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책  
진찰료 인상 연구 막바지 '3분 진료' 사라질까
메디칼타임즈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11-1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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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 포커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의사 수입의 기본료 격인 진찰료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진찰료는 의료기관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인상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의료경제팀 문성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상준 기자 : 문 기자, 진찰료를 포함한 기본진료료 개편 연구가 최종 마무리 단계라고 하는데, 일단 기본진료료부터 설명해주시죠.

문성호 기자: 네. 기본진료료는 환자가 내는 진료비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진찰료와 입원료를 말합니다.

이러한 진찰료와 입원료는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20년 동안 틀이 유지해 왔는데요. 2008년과 2017년 두 차례 수가제도가 개편됐지만, 진찰료와 입원료는 그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진찰료는 틀만 유지된 채 매년 요양급여비용 협상을 통해 몇 백원 수준 인상에 머물러 왔습니다. 올해 의원 초진 진찰료가 약 16000원 수준인데요, 최근 10년간으로 보면 약 4000원, 한 해 평균 400원 인상되는데 그치면서 의사들은 ‘저수가’의 상징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박상준 기자: 문 기자 말대로 의료계에선 진찰료를 대표적인 저수가 사례로 말하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요?

문성호 기자: 가장 큰 문제점은 진찰료가 일률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책정된 금액 자체가 낮은 점도 있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투입한 진료강도나 시간 구분 없이 진찰료는 같다는 것입니다.

가령 고혈압 환자를 10분 진료하나 3분 진료하나 의사가 받을 수 있는 진찰료의 금액은 같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1시간을 대기하고 3분 진료를 본다’라는 말이 진찰료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뜻인데요. 의사 입장에선 낮은 진찰료가 의료기관의 문턱을 낮춘 점도 있지만,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선 박리다매 형태로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낳았습니다. 제도로 인해 의료양극화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상준 기자: 그렇다면 일선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가 인상 또는 적정선을 원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문성호 기자: 네. 현재 의원을 대상으로 15분 진료를 현실화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외과의 경우 수술 전‧후 심층진찰을 할 경우 2만 4000원대, 내과는 고혈압‧당뇨병에 최대 3만원이 넘는 수가가 책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수가 낮다면서 향후 개편에서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자칫 높은 수가 책정 시 제도 남용이 우려될 수 있는데요. 심평원의 심층진찰료 개편 연구에서는 진료시간 별로 진찰료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5분, 10분, 15분 등으로 나눠 구역 별로 수가를 구분하자 것입니다.

박상준 기자: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의사의 진료시간을 담보할 수 있는 적정한 금액 책정이 우선돼야 할 것 같은데요. 정부의 이 점을 당연히 주목하고 있겠죠?

문성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진찰료 개선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에게 연구를 의뢰해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단 의사의 진료시간에 맞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심평원은 의료기기나 약제보다 사람에 대한 보상 수준을 제고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심층진찰료 시범사업’과 진찰료 개선을 연계시킨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의사 행위보다는 검사나 영상에 수가가 높게 책정됐는데 이번에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를 총괄하는 이진용 심평원 연구소장 역시 그동안 검사 수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의사행위 중심의 수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진찰료와 함께 의사행위에 수가를 더 주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진료과목 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 같은데요? 단적으로 행위 중심인 외과계는 수가가 오르고 반대로 내과계는 수가가 낮아지는 것 아닌가요.

문성호 기자: 네. 겉으로만 본다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복잡한 셈법이 존재합니다. 외과계 수가를 올린다는 의미는 내과계 수가를 내리겠다는 뜻이기 때문인데요. 이는 독특한 진료비 책정 방식 때문입니다.

진료비는 상대가치점수라는 진료항목별 점수와 환산지수를 곱해 결정됩니다. 문제는 이 상대가치점수 자체가 총점을 고정하고 각 진료항목 별로 나눠가진 다는 점입니다. 심평원 말대로 라면 수술 점수는 올리고 내과 진료항목은 내린다는 뜻이 됩니다.

결국 같은 의료계 안에서도 진료과목 간 이전투구식 제로섬 게임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평원이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향후 이어질 '협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상준 기자: 복잡한 문제네요. 그렇다면 내년 상반기 개선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결과물이 나오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은데요?

문성호 기자: 그렇습니다. 심평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밑그림을 그린 뒤 진료과목 학회들과 난상토론을 벌여 결과물을 도출해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의료계 안에서도 관련 학회 간 끝없는 논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심평원은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진찰료 등을 3년 동안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 애초 2020년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3년 늦게 현실화되는 것이죠.

박상준 기자: 네 잘 들었습니다. 환자 입장으로만 본다면 우리나라의 낮은 진찰료 정책은 의사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진찰에 집중 못하는 '3분 진료'라는 오점을 만들어 낸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 근본적인 의료체계 개선의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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