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분야 정조준한 메드트로닉…대형 M&A로 퍼즐 완성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세게 1위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이 초대형 인수합병을 이어가며 심혈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한화 약 8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빅딜을 통해 관상동맥 진단 솔루션 기업을 인수한 것. 지배력을 가진 치료 기기 분야의 앞단까지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메드트로닉이 캐스웍스를 8500억원에 인수하면서 관상동맥 진단 솔루션을 흡수했다.2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메드트로닉이 인공지능(AI) 기반 관상동맥 진단 기업 캐스웍스(CathWorks)에 대한 인수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지난 2월 체결된 M&A 계약의 후속 절차로 마무리한 것으로 총 인수 금액은 5억 8500만 달러(한화 약 8500억원)으로 정리됐다.메드트로닉은 이번 거래를 핵심 사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캐스웍스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캐스웍스는 관상동맥조영술(angiography) 영상만으로 관상동맥 전체의 생리학적 기능 평가를 수행하는 FFR 앙지오(FFR angio)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이다.이 시스템은 압력선(pressure wire)을 혈관 안에 직접 넣거나 약물로 혈관을 확장하지 않고도 일상적인 2D 조영 영상에 AI를 결합해 병변의 기능적 의미를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즉, 막혀 보이는 혈관을 알려주는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로 그 병변이 혈류를 얼마나 떨어뜨리는지를 시술 중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인 셈이다.메드트로닉이 캐스웍스를 품은 배경에는 관상동맥 치료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지금까지 관상동맥중재 시장은 풍선, 스텐트, 가이드와이어, 이미징 장비 등 치료 기기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왔다.하지만 최근에는 시술에 들어가기 전 어떤 병변을 실제로 치료해야 하는지를 가려내는 진단 단계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중등도 협착(intermediate stenosis)이 일어난 경우 단순 혈관조영 영상만으로 시술 필요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이에 대한 표준 요법은 유도도자 기반 압력선 검사, 즉 침습적 생리학 평가지만 이 방식은 압력선을 직접 넣어야 하며 약물 유발이 필요해 시술 시간이 늘고 비용 부담도 발생한다.캐스웍스의 FFR 앙지오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기술이다. 즉 별도의 검사 없이도 빠르게 협착 유무와 협착의 정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관상동맥중재술(PCI)을 위한 시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메드트로닉 입장에서는 단순히 진단 기술 하나를 손에 넣은 것이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수많은 치료 기기를 언제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임상 의사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연 셈이다.메드트로닉이 서둘러 이 계약을 추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실제로 캐스웍스는 이미 미국에서 FDA 허가를 받았으며 유럽 CE와 일본 PMDA 승인도 확보한 상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이미 팔고 있는 제품이라는 의미다. 즉 매출이 오르면 오를 수록 몸값이 비싸질 수 밖에 없다.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도 인수 시점을 앞당긴 배경으로 보인다. 캐스웍스는 올해 미국심장학회 연례회의(ACC 2026)에서 'ALL-RISE'라는 이름의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를 공개했다.이 연구는 전 세계 59개 기관에서 1930명의 환자를 등록해 FFR 앙지오 기반 전략과 기존 침습적 압력선 기반 생리학 평가를 비교한 것이다.결과는 1년 주요 이상 심혈관 사건(MACE) 기준 비열등성이 입증됐고, 분석 시간과 전체 시술 시간, 자원 활용 측면에서는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메드트로닉 입장에서는 상용화를 통한 상업적 가능성 뿐 아니라 이 임상 발표와 맞물려 인수를 진행하면서 임상적 설득력까지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그만큼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메드트로닉의 퍼즐은 거의 다 맞춰져가고 있다.메드트로닉의 심혈관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축으로 PFA(펄스장 절제술), 심박동기, 판막, 혈관기기 등으로 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관상동맥 진단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포인트가 부족했다.캐스웍스 인수는 이 약점을 메우는 동시에, PCI 여부를 결정하는 진단 단계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결국 이번 인수의 본질은 캐스웍스 한 기업을 산 것을 넘여 메드트로닉이 관상동맥질환 진단과 치료의 연결 고리를 지배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조영술 기반 AI 분석으로 병변의 기능적 중요성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중재 시술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메드트로닉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전략이다.메드트로닉은 "케어웍스 인수는 메드트로닉의 심혈관 포트폴리오를 크게 강화하는 획기적 사건"이라며 "혁신 전략을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