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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대표자 대회 임박…시도의사회 "울며 겨자 먹기"

박양명
발행날짜: 2018-01-17 05:00:53

"이제 정부와 협상 시작, 투쟁 목적 모르겠다" 비판 목소리

자료사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투쟁 로드맵 중 이달 말 예정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놓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아무리 투쟁과 협상을 병행한다는 게 모토지만 이제 막 정부와 협상을 시작한 상황에서 굳이 투쟁 카드를 대외적으로 꺼내야 하냐는 것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대위는 전국 시도의사회에 전국의사대표자대회 프로그램 안내문을 보내고 참석자 명단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오는 28일 오후 2시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국민건강권 실현을 위한 선진 의료환경을 촉구하는 전국의사지도자대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의 주요 참석 대상은 각 시도의사회 임원을 비롯해 산하 시군구의사회 임원진이며 대표자 대회 참석은 각 시도의사회 예산으로 진행한다.

프로그램(안)을 보면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가 한국의료정책의 모순과 문재인 케어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이 특별 강연을 한다.

비대위 및 실무협의 경과보고, 대정부 성명서 발표, 국민과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 낭독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참석자 명단을 내야 하는 시도의사회는 이미 예정된 행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참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A시도의사회 회장은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는 게 처음부터 비대위의 약속"이라며 "이미 예정된 행사를 반대하는 것도 의료계가 분열되는 결과를 가져올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협상을 이제 막 시작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지도 않았기 때문에 힘이 빠진다, 대회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선거 국면과 맞물려 있으니 마지막 행사라고 생각하고 (비대위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B시도의사회 회장도 "결정된 이상 따라야 하는 일정이긴 하다"면서도 "정부와 협상이 순탄치 않을 때 대응할 실탄이 자꾸 없어지니 걱정이 되는 부분이긴 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대한문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한 후 한 달 만에 다시 투쟁한다는 것에 대해 정부와 국민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C시도의사회 임원은 "협상이 좀 제대로 진행되거나 정부와 이야기가 되고 나서 잘 안됐을 때 투쟁하는 것은 모르겠는데 이제 막 협상을 시작했는데 당장 투쟁을 한다고 하면 정부나 국민이 이상하게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쟁은 목적을 잘 모르겠다"며 "비대위가 쓰는 돈도 전부 회원들이 낸 회비인데 행사를 호텔에서 행사하는 등 그 효과가 오히려 반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후 개최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상황이지만 위원장단 회의에서 다시 한 번 더 논의한 결과 최종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진료비 정상화를 촉구하고 정부가 조금 더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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