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의 의료인 리더십 칼럼]
권위가 없으면 권위적이 된다(177편)
[메디칼타임즈=백진기 한독 대표]"이게 맞아 팀장님이 그게 맞다고 하셨어, 아 그래 그럼 그렇게 해야지""니가 뭘 알아?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잔말말고" "권위와 권위적은 글자 한자 차이다""권위는 수동태고 권위적은 능동태다"S대학 그것도 경영학전공의 재무관리책임자(이하 김전무)가 있었다.그가 거쳐온 학교와 회사만 봐도 화려했다. 입사하자마자 첫 리더십 워크샵에서 그의 "진가"를 보여줬다.그의 PT는 향후 재무관리실이 타부서가 일하는 데 이렇게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그전의 재무관리실 책임자하고는 사용하는 용어조차도 달랐다. 다들 "역시 S대는 다르구나, 다국적기업에서 다진 경력은 무시 못하는 구나"했다. 같이 근무하게된 재무관리실 직원들의 반응도 같았다.학력에 경력을 더하니 그의 말과 지시는 곧 '권위authority' 그 자체였다.3개월의 허니문기간이 지났다. 재무관리실 내부와 외부에서 약간의 그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그러나 그것은 다른 산업에서 제약산업으로 전환했으니 그 적응기간으로 다들 해석했다.가끔 제약산업에서는 드문 접근을 시도해 신선하기도 했다. 반년쯤 지났다. 김전무가 작은 미팅이든 큰 미팅이든 끼지 않는 곳이 없는데 믿기지 않은 수치해석을 보였다.앞뒤가 맞지 않은 설명도 들었다. 다른 부서 임직원들은 그가 말하는 수치해석에 "어 그런 이유가 아닌데"란 반응이 여기저기 나왔다.맥락을 파악 못한 수치설명은 다수의 참석자가 머리를 갸우뚱하게 했다.'갸우뚱빈도'가 높아지자 다들 그의 '역량에 대한 의심'을 하게됐다.부서밖에서 김전무의 '권위'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김전무와 같이 근무하는 팀장들을 개별면담을 했다.팀장들 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저희가 PT를 만들어 드리지만 아마 제약산업을 이해 못해서 그러시는것 아닐까요?"란 반응이 공통적이었다."김전무가 왜 그 회의에서 엉뚱한 보고를 했지?"란 구체적인 질문에 주저주저하다가 마지못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좀더 직설적 표현을 듣고 싶어 몇개월전 다국적기업으로 가버린 C팀장(전 재무관리실팀장)을 밖에서 만나 차를 한잔했다.대뜸 "그 사람요? 제가 PT를 만들어 드리고 또 설명을 해드리는데 못 알아들어요 참나원!, 그사람 밑에서 뭐 배울게 있겠어요 얼른 나왔죠" 이런 레퍼런스를 받자마자 "아이쿠"했다.그의 말과 지시는 어느새 '직무에 대한 권위'는 사라졌다. '그는 업무를 모른다'는 것이 정설이고 통설이다그는 공부없이 자기나름대로의 "화려한 과거'를 울겨먹고 있었다. 김전무에게 많은 보고와 지시를 받는 직원과도 만났다. 그가 매일 듣는 것은 "내가 이렇게 하라면 해, 전 직장에서 그렇게 해서 다 잘 됐는데 딴 소리하지 마"였다. 경영회의에서 그가 직무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달라지는 듯 보여 좀 깊이 있는 질문을 하면 역시 몰랐다.그의 권위는 사라진지 오래고 남은 것은 오로지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부서내에서의 '권위적인 관리자'가 되어 있었다. 김전무 1:1 면담하면서 360도 피드백을 전했다.납득하지 않은 반응이었지만 어찌어찌해서 김전무는 회사를 떠났다. 그 와중 제일 손해를 입은 것은 회사고 그의 직원들이다. 선발의 잘못이 회사에 큰 손해를 미치게 된 사례다.권위와 권위적은 글자 한자 차이다.그런데 권위는 수동태이고 권위적은 능동태이다권위는 남들이 스스로 그분을 따르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본인이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수동태다. S.Covey는 성품과 역량이 둘다 좋아야 진짜 믿고 따를 수 있는 권위있는 리더라고 했다.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권위'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메이어 등의 주장은 선행요인(Antecedents) 3개가 충족되어야 비로서 권위가 바로 선다고 했다.Ability(능력), Benevolence(호의성), Integrity(정직성)이다. (Mayer, Davis & Schoorman(1995)의 "An Integrative Model of Organizational Trust")호의성과 정직성은 성품이기에 S,Covey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현장에서 보면 이 양면을 고루 갖춘 리더는 드물다. 오히려 성품이 좀 부족하더라도 '일만은 빠꼼이(일의 고수)라면 직장에서의 권위는 유지된다고 본다.팀원들이 "우리 팀장, 우리 이사님 성질은 뭐 같아도 역량을 끝내줘, 와 어떻게 그 어려운 일을 저렇게 단순화시킬 수 있지?" "나도 언젠가는 저 정도까지 갈 수 있겠지"라고 할 정도로 직무지식에서 탁월하면 그의 권위는 유지된다. 권위적(authoritarian)은 능동태이다조직에서 리더들은 그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는다. 본인이 '나 리더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그가 그 책임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그 자리에 앉혔다. 권위를 회사로 부터 부여받았다.수동태다.그런데 팀원들이 팀장에게 배울 것이 없고 오히려 가르쳐 줘야 한다는 순간에 권위는 떨어지고 회사에서 부여한 '완장'만 남는다. 가르침이 없이 완장찬 짓만 하는 리더는 권위적이 되고 생산성향상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완장찬 행동이나 말의 징표는 많지만 3가지만 적어본다.이 말들 빈번해 지면 그는 권위적인 관리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하나, 팀원들 말을 듣지 않는다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잔말말고" "자꾸 말하게 하지 마라"하나, 어렵고 복잡한 일이 생겼을 때 "해결안을 내일까지 가져와 그렇지 않으면 인사고과에 반영할 꺼야" 하나, 실수를 하면 코칭으로 개선시키려 하지 않고 '니가 그렇게 했으니 니가 책임지어'가 우선이다이런 말투가 빈번해지면 질수록 리더본인은 권위적이 된다.관리패턴이 상명하복, 복종 요구, 감시 강화, 비판 억압, 처벌 중심 통제로 전환된다. 그래서 권위적은 능동태다.권위있는 리더냐? 권위적인 리더냐?는 본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뒤에는 '끊임없는 역량개발'과 직원성장에의 관심'이 도사리고 있다.내 말에는 권위가 살아있나?를 자문해 본다.견학후 '아하'하고 생긴것은 고모텍의 윤대표가 말한 것처럼 "미친사람 한명 있으면 됩니다"내겐 두명이 보였다. 그 미친분과 미친분을 무한신뢰로 지지해주는 미친 대표분이 보였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질문에서 끝내지 않고 그 해답을 로봇과 AI와 같이 풀어나갔다회사일들은 바스켓에 담겨진 수 많은 공들같다. 언뜻보면 꽉차보이지만 그 공들사이에는 빈공간이 많다.사람이나 로봇들이 하는 일이 공들이라면 공들 사이에는 구멍이 숭숭 나있다.그동안 사람들이 경험치로, 때로는 지루하고 힘든 일이지만 엄청난 노력과 몰입으로 그 구멍들을 그때그때 막아왔다. 이제는 AI가 빈공간을, 그 구멍을 24시간 채울 것이다.그 다음에는 점점 산업계에서 '휴먼에러'란 단어가 없어질 것이다?돌아오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일부러 스트레스를 접종(Stress Inoculation Theory)하는 행동은 성장에 필요하지 않을까? 한창나이에 돌아가신 베스트셀러작가 구본형의 책 <낯선 곳에서 아침을>이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가끔은 내 자신을 낯선 곳에 노출해야 다른 시각 다른 생각을 갖는다.비록 잠깐이나마 참가신청을 망설였던 순간이 내심 창피했다.길바닥에 올라서야 어느 길이 맞는지 물을 수 있다다음달은 어떤 '낯섬'에 나를 노출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