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병·의원
  • 개원가

"간판 정비 후 환자 뚝" 개원가 시름

발행날짜: 2010-07-22 06:48:43

"획일화된 간판 차별성 없어…신환 점점 줄어"

간판들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다. 간격이 좁아 가독성과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관악구의 D이비인후과는 간판 정비 구역에 자신의 병원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았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의무 규정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간판을 마음대로 고를 수도 없었다. 구에서 지정한 서체와 크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었기 때문. 겨우 2가지 시안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이후 신규 환자는 늘지 않았다. 간판이 문제였다.

# 강남의 메디컬 테마 빌딩에 입주한 A성형외과도 간판을 바꿨다. 건물 전체에서 다 바꾸는 거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막상 간판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건물에 입주한 10여 개의 병원 간판 사이에서 자기 병원을 찾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 모두 고만고만한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간판 정비 사업. 서울을 세계적인 고품격 디자인도시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정비 후 건물이 깔끔해지고 어지럽던 간판이 표준화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획일화된 서체와 크기로 개성과 활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영세한 의원에서는 정비 후 오히려 환자가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별성 없는 간판 디자인과 읽기 어려운 서체가 가독성을 헤쳤다는 지적이다.

"길 건너 자율 지역은 무법지대…간판 정비 지역만 손해"

관악구의 한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J성형외과 원장은 간판 정비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1년 전에 간판을 바꿨다는 그는 시범 거리 지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범 지역 외에는 자율적이라는 것. 실제로 이 병원 모퉁이만 돌면 돌출형 간판도 많고 크기도 커서 아무래도 환자들은 그쪽에 시선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 간판 정비 구역 전경. 유리에도 스티커를 부치는 등 한 의원 당 많게는 세 개의 간판을 달고 있다.
"15층 짜리 건물에 간판은 겨우 1층에 일렬로 늘어선 게 전부 다에요. 돌출 간판도 없습니다. 여기 입점한 의원과 클리닉이 한 두개도 아닌데, 게다가 다른 상점들도 같이 한줄의 라인에 맞춰서 간판을 내걸어야 합니다. 사람들 눈에 거의 안 띈다고 생각하면 되죠."

실제로 쇼핑몰은 돌출 간판이 없어 건물 자체의 깔끔함은 좋았다. 하지만 비슷한 디자인으로 쭉 늘어선 간판들이 밀집돼 있어 눈에 띄기 어려웠다. 길 건너 편, 비 간판 정비 구역의 돌출된 형형색색의 간판들과 큰 대비를 이뤘다.

근처 S피부과는 별도의 타이포그래피 로고가 있지만 그 디자인을 사용할 수 없었다. 서체와 색채, 크기 가이드라인을 맞추려면 고유 디자인을 버려야 했다. 고유의 로고를 살려본다고 노력했지만 가이드라인에 맞추자 영락없는 다른 간판이 돼버렸다. 서체와 색채 규정이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붕어빵 간판'을 찍어냈기 때문이다.

비슷한 디자인과 작은 크기 간판…"사람들, 병원 존재 몰라"

D이비인후과의 원장은 크기 규제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간판은 각 의원의 생명인데 규제하면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작은 간판을 단 이후부턴 사람들이 병원의 존재 자체를 모르게 됐다는 것.

3층에 위치한 D이비인후과. 횡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간판의 역할이 무색해졌다.
그는 "정비 후 예전 단골 손님을 제외하면 신규 환자가 늘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얼핏 보기에도 2층 건물에 횡할 정도로 간판이 작아보였다. 색깔도 문제였다. 아이보리 색 건물에 노란색의 D이비인후과 간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고를 수 있는 간판 시안이 몇개 없어 그나마 고른 게 이렇다는 것이다.

가만히 손 놓을 수 없어 도로에 이동식 간판을 세워보기도 했지만 단속에 걸려 이내 포기했다고 한다. 한때는 궁여지책으로 병원 유리창에 스티커로 병원 이름을 붙여도 보았지만 구청에서 경고장이 나온 후엔 띠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규제가 풀린다면 이전의 간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통일성과 표준화도 좋지만 지금은 환자들도 길을 물어서 올 정도로 불편을 겪는다면 그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로 비슷한 디자인의 간판들. 업체들간 차별성이 없어 획일화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강남의 A성형외과 원장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형 성형외과는 건물 전체가 랜드마크라 간판이 크게 문제 될게 없지만 영세한 성형외과는 비슷한 디자인의 간판 하나를 달아놔야 한다"며 환자 유치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게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관해 강남구청의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간판 표준화 작업으로 획일화된 측면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예전에는 한 업소당 3~4개의 간판을 달기도 해 어지럽게 난립해 있었던 점이 해소된 것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안에서 개성을 표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 공모전과 시민이 뽑은 좋은 간판 디자인을 공모 하는 등 개선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