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성 논란 애엽추출물 의사들 "효과 있다"vs"처방 관행"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간신히 급여유지한 '애엽추출물'의 임상적 유용성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 일선 의사들은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있다"와 "원래도 잘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23일 의결한 2025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애엽추출물은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지만 해당 제약사의 자진 약가인하로 급여를 유지하게 됐다.일각에선 정부의 지속되는 압박에 급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임상 현장의 의료진들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애엽추출물에 대해 임상 현장의 의료진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엽추출물은 동아에스티 스티렌정을 비롯해 동국제약 유파론정, 신풍제약 유타렌정, 에이치엘비제약 알테렌정 등 74개 품목이 시판 중이다.재평가 자료에 따르면 애엽추출물은 임상연구문헌 1편에만 언급됐을 뿐, 국내외 교과서나 임상진료지침, HTA 보고서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실제로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관점에서 보면 임상 효과 근거가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오랫동안 처방돼 온 것은 관행에 가깝다"고 지적했다.수도권 가정의학과 개원의 또한 "개인적으로 처방하지 않는다"라며 "추출물 특유의 향이 있어 환자들도 호불호가 큰 약제"라고 전했다.그는 "애엽추출물은 출시 당시부터 효과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급여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잡음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일각에선 다른 평가도 있다. 서울권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최근까지도 애엽추출물 처방을 했으며 위장보호 약제로 이를 대체할 것도 많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환자 중에는 일부 위장약으로 애엽추출물을 찾기도 한다"면서 "혹시라도 해당 약제가 사라지면 곤란하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그는 이어 "지난 30년 가까이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입증됐고 환자 만족도도 긍정적"이라며 "근거만 따지면 처방할 약이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또 다른 개원의는 "PPI는 장기 복용 시 골다공증, 치매 위험 등 논란이 있고, 환자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상대적으로 순한 애엽추출물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환자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복용해온 약이 갑자기 급여에서 제외되면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며 임상적 효과성 근거가 부족한 약제를 급여로 인정해주는 것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이번 결정을 둘러싼 핵심 논란은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데 사회적 요구도만으로 급여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다.건정심은 애엽추출물에 대해 임상적 유용성은 불분명하지만, 약가 인하로 비용효과성이 확보되고 사회적 요구도가 높다는 이유로 급여 유지를 결정했다.의과대학 한 교수는 "근거중심의학 원칙에 따르면 임상 효과가 불분명한 약은 급여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수십년간 사용되며 안전성이 확보된 약을 갑자기 퇴출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주목할 것은 애엽추출물 처방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의 약에 대한 퇴출 수순을 밟는 것에 대해 상당수 개원의들은 우려를 표했다. "이러다 쓸 약이 다 사라지는 게 아닌가"라는 게 일선 의료진들의 우려다. 한편, 애엽추출물 약가인하 전제로 급여유지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