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라운지] 안성수 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회 국제위원회 위원
류마티스학회서 정상 체중 통풍 환자 임상적 특징 규명 연구 발표

통풍의 역학을 둘러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마른 체형의 환자에서도 고요산혈증이 발견되는 등 통풍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기존의 통념을 흔드는 사례들이 누적되면서다.
전통적으로 통풍은 비만과 관련이 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중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저체중인 환자에서도 통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
안성수 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회 국제위원회 위원(전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현 솔빛내과 원장)도 이러한 사례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에 동참했다.
지난 15일 열린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해당 연구는, 저체중 또는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통풍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통풍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
"실제로 체중도 정상이거나 마른 편이고 식습관도 문제없는데 요산 수치가 높고 통풍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환자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안 원장은 이번 연구가 시작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통풍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역학적 특징을 분석하면 특이적 통풍 환자군에 대한 명확한 이해로 이어져 진단 및 치료 전략에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다는 것.

특히 '전혀 고요산혈증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환자'가 통풍을 앓는 경우를 설명하면서, 이들이 가진 특성이 무엇인지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저체중 또는 정상 체질량지수를 가진 통풍 환자의 특성' 연구는 단일센터 후향적 분석으로 대상자는 2020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용인세브란스병을 방문한 통풍 환자 269명이다.
이들을 BMI 23kg/m² 기준에 따라 ▲저체중/정상군(n=35) ▲과체중/비만군(n=234)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연령, 성별, 기저질환 여부, 주요 혈액검사 수치 등 다양한 변수들이 비교됐으며, 저체중/정상 BMI 환자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단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도 수행됐다. 아울러 신규 진단 통풍 환자(n=81)를 따로 추려 동일한 분석을 반복했다.
안 원장은 "분석 결과 저체중/정상 BMI 통풍 환자는 전체의 약 13%에 달했다"며 "이들은 유의하게 더 고령이고 여성 비율이 높으며, 음주율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유병률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액검사에서도 고지혈증 관련 지표인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C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고, 간 효소 수치인 AST, ALT도 더 낮았다"며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여성(OR 6, 고혈압의 부재(OR 0.37),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OR 0.99), ALT 수치가 낮을수록(OR 0.97) 저체중/정상 BMI 통풍과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신규 진단 환자군만 분석했을 때는 여성 성별(OR 12.3)과 총콜레스테롤 수치(OR 0.97)가 독립적인 예측 변수로 판별됐다.
전통적으로 통풍은 고요산혈증과 대사증후군, 고지혈증과 관련 있다고 여겨졌지만, 저체중 또는 정상 BMI에서도 통풍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환자군은 상이한 대사적,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 까닭에 치료의 개별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안 원장은 "특히 여성, 고령자, 저콜레스테롤 상태 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해당 집단에서 통풍을 조기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풍의 예외적인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명확한 규명이 없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해당 집단이 통풍 진단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저체중/정상 체중 통풍 환자들의 임상적 프로파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특히 신규 발병 환자에서 진단 시 참고할 수 있는 임상 지표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 원장은 "저체중 또는 정상 체중의 통풍 환자는 기존 통풍 관리 전략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집단이므로, 본 연구 결과가 향후 보다 맞춤화된 통풍 관리와 진단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반 자료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