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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업체 찾아다니는 의대 교수, 무슨 사연이?

정희석
발행날짜: 2015-12-28 05:15:48

길병원 김선태 교수 "병원 문턱 낮춰 제품개발·임상시험 지원 모색"

가천대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장 김선태 이비인후과 교수
이례적이다.

진료·교육·연구로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의대 교수가 의료기기업체를 일일이 찾아다닌다는 건.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의료기기융합센터장을 맡은 김선태 교수는 올해 의료기기업체들을 찾아 동분서주하면서 현장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병원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만나기도 어렵지만 설령 만나더라도 권위적인 교수들의 모습에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의료기기업체들에게 김 교수 행보는 신선함을 넘어 파격 그 자체다.

병원들이 업체들에게 하는 흔하디 흔한 말이 있다.

"문은 항상 열려있다. 각 진료과목 의사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개발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적극 참여해 사용자 중심의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겠다."

하지만 많은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은 여전히 병원 문턱이 높다고 말한다.

업체와 병원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는 정부과제가 늘긴 했지만 이 또한 일부 업체와 병원에 국한돼 실효성이 크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교수가 업체들을 방문, 니즈를 파악하고 MOU를 체결해 아이디어 창출부터 제품개발·임상시험 참여는 물론 추후 구매까지 이뤄지는 '병원 수요 중심 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선 점은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에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최근 열린 가천대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 개소식에서 김선태 교수를 만났다.

수요자 중심 제품 개발 지원…'경성내시경' 국산화 착수

2007년 의료기기 임상시험기관 지정 이후 2009년부터 복지부 지정 영상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에 이어 올해 1월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해온 길병원은 뇌과학연구원 등 연구중심병원으로 쌓아온 강점을 의료기기 분야에 접목시키는 혁신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한 단계 발전시킨 '의료기기융합센터'는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의료기기 R&D ▲헬스 IT 융합을 한 곳에서 담당해 융합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다.

김선태 교수는 "그간 정부가 많은 돈을 국산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지만 실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화가 된 사례가 드물고 병원 또한 임상시험에만 국한된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사용자 중심 의료기기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기기 최종 소비자는 결국 의사다. 국산 의료기기가 병원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사들의 니즈와 거리가 먼 개발자 중심 제품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는 제품 아이디어 창출은 물론 개발과정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병원과 의사가 참여하는 '수요자(의사) 중심'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한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은 있지만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판 후 임상시험이 필요한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을 위한 원스톱 컨설팅으로 병원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

의료기기융합센터는 의료기기 ‘중개임상·연구개발·헬스 IT’ 융합을 통한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김 교수는 "의료기기융합센터는 업체들에게 중개임상이 가능한 개발 및 임상시험 공간을 제공해 병원 의료 환경을 충분히 활용토록 지원하고 지속적인 의료기기 임상시험과 공동개발을 의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특히 내시경 분야 길병원의 강점을 살려 '최소침습의료기기'(Minimal Invasive Medical Device)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시경·전기수술기·수술용 기구 등 최소침습의료기기는 소화기센터·신경외과·정형외과·이비인후과·비뇨기과 등 임상 과 대부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경우 임상요구가 반영된 제품 고급화가 부족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져 대학병원 임상 활용이 가능한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

계획은 실천으로 옮겨져 실행되고 있다.

김선태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핵심과제로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함께 이비인후과용 경성내시경 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비인후과에 필요한 내시경뿐만 아니라 스코피스 내비게이션과 풍선카테터 국산화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성내시경 중심 최소침습의료기기 세계시장은 2014년 기준 약 16조 원 규모로 연간 6.8% 고성장하고 있고 2018년에는 2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3~4개 외국 제품만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라며 "센터를 통해 국산화할 경우 2018년에는 500억 원 규모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대 교수들과 업체 방문…현장 목소리 적극 수렴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 개소는 병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김선태 교수의 부지런한 발품이 밑거름이 됐다.

기존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에는 산학협력단 업무를 겸하는 인력 3명이 있었다.

반면 의료기기융합센터는 ▲박사급 연구원 1명 ▲석사급 연구원 2명 ▲일반 행정 1명 ▲의료기기 전담 CRC(Clinical Research Coordinator·임상연구) 간호사 1명 등 총 5명이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한 의공학자이자 의료기기업체 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인사를 파격적인 조건의 전임교수로 스카우트해 부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병원은 또한 센터가 내세운 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가천대 의용생체공학과, 바이오나노대, 공대, IT 관련 학과에서 20여명의 교수들을 센터 겸임 교수로 임명했다.

이를 통해 의사들의 아이디어와 임상시험, 의공학자의 컨설팅, 업체들의 시제품 개발 및 연구개발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김선태 교수 역시 센터 개소에 앞서 의료기기업체 300곳에 메일을 보내 업체들의 애로사항과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김선태 교수는 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핵의학과·응급의학과 등 교수들과 의료기기업체들을 차례로 방문해 제품 개발·임상시험 지원방안 등을 검토했다.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핵의학과·응급의학과 등 교수들과 직접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을 차례로 방문해 제품 개발·임상시험 지원방안 등을 검토했다.

김 교수는 "메일을 받은 업체들은 병원에서 이렇게 먼저 연락이 온 게 처음이라며 당황했다고 하더라.(웃음) 현재 업체 10여 곳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 7곳에는 관련 제품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해당 진료 과 교수들과 함께 방문해 시장 현황을 살피고 MOU를 체결하는 등 업체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자 노력했다"며 "업체 눈높이에 맞춘 효율적인 지원방안 모색을 위해 계속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2013년 통계에 따르면, 길병원이 위치한 인천과 인근 경기도 내 의료기기업체는 모두 953곳.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36% 점유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5곳(서울 3곳·지방 2곳) 중 인천·경기도지역 병원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

김선태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업체들이 의사들의 컨설팅과 제품에 대한 사용자 평가, 임상시험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병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기기업체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인천·경기지역에 의료기기 중개임상지원센터가 단 한곳도 없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올해는 아쉽게 지정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기필코 사업을 수주해 길병원이 의료기기분야에서 특화된 강점을 가진 병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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