가치 없다"

또한 의대생들 중 일부가 주장하는 것은 곧바로 전공의 과정을 밟을 경우 지방의대 출신들이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해당 수련병원에 인턴으로 근무하며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따라서 의대생들은 인턴 폐지전에 수련병원들이 인턴 폐지 후 전공의 선발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복지부는 물론, 일선 수련병원들도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어짜피 인턴 선발시에도 주로 의사 국시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A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인턴 제도가 폐지되면 지방의대가 차별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어짜피 모든 전형은 직전 학업 평가가 최우선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주장은 결국 지방 수련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마치면 전공의 전형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며 "인턴 폐지와는 전혀 무관한 억지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표류하는 인턴 폐지안 어디로 가나

이같은 쟁점에 대해 복지부와 의대생들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과연 인턴 폐지안이 입법예고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쟁점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공회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 예고가 연기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더욱이 아이러니 한 것은 복지부도, 의대생도 인턴 폐지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2015년 폐지 계획이 연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연기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강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당초 폐지를 추진한 것도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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