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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에피스, 유럽서 '에피스클리' 임상 3상 후속 분석 공개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이사 고한승 사장)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서 개최된 유럽 혈액학회(EHA)에 참가해 에피스클리(에쿨리주맙)의 임상 3상 후속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혈액학회(EHA)에 참가해 에피스클리(에쿨리주맙)의 임상 3상 후속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사가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Soliris)의 바이오시밀러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지난해부터 직접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이번 학회에서 공개한 초록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 3상 결과의 후속 분석을 통해 에피스클리(SB12)를 투여한 그룹과 오리지널 의약품(솔리리스)을 투여한 그룹 간 '수혈 회피(transfusion avoidance)' 비율을 확인했다.수혈 회피란, 혈관 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환자의 빈혈 증상을 개선하여 수혈의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에쿨리주맙 성분의 의약품 투여 시, 적혈구의 용혈이 감소해 헤모글로빈 수치가 안정화되어 수혈을 받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다.이번 연구를 통해 에피스클리의 환자 수혈 회피 비율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임상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으며,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효능(efficacy)의 유사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것.삼성바이오에피스 메디컬팀장 김혜진 상무는 "이번 연구 결과로 에피스클리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의료 현장에서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글로벌 8개국에서 50명의 PNH 환자를 대상으로 에피스클리의 임상 3상을 진행했으며,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광범위한 비교 연구를 통해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확인한 바 있다.국내에서도 지난 4월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에피스클리를 출시했으며, 별도의 파트너사 없이 제품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2024-06-17 12:01:07제약·바이오

의대 학제 개편 허들론 제기…교육자 확보 난제 부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올해 2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실현된 의대 학제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갭이어(gap year) 방식이나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서구 선진국에서 시작된 갭이어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생활 시작 전 약 1년간의 유예기를 부여, 이를 적성과 진로를 찾는 적절한 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다만 필수의료 관련 전공이나 의대교수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으려는 현재 상황 및 의대 증원 정책으로 늘어난 피교육자 수를 고려하면 학제 개편의 방법론 보다는 교수진 확보가 더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인제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윤보영 교수의 '의대 학제개편에 있어서 교육혁신의 기회와 요구사항' 기고글이 대한내과학회 저널 KJM 6월호에 게재됐다(doi.org/10.3904/kjm.2024.99.3.123).앞서 2월 20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의과대학의 예과 2년, 본과 4년 규정이 폐지되고 각 대학은 학칙으로 학제를 자율 운영할 수 있게 됐다.예과 교육을 자연과학대학에서 맡아 전적으로 운영하는 대학도 있고 예과 교육이 기본 교양교육으로만 이뤄지는 등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었다.올해 2월 개정된 교육부의 의대 학제 관련 고등교육법 시행령의과대학 평가 인증에서 예과가 기본 의학교육 시기로 분류되지 않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까닭에 교육자는 예과 과정의 개선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고 학생들은 소속감 결여 및 학업 압박이 시작되기 전에 단순히 쉬는 시간이라고 여겨 그간 의학계는 예과와 본과 구분 폐지 주장해 왔다.이와 관련 윤 교수는 "시행령 개정의 취지는 모든 의과대학이 6년제로 학제 개편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각 대학이 학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기존 학제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이어 "학제 개편을 통해 6년을 한 덩어리로 구성해 구조를 짤 수 있다면 의학과 1~2학년에 집중된 임상의학교육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의예과에서 피상적으로 다루던 교양을 의과대학 맥락에 맞게 재편하고 의료인문학을 6년에 걸쳐 의미 있고 심도 있게 나선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임상을 더욱 조기에 노출함으로써 학습자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현장에서 환자 및 다양한 직역과 의사소통을 익히고 병원을 이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학습자 개인의 요구와 진로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 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해외 의대 사례에서 볼 때 바람직한 진로 및 전공 선택을 위한 '갭이어' 방식 및 학생인턴 기간의 연장은 고려해 볼만 하다는 게 그의 판단.윤 교수는 "여러 외국의 의과대학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한 학기나 일 년의 갭이어를 둬 학습자의 흥미와 진로에 맞는 경험을 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며 "임상 실습 중 의미 있는 학생인턴 기간을 늘리거나 장기추적통합임상실습을 구현하거나 이론과 실습으로 나누지 않고 통합적인 교육 과정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그는 "미래 의료를 대비한 AI 교육과 빅데이터, 프로그래밍 등 미래 의사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며 "의과 대학 시절부터 전문직 간 협력 교육과 의료시스템과학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의대 내부에서 인적, 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학제 개편이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고 있는만큼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맞물려 적합한 교육자의 확보가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윤보영 교수는 "새로운 교육의 주제를 연구하고 실천하기에 앞서 교수자에 대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예전 방식으로 교육을 받은 의과대학의 교수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면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대의 학습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나라 의료 상황이 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필수의료의 정의에 대한 논란은 많지만 필수적인 과나 분야에서 종사할 의사들이 줄어들고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자 하는 의사도 줄어들고 있다"며 "교육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내과 교수들조차 확보가 어렵다"고 우려했다.이어 "의대 교수들은 진료, 연구, 교육, 봉사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의 보상과 유인 체계 안에서 교육에 기여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연구에 의하면 의대 교수들의 탈진은 심각한 상태이며 이는 젊은 교수일수록 더욱 심각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교육 개선의 선결 조건이며 가장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제시했다.필수의료 공급 부족에 대해 사회는 그 해결을 요구하고 있고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의사들이 머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까지 맞물려 의사의 수와 의사 양성 교육의 질의 문제까지 대두됐다는 것.윤 교수는 "미래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시급히 도입돼야 하는 교육 내용을 기존 교육 과정에 추가하는 것은 기존 교육 과정을 비대하게 만든다"며 "따라서 전체적인 교육 과정을 다시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며 소규모 개정 작업으로는 이를 구현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학제 개편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가장 시급한 것은 이를 구현하는 교육자들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이라며 "공동체가 함께 의사를 양성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의대는 지역사회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사회는 교육 현장이 지역사회로 확대될 수 있도록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4-06-14 05:30:00학술
초점

마침내 세상에 나온 MASH 신약… 막상 임상 현장은 시큰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신약의 무덤으로까지 일컬어지던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분야에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신약(레스메티롬)이 탄생했지만 정작 임상 현장은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다국적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 승인 이후 각 나라별 상황에 맞춰 급여, 비급여 출시 등 상용화 전략을 결정하고 가격 협상, 랜딩 코드 부여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 병의원에서 처방이 가능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수십년간 신약이 없었던 분야에선 첫 신약이 탄생하면 처방에 대해 임상의는 물론 환자들에서도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약 레스메티롬의 경우 MASH 치료제로서 물꼬를 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오히려 후발주자들이 내놓은 임상 결과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졌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첫 신약'이라는 타이틀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전문가들이 본 레스메티롬 임상 3상의 의미와 후발주자들과의 상대적 경쟁력 등 향후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점검했다.■난공불락 MASH 분야 첫 신약, 레스메티롬은 어떤 약?지난 3월 미국 FDA는 간 섬유증 중등도 진행성 MASH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스메티롬(상품명 레즈디프라)를 승인한 바 있다.3상은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MASH와 F1B, F2 또는 F3의 섬유화 단계(F0 섬유화 없음~F4 간경화)를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해 레스메티롬 80mg, 100mg 또는 위약을 하루 한 번 52주간 투약케 했다.레스메티롬의 MASH 관해율 그래프. 100mg에서 최대 29.9%의 관해율 달성에 그치면서 1년간 치료해야 세 명 중 한 명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총 966명의 환자를 80mg 레스메티롬 그룹 322명, 100mg 레스메티롬 그룹 323명, 위약 그룹 321명으로 나눠 투약한 결과 80mg에서 25.9%, 100mg에서 29.9%가 섬유증 악화가 없는 MASH 관해를 달성한 반면 위약 그룹은 9.7%에 그쳤다.이어 80mg 레스메티롬 그룹 환자의 24.2%와 100mg 레스메티롬 그룹 환자의 25.9%에서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이 나타났다.FDA는 "임상 12개월째에 간 생검에서 레즈디프라로 치료받은 피험자의 더 많은 비율이 위약을 투여받은 피험자에 비해 MASH 관해 또는 간 흉터 개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눈에 띄는 간 흉터가 있는 MASH 환자의 간 손상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 과거에는 없었지만 이번 승인을 통해 처음으로 환자들에게 식이요법과 운동 외에도 치료 옵션이 생긴 것.■"첫 치료 옵션 등장" VS "임상적 효과 크지 않아"레스메티롬의 임상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양분된다.첫 MASH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일각에선 '첫 신약'이라는 타이틀만 챙기고 실익없이 상용화를 포기했던 바이오젠사의 치매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대한간학회 관계자는 "MASH 치료제가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레스메티롬의 효과는 완전히 좋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섬유화를 호전시키는 약물로는 의미가 있다"며 "다만 조직학적 호전 여부를 보지 못한 점과 장기 안전성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그는 "지방간 치료제가 거의 없는 실정을 감안하면 3상에서 이 정도 효과를 보인 부분은 임상의로서 환영할만한 내용"이라며 "첫 MASH 치료제 탄생에 많은 의료진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자료사진반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부정적 견해도 만만찮다.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치료 옵션이 새로 생겼다는 부분은 누구라도 긍정할 만한 내용"이라며 "반면 임상적 효과는 기대에 많이 못미친다"고 지적했다.그는 "MASH 관해의 절대적인 수치는 25.9~29.9%로 적지 않치만 심지어 위약도 관해율이 9.7%에 달한다"며 "레스메티롬 투약군에서 위약의 관해율 퍼센티지를 뺀 상대적인 관해율은 16~20%에 그친다"고 말했다.그는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부분도 마찬가지"라며 "위약의 개선율이 14.2%인데 레스메티롬은 24~25.9%이기 때문에 실제 약제의 상대적인 효과는 고작 10% 남짓에 그친다"고 꼬집었다.임상 3상 결과만 놓고 보면 레스메티롬으로 1년간 치료한 경우 약 세 명에서 네 명을 치료해야 한 명에서 MASH 관해를 달성할 수 있고,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부분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A 교수는 "약물의 효과를 판별하는 잣대는 임상적 유의성과 효과 크기, 위험 대비 혜택, 비용-효과성 등 요소가 있다"며 "레스메티롬의 경우 위약 대비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했지만 나머지 요소에선 기대감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는 "만일 급여화가 된다고 해도 신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하게 장기간 광범위한 처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특히 후발주자들이 내놓는 여러 임상 결과를 놓고 보면 상대적인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고 평가했다.■첫 신약 타이틀은 상처뿐인 영광? 아두헬름 전철 가능성일각에선 레스메티롬이 치매 신약 아두헬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후발주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임상 결과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레스메티롬의 상용화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효과 면에서 돋보이는 건 아케로 테라퓨틱스사는 지방간질환 치료제로 개발중인 신약후보물질 에프럭시퍼민(efruxifermin)이다.섬유증 2기 또는 3기의 생검으로 확인된 성인 MASH 환자를 대상으로 HARMONY 임상2b 탑라인 96주차 결과를 보면 MASH 악화 없이 1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비율은 최대 75%, MASH 악화 없이 2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비율은 최대 36%, 섬유증 악화없이 MASH 관해 비율은 최대 62%에 달한다.터제파타이드의 MASH 관해율 그래프. 15mg에서 최대 62%의 관해율을 달성했다.이달 국제학술지 NEJM에 하루 간격으로 MASH 신약후보물질 서보두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가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하며 3상 진입을 예고한 것도 레스메티롬엔 부담이다.생검으로 확인된 MASH 및 섬유화 단계 F1~F3를 가진 참가자에게 48주간 서보두타이드를 투약한 결과 섬유증 악화 없이 MASH의 개선은 최대 62%, 간 지방량의 최소 30% 감소 달성률은 최대 67%를 기록했다.당뇨병치료제에서 비만치료제로 덩치를 키운 GIP·GLP-1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도 MASH 치료에서 괄목할만한 효과로 눈도장을 찍었다.MASH 및 F2 또는 F3 단계(중간 또는 심각한) 섬유증을 가진 참가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번 피하 티르제파타이드 투약한 결과 52주째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율은 최대 62%, MASH의 악화 없이 하나 이상의 섬유화 단계가 개선된 비율은 최대 55%였다.3상 진입을 예고한 주요 신약후보물질들이 강력한 효과를 내세운 까닭에 레스메티롬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경쟁력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 이외에도 현재 개발되고 있는 후보물질이 라니피브라노, 세마글루타이드 등 기전부터 작용 범위까지 다양할 뿐 아니라 터제파타이드는 상용화 이후 MASH로의 적응증 확대를 노리는 '검증된 약제'라는 점도 부담이다.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책정한 레스메티롬의 연간 치료비용은 6500만원(4만 7400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A대학병원 교수는 "MASH 관해율 30% 달성이라는 레스메티롬 3상을 다르게 해석하자면 치료받은 70% 이상의 환자가 MASH 관해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근거를 가지고 연간 6000만원을 치료비를 환자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로 계산한 터제타파이드의 한달 투약 비용(주 1회)은 미국 기준 약 130만원 선. 비용-효과성 측면이 레스메티롬에겐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라는 뜻이다.실제로 이같은 상황은 치매 신약 아두헬름 승인 과정 및 승인 이후 상업화 실패 과정에서 나타난 바 있다.FDA는 효과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해 아두헬름을 승인했지만, 연간 6000만원 대의 치료비 및 레카네맙, 도나네맙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상대적인 임상 효과 우위에 따라 상업화를 포기했다.
2024-06-13 05:30:00학술

셀트리온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복합제로 재탄생하나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한 본태성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국산화 이후 추가적인 임상을 통해 새로운 품목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 결국 복합제 활용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셀트리온이 이달비를 활용한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이 건강한 성인 대상자에서 L06RD1과 L06RD2 병용 투여 또는 L06TD1 단독 투여 간 안전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해당 임상의 대조약은 이달비정40mg(아질사르탄메독소밀칼륨)과  노바스크정5mg(암로디핀베실산염)인 것으로 파악된다.즉, 이번 임상 시험은 셀트리온이 아질사르탄과 암로피딘에 대한 복합제 개발을 위해 시도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의미다.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 권리를 인수한 바 있다.이후 셀트리온은 이달비를 활용한 임상을 추진하면서 복합제 개발을 시작했다.하지만 사업 권리 인수 3년만에 셀트리온은 이를 전문 의약품과 일반 의약품 등으로 분할 매각해 사업부를 나눴다.전문 의약품에 대한 사업권을 싱가포르 소재의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 그룹(이하 CBC)에  매각한 것. 하지만 핵심 자산인 '네시나', '액토스', '이달비'의 국내 사업권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또한 아태 지역 내에서 이달비와 네시나 독점 공급권도 확보해 이에 대한 국산화를 시작했다.결국 사업 권리 매각 이후에도 셀트리온은 이달비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셈이다.주목되는 점은 셀트리온이 제품명을 바꿔 각기 다른 용량 등으로 꾸준히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셀트리온은 이미 CT-L05라는 제품명으로 동일한 성분의 임상을 지난 3월 승인 받아 진행해 오고 있는 상태다.이번 임상은 대조약 2정에 대한 투여를 추가한 것으로 또 다른 활용 방안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자체 국산화를 마친 이후 이달비와 관련한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며 각기 다른 용량 등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사업 권리 인수와 매각을 통해 3년 만에 누적 1412억원의 매각 수익을 확보한 셀트리온이 이달비를 활용해 어떤 품목을 추가하게 될지 또 이를 활용해 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다지게 될 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2024-06-13 05:30:00제약·바이오

자디앙듀오 서방정에 쏠리는 시선…개발 위한 임상 지속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최근 국내사들이 자디앙과 자디앙듀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방정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이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경보제약이 각기 임상을 추가로 진행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자디앙듀오 서방정 개발을 위한 국내사들의 임상이 이어지고 있다.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10일 식약처로부터 엠파콤비서방정10/1000mg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해당 임상이 주목되는 점은 해당 조합의 오리지널인 자디앙듀오(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에는 없는 서방형 제제라는 점이다.또한 해당 임상의 경우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지난 2월 2건의 임상을 승인 받았다.이어 지난 5일에도 추가로 임상을 승인 받아 총 4건의 임상을 승인 받아 이를 진행하고 있다.아울러 이와 유사한 형태로 경보제약 역시 서방정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경보제약 역시 지난 2월과 3월에 각 1건, 5월에도 추가로 1건을 승인 받았고, 지난 4일자로 추가 임상을 승인 받았다.자디앙듀오의 경우 이미 국내사들이 200여개에 달하는 품목을 허가 받은 상태다.하지만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경보제약은 기존 자디앙듀오 외에 서방정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두 회사는 각기 4건의 임상을 통해 10/1000mg 조합과 25/1000mg의 조합을 공복과 식후로 나눠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현재 자디앙듀오의 경우 엠파글리플로진 5mg과 12mg이 각기 메트포르민 500mg, 850mg, 1000mg으로 총 6개 품목이 허가된 상태다.즉, 이번에 시도되는 조합은 이들의 고용량 제제로 서방형제제를 통해 복용횟수를 1일 1회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이미 다양한 회사가 후발품목을 허가 받은 만큼 이들은 서방정을 통해 시장에서의 별도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다만 자디앙듀오 후발의약품들은 미등재특허에 의해 현재까지는 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변수다.해당 미등재 물질특허는 2025년 10월 23일 만료되는 만큼 이 이후에 각 제약사들의 후발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이에따라 후발주자들의 경쟁과 함께, 서방정이 빠르게 임상을 마치고,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게 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2024-06-11 11:57:18제약·바이오

서울성모병원 김완욱·곽승기 교수, 과학기술진흥 유공 표창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왼쪽부터) 김완욱, 곽승기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완욱·곽승기 교수가 최근 개최된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제57회 과학의 날을 맞아 각각 과학기술진흥 유공 대통령 표창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김완욱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분야 대표 의사과학자로서 지난 30여 년간 임상의로 활약함은 물론,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밝혀내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해 한국 의과학 연구의 발전과 혁신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여 받았다.곽승기 교수는 2009년부터 면역학 분야의 활발한 기초 및 이행성 연구를 수행해 면역학 발전에 이바지했으며, 지난 2023년에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총무위원장을 역임하며 면역학의 학문적 발전과 전문가 단체로서의 사회적 책무에 힘써 학회의 도약을 이끌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한편, 이번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이 제57회 과학의 날과 제69회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정보통신 진흥 및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자를 포상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2024-06-10 11:54:57병·의원

"국산 의료기기, 우리가 잘 쓰고 잘 알려야 큰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우리나라는 ICT 강국이자 제조 강국이다. 반도체, 자동차,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의 기술력을 자랑할 뿐 아니라 거대언어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사실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분야 모두 강국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종합기술 산업으로 볼 수 있는 의료기기산업 강국에 필요한 기술적인 인프라를 완비한 몇 안 되는 국가이다. 게다가 의료서비스의 수준 또한 세계 최상위급 아닌가.기존 주력산업과의 차이점으로는 소량다품종 산업이라는 점과 시작이 늦은 후발주자라는 점, 그리고 내수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어도 해외시장 수출 루트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모든 산업 분야가 마찬가지이지만 후발주자인 경우 나름의 강점이 뚜렷하지 않은 한 세계 시장 진출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료기기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규제 분야이며 각국에서는 나름의 규제 체계를 갖추고 그 수위가 강화되는 형세이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우리로서는 그 진입장벽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의 우리나라 주력 산업은 모두 시작 당시에는 후발주자로 뛰어든 분야들이다. 의료기기 분야라고 우리가 세계 선도국가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중국 상해 CMEF 참관기최근 6개월간 의료기기 분야 주요 3대 국제 전시회를 모두 다녀왔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MEDICA, UAE 두바이에서 열린 Arab Health,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MEF 춘계전시회(China International Medical Equipment Fair) 등이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IMES까지 참가했는데 아직은 구성요소나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워 보인다. 각 전시회는 주 목표 시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의 의료기기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놀란 전시회는 중국의 CMEF였다.중국의 의료기기 업체들은 원래 국제 전시회에 대규모로 참여해 왔던 큰 손이었지만 최근 국제 정세 때문인지 해외 전시회에서의 존재감은 전에 없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 그 현장을 체험할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하에 급하게 참여하게 됐다. CMEF에 전시된 품목의 종류는 빠진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했고 MRI, CT, PET-CT, PET-MR, SPECT-CT, Cyberknife, 소화기내시경, 심지어 풀버전 수술로봇 제작업체가 각각 십여 개에 이른다. 국내에는 분야별로 한 두 개의 업체가 제작하고 있거나 아예 생산기반이 없는 분야들이다. 물론 일부 분야에서는 섬세함이나 정밀함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고 재활 관련 기기들은 마감에서 다소의 차이가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968 슬라이스 CT, 7T 전신 MRI 등 우리로서는 '그림의 떡' 같이 여겨지는 제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주력 품목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초음파 진단기기의 경우 대형장비들 옆에 조그맣게 전시된 경우가 많았다. 물론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에 비해 특허 관련 개념이 약하고, 시장경쟁력 측면에서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 제품들도 꽤 많았다.한 가지 특이한 점은 국제 전시회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자세한 영문 설명이 드물었다. 심지어 영어 소통도 어려웠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자국 시장만으로도 충분히 비즈니스가 된다는 점이다. 의료기기 굴기(崛起)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만큼 중국에서는 자국 의료기기산업을 적극 지원해 왔으며 중국 내 병원에서 일정 수준 활용해야 한다는 내부적인 지침이 있다. 불과 십 년 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중국 병원에서의 활용이 큰 몫을 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 삼았던 과거에 비해 기술력도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결과적으로, 사용돼야 발전한다는 선순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셈이다.병원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의료기기는 대부분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쓰일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수만 종의 의료기기가 현장에서 사용되는 만큼 틈새시장을 타겟으로 삼는 의료기기도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으나 대부분은 기존의 시장에 기술, 가격, 편의성 측면에서의 우위를 제시하며 진출해야 하는 품목들이다. 국산 의료기기가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국내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 개발돼도 국내에서 활용 사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해외시장에서 인정되기 어렵다. 물론 해외에서 우선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고 국내에 역진출하는 의료기기들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 활용되지 않는다면 보수적인 의료체제에 편입되기 어렵다.국산 의료기기 제품은 연구자 기술 중심으로 개발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요와 부합하지 않아 활용되지 않는 예가 많으며,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를 개발했더라도 인지도와 사용경험 부족으로 경쟁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R&D 단계에서부터 임상의 사용목적을 명확히 하고 차별성과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병원의 참여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명제는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병원과의 접점 강화를 위한 범부처의료기기개발사업단의 프로그램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에서는 병원 및 임상의가 사용자가 아닌 의료기기 개발 기획자로서 의료기기 개발 기획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함께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임상 의사들이 사업단을 통해 개발 중인 의료기기에 관심을 두고 임상현장의 식견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대한의학회와 협력해 임상학회 자문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임상학회 자문 플랫폼은 △각 임상학회 내 의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자문유닛을 구성하는 임상학회 자문 △의사를 포함해 의료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임상전문가와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1개의 과제에 집중해 다각도로 의견을 전달하는 건강가치탐색포럼 △의료기기 사용자인 임상 전문가에게 국산 의료기기 회사를 홍보하고 신규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R&D의 진행 경과를 노출시켜 의료계 인식 제고를 유도하는 임상학회 학술교류행사 등 3개의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임상학회 자문의 범위는 미충족의료수요(clinical unmet needs)를 수집해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자문을 포함해 시작품 및 시제품이 의료현장에 특화된 성능 및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피드백 받는 자문, 사용적합성평가 실시 전 계획을 검토받는 조언, 임상시험계획 수립을 위한 적응증 및 사용목적을 설정하는 자문 등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특히 올해부터는 대한의학회와 공동으로 개발한 미충족 의료수요 기반 의료제품 설계서 양식을 활용해 의료기기의 적응증과 사용목적이 명확히 정의된 임상적 관점의 의료기기가 설계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자문을 통해 실효성이 입증된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궁극적으로는 의료현장 진입 성공률이 높아지길 기대하고 있다.마치며병원과 의료기기 산업계 간 접점이 많아져야 한다. 임상의가 모여 있는 병원은 의료기기산업의 최종 수요처이다. 그리고 미충족 의료수요가 발생하는 주요한 R&D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연구중심병원이 활성화되고 의료기기 또는 의공학 연구에 관심 갖는 의사과학자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의료기기산업의 성장은 필수적이다. 최근 임상의가 직접 의료기기 창업을 하는 사례와 기존 의료기기가 임상의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그 완성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많은 예가 생겨나고 있다.제품의 품질이 글로벌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우리 병원에서 쓰여야 글로벌시장 진출 및 선도가 가능해진다. 어떤 국산 의료기기 품목들이 제조되고 있는지 잘 몰라서, 또는 막연히 신뢰가 가지 않아서 사용을 꺼린다는 일부 임상의의 설문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의료기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못지않게 품질 좋은 국산 의료기기를 알리고 잘 사용되도록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전략 및 배려가 필요하다.
2024-06-10 05:00:00오피니언

비만 지속 기간과 심혈관 위험 비례…최대 60% 상승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과도한 체중, 비만을 유지한 시간이 누적될 수록 심혈관 위험이 지속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0년 이상 비만이었던 경우 상대적으로 건강한 체질량지수(BMI)를 유지한 사람 대비 심혈관 질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최대 60% 높아졌다.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알렉산더 터친(Alexander Turchin) 박사 등이 진행한 과체중 유지 기간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연구 결과가 내분비학회 연례회의(ENDO 2024)에서 현지시간 1일 발표됐다.과도한 체중, 비만을 유지한 시간이 누적될 수록 심혈관 위험이 지속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 및 건강 전문가 후속 연구의 데이터를 사용해 1990년부터 1999년까지 BMI 25 이상을 기록한 개인을 식별했다.이어 1990년과 1999년 사이의 과체중에 대한 누적 시간과 향후 20년(2000~2020) 동안 이들의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사건을 추적 관찰했다.여성 10만 9259명과 남성 2만 7239명을 포함해 관찰한 결과 2020년 데이터까지 총 1만 2048건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10년 동안 과체중 노출이 가장 높은 개인(연간 평균 BMI 30.6)과 과체중 노출이 가장 낮은 개인(연평균 BMI 25.7)을 비교한 결과 50세 미만의 여성들과 65세 미만의 남성들 사이에서 10년 동안 비만이 있는 것은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25~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50세 이상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의 비만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었다.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젊은 비만 환자를 보는 임상의에게 중요하다"며 "비만인 경우 빨리 치료를 받을수록 더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어 "현재 비만 상태를 유리잔이 반쯤 가득 찬 것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비만인의 운명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만을 적시에 치료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4-06-05 12:08:08학술

충격파재생의학회, 치료서 재생의학으로 저변 확대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가 학회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체외충격파 연구·치료에서 재생의학 분야로 저변을 확장하고 나섰다.5일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는 지난달 26일 세종대학교 대양 AI센터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연구와 임상의학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고 밝혔다. 2017년 창립한 기존 대한충격파치료학회에서 명칭을 변경하고, 충격파 치료는 물론 다양한 재생의학 분야를 아우른다는 설명이다.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가 학회 명칭을 변경하고  첫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새로운 학회명 아래 개최된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국내외 저명한 체외충격파 학자들이 참석해 충격파 치료 원리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용 방법을 제시했다.해외 연자 특강에는 라디알 충격파 치료 및 연구 석학인 토모노리 켄모쿠 교수(일본 기타사토대학)가 근육에 충격파를 가할 때 변화를 설명했다. 뇌 질환 등으로 인한 경직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알렸다는 평가다.족저근막염과 무릎관절 골관절염 충격파요법(ESWT) 대가인 크리스토프 슈미츠 교수(독일 뮌헨대학교)는 방사형 체외충격파의 작용 원리와 치료 효과에 관한 의학적 근거를 소개했다.연자들은 특강을 통해 방사형 충격파 치료가 초점형 충격파 치료와 비슷하거나 일부 질환에서는 더 나은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충격파, 원리를 알면 두렵지 않습니다'를 주제로 열린 첫 세션에서 김희동 안동대 교수(기계공학과)는 충격파의 기초 원리를 공학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이호원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는 충격파 치료의 생물학적 원리를 강의했다. 정승기 원장(정승기정형외과)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재생의학에서 충격파 치료의 역할에 관한 통찰을 전했다.두 번째 세션에서는 최민주 제주의대 교수가 국내외에서 개발되고 있는 체외충격파 장비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의 필요성과 의미를 강조했다.김관호 원장(연세사랑마취통증의학과)은 '내 장비, 알고 써야 합니다-장비 성능 셀프 확인법'을 통해 질환에 가장 적합한 체외충격파 장비 선택 방법을 안내했다. 최경진 원장(최경진정형외과)은 '족부 전문의가 나누는 15년 충격파 치료 경험 노하우'를 통해 치료 경험을 공유했다.정희원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는 '지속가능한 의사의 삶을 위한 자기 돌봄' 주제 특강을 통해 의료인들이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충격파재생의학회 정진영 회장(가톨릭의대 교수)은 "체외충격파 치료가 더욱 활성화돼 팔·다리·척추 분야 등 근골격계 질환을 넘어 비뇨기과·피부·미용·심장 질환 영역까지 치료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며 "체계적인 연구 및 적응증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이어 "체외충격파의 치료 이론을 연구하고 정립해 효과 있고 안전하게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치료 경험을 공유하고, 치료 지침도 만드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충격파 치료뿐만 아니라 레이저·전자기파 등 재생의학 분야의 임상과 연구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6-05 11:12:06병·의원

"급격한 의대 증원 의학 교육의 질 저하 대가 치를 것"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의대 증원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급격한 증원에 따른 의학 교육의 질 저하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이는 100년 전 미국의 '플렉스너 리포트'에서 제시된 교훈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볼수 있다는 지적이다.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 발행인: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편집인: 유진홍 대한의학회 간행이사) 39권 22호(6월 10일 발행 예정)에 서울의대 윤현배 교수와 명선정 교수가 종설(Review Article) ‘The Impact and Implications of the Flexner Report on Medical Education in Korea’을 발표했다.이를 살펴보면 1910년 미국의사협회의 교육 책임자였던 아브라함 플렉스너(Abraham Flexner)는 의학 교육에 있어 실험실과 클리닉에서의 경험을 중요시 여기며, 이 원칙을 기반으로 5가지 기준(입학 요건, 교수 수, 재정 지원, 실험실, 임상실습실)을 제시했다.플렉스너 보고서에 따라 이 기준을 적용해 전국 의과대학을 평가한 결과, 1900년대 초반에 160곳이나 달했던 의과대학이 1930년에는 76개까지 줄어들게 됐다.시설과 재정이 열악했던 수준 이하의 의과 대학들이 대거 폐교된 것으로 이는 미국 의학 교육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확립한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또한 해방 이후 우리나라도 플렉스너 보고서의 기본 원칙과 기조의 영향을 받아 기초의학(실험)과 임상의학(실습)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으며, 2000년대에는 의학교육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해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KIMEE)이 이를 전담해 세계의학교육연맹의 국제 기준에 기초한 ASK2026 인증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ASK2026은 교육과정, 교수진의 질, 교육 자원, 그리고 사회 기반 시설 등을 평가한다.특히 해당 논문에서는 이를 통해 2024년 현재 한국의 40개 의과 대학은 세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2025년부터 매년 2000명씩 의대생 입학을 늘리려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 확실하기에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상당수의 학교들이 ASK2026을 통과하지 못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논문에서는 "그렇게 되면 재학생들은 국가 의사면허 시험 응시자격이 박탈되며, 학교 자체가 폐교될 수도 있다"며 "즉 만약 이대로 정책이 강행된다면 한국은 1910년경 미국에서 일어난 수준 미달 의대의 대규모 폐교 상황이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한국의학교육 평가원은 대한민국 의대교육을 세계 수준에 맞추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며, 이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평가기준을 낮추려 하는 등의 시도로 무마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마지막으로 "정부는 의사 양성의 양적 팽창이 가져 올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고, 이러한 일방적 팽창이 의대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면 모두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사단체와 긴밀히 논의하며 협력해 우리 모두가 원하는 학술적인 역량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5-28 16:35:48학술

[메타라운지]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안녕하세요. 서울고법 판결 이후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의대증원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비대위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오승원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승원이라고 합니다.Q: 의대증원 사태 3개월이 지났다. 의대교수로서의 심경은?당연히 모든 교수님들이 다 힘들고, 정말 절망스러운 상황이고요. 3개월 정도 됐는데, 한 번도 나아지는 상황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라.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입니다.Q: 의대증원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의료현장은 어떠한가.사실 그동안 교수님들이 사직 혹은 진료 축소 등 얘기를 많이 하셨지만, 초창기에는 잘못된 정책에 항의를 하고 의견을 표시하는 의미가 컸다면 지금은 진료를 축소하지 않으면 쓰러지겠다는 입장에서 얘기하시는 분도 너무나 많거든요. 그리고 정신적으로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도 너무나 힘든 상황입니다.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오래 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앞으로 상황이 더 안 좋아져서 1년 또는 2년까지 의료진의 공백이 가시화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환자를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절망스럽고 힘듭니다. 그것 때문에 교수님들이 많이 지치신 것 같아요.그리고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려고 해도 계속 벽에 부딪히는 상황입니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계속 외치고 있는데 그런 부분도 너무나 힘든 것 같습니다.Q: 의대교수 사직 선언했지만 의료현장을 지켰다. 최근에는 실제 사직하는 교수도 있는 것 같은 데 어떠한가.실제로 비대위 활동을 하셨던 분들도 사직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 외래를 닫은 경우도 있고 사직서를 많이들 냈는데 병원 차원에서 수리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사직 절차를 밟기 전에 환자를 두고 나가면 의료공백을 더 키우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심정적으로는 당장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희도 수시로 병원 내부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했을 때는 당장 나가야겠다고 답한 교수님들이 소수였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때보다 많아졌습니다.Q: 올해 전공의 복귀가 멀어지고 있다. 향후 어떻게 전망하나.지금은 한 직역 자체가 통째로 없어져 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똑같은 역할을 하는 인력으로 대체하기 어렵죠. 그동안에 전공의들이 저렴한 인건비로 너무 많은 일을 했고, 노동 착취라고도 표현을 했지만 정말 그렇게 까지 부를 수 있을만한 상황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과거에는 병원에서만 알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다 알게 되면서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봅니다.PA나 다른 직역이 일부 채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 만으로 다 채우기는 어려울 겁니다. 기존에 워낙 저희 병원도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완벽히 메울 수 있는 방안은 없을 것이고,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고난의 시기를 거치게 되겠죠. 일부 병원들은 경영이 어려워져서 직원 월급도 못 주고 정말 도산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고요.Q: 여론이 사직 전공의를 악마화한 바 있다. 의대교수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심경은?사직을 했든 일부 지금 병원에 남아있는 전공의든 다 같은 제자들이고요. 또 병원을 나갔던 친구들은 나름대로 정말 본인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 했던 거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뭔가 좀 힐난을 한다거나 또는 블레임을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전공의들이 수련 환경이 안 좋다거나 미래에 수입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사직을 한 게 아니거든요. 지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의료 시스템이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앞으로 미래 전문가로서 일을 계속 해 나가기에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또 정부 정책이나 시스템이 좀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의견을 표출하고 받아들여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전혀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절망적으로 느껴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거라... 그런 상황들을 만들었던 게 저희(교수)들 책임도 있는 거죠. 그런 입장에서 보면 지금 전공의들에게 너희가 왜 그랬니? 이런 얘기를 할 만한 그런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Q: 현재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 홍보팀장을 맡고 계신데, 최근 진행한 서울의대 비대위 '의료개혁' 시민공모 취지와 계획은?우리가 바라는 의료 시스템은 무엇인가부터 출발했어요. 그래서 공모를 통해 60여 편의 글을 받았고 공청회를 통해 시나리오를 정리를 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국민들이 바라는 공통적인 내용이 있었거든요. 다음 단계는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연구자들이 여기에 들어와서 한번 연구를 해보자는 단계가 남았고, 실제로 연구가 진행되고 결과물이 나오는데 6개월 정도는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의료상황에서 의사 수를 추계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고요. 이런 한계들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서 저희가 필요한 데이터들을 오픈데이터 형태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결과 다수의 연구가 나와서 그 내용이 좀 풍성해지고 나중에 이를 종합하면 좀 더 좋은 정책으로 만들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Q: 의대증원, 필수의료 강화대책서 시작했다. 실질적 대책은?여러가지 급한 문제 때문에 가려져 있는 부분인데요. 근본적으로 '필수의료라는 게 무엇인가'라는 개념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수의료에 대한 논의가 많이 되고 있지만 정작 그 필수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실종되어 있다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저는 가정의학과이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1차 의료라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재원은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의료비나 볼륨을 좀 줄일 수 있는 방안이 꼭 필요한데 일차의료를 강화하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주치의 제도 등이 될 수도 있고, 정답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교통정리가 되었을 때 중복 진료나 중복 검사를 줄이고, 예방을 중심 진료를 통해 중증질환으로 발전하는 걸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잘 됐을 때 전체적인 볼륨이 줄어들 수 있고 의료비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바이탈과에서 말하는 필수영역의 진료량도 줄고 숨통이 좀 트여서 정말 해야할 부분을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Q: 마지막 한마디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정책을 세울 때 전문가들의 얘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어요. 정책을 하시는 분들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하고 당연히 들어야 되는데 실제로 그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할 임상의사들, 교수들 또는 전공의들, 학생들 이야기가 꼭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또 하나는 의료계가 정부에서 얘기하는 정책을 다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내용도 많고요. 필수의료 얘기하는데 바이탈과 수가를 강화하고 보상을 많이 해주고 사법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모든 의사들이 다 원하는 거죠. 근데 그런 정책들을 세울 때 좀 더 현실성 있게 진행했으면 합니다. 재원의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나중에 흐지부지 되는 경우들이 많았거든요.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디테일까지 신경을 꼭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가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신뢰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인 것 같거든요. 좋은 미래의료 시스템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심도 깊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05-27 05:20:00병·의원
[진솔이 풀어주는 의료법률 리뷰]

진료상 과실과 손해사이의 인과관계 입증

메디칼타임즈=신일섭 변호사(진솔)  진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 외에 주의의무 위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손해배상 판결에서 판단기준에 관하여 판시하였는바,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환자 측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고, 현대의학지식 자체의 불완전성 등 때문에 진료상 과실과 환자 측에게 발생한 손해(기존에 없던 건강상 결함 또는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거나, 통상적으로 회복가능한 질병 등에서 회복하지 못하게 된 경우 등) 사이의 인과관계는 환자 측뿐만 아니라 의료진 측에서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위 대법원 판례는 이러한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환자 측이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수준에서 통상의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위반 즉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 과실이 환자 측의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는,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서 손해 발생의 개연성은 자연과학적, 의학적 측면에서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될 필요는 없으나, 해당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의학적 원리 등에 부합하지 않거나 해당 과실이 손해를 발생시킬 막연한 가능성이 있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에는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인과관계의 증명수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다만,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경우에도 의료행위를 한 측에서는 환자 측의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판시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는 70대를 넘긴 환자가 ‘오른쪽 어깨 전층 회전근개파열과 어깨충돌 증후군 소견’으로 진단받고, 전신마취 및 국소마치 아래 관절경을 이용한 견봉하 감암술과 이두건 절개술을 하는 과정에서 저혈압이 발생하여 결국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마취과 전문의가 간호사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한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보면서, 마취과 전문의가 간호사 호출에 대응하여 신속히 혈압회복 등을 위한 조치를 하였더라면 저혈압 등에서 회복하였을 가능성도 상당하게 보이므로, 진료상 과실이 사망을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망인의 사망이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진료상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본 판결은 민사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진료상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진료상 과실과 그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하여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시한 것으로서, 앞으로 진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경우에도 의료행위를 한 측에서는 환자 측의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판시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진료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의료기관이 유의하여 항변할 사항도 제시하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05-27 05:00:00오피니언
인터뷰

"치매 예방 캠페인에 올인...100세 시대 저주 끝낼 것"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치매학회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 시대(new era)로 진입합니다."치매는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치매에 걸린 것을 두고 질환 및 치료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100세 시대의 저주' 쯤으로 여긴 것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던 점이 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전 대한치매학회는 "치매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바 있다.치매의 원인 물질로 거론되는 뇌 내 단백질(아밀로이드)을 타깃으로 한 항체치료제 아두카누맙(상품명 아두헬름)이 미국 FDA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되면서 한줄기 희망을 봤기 때문.그로부터 2년. 본격적으로 치매의 치료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두카누맙의 떨어지는 효과보다 더 강력한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이 2023년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고 이후 일본, 중국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은 만큼 국내에서의 사용도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또 다른 항체치료제인 도나네맙도 3상 연구에서 효과를 확인하면서 치매는 이제 저주나 불운이 아닌,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특히 다양한 인지 관련 약제들이 의약품 재평가 과정 중에서 퇴출된 상황에서 이같은 항체치료제의 출시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말 그대로 치매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을 통해 국내 치매 치료의 환경 및 개선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내년부터 초고령사회 진입…치매 인구 증가 부담 해결책은한국은 내년부터 당장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덩달아 치매 인구의 증가도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뜻이다. 학회 이사장으로서 임기 내 중점 추진 사항은 뭘까.최성혜 신임 치매학회 이사장은 임기 내 중점 추진 사항으로 보호자 교육료 신설·치매신약 코호트·치매예방 캠페인 추진을 들었다. 최성혜 이사장은 "임기 내 치매를 예방하는 활동이나 캠페인에 매진하고 싶다"며 "치매가 발생한 이후엔 손 쓰기 어려워지지만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 방법들의 중요성 및 실제 효과의 증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그는 "금주와 금연, 적절한 운동, 두뇌의 사용, 대인관계, 사회 활동, 균형잡인 영양 섭취 모두 치매 발병 위험을 떨어뜨리는 요소이지만 그간 이런 부분의 홍보가 부족한 편이었다"며 "인지 저하라고 하면 무조건 약제만 생각하는데 어르신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 개선법 등의 홍보로 이런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국제학술지 LANCET에서 발표한 2022년도 연구에선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교정을 위한 위험 인자 12개를 선별, 발표한 바 있다.운동 부족과 고혈압, 비만, 당뇨, 사회적 활동의 단절, 대기오염, 뇌 손상, 청력 저하, 과음, 흡연 등 악화 요인을 교정할 경우 치매 유병률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의 요지.최 이사장은 "뇌졸중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90% 예방할 수 있는데 그것보다는 약하지만 초고령사회에서 40%나 치매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면 국가적으로도 환자에게도 모두 상당한 개선 효과"라며 "약을 쓰던 안 쓰던 이런 노력은 같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어 치매환자 보호, 관리에 대한 방법론 교육도 구상하고 있다. 치매환자 보호자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알아서'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만 주어졌을 뿐 실제 '어떻게' 환자를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 전달이 부족했다는 게 그의 판단.최성혜 이사장은 "임상의로서 치매환자 보호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는 걸 절감한다"며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보호자들인데도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고 어떻게 환자를 대해야 하는지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상 행동 시 대처법, 환자들의 인지 훈련과 운동 방법 등 치료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며 "의료진이 개입해 상담과 교육을 하는 만큼 의료행위로 인정받게 하는 쪽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그는 "제3차 국가 치매관리제도에서 보호자 교육을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경우 수가를 인정해 주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보호자들의 고통 경감과 환자들의 돌봄의 질이 향상된다면 서로 윈윈이라는 쪽으로 당국을 설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내년으로 예정된 국제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도 신임 이사장에겐 중요한 과제다.최 이사장은 "치매학회가 ASAD(Asian Society Against Dementia) 2025 대회를 유치해 내년 개최한다"며 "치매학회 국제학술대회와 함께 공동개최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이제 20살이 넘은 치매학회가 국제 무대에서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올해는 치매 환자, 학회 모두에 중요한 분기점"올해부터는 알초하이머병의 극복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되는 아밀로이드단백을 제거하는 기전의 항체신약들이 잇단 개발되면서 실질적인 의미의 치매 치료와 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지난달 춘계학술대회에서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효과와 부작용, 임상 사용시 고려할 사항, 부작용인 ARIA의 발생 기전, 치료와 관련된 뇌출혈의 위험성 등 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를 전반적으로 고찰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도 이같은 관심의 반영이다.최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9월이나 10월경 레카네맙의 사용 승인이 예상된다"며 "학술대회에서 새 시대(new era)라는 표현을 쓴 것도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질적인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서 많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고통을 받아왔지만 수십년 간의 노력 끝에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아밀로이드단백 항체 주사가 개발됐다"며 "원활한 약제 사용을 위한 환경 마련에 학회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치매 항체신약은 처방하고 투약하면 끝나는 단순한 약제가 아니다. 치료에 반응하는 적절한 환자군 선별부터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부작용까지 사용 조건이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따라서 학회 차원의 적정 환자군 지침 마련 및 항체신약에 대한 권고 등급 반영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최 이사장은 "이미 학회에서 여러 근거, 연구를 종합해 레카네맙에 대한 권고 등급을 결정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적절한 사용 가능'(appropriate user recommendation)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그는 "부작용의 모니터링도 중요하기 때문에 부작용 발생 시 의료진 대처법, 모니터링 방법론 등을 담은 전문가 권고안도 발표하려고 준비중에 있다"며 "9~10월 신약 출시에 앞서 발간해 보건당국이 급여화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아무리 치료제의 효과가 좋다고 해도 가격 접근성은 치료제의 상업적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치매 항체신약은 연간 치료비가 상당히 고가로 미국에서는 연간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국내에선 급여화 협상 단계에서 개발사가 가격 저항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보험 적용에 따른 실익 여부를 따져 국내 출시를 포기할 수도 있다.이에 최 이사장은 "해외에서는 치매신약에 대한 코호트를 진행해 비용-효과성 판단 자료로 활용한다"며 "항체신약의 장기적인 유효성과 안전성 등에 대한 학회 차원의 자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했다.그는 "실제 레카네맙의 임상은 18개월이 진행됐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코호트가 필요하다"며 "수년간의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신약의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고 이는 보험당국의 설득 자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05-16 05:30:00학술

"한국이 선도하는 링형 혈압계…마중물 부어달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나요?"그간 임상 현장에서는 혈압 측정값을 절반만 믿으라는 말이 통용되곤 했다.고혈압의 치료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하지만 진료실에서의 1회성 단순 측정으로는 면밀한 환자 상태 확인이 불가능했기 때문.실제로 커피를 마시거나 자세를 바꾸는 행위, 대기실에서 진료실까지의 이동 등 사소한 행위가 모두 혈압값 지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혈압 측정 기기 및 측정 방식에 대한 '미충족 수요' 해결이 임상의 과제로 떠오른 바 있다.그런 의미에서 2023년은 임상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국내 업체인 스카이랩스가 반지 형태의 혈압계(링형 혈압계)인 '카트 비피'를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 그간의 미충족 수요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단순히 손가락에 끼우는 것만으로 24시간 지속적인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팔에 둘러 혈압을 측정하는 '커프 혈압계'의 압박에 따른 불편감, 수면 측정 시 부정확성 등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이 뒤따랐다.유럽고혈압학회(ESH)의 혈압계 검증 권고안을 반영해 진행된 24시간 임상에서도 커프형 측정기와 높은 일치도를 보인 데 이어 검증이 어려운 '활동 및 수면 평가' 항목에서도 성과물을 내놓은 것도 활용성에 기대감을 키운 대목이다.허가 이후 1년. 그런데도 아직 임상 현장에서는 링형 혈압계의 사용이 원활치 않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커프리스 혈압 모니터링 장치 검증' 연구를 발표한 이해영 대한고혈압학회 국제교류이사(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를 만나 기존 혈압 측정 방식·기기의 한계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지속되는 혈압기기 개발, 현장의 미충족 수요의 반영"이해영 교수는 이미 링형 혈압계가 여러 논문으로 효과 입증을 끝낸만큼 사용성 확대를 위한 보건당국의 마중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2021년을 기점으로 사용이 금지된 수은 혈압계 이전, 이후에도 새로운 혈압계의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현재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자동으로 커프에 압력을 가해 혈관을 막은 후 압력을 서서히 감소시켜 혈액의 흐름을 측정하는 커프식이 주류이지만 최근엔 광학센서(PPG)로 피부 아래 LED를 비춰 반사된 빛으로 혈류량을 측정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시계처럼 손목에 두르는 스마트워치 형태에 이어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우는 링형 혈압계까지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는 이유는 뭘까.이해영 이사는 "커프 방식 혈압계는 장단점이 분명하다"며 "과학의 발전과 함께 혈압 측정에서도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스마트워치, 링형 혈압계 등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혈압은 안정한 상태에서 측정해야만 정밀한 상태 값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기의 정확도와 함께 지속적인 측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실제로 잠깐의 움직임이나 심리적 상태까지 혈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상생활, 일반적으로 움직이는 전반적인 상황에서의 혈압 측정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의사 앞에서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 고혈압' 현상뿐 아니라 평소에는 혈압이 높지만 진료실에서 오히려 정상 혈압으로 측정되는 '가면 고혈압' 등의 변수가 많은만큼 정밀한 환자 상태 측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여러 번 측정하는 활동혈압 측정이 보다 유리하는 것.이 이사는 "24시간 연속혈압 측정 검사 시 커프 방식을 사용하지만 수면 과정에서 커프가 움직이고 피검자가 잠에서 깨기도 하는 등 정밀 측정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과학 기술의 발전 덕택에 보다 간편해지면서도 지속 측정이 가능한 기기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이런 미충족 수요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새로운 측정 기기, 의학적 활용성은? "가능성의 확인 단계 넘어서"이해영 이사는 "PPG를 활용한 스마트워치, 링형 방식 등 새로운 기기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결국 임상적 활용성은 논문을 통한 효과 입증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링형 혈압계의 경우 기존 혈압계와 비교했을 때 일치도가 96%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24시간 혈압을 측정했을 때도 기존의 의료기기 허가 기준을 만족한다는 증거도 있다"며 "링형 혈압계의 개발이 비교적 최신이지만 피어리뷰(동료검증)에서 인정받는 논문도 나오고 있어 이제는 가능성 확인 단계는 넘어선 것 같다"고 강조했다.의약품의 경우 효과와 함께 안전성도 사용성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 연령, 성별을 포함하는 대규모,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진행되지만 측정 기기들은 안전성보다는 측정값의 정확도가 주요 잣대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만 뒷받침이 된다면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 이사는 "일반 약제는 시판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퇴출되기도 하고 그런 까닭에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다"며 "반면 사용 시 안전성이 확보된 측정 기기들은 정밀도에 대한 입증이 관건"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미 링형 혈압계는 의학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논문으로 입증했다"며 "실제로 고혈압 환자에서의 혈압 확인, 24시간 혈압 측정 과정에서의 기존 기기와의 비교, 입증한 성능에 대한 재현 가능성까지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앞서 카트 비피는 세계 최초로 유럽고혈압학회(ESH)의 커프리스 혈압계 검증에 대한 권고안을 반영, 카트 비피와 커프형 연속 혈압측정기를 동시에 착용하게 한 뒤 24시간 혈압 변화를 비교하는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기존의 혈압 측정 방식은 크게 ▲진료실에서 커프형 혈압계와 청진기를 사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표준 청진법 ▲동맥(A-line) 내에 바늘이나 카테터를 삽입해 동맥 내압을 측정하는 침습적 혈압측정법 ▲커프와 모니터를 몸에 부착해 진료실 밖에서의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압측정기(ABPM) 검사로 나뉜다.카트 비피는 기존 세 가지 측정 방식과의 비교도 진행해 효과를 입증했다.링형 혈압계는 엄밀한 기준 요건을 충족,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된지 1년이 지났다. 기존 혈압측정 방식과의 비교 연구도 누적된 만큼 임상적 활용성은 확대되는 게 당연한 수순. 실상은 어떨까.■"알 수 없는 이유로 급여 지체"…사용성 확대 위한 과제는?이해영 이사는 "여러 증명이 끝났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링형 혈압계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링형 혈압계가 기존에 없던 제품이라는 점에서 보건 당국에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보건 당국은 보다 많은 자료를 원하는 것 같지만 이는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일단 상용화가 되고 급여 적용으로 널리 사용돼야 이에 기반한 임상 데이터가 널리 생산되고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수 있다는 것. 엄격한 의료기기 허가의 요건을 만족한 만큼 급여 적용을 인정해 사용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이 이사는 "데이터가 부족하니 아직은 사용하기 어렵다라는 논리보다는 최초의 기기라는 점에서 해외에서 허가 현황, 데이터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구조라면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되는 기기들은 모두 해외의 추격 개발 및 상용화까지 넋놓고 지켜봐야만 한다"고 꼬집었다.그는 "유럽 학회의 경우 자체적으로 웨어러블 방식의 혈압계 사용에 대해 권고 등급을 C로 규정하고 있다"며 "C 등급은 잠재적인 위해가 있는 경우나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인데 이런 지침이 만들어질 당시는 데이터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앞서 언급한 여러 논문들이 나오면서 인정을 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이어 "아무래도 논문이 뒷받침된 만큼 향후 지침 내 관련 등급이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고혈압학회 등 국내 학회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의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스마트워치 등 IT 기기의 대중화로 심장 영역에선 환자들이 스마트워치로 기록한 심부전 데이터를 진료실로 가져오는 등 '조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해영 이사는 "링형 혈압계의 임상적 활용 및 대중화를 위해선 신뢰성이 있는 데이터 지표 값 산출이 중요하다"며 "측정 값을 조정(캘리브레이션)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이 개입한다면 수가를 적용해 주는 것도 활성화에 좋은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새로운 기술이 시도되고 적용된만큼 보건당국도 이에 대해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마중물을 부어줬으면 한다"며 "특히 스마트링 방식의 혈압계는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그는 "학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대사처럼 '얼마나 하면 될까, 얼마나 더 하면 되겠냐'는 말도 우스갯소리로 할 정도"라며 "논문도 제출했고, 학회의 의견서까지 당국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제출했는데도 급여 인정이 안 되는 부분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2024-05-10 05:30:00학술

CEO로 변신한 송재훈 전 삼성서울병원장 "의사-기업 연결"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바이오헬스케어 선진국인 미국은 임상의사가 산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임상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임상 의사가 기업이나 병원 취업, 자문 컨설팅,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도전하는 것을 돕기 위해 민트엠디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송재훈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가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각광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인력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으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사들이 산업 분야로 유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창업, 투자, 육성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는 글로벌 벤처 플랫폼 민트벤처파트너스 송재훈 대표는 10일 의료전문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과 의료전문가를 연결하는 인재 플랫폼 '민트MD'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송재훈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가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각광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인력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으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사들이 산업 분야로 유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미국은 임상의사가 산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굉장히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의사 대다수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보며 임상에 집중하는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다.송재훈 대표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임상에 매몰돼 산업계 유입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하지만 진료실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환자가 1만명이라면, 산업계에 뛰어들어 새로운 진단·치료법을 만드는데 기여하면 수백만명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바이오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최근 2030 젊은 의사들은 임상 외의 다양한 진로로 눈을 넓히고 있다. 2019년 의대생 935명을 대상으로 의대생이 선호하는 강연의 주제를 조사한 결과, '의대 졸업 후 다양한 진로'가 4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하지만 우리나라 어느 의과대학도 이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의료전문가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의료 전문가를 연계하는 전문적 시스템 역시 부재한 상황.민트벤처파트너스는 임상 의사를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인재들이 기업이나 병원 취업, 자문 컨설팅,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도전하는 것을 돕기 위해 민트엠디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송 대표는 "200개 기업 대상으로 수요조사한 결과 91%가 의사 자문 컨설팅 원했으며, 62%는 임상의사를 임직원으로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며 "대학병원 교수 또한 기회가 닿으면 산업계에 도전할 의사가 있지만 정보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연결할 다리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은퇴를 앞둔 교수들 역시 기업과 연결해 산업계로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그는 "향후 5년간 정년 퇴임 예정인 교수가 총 1911명인데 대다수는 퇴임 이후 의사 경력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며 "이들이 30년 이상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산업계에서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수 전 서울대병원장 등 의료전문가 제약사·투자사 등에 의료자문 제공민트벤처파트너스는 임상 의사를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인재들이 기업이나 병원 취업, 자문 컨설팅,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도전하는 것을 돕기 위해 민트엠디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송 대표는 "의료 전문가와 산업계를 연계하는 시스템이 없고 의사들은 임상 분야에 주로 집중하다 보니, 임상 인사이트가 결여된 제품 개발과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민트엠디 플랫폼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민트엠디는 의료전문가의 자문 및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닥터 위즈'와 기업이나 병원이 의사를 영입할 때 이를 연결하는 전문적 인재 채용 솔루션인 '닥터 매치'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한다.송 대표는 "닥터 위즈는 국내 최고의 의료 전문가들이 기업이나 기관에게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자문이나 컨설팅을 제공하는데 고객은 바이오헬스스타트업, 제약사, 투자사, 금융사, 컨설팅사, 공공기관, 법무법인 등이 있다"고 말했다.민트엠디에 자문위원으로 ▲구홍회 전 삼성서울병원 인재기획실장 ▲유경하 이화여대의료원장 ▲김연수 전 서울대병원장 ▲김영훈 전 고려대 의료원장 ▲문정일 전 가톨릭대 의료원장 ▲윤환중 전 충남대병원장 ▲이삼용 전 전남대병원장 ▲정호영 전 경북대 병원장 ▲최연호 전 성균관의대학장 등이 활동하고 있다.끝으로 송 대표는 "민트엠디는 의료계와 바이오헬스케업 산업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직접 만드는 인재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며 "사업이 활성화되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장해 키워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4-05-10 05:30:00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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