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암질심 본격 가동…신약 급여 비판 목소리 잠재울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항암신약 등 중증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 '첫 관문'으로 불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돼 본격적인 심의 일정에 돌입한다.고가의 혁신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임상현장의 목소리와 건강보험 재정 관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제약계와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은 제11기 위원 위촉을 마무리하고 암질환심의원회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11기 암질심 위원 구성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암질심은 항암제 등 중증질환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를 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번째 단계다. 이곳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야만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에 따라 오늘(4일) 개최 예정인 2026년도 두 번째 암질심 회의가 지난 2월 임기를 시작한 제11기 위원들이 참여하는 사실상 첫 번째 심의가 되게 된다. 11기 위원회는 대한암학회, 대한혈액학회 등 관련 학회와 협회에서 추천받은 임상 전문가 위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에는 위장관암 분야 권위자인 연세암병원 안중배 교수(종양내과)가 선임됐다.구체적으로 이번 11기 위원회 면면을 살펴보면 임상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전면에 배치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안중배 위원장(연세암병원)을 필두로 김범석(서울대병원), 이대호‧이재련(서울아산병원), 전홍재(분당차병원), 박용(고대안암병원), 이승룡‧김대식(고대구로병원), 김형진(은평성모병원) 교수 등 항암제 분야의 핵심 전문가들이 새롭게 선임 혹은 재선임돼 심의 방향성에 무게감을 더했다.내‧외과 계열 교수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임상현장에서 고형암과 혈액암 진료를 보는 교수들이 일정 비율로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교수는 약평위 위원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에서는 신임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만큼, 그동안 정체됐던 주요 항암 신약들의 급여 논의가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새로운 위원들의 성향과 위원장의 심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초고가 신약들의 진입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약 평가 기구의 역할이다. 임상현장과 제약업계에서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재정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두고 역할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임상적 유용성 vs 재정 영향"…깊어지는 고민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임상현장에서는 암질심의 역할 범위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전문가 집단인 암질심이 '임상적 유용성' 평가에 집중하지 않고, 사실상 경제성 평가 영역인 '재정 영향'까지 과도하게 고려하며 급여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암질심은 환자에게 해당 약제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재정 문제를 이유로 임상적 가치가 충분한 약제가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구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박 교수는 "재정 논의나 경제성 평가는 이후 단계인 약평위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며 "제도적 병목으로 신약 활용의 글로벌 표준 격차가 확대된다면 결국 그 부담은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결국 새롭게 구성된 11기 암질심이 이러한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전문가적 권위를 세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재정적 한계 내에서 환자의 약제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 정부와 최신 치료제를 빠르게 도입하려는 임상 현장의 요구 사이에서 암질심의 역할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