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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규 기자
의료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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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새 해법 필요…빅데이터 활용 가능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상재평가 결과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경도인지장애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의 평가 기준과 실사용근거(RWE)의 보완 가능성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재평가는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시험 결과가 제출된 반면, 치매 관련 임상시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종근당은 지난 6월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재평가 자료 제출 기한에 맞춰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대웅바이오는 내년 10월까지 자료 제출 기한을 인정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먼저 자료 제출이 이뤄진 경도인지장애 재평가 역시 최종 판단까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이처럼 임상재평가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자료 제출 기한 연장과 재평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임상재평가에 평균 5.2년이 소요되고 일부 의약품의 자료 제출 기한이 반복적으로 연장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역시 기한 연장 사례로 언급됐다.반면, 제약업계에서는 임상시험의 특성과 환자 모집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재평가 기간만으로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관계 법령과 식약처가 정한 절차에 따라 임상재평가를 성실히 진행해 왔으며, 임상시험 기한 연장 역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과 시험 설계, 의료 환경 변화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재평가 기간이 길어졌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실제 임상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제약사들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며 임상시험을 수행해 온 과정도 함께 고려해 보다 균형 잡힌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국정감사 서면질의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함께 장기간 축적된 환자 진료자료를 보완 근거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임상재평가의 신속한 마무리뿐 아니라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할 근거를 보다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로도 볼 수 있다.일차 평가변수 미충족…인지기능 평가 한계도 지적실제로 최근 공개된 종근당의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시험 결과에서는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분석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다만 임상시험의 유효성 평가는 사전에 정한 일차 평가변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보조분석 결과만으로 약효가 입증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시험의 특성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한 신경과 전문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는 실제 현장에서, 또 코호트 연구 등에서 확인이 된 상황"이라며 "반면 뇌기능개선제의 특성상 RCT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앞서 국내에서는 50만8107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과 치매 전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약물 사용군의 알츠하이머 치매 전환 위험이 비사용군 대비 10.1%, 혈관성 치매 전환 위험은 16.8% 낮게 관찰됐다.후향적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는 없지만,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인지기능 평가의 변동성과 기존 치료제에 추가하는 방식의 임상시험 설계가 결과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RCT에서 사전에 정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방식이고,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오랫동안 사용된 약제의 특성과 임상시험의 한계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양 교수는 "인지기능 검사는 혈압이나 혈당처럼 명확한 수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며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만으로도 검사 점수가 달라질 수 있어 작은 효과를 확인하려면 환자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기존 치매 치료제에 추가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양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한 군당 1000~2000명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연구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공단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CT 보완할 빅데이터…객관적 분석 기준 마련 필요다만 양 교수는 실사용근거 역시 연구 대상의 선정과 분석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양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약사, 연구자가 사전에 연구 설계와 자료 추출·분석 기준을 합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특정 결과만 선택하는 문제를 줄이고, 실사용근거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인 것이다.그는 "공단 데이터도 분석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식약처와 공단, 제약사, 연구자들이 함께 어떤 데이터를 추출하고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사전에 논의한 뒤 그 결과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는 단순히 기존 임상시험을 실사용근거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RCT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근거를 확보하자는 제안인 셈이다.다만 실사용근거를 임상적 유효성 판단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 수 있을지는 연구 설계의 적절성과 자료의 신뢰성 등을 고려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한편 식약처는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외부 대조군 임상시험 관련 지침 등을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평가 기반을 마련해 왔다.다만 관련 가이드라인 가운데 의약품 안전성 평가를 대상으로 하는 내용도 있어, 이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 입증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결국 핵심은 RCT와 RWE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각각의 연구가 가진 한계를 고려하면서 임상적 유용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데 있다.특히 임상재평가 결과에 따라 해당 의약품의 효능·효과 유지 여부와 향후 처방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추가적인 실사용근거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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