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이건석 교수, 졸피뎀 둘러싼 오해 풀어내
"수면제 처방 필요한 환자에 서방형 제제가 더 적합해"
매년 국감 등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부정적 인식이 강한 수면제 졸피뎀. 하지만 졸피뎀은 여전히 수면제 활용이 필요한 환자에서 다빈도로 처방되는 약물이다.
이는 졸피뎀이 제기되는 우려에 비해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으며, 수면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약이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임상 현장에서는 졸피뎀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또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건석 교수를 만나 졸피뎀과 관련한 오해와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등을 들어봤다.
우선 이건석 교수는 "졸피뎀은 현재 수면제 중 불면증 초기 단계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약으로 비교적 안전한 약에 속한다"며 "불면증은 세 가지로 나누는데,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입면장애), 자는 중 자주 깨는 불면증(수면유지장애), 새벽에 일찍 깨는 불면증(조기각성)이 있고 이중 졸피뎀은 입면장애와 수면유지장애, 즉 앞의 두 단계에서 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석 교수는 "사실 졸피뎀을 비롯해 수면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또 다양한 오해로 눈에 띄기도 한다"며 "특히 졸피뎀은 다빈도 처방 약이기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는다"고 언급했다.
■ 졸피뎀, 관리 철저하고 안전한 약물…논란은 다빈도 영향
실제로 처방을 권할 때 환자들이 "그거 싫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거나, 오랫동안 복용해 온 환자들도 기사에서 중독 관련 내용을 보고 "빼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등 꾸준히 처방받던 환자들이 중간에 약을 끊으려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환자가 원하면 다른약으로 대체 처방을 하기도 하지만, 약물이 꼭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충분한 설명을 통해 치료의 필요성을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이는 '설거지를 많이 하면 그릇이 깨지는 경우가 눈에 띄는 것'처럼, 많이 처방되는 약일수록 더 이슈가 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며 "졸피뎀은 실제로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처방이 가능한 약이고 또 넓은 범주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졸피뎀은 실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데 공황장애 환자가 불안할 때도 사용할 수 있고, 우울증 환자에게는 불면 증상을 개선해 주면 우울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며 "결국 잠이 삶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수면제 특히 상대적으로 안전한 졸피뎀 활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이처럼 활용도가 크지만 실제 환자들이 우려하는 부작용이나 오남용의 우려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건석 교수는 "사실 환자들이 치매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사실 수면제와 치매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며 "또 중독과 관련해서도 경향성에 따라 문제가 될수 있지만 졸피뎀은 DUR로 처방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실 졸피뎀이 필요가 없거나 우려가 큰 약이었다면 허가 취소됐을 것이고, 처방 제한 역시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물론 음주하는 환자나 전향적 기억상실을 겪는 환자 등 주의할 경우가 있고 중독이 우려되는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는 금기 등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불면증은 삶의 질은 물론 직업적·사회적 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이런 우려나 오해로 인해 수면제를 기피하는 것 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이 교수는 "불면증 자체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잠을 못 자는 차원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에 치료가 필요하다"며 "불면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낮에도 깨어 있지 못하고 밤에는 졸린데도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돼 낮과 밤의 리듬이 깨지고, 일상 생활이나 직장생활에도 문제가 생기는 만큼 밤에는 충분히 쉴 수 있고 낮에는 충분히 깨어 있을 수 있도록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재 불면증 진단의 경우에도 증상 뿐만 아니라, 직업적·사회적 기능을 함께 고려하고 있고, 이 경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석 교수는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경과를 지켜볼 수 있지만 직장생활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약물 처방이 이뤄지기도 하고, 생활 습관 교정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불면증의 1차 치료는 약물 요법뿐 아니라 인지행동치료(CBT-I)와 같은 교육적 접근도 포함된다"며 "다만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순응도가 낮거나,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렵거나, 생활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가 있어 시행이 쉽지 않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 불면증, 적절한 약물 치료가 도움…서방형 제제 효과 기대
이건석 교수는 "특히 졸피뎀의 경우 항불안제의 여러 기능 중 ‘수면 효과’만 남기고 나머지 기능을 제거한 약"이라며 "불안제는 일반적으로 ▲항전간(뇌경련 방지) ▲근육 이완 ▲항불안 ▲수면 개선의 네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데, 졸피뎀은 이 중 수면 효과만 선택적으로 남겨 개발된 약"이라고 설명했다.
즉 다른 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목적에 맞게 ‘수면’ 기능만 수행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고 단순한 약이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졸피뎀 중 스틸녹스의 경우 속방형 제제와 함께 서방형 제제를 보유하고 있는데, 서방형 제제의 활용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판단이다.
이건석 교수는 "속방형 제제는 복용 직후 약효가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지속 시간이 길지 않은 반면 서방형은 두 겹의 코팅으로 이루어져 처음에는 바깥부분이 방출되고 이후 안부분이 천천히 방출되기 때문에 효과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된다"며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은 의존성이나 부작용이 낮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건석 교수는 "환자에게 설명할 때도 ‘이 약은 효과 지속 시간이 당신이 원하는 수면 시간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서방형 제제를 훨씬 더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회사에서 제시하는 반감기는 일정하지만, 임상적으로 보면 속방형은 약 4시간 정도, 서방형은 약 6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며 "대부분 환자가 원하는 수면 시간은 6~7시간이기 때문에 서방형이 훨씬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서방형 제제의 경우 의존성도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처방하기 훨씬 더 안전한 제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사실 서방형 제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옵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 일반적으로 다른 약제의 서방형은 하루 한 번 복용하면 효과가 유지되는 정도로 인식되지만, 스틸녹스의 경우에는 의존성과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 서방형 제제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원칙에 가깝다"고 제시했다.
즉 서방형은 약효가 급격히 올라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의존성을 낮추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그는 "실제로 서방형 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약물 농도가 처음부터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며 "또 스틸녹스는 분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인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요소인데, 서방형 제제는 혈중 농도가 빠르게 치솟지 않아 노인에게도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약물의 작용이 더 오래 지속되어 잠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환자에게 더욱 적합하고, 의존성도 기전상으로는 속방형보다 낮은 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보다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서방형 제제는 수면제의 목적에 가장 잘 도달할 수 있는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 따라 서방형 제제를 활용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같은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불면증 환자에 대해 처음에는 소용량의 서방형 제제를 처방하고 내약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고, 이후 필요하면 용량을 조금 높이는 식으로 가는 것이 기전상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단기간 스트레스 상황이나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정도라면, 잠시 목발을 짚고 가듯이 저용량 서방형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