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명 데이터 기반 심장 판막 질환 예측 솔루션 개발
인공지능이 분류한 고위험 환자 질환 위험 9.9배 높아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의 심전도 만으로 치명률이 높은 판막성 심질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0만명이 넘는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이 인공지능 모델이 고위험으로 분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9.9배나 높았다.

현지시각으로 18일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는 심전도를 기반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검증 연구가 공개됐다(10.1093/eurheartj/ehaf448).
현재 심장 판막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질병으로 환자가 약 4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심장 판막 질환은 심부전은 물론 중환자실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지며 치명률이 높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다 주요 증상인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이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는 점에서 한계로 꼽히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아루나시스 사우(Arunashis Sau)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심전도를 통해 심장 판막 질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사가 심전도인데다 건강검진 등에서도 많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를 통해 심장 판막 질환을 잡아낼 수 있다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40만 882명 환자의 심전도 및 심장 초음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학병원에서 3만 42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은 승모판 역류증(MR)에 대해 정확도를 의미하는 AUROC가 0.774를 기록했다. 77%의 확률로 승모판 역류증 위험을 예측한다는 의미다.
또한 삼첨판 역류증(TR)에 대해서는 AUROC가 0.691을, 대동맥판 역류증(AR)은 0.793으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위험도 점수를 매긴 결과 4분위 중 높은 위험으로 분류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삼첨판 역류증이 나타랄 위험이 무려 9.9배나 높았다.
또한 승모판 역류증 위험도 7.6배가 높았으며 대동맥판 역류증 위험도 3.8배가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중국과 미국, 이스라엘 등 인종과 국가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나타났다. 범용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연구진은 이 모델이 향후 심장 판막 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루나시스 사우 교수는 "심장 판막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시점에는 이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당히 늦은 상태"라며 "하지만 전문의라 할지라도 그 전의 미세한 변화는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널리 쓰이고 있는 심전도만으로 이러한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며 "심장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과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