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문가가 본 리아백스 임상…"허가 가능성 없어"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강윤희 위원 (holymed4321@gmail.com)
기사입력 : 2021-06-21 05:45
4
최근 리아백스주가 임상3상에서 성공했고, 그 결과를 미국종양학회인 ASCO에 발표했으며 조만간 정식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됐다. 주가는 일시적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다시 떨어졌다. 말기 췌장암 환자에서 리아백스주 병합요법이 기존 요법 대비 무려 3.8개월이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결과다.

이렇게 놀라운 결과가 왜 어떤 해외 뉴스에도 보도되지 않고, 국내 어떤 췌장암 전문가도 반기는 언급이 없을까? 그 이유는 그 어떤 췌장암 전문가도 이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 리아백스주가 췌장암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왜 리아백스주가 허가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지, ASCO에서 발표한 임상3상 결과를 살펴보자.

ASCO 발표 포스터 자료에 따르면 이 임상시험은 혈중 이오탁신이 높은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리아백스주 병합 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시행됐다. 그런데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매우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이오탁신 수치에 따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오탁신 수치에 따라 층화(biomarker-stratification)를 하는 디자인으로 시행돼야 했다.

그런데 이 임상시험은 시험군에는 이오탁신 수치가 높은 환자들이 배정되고, 대조군에는 이오탁신 수치가 높거나 낮은 환자들이 섞여 있는 이해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시행됐다. 즉, 전혀 임상시험의 목적을 구현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그래서 연구자들도 이오탁신의 역할이 불분명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황당한 결론을 낸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 약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준 것도 심각하지만, 조건부 허가 후속 임상시험에 대해서 임상시험 디자인의 적절성도 확인하지 않고 승인한 것인가?

결국 이 임상시험은 이오탁신 수치와는 상관없이 리아백스주 병합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데, 이는 과거 영국에서 약 1,0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3상 디자인과 거의 같은 것이다. 대규모 3상에서 실패한 임상시험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왜 한국에서 다시 임상시험을 했을까? 그저 막연히 1,000명을 대상으로는 실패했지만 148명을 대상으로 요행을 바란 것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실패했는데 148명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임상시험에서는 성공했다고 하면 어떤 전문가가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영국 임상시험과 한국 임상시험에서 동일한 결과는 두가지 임상시험 모두에서 리아백스 투여군과 대조군 사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즉, 리아백스주는 환자의 삶의 질도 유의하게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그나마 일관성 있는 데이터였고, 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가장 심각하게 보이는 점은 이 임상시험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인 생존기간에 대한 통계 분석을 Copula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이 점은 필자가 메디칼타임즈 기자에게도 언급해 몇 번 기사화된 바 있다). Copula 기법으로 생존기간을 비교할 수는 있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서 실제 임상3상, 즉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통계기법이다.

임상3상의 통계는 결과를 분석하기 전 통계 계획, 즉 SAP(statistical analysis plan)를 세워야 하며, 결과가 나온 이후 통계 방법을 바꾸어서는 안된다. 이는 임상3상에서 불문율과도 같다. 왜냐하면 통계라는 것이 이렇게 저렇게 방법을 바꾸다 보면 얻어 걸리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타당한 통계 기법을 사전에 결정해 두는 것이다.

그런데, 허가를 염두에 둔 임상3상의 SAP(statistical analysis plan)에 Copula를 명시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항암제의 생존기간 평가에는 Cox model을 사용한 stratified log-rank test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3상의 1차 유효성 평가를 미리 계획되지 않은 통계 기법으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는 윤리적으로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 또는 회사는 항암제 생존 기간의 일반적인 통계 기법, 즉 Cox model을 사용한 분석 결과를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리아백스주의 조건부 허가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필자도 식약처에서 일하면서 이 허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허가를 취소하라고 식약처 고위 공무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바 있다(물론 답장은 없었다). 필자가 국정감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식약처의 가장 무능한 연구관조차도 리아백스주 허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심지어 허가보고서조차 없다는 것은 그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한 언론사는 리아백스주 조건부 허가의 문제점에 대해서 집중 탐사 보도를 했는데, 관련 담당 공무원의 교체, 리아백스주 관련 회사로의 이직 등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결국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고, 경찰이 이 건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소식은 연구자들조차 의구심을 표현하는 ASCO 발표 소식이라든지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허가 신청 소식이 아니라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소식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독자의견
    4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익명게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메디칼타임즈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메디칼타임즈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admin@medicaltimes.com입니다.

    등록
    0/300
    등록
    0/300
    • ???321665
      2021.06.25 13:34:01 수정 | 삭제

      짤려서 복수하는건가?

      식약처 전 심사위원...? 짤려서 ㅂㄷㅂㄷ.....ㅋㅋㅋㅋ 복수 칼럼인가? ㅋㅋㅋ

      댓글 0
      등록
    • 주주아니다321659
      2021.06.23 15:10:32 수정 | 삭제

      회사짤려서 복수하는걸까

      ㅜㅜ

      댓글 0
      등록
    • asdf321652
      2021.06.22 15:32:43 수정 | 삭제

      ㅎㅎㅎ 뼈때리시네

      주주들 부들부들
      강위원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디자인 자체가 엉망이네요

      댓글 0
      등록
    • 들숨321640
      2021.06.21 22:59:01 수정 | 삭제

      나는 왜 당신이 개인감정이 실린거처럼 보일까요

      ASCO 에 당신보다 못한 사람들만 참석 하는가봅니다. 당신이 다 아는걸 그분들은 몰라서 참석해서 듣고 있나요 이런거를 컬럼이라고 올리는 여기 신문사도 웃기고

      댓글 0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