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장 슬라이드 디지털로…"최대 암병리 AI 데이터 첫선"

발행날짜: 2026-02-27 11:42:27
  • 15개 대학병원, 9개 기업 참여…국내 최초·최대 클라우드 플랫폼
    서울성모병원 주도…연구-산업 연결하는 개방형 인프라 역할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현미경 위 유리 슬라이드가 클라우드 기반 초고해상도 데이터로 전환됐다. 5년간 축적한 16만장 규모의 암 디지털 병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 최대의 클라우드 플랫폼이 탄생하며 AI 의료제품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게 됐다.

27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병리과 정찬권 교수를 중심으로 한 다기관 참여 디지털 병리 인공지능 의료기술 연구사업단 코디파이(Collaborative Digital Pathology Artificial Intelligence, CODiPAI)가 대규모 암 디지털 병리 데이터 구축과 참여 기업의 사업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2021년부터 5년간 진행된 해당 사업단은 16만 장 이상의 암 병리 전체 슬라이드 영상 (Whole Slide Image)과 병리 단위의 정밀 어노테이션(Annotation) 데이터를 구축해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병리 데이터 인프라를 완성했다.

다기관 참여 디지털 병리 인공지능 의료기술 연구사업단 CODiPAI 이용 체계도

어노테이션 데이터는 병리 영상에서 암 조직, 정상 조직 등 각 영역을 정확히 구분하고 표시한 것으로, AI가 병변을 학습하고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데이터는 참여 병원들에서 생성된 실제 임상 암 병리 자료를 표준화하고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거쳐 AI 의료제품 개발의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디지털 병리는 전통적인 유리 슬라이드 대신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으로 조직을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AI와 결합하면서 진단 정확도 향상과 업무 효율성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병리 시장은 이런 장점에 따라 2023년 9억 달러에서 2028년 18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3.6 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ODiPAI 사업단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병리 플랫폼을 구축해 연구 단계에 머물던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의료 AI 기업들은 이를 통해 고품질 병리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본 사업에는 서울성모병원을 중심으로 15개 대학병원과 어반데이터랩, 슈파스, 에이비스, 딥노이드, 디지털팜 등 9개 기업이 참여했다. 참여 기업들은 사업단이 구축한 디지털 병리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의료기기 제품 개발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5개 기업이 2등급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 소프트웨어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병리 영상 분석 자동화, 정량 평가 기술, 임상 적용이 가능한 AI 솔루션 등이 개발됐으며, 일부 기업은 미국 테크스타즈 헬스케어 프로그램(Techstars Healthcare Accelerator Program) 선정을 통해 미국 최대 의료 네트워크 중 하나인 퍼머넌트 메디슨(Permanente Medicine)과의 협업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참여 기업들은 사단법인 디지털병리협회의 설립 주축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병리 기술의 확산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글로벌 의료·바이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 협력 사례를 확대하며 사업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구의 총괄연구책임자인 정찬권 교수는 "CODiPAI 사업은 단순한 데이터 구축을 넘어 연구자와 기업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병리 데이터 인프라"라며 "대규모 암 병리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성과는 데이터 중심의 의료 AI 연구와 산업 발전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도 디지털 병리 개방형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찬권 교수는 디지털 병리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조직진단 기술 연구에서 국내외적으로 가장 활발하고 폭넓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 중 하나로 평가된다. 최근 3년 동안 40여 편 이상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발표하며 병리 이미지 분석, 무염색 조직진단, 진단 알고리즘 고도화, 임상 적용형 AI 플랫폼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정 교수의 연구는 조직병리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기술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가상염색 기술, 세포 구조의 정량적 분석, 종양 분류 알고리즘 등 디지털 병리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병리진단 과정의 표준화와 자동화 가능성을 높여 왔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은 병리진단의 신뢰도와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기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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