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호주는 의료기기 블루오션…"현지 파트너가 핵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브라질, 호주 등 주요 국가 의료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의료 AI 기업들에 새 기회가 열리고 있다. 다만 각국의 제도 역시 시시각각 변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2026 국제 의료기기 규제 포럼'을 개최하고 브라질·호주의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 운영 현황을 조명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2026 국제 의료기기 규제 포럼'을 개최하고 브라질·호주 MDSAP 운영 현황을 조명했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 그룹 등에 따르면 브라질 의료기기 시장은 2025년 124억 9772만 달러로, 중남미 최대 규모다. 이에 더해 디지털 헬스 및 원격진료 확산, 고령화에 따른 만성 질환 증가에 힘입어 2034년까지 연평균 5.86% 성장할 전망이다.특히 브라질 의료기기 산업은 진단 정확도 향상과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해 AI 및 스마트 기술 도입을 늘리고 있다.호주 역시 농촌 및 외딴 지역의 의료 격차 해소와 만성 질환 관리를 위해 원격 환자 모니터링 등 디지털 헬스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실제 호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5년 89억 달러에서 2034년 31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4.92%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우호적인 규제와 원격진료 서비스의 성장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신흥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별 특화 규제와 현지 책임자 요건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각국 규제 기관이 MDSAP를 통해 심사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수출 기업들은 현지 대리인 지정과 사후 관리 체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브라질 안비자 "MDSAP로 자원 합리화…제도적 장벽은 숙제"첫 세션에서 브라질국가위생감시국(ANVISA) 마르코스 주카(Marcos Juca) 검사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브라질 내 MDSAP 적용 현황과 제도의 이점을 설명했다.브라질은 MDSAP 심사 보고서를 활용해 별도의 현장 심사 없이 우수제조관리기준(GMP)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안비자 소속 전문가가 심사 기관의 보고서를 분석해 브라질 핵심 요구사항인 RDC 665 법령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설명이다.일반적인 절차를 거친 인증서의 유효기간은 2년이지만, MDSAP 경로를 선택한 기업은 4년으로 연장된 유효기간을 적용받는다. 현장 심사를 위한 대기 시간이 사라져 기업과 규제 기관 모두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안비자 입장에서도 전 세계 모든 기업을 직접 심사하는 대신, 단일 심사 보고서를 통해 자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하고 고위험 사례에 집중할 수 있어 큰 이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이런 장점 덕분에 안비자가 발급한 국제 기업 인증 중 MDSAP 활용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7년 당시 38건으로 4.7%에 불과했던 비중은 2020년 49.1%로 늘었고, 현재는 6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하며 제도의 실효성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또 그는 사후 관리 측면에서도 고위험 상황 발생 시 5일 이내에 당국에 보고되는 체계를 갖춰 위해 요소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전했다.반면 제도 운영상의 과제와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한 고유 진입 장벽도 조명됐다. 심사 기관이 규제 당국에 심사 완료 보고서를 제공하는 기한이 최대 90일이어서, 제조사가 인증을 신청한 후에도 1~3개월가량 심사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아울러 브라질 현지 법령에 따라 자국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등록을 유지하고 시판 후 감시 및 추적 관리를 책임질 파트너사를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출 서류 역시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만을 허용해 언어적 장벽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마르코스 주카는 "MDSAP 프로그램은 안비자가 전 세계 기업을 직접 심사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게 해주는 핵심 시스템이다"며 "언어적 제약과 브라질 현지 대리인 지정 의무가 까다로울 수 있지만, 이는 법적 필수 요건인 만큼 원활한 시장 진출과 사후 관리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마르코스 주카 검사관은 성공적인 브라질 시장 진출과 원활한 사후 관리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호주 TGA "해외 인증 연계로 심사 단축…규제 변화 대비해야"이어진 화상 발제에서 호주의약품청(TGA) 트레이시 더피(Tracey Duffy) 수석 차관부는 호주의 MDSAP 수용 현황과 새로운 의료기기 규제 개편안을 소개했다.호주는 2018년부터 해외 규제 기관 인증 제도의 일환으로 MDSAP를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여기서 제조사는 미국 FDA, 캐나다 헬스 캐나다, 유럽 CE 등 호주가 인정하는 해외 규제 기관의 제품 승인서와 MDSAP 인증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후엔 품질경영시스템(QMS)에 대한 전면적인 현장 실사 대신 서류 심사(데스크톱 평가)로 대체해 규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실제 한국 제조사가 호주에 제출한 203건의 신청서 중 약 14%가 MDSAP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또 그는 호주 정부가 해당 제도를 통해 규제 중복을 줄이면서도, 멸균 검증이나 공급 통제 등 핵심 프로세스가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검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제품 평가 자체는 심사 보고서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TGA 내부의 독립적인 검토를 거친다. 필요시 표적화된 축소 심사나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위험 기반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있다는 부연이다.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현장의 대비도 촉구했다. 호주는 올해 7월부터 고위험 이식형 기기를 시작으로 고유의료기기식별코드(UDI) 의무화를 순차 도입한다. 향후 MDSAP 심사 기관은 심사 과정에서 제조사의 UDI 규정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게 되며, 기한 내 요건 충족이 어려운 기업은 TGA에 지속 공급 승인을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의료기기 리콜 절차 개편 내용도 다뤄졌다. 호주는 지난해 리콜 분류, 조치 유형, 보고 체계 등의 기준과 용어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했다. 이는 제조사와 현지 스폰서의 혼란을 방지하고 위해 발생 시 신속한 후속 조치를 보장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아울러 ▲디지털 멘탈 헬스 툴, 임상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 등 경계성 제품 분류 지침 정비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규제 개편 등이 1년 내 중점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트레이시 더피 수석 차관부는 시판 후 부적합 사례 방지를 위해 제조사와 호주 현지 스폰서 간 소통 및 교류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스폰서 소통 부족이 주요 부적합 원인 "교류 체계 확고히 해야"제조사와 호주 현지 스폰서 간의 역할 분담 및 소통 부재가 주요 부적합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당부다.호주는 설계와 생산을 담당하는 제조사와 별개로 호주 내 법적 의무를 지는 현지 스폰서를 반드시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지 스폰서는 호주 의료기기 등록부(ARTG)에 제품을 올바르게 등록하고 이를 유지할 책임이 있으며, 규제 당국의 자료 요청 시 신속하게 증빙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하지만 부적합 사항이 담긴 통지서가 규제 당국에 접수되면, TGA는 이를 기기 품질 및 성능 저하의 중대한 위험 신호로 간주해 긴급 시정 조치를 요구한다.이런 경우 당국은 현지 스폰서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정작 제조사는 스폰서와의 별도 협약이 없다면 불만 사항이나 위험 요소를 스폰서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는 맹점이 존재한다는 것.스폰서가 제조사의 기술 문서에 제때 접근하지 못하거나, 유해 사례 보고 및 불만 사항 에스컬레이션 프로세스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위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고강도 표적 심사나 시장 퇴출 등 규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조사와 현지 스폰서 간의 교류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트레이시 더피는 "MDSAP 보고서가 충분하고 추적 가능한 객관적 증거를 제공할 경우, 전면적인 현장 심사 대신 데스크톱 평가를 수행해 중복 업무와 규제 부담을 줄이고 있다"며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UDI 규정 준수 여부도 향후 심사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각 제조사는 호주 시장의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준수 일정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어 "시판 후 발생하는 주요 부적합 사례의 상당수가 제조사와 호주 현지 스폰서 간의 협약 누락이나 기술 문서 접근 제한 등 소통 단절에서 비롯된다"며 "잠재적 위험을 통제하고 호주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하려면 두 주체 간의 불만 사항 에스컬레이션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등록부 정보와 문서 간 일치 여부를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