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가 인하 속 바이오 투자 지형 변화…신약은 40% 이하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제네릭 약가를 낮추고 신약 개발을 유도하는 약가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실제 바이오산업 투자는 신약 연구보다 공장과 CDMO, 물류 등 서비스 산업으로 더 빠르게 이동하며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24년 바이오산업 투자에서 제약 투자는 39.7%로 감소한 반면, 바이오 서비스 산업은 4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 중심이 연구에서 생산·서비스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2024년 바이오산업 투자에서 제약 투자는 39.7%로 감소한 반면, 바이오 서비스 산업은 4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산업통상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으로 발간한 '2025년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바이오산업 전체 기업의 총 투자액은 15조7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바이오산업 부문에 실제 투입된 금액은 5조 4821억원이었다.이 중 연구개발비는 2조7024억원, 시설투자비는 2조7797억원으로 연구와 설비 투자가 거의 같은 규모로 집행됐다. 과거 신약 연구에 집중되던 투자 흐름이 생산과 서비스 인프라 구축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분야별로 보면 투자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하다. 생산·유통·데이터·위탁업무 등을 대신해주는 바이오 서비스산업은 2조7303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투자를 끌어들였다.바이오 의약산업은 2조1746억 원으로 39.7%를 차지했고, 바이오 의료기기산업은 2866억 원으로 5.2%에 그쳤다.연구개발비만 놓고 보면 여전히 제약산업의 존재감은 크다. 바이오 의약산업의 연구개발비는 1조9734억 원으로 전체의 73.0%를 차지했다. 의료기기산업은 2527억원에 그쳤다.업체당 평균 연구개발비도 바이오 의약산업이 44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산업 16억원, 의료기기산업 1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2024년 기준 시설투자비는 2조7797억원으로 2022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하지만 시설투자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바이오 서비스산업의 시설투자비는 2조5152억 원으로 전체의 90.5%를 차지했다. 공장, 물류센터, 생산설비 등 산업 인프라에 대부분의 자금이 집중된 것이다.반면, 바이오 의약산업의 시설투자비는 2012억원에 불과했다. 업체당 평균 시설투자비 역시 서비스산업이 186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의약산업은 5억원, 의료기기산업은 2억원 수준이었다.최근 3년간 추이를 봐도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분명하다. 바이오산업 전체 투자비는 연평균 14.5%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5.2%에 그친 반면 시설투자비는 26.4%나 늘어났다. 산업별로는 바이오 서비스산업만 3년간 45.1% 증가했고, 바이오 의약산업은 5.8% 증가에 머물렀다.이 같은 투자 지형 변화는 최근 정부가 추진한 약가제도 개편과도 맞물리며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정부는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고 신약·개량신약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약가제도를 손질하며, 제약사들이 제네릭에 안주하지 않고 신약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정책 방향과 시장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정부는 제네릭을 줄이고 신약 연구개발을 촉진하겠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연구비는 빠듯해지고 생산은 외주로 돌려야 하는 이중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감당할 재원과 여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