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예방접종, 건강 곳간 지키는 튼튼한 자물쇠 역할"

발행날짜: 2026-02-26 05:20:00
  • 김철민 가정의학회 이사장, 대상포진 등 필수 백신 접종 필요성 강조
    "보건경제학적 NIP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예방 패러다임 전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대한민국이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건강관리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면역력 저하로 발생하는 대상포진 등 감염병은 고령층의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난해 '50세 이상 성인 예방접종 체크리스트'를 발표하며 일차의료 현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김철민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성인 예방접종 활성화를 위해 임상현장에서 체크리스트를 통한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6일 김철민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을 만나 성인 예방접종 활성화 방안과 대상포진 예방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초고령사회, 성인 예방접종은 '선택' 아닌 '필수'

우선 김철민 이사장은 성인 예방접종이 단순한 질병 예방을 넘어 '기본적인 건강 안전망'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으며, 고령층 인구 증가로 인한 의료비와 질병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성인 예방접종은 건강수명 연장이라는 임상적 성과와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정의학회는 주요 성인 예방접종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접종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이 체크리스트는 단순히 백신 이름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50세 이상 성인이 반드시 챙겨야 할 '골든타임' 예방접종을 체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상이 되는 성인 예방접종으로는 대상포진을 필두로 폐렴구균, 인플루엔자(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등이다.

특히 김철민 이사장인 이 중에서도 대상포진 위험성을 설명하며 '곳간과 자물쇠' 비유를 들었다. 걸릴 경우 고령자의 경우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9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접종,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유전자 재조합 백신(싱그릭스)은 50세 이상 성인에서 97.2%의 유효성과 11년 이상의 예방 효과 지속성을 확인했으며, 만성질환 동반 환자에서도 90%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김철민 이사장은 "환자들은 독감은 챙겨 맞아도 대상포진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상포진은 면역노화로 인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가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심혈관 질환(뇌졸중,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각 53%, 5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며 "이들에게는 면역증강제가 결합된 유전자재조합 백신과 같은 '튼튼한 자물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이사장은 대상포진 백신을 보건경제학적 측면에서 NIP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NIP 도입, 투입 대비 1.5배 이상의 건강 편익 창출"

김철민 이사장은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필요성을 보건경제학적 관점에서 강력히 피력했다. 미국 뉴저지주립 럿거스 약대에서 보건경제학을 연수하기도 한 그는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대상포진 NIP 도입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 재정 영향'과 '상대적 재정 영향'의 구분"이라며 "백신 구입과 접종에 들어가는 예산이라는 절대적 비용은 존재하지만, 이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대상포진 및 합병증 치료비, 그리고 그로 인한 생산성 손실 등을 따져보면 상대적 재정 부담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성인 예방접종 비용-편익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예방접종 편익은 비용 대비 1.5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비용의 1.5배 이상의 건강 편익(ROI)이 발생함을 뜻한다.

특히 국내 50세 이상 인구의 70%가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접종할 경우, 평생 동안 겪을 수 있는 대상포진의 약 50%를 예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 3990억원의 의료비와 5030억원의 생산성 손실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논의를 미루면 향후 고령층 인구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예방접종을 통한 비용 절감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 김철민 이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국가예방접종으로의 즉시 도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돼 저희 학회를 중심으로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류마티스학회, 대한신장학회, 대한장연구학회, 대한통증학회와 공동 성명으로 이어졌었다"며 "지금 논의를 미루면, 예방접종을 통한 비용 절감의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김철민 이사장은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 예를 들어 암 환자나 류마티스 질환자, 이식 환자 등의 경우에는 대상포진 합병증으로 인한 건강상의 불이익과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선별적으로는 적극적으로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가족 평생 주치의, 국민 곁의 가정의학'을 슬로건을 바탕으로 임기 동안 주치의 제도 정착과 더불어 예방접종, 금연, 비만 관리 등 예방 중심 의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매년 2월 마지막 주 '대상포진 행동 주간'을 맞아 환자와 의료진에게 당부의 말도 함께 전했다.

김철민 이사장은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면 건강했던 곳간이 순식간에 질병의 헛간이 될 수 있다"며 "능동적으로 본인의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해 본인에게 맞는 예방접종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핵심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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