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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아스텔라스·한국머크, 요로상피암 시장 '복잡한 셈법'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치료 트렌드가 대전환기를 맞이한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과 국내 법인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급여 전략 속에서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1차 치료 시장과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국내 항암제 시장의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국내 요로상피암 시장을 차지 혹은 수성하기 위한 한국MSD, 한국아스텔라스제약, 한국머크 헬스케어의 고민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왼쪽부터 키트루다, 파드셉, 바벤시오 제품사진이다.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텔라스제약과 한국MSD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요로상피암 1차 요법인 항체-약물 복합체(ADC)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주맙)' 병용요법의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두 차례 협상을 연장해 오는 9월 중순까지 건보공단과 합의점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결렬 혹은 부분 급여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글로벌 요로상피암 시장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치료의 강력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또 다른 변수가 급부상했다. 바로 지난 7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은 '근침윤성 방광암의 수술 전후(Perioperative) 보조요법(KEYNOTE-905 연구 등)' 영역이다. 글로벌 규제 기관의 승인을 거친 이 조기·국소 진행성 치료 전략은 시장 규모가 대단히 크지만, 국내 법인들의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특히 한국MSD의 고민이 깊다. 현재 전이성 1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의 건보 급여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만약 1차 급여가 먼저 성사될 경우 거대한 시장성을 가진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향후 재정 당국의 높은 문턱에 가로막히거나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앞서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 급여화 당시,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이미 키트루다를 썼던 환자들이 정작 전이·재발 후 1차 치료 단계에서는 '이전 면역항암제 투여 이력' 때문에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선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조기·보조요법 시장이 먼저 열리거나 꼬일 경우, 나중에 전이성 1차 급여 단계에서 환자들이 치료제 선택에서 배제되는 구조적 모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MSD의 고심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다만 MSD 관계자는 "지난 7월 보조요법이 식약처 허가를 받아 향후 국내 임상현장 적용 전략을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약가협상 중인 1차 치료 급여와는 무관한 사안이며, 자체적으로 1차 병용요법 급여를 위해 기한을 두 차례 연장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한국아스텔라스 역시 1차 옵션 급여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2차 요법 시장은 심평원과의 논의 과정에서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비급여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초반 1차 및 조기 치료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한국머크, '바벤시오 유지요법' 가치 사수 총력이 같은 신약 공세 속에서 지난 3년간 급여 적용과 함께 요로상피암 1차 유지요법 시장을 굳건히 지켜온 한국머크는 '바벤시오(아벨루맙) 유지요법'의 가치 사수에 고심하고 있다. 머크 입장에서는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 이후 치료 선택지인 파드셉 등 후속 2차 요법들이 안정적으로 급여권에 진입해 전체 치료 여정의 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특히 키트루다를 활용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나 1차 병용요법이 모든 환자군을 선점해 버릴 경우, 오랜 임상 데이터(OS 중앙값 약 30개월)를 통해 고령 및 독성 취약 환자들의 생존 방어선을 지켜온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입지가 자칫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선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짐에 따라 향후 환자 개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한국머크 미디어 클래스에서 방광암 환자의 중간 연령이 73~74세에 달하고, 외래를 찾는 환자 절반 이상이 고령 및 허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김 교수는 "신약의 반응률이나 생존 기간 연장도 중요하지만, 방광암 같은 고령 환자 중심 질환에서는 독성을 최소화하고 일상생활의 '삶의 질(QoL)'을 지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임상 데이터와 실제 외래에서 마주하는 '리얼월드' 고령 환자 스펙트럼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므로,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초고강도 신약 병용을 밀어붙이기보다 환자의 신체 컨디션과 가치관에 맞춘 '맞춤형 시퀀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만약 환자들이 조기(국소 진행성) 단계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파드셉·키트루다 조합을 이미 소모해 버린다면, 나중에 병이 재발하거나 전이성 단계로 진행했을 때 삼중음성유방암의 사례처럼 정작 1차 치료 단계에서 쓸 수 있는 동일 기전의 무기가 고갈되거나 급여 장벽에 부딪히는 치명적인 시퀀싱 공백에 직면하게 된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치료의 최전선을 너무 당긴 나머지 오히려 후속 치료의 선택지를 좁히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결국 환자의 평생 치료 여정을 고려할 때 각 회사의 급여 전략과 임상 현장의 정교한 알고리즘이 조화롭게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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