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 환자 대상 대규모 3상 임상 NEJM에 실려
진단 1년내 사용 시 악화 위험 감소...국내도 도입 탄력
폐동맥 고혈압 분야에서 조기 진단과 초기 병용 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
이번엔 진단 1년 이내 신약 소타터셉트(상품명 윈레브에어)를 추가 사용할 경우 임상 악화 위험을 위약 대비 1/4 수준으로 낮춘다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지원사격했다.
미국 미시간대 앤아버 의대 발레리 V.맥러플린 등 연구진이 진행한 폐동맥 고혈압 진단 첫해 에 소타터셉트 병용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30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508170).
폐동맥 고혈압 분야에서 최근 연구들은 조기 진단과 초기 병용 치료의 중요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그동안 단일제 중심의 접근이 주류였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진단 시점에서 이미 혈역학적 부담과 구조적 변화가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과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기전을 겨냥하는 초기 병용 전략이 환자의 장기 예후 개선에 핵심이라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소타터셉트는 액티빈 신호 억제제로, 장기간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서 이환율과 사망률을 줄이지만 진단 초기에 개입했을 때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다.
이번 임상 3상은 진단 1년 미만의 성인 폐동맥 고혈압 환자로, WHO 기능분류 II 또는 III 단계이면서 사망 위험이 중간 이상이며 이미 이중 또는 삼중 배경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무작위 배정해 소타터셉트(체중당 0.3mg 시작, 0.7mg 목표) 혹은 위약을 21일 간격으로 추가 투여했다. 1차 평가 변수는 임상 악화로, 사망, 비계획 입원, 심방중격절개술, 폐 이식, 운동능력 저하 등을 종합한 복합 지표로 분석했다.
320명이 등록돼 각 군 160명씩 배정됐고, 중앙 추적기간은 13.2개월이었다.
결과적으로 1차 평가 변수 사건은 소타터셉트군에서 10.6%, 위약군에서 36.9% 발생해 위험비 0.24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운동능력 저하는 각각 5.0% 대 28.8%, 비계획 입원은 1.9% 대 8.8%로 소타터셉트군에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사망은 두 군 간 유사했고, 심방중격절개술과 폐 이식은 발생하지 않았고 안전성 측면에서는 비출혈(31.9%), 모세혈관 확장증(26.2%)이 주요 이상반응으로 보고됐다.
이번 결과는 초기 환자군에서의 치료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첫 근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소타터셉트의 조기 투여가 자리 잡을 경우, 환자들의 장기적 예후와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박재형 대한폐고혈압학회 총무이사(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심장내과)는 "단기간 내 76%의 위험비 감소와 같은 뚜렷한 차이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며 "이는 진단 초기 적극적 개입이 환자 예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적극적인 치료가 늦어질수록 혈역학적 부담이 커지고 혈관의 구조적 변화가 수반되기 때문에 폐동맥 고혈압 만큼은 초기 병용요법이 예후는 물론 사회적 비용 절감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해외에서의 지침 변화 기조를 반영해 국내도 순차적 병용 추가 방침이 변화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